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을걷는사람들-사단법인제주다크투어이야기』출간
‘다크투어리즘’이란전쟁·학살·재난등역사적비극의현장을방문하고이를기억함으로써피해자의고통에연대하고집단적트라우마를치유하고자하는적극적인활동이다.‘사단법인제주다크투어’는국내최초로이를제주4·3역사에접목해제주를찾은시민들과함께4·3현장을답사하고기록하는활동을전개해왔다.생소했던다크투어라는용어는제주다크투어의활동을계기로널리알려졌으며,여러단체가벤치마킹할만큼성공적인사례로자리잡았다.
제주다크투어는‘4·3평화기행’에그치지않고유적지안내판실태조사,군사재판수형인직권재심방청및기록,지역별현장증언채록과조사보고서발간등제주4·3과관련하여폭넓은활동을지속해왔다.숱한어려움속에서도다양한성과를일구어낸이단체의이야기는소규모시민단체가우리사회에어떤변화를가져올수있는지를보여준생생한증거이기도하다.
그장소와사람들을기억할때,역사는살아난다
설립후걸어온8년여의여정을담은『4·3을걷는사람들』은단순한활동보고서를넘어4·3의역사와현장을지켜온사람들의이야기를교차시킨르포르타주다.집필을위해신원경작가가수차례제주를오가며현장답사에함께참여했고활동가·자문위원·회원들을심층인터뷰하였다.책은5부16장으로구성되며,북촌리·제주4·3평화공원·다랑쉬굴·터진목등4·3의주요현장과함께각장소와가장깊이연결된인물들의이야기를나란히담았다.
책의문을여는1부1장에는4·3의참상을세상에처음고발한소설『순이삼촌』의현기영작가와나눈대담이실려있다.현기영작가는한강작가의『작별하지않는다』를언급하며국가폭력의비극을여린감수성으로형상화하여공감을얻은문학의힘과노벨문학상수상으로인한4·3의국제연대가능성을높이평가했다.이에더해4·3진상규명과정에서중요한역할을한김종민전4·3평화재단이사장과김경훈시인,단체의기틀을세운백가윤초대대표를비롯해양성주전대표,김잔디현대표,그리고생태관광전문가고제량대표등4·3의기억투쟁을이끌어온핵심인물들의활동과고민을다양하게풀어내독자의이해를높였다.제주다크투어에관여한다양한사람들의목소리가교차하며,4·3이과거의역사만이아닌지금도살아숨쉬며끊임없이오늘에작용하는현재의사건임을깨닫게해준다.
“망각하면재앙은반복된다”…오늘을사는우리에게던지는평화와연대의메시지
“과거의비극을망각하면재앙은반드시반복된다”라는현기영작가의경고처럼,이책은70여년전제주의아픔이과거의역사에박제된것이아니라오늘날우리가마주한민주주의,인권,평화의가치와끊임없이연결되어있음을역설한다.국가나관(官)의재정적지원에의존하지않고회원들의연대와후원만으로꿋꿋하게단체를지켜온이들의기적같은이야기는깊은감동을준다.현기영작가나한강작가의소설을통해제주4·3을처음접하고역사의진실에다가가고자하는독자들에게는친절한현장안내서가되어줄것이며,우리사회의긍정적인변화를꿈꾸는수많은활동가와시민들에게는연대와공익활동의훌륭한길잡이가되어줄책이다.
아름다운재단과의만남
아름다운재단은사회를변화시키는시민사회운동의성장을돕기위해2012년부터공익단체인큐베이팅지원사업을펼쳐왔다.이사업은해마다공모를통해예비공익단체를선정하고이후3년동안설립과성장과정을지원하는방식으로진행된다.‘변화의시나리오인큐베이팅총서’는이과정을거친단체들의다채로운성장기를기록하고,사업의성과와가능성을점검해보는기획이다.사회적협동조합‘지리산이음’의이야기를담은『사람마을세계를잇다』,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띵동’의활동을담은『홈,프라이드홈』,청년예술가들이펼치는문화예술운동을소개한『지금흥캐러갑니다』,‘발달장애청년허브사부작’의이야기를소개한『마을에서경계없이다정하게』에이어출간되는『4·3을걷는사람들』은역사기행과인권운동을결합한활동으로주목받아온‘사단법인제주다크투어’의이야기를담았다.
