신화영화관 : 김윤아 영화평론집

신화영화관 : 김윤아 영화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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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화는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신화는 어떻게 영화와 만나는가?

태초에 하늘과 땅이 열리고 해와 달이 탄생하고 밤이 낮과 갈라지더라… 이윽고 인간이 나타나 영화를 발명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함께 즐기니 보기에 좋았더라!

신화와 영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 존재론적 차원의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신화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또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답을 상징과 은유, 알레고리의 방식으로 반복해 왔다. 영화 또한 인간 삶의 모든 국면,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병들고 늙는 여러 모습, 또 인간 사이의 의리와 배신, 복수와 용서 같은 관계들을 그려왔다는 점에서 신화와 비슷한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바로 이런 점에서 신화와 영화의 매혹 속에 감추어진 정치적 이데올로기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영화를 매개로 동서양의 신화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저자가 신화와 영화가 만나 어떻게 현대 사회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그 매혹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

김윤아

저자:김윤아
영화평론가.건국대학교문화콘텐츠학과겸임교수.동국대학교연극영화학과대학원에서한국영화사로석사를,애니메이션이론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건국대학교를비롯한여러대학교에서영화와애니메이션,스토리텔링과신화,섹슈얼리티에관한강의를해왔다.이야기공작소파수의대표이며씨네포커스TV의myth&movies를진행하고있다.저서로는『영화스토리텔링』,『예술로서의애니메이션』,『미야자키하야오』,『포켓몬마스터되기』가있고,『신화,영화와만나다』,『교실밖인문학콘서트』,『신화의숲에서리더의길을묻다』등을함께썼다.역서로는『그림으로보는영화제작의역사』가있다.

목차

저자서문

1.너의운명을사랑하라〈그을린사랑〉
이오카스테의운명을받다
오이디푸스신화를변주한영화들

2.네기쁨에이른너를,나는봅니다〈타오르는여인의초상〉
오르페우스와에우리디케의사랑
우리는언제,왜돌아보는가?

3.크리스마스의목베기게임〈그린나이트〉
아더왕전설과켈트신화
녹색기사의상징과의미

4.신화의폭력성〈미드소마〉
한여름낮에펼쳐지는오컬트민속호러
북유럽신화의두계보

5.할리우드의신화지우기〈트로이〉
그리스/로마신화?
트로이전쟁의서막
할리우드의신화다시쓰기

6.과연정의란무엇인가?〈킬링디어〉
아울리스의이피게네이아
신성한사슴죽이기
신화의계산법
과연정의란무엇인가?

7.여신으로등극한엘사여왕〈겨울왕국2〉
북유럽신화의서사공간
4원소의정령
순록유목민사미족과요이크
공주가아닌여왕,여왕도아닌여신

8.뱀파이어에로스〈드라큘라〉
코폴라감독의정통흡혈귀영화
피의판타지와에로티시즘

9.인어와사랑에빠지다〈셰이프오브워터〉
물과관련된이류연애담
경계를넘나드는존재들
차별과편견을뛰어넘는연대

10.도플갱어와홍콩느와르〈무간도〉
인간의이중성을탐구하다
홍콩느와르와무간도시리즈

11.바람이불고,사쿠라가지다〈바람이분다〉
아름답지만저주받은꿈,비행기
‘지는사쿠라’모노노아와레
판단하지않는삶이불러온악
바람이분다,살아야겠다

12.다시돌아온신화,미야자키하야오〈그대들은어떻게살것인가〉
분열된모성트라우마
아주작은조각들의세상
악의를갖지않는자,펠리컨의변명
원작과각본?미야자키감독의진정한은퇴작

13.합체?변신?진화하는몬스터〈포켓몬스터〉
메타모포시스
영원불멸의포켓몬?
심야괴담회햐쿠모노가타리
요괴이미지의생성원리

14.한국괴수영화연대기〈대괴수용가리〉와〈우주괴인왕마귀〉
용가리VS.왕마귀
문제적‘불가사리’
OTT드라마속괴물들

15.유동하는좀비공포〈부산행〉
좀비영화의시작
천만관객의한국형좀비영화

16.범의허리에서여우의쇠침을뽑다〈파묘〉
함께먹는행위
여우음양사
독립운동가의이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왈의비극적운명은어느한개인의것이아니라공동체의것으로확장됩니다.누구의의도나개인의잘못이아닌비극을그리지만이영화를반전영화로해석하는이들이있는이유도여기에있겠죠.나왈의초극적인‘운명애’(amorfati)는개인의고통과전쟁으로인한참상과비극을초월하여경건하고숭고한신화의차원으로격상되는듯합니다.인간적윤리와도덕을넘어서는신성한(sacred)이야기가신화라는점에서어머니와결혼한오이디푸스왕의이야기보다아들과의사이에서쌍둥이를낳았던여자의이야기인〈그을린사랑〉은더욱신화적인이야기로완성되었습니다.
―‘너의운명을사랑하라’중에서

디즈니의공주신화는〈겨울왕국2〉에서확연하게변하기시작했습니다.엘사는사실공주가아니라여왕이며,치렁치렁한드레스를벗어던지고레깅스같은바지를입기시작하고,여동생을소중하게여기며,왕자의키스가필요하지않은여왕으로디즈니공주들과는확연한차이를보였습니다.그런데그변화의방향은엘사를인간공주나여왕이기를넘어서서비인간계인정령들을조정하는가장강력한정령,즉여신의차원으로끌어올립니다.이제신들의세계아토할란으로승천하며여신이되는엘사가주인공인서사는디즈니명작동화시리즈에서디즈니신화의수준으로끌어올려질것같습니다.
―‘여신으로등극한엘사여왕’중에서

누구나좀비가될수있다는공포는신자유주의의무한경쟁속에서살아가는사람들에게심정적인동질감을안겨줍니다.누구보다빨리뛰고움직여타인을물어뜯어야살수있지만그런삶은폭력적으로닥쳐오는죽음의평등을암시할뿐입니다.이냉정한공포는좀비자체가아니라자신도좀비가될지모른다는자각에서비롯된게분명해보입니다.호러영화가주는쾌락은그럼에도스크린속의환란이나의것이아니라는안도감에서발생합니다.그쾌락은현실의팬데믹과겹쳐짐으로써더욱매력적이고강력한힘을발휘합니다.
―‘15.유동하는좀비공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