책속에서
“4·3은오랜세월동안제주도에만갇혀있었다.밖으로잘알려지지않았다.민주화이후에다소알려지긴했으나,‘불편한진실’이어서사람들이알려고하지않고말해도들으려고하지않았다.지금도그렇다.그래서4·3의전국화가힘든것이다.백가윤씨가처음제주다크투어를시작한것도그런이유에서다.국민이라면제나라동포3만이국가폭력에희생당한역사적사실을알아야한다.모르거나망각해버린다면,재앙은반복된다.우리가4·3을외면하고망각했기때문에국가폭력이거리낌없이광주학살을자행할수있었던것아닌가.”―현기영고문인터뷰중에서(22~23쪽)
“4·3은통일독립운동이었다.7년7개월동안크게세개의국면이있었다.탄압의국면.탄압에대한대응으로서항쟁의국면.탄압과항쟁을무색하게만든엄청난대학살의국면.이세국면이조금씩중첩하면서7년7개월동안전개되었다.(…)광주항쟁의공식명칭이5·18민주화운동으로결정됐을때‘항쟁’이좀센용어라서민주화운동이라고바꿨나하고생각했었다.그런데나는결과적으로민주화운동이더좋은이름이라생각한다.왜?항쟁이란단순히탄압에대한반응인데,간단히말하면지향이없다.궁극적으로보면광주5·18이지향했던게뭔가?민주주의아니었나.지금도여전히유효한그런민주화운동의선봉에섰던거다.대한민국을넘어서동남아시아국가들은우리광주와한국을부러워하지않나.”―김종민자문위원인터뷰중에서(56쪽)
“2004년에생명평화탁발순례단의도법스님과수경스님일행이제주도에와서순례할때였다.순례담당자한테제주에이러이러한곳이있으니스님이와서독경좀해주십사부탁을드렸는데스님이흔쾌히응낙해주셨다.그래서2004년5월23일에거기서독경천도재를올렸다.그때도법스님이우리에게나지막이말씀하셨다.‘벌초라도좀하지그랬나.’당시까지만해도누구한사람송령이골을벌초할생각은하지못했다.천도재를계기로스님에게‘당장올해부터시작하겠습니다’했다.그해8월15일벌초를시작했고이후매년하게됐다.벌초를하니조그마한봉분이하나나타났고다음엔오른쪽에더작은게나타나고그다음에계속조금씩넓혀서하니또하나가드러났다.”―김경훈자문위원인터뷰중에서(65쪽)
“4·3의국제연대가필요한시점이라고도생각했고,새로운시민사회모델을제시하고싶은욕심도있었다.피해자의목소리를대변하고싶었고,4·3을널리,정말널리알리고싶었다.무엇보다지역에서일하고싶었다.(…)4·3을알리는데여행이가장직관적이라고생각했다.2018년이4·370주년이었기에제주를찾는사람도많았다.전국의다크투어그리고동아시아의다크투어현장과연대해동아시아평화기행연대체를만들고싶었다.부담도컸지만,책임있게하고싶었다.”―백가윤전대표인터뷰중에서(85~86쪽)
“그전까지만해도4·3은남들이하는일이라고생각했다.하지만이젠내일이되었다.그때부터혼자4·3의흔적을찾아다녔다.우리유족들이나서지않을때다른사람들이나서서많은일을한것을그때알게됐다.고초를겪은사람도많았다.우리유족들은연좌제가무서워서자식들한테데모하는데가지마라,가지마라하면서키웠는데말이다.나는지금도유족들에게‘우리가비겁해져서는안된다’고말한다.기행현장에서도기회가있을때마다이런이야기를한다.”―양성주전대표인터뷰중에서(111~112쪽)
“세계기자들에게4·3을알리는게어떻겠냐고백가윤대표가아이디어를냈다.한국에서매년세계기자대회가열리는데그중1박2일이라도제주도에일정을잡아달라고요청했다.그래서2018년에40개국80여명의기자가제주에와서4·3유적지를돌아보았다.광주오월민주여성회가다크투어에의뢰해오키나와에같이간적도있었다.가서일반관광만하지않고오키나와미군기지앞에서기지건설반대농성장을찾았고,관련하여일본신문에실리기도했다.그모든걸다크투어가앞장서코디했다.국제연대와관련한사업은제주다크투어가개척한것이아주많았다.”―강호진이사인터뷰중에서(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