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양장)

연애시대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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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노자와히사시저,신유희

1960년5월7일아이치현출생으로니혼대학예술학부에서영화학을전공하였다.시나리오작가겸소설가로이름이높다.그는1983년에카키자와아카히코감독의영화'동급생'의조감독으로경력을시작하였다.1985년드라마'죽일거야,당신...'으로TV드라마작가로데뷔하게된그는TV드라마와영화에서작가로활약했다.

그는국내에서도인기가매우높은작가이다.『연애시대』는손예진,감우성주연의드라마로,『연인이여』는SBS에서윤손하,유오성주연의드라마로만들어졌다.따라서국내팬들에게는안타까운러브스토리를쓰는작가로더많이알려져있지만,일본사람이생각하는노자와히사시의이미지는'서스펜스'혹은'미스테리'라는단어로반드시연결된다.

작가는1997년소설『파선의맬리스』로제43회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였고같은해소설『연애시대』로제4회시마키요시연애문학상을수상하였다.1999년에는각본『결혼전야』,『잠자는숲』으로제17회무코다구니코상을최연소로수상하였고2001년소설『심홍』으로제22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수상하였다.또한2002년에는『반란의Voyage』로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을받기도했다.그의수상이력은이렇게면면이화려하다.

그는서늘한추리와탁월한심리묘사,경쾌한로맨스코미디까지다양한장르와문체를넘나들며일본의대중작가로서자리잡았지만2004년6월28일44세의나이로자살하여짧은생을마감했다.자살의이유는밝혀지지않았지만『미스터리드라마는잠자지않는다』를통해고백했듯이『얼음의세계』의결말에대한네티즌들의악플에시달렸다는것도그이유중하나로추정되고있다.그당시인터넷악플은사회적인문제로까지확대되는중이었는데이런상황에서‘유명작가의자살’이라는사태는당연히큰화제가되었다.결국2005년총무성에서는인터넷실명제를촉진시키기위한방침을발표하게되었다고한다.

목차

1장헤어졌지만좋은사람007
2장어쩌면PARTⅡ095
3장가만히잠들렴189
4장다시만나는날까지275
5장나,기도하고있어요391
6장종착역485
종장딸아543
옮긴이의말549

출판사 서평

“결혼기념일이이상하면,이혼기념일에만날까?”
헤어지고나서시작된이상한연애이야기

스물여섯살하루는스포츠클럽에서수영강사로일한다.애교를부리거나밀당을하기보다는솔직담백하게연애를하는편이지만진심을보여주는데에는서툴다.서른네살리이치로는분카도서점에서점장으로일한다.자칭미남축에속하는외모를가진도쿄토박이다.둘은리이치로가일하는분카도서점에서우연히만나첫눈에서로에게반한다.결혼,임신,사산…….1년3개월의짧은결혼생활을마치고하루와리이치로는이혼한다.
그런데헤어진후에도둘은계속만난다.낮에는던킨도너츠에서,밤에는주점하나카고에서우연을가장한만남을이어가고,결혼기념일에는디너식사권이반값이라는이유로결혼식을올린호텔레스토랑에서마주앉는다.매번밉살스럽게말하며티격태격하면서도다시만날구실을만드는이들의속마음은무엇일까?
소설은처음부터끝까지하루와리이치로의모놀로그가교차하는구성이다.두인물의모놀로그를읽다보면어떤마음으로이별을선택했는지,어떤마음으로서로의주변에머무르며보살피는지,이들의서툴고진심어린사랑의실체가서서히드러난다.‘헤어지고나서시작된연애’라는이상한사랑이야기지만모든사랑이야기에는이상한구석이있는법.독자들은하루의입장에서,또리이치로의처지에서공감하고이해하며책장을넘길수있을것이다.

현실적인캐릭터들이들려주는
공감백배각양각색사랑론

하루와리이치로는술김에서로에게소개팅을주선하기로약속한다.그리고하루는리이치로에게이혼한고향친구가스미를,리이치로는하루에게둘의결혼식을진행했던호텔직원나가토미를소개한다.서로의인생에서발을떼지못하면서도다가가기는커녕헛발질만하는하루와리이치로를보며,주변인물은연애와사랑의본질에대해저마다의답을찾아나간다.
가스미에게사랑은아이를무기삼아쟁취하는것이었으나리이치로와연애를하며상대가진심으로다가올때까지기다려주는순정으로변화한다.사생활에서도시합에서도철저히악역에몰두하며사는프로레슬러사유리에게사랑은자신이기꺼이악역이되면서까지상대의사랑을지켜주는희생이다.산부인과의사가이에다에게사랑은어느한쪽의희생이아니라둘이서함께만들어가는행복이다.가학적이고피학적인관계만남은채별거중이던기타지마부부는서로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것이사랑임을깨닫는다.
이처럼모두우리곁에존재할법한등장인물들이각자가원하는연애와사랑에대해현실적으로고민한다.오늘의청춘들역시이들의사랑론에공감하고빠져들며읽게될것이다.

아름답고고급스럽게디자인된소장본원작소설

‘최고의인생드라마’,‘20대에보았고,30대에보고,40대에다시볼드라마’,‘조미료없이담백하게인생의맛을제대로낸드라마’등드라마〈연애시대〉에대한찬사는오늘날까지도한국드라마팬들사이에서끊이지않고있다.그럼에도원작소설《연애시대》는그동안절판되어독자들과만날기회가없었다.소설《연애시대》는드라마에서보다주인공들의감정선이섬세하게표현돼있을뿐만아니라드라마에서는다다루지못한다양한인물들의내밀한사연이보다풍부하게담겨있어수많은독자들에게영원히사랑받기에충분하다.
모모에서는독자들이오랫동안기다려온《연애시대》를아름답고고급스러운양장본단권으로복간했다.은은하고우아한꽃무늬를활용한디자인으로로맨틱한분위기를극대화했다.〈연애시대〉의주연배우감우성,손예진또한진심어린추천사로드라마를뛰어넘는원작소설의빼어난가치를전하며출간의의의를더해준다.


<책속에서>
“당신말이야…….”
나는지금도리이치로를‘당신’이라고부른다.이상한건가?물론달콤한‘당신’은아니고,어미에‘말이야’가반드시붙는설교투의당신이다.
“이혼한부부가결혼기념일에같이식사한다는것에위화감은못느껴?”
“못느껴.”
“그럼좀느껴줄래?난말이지,디저트로멜론이나올때쯤우리이런식으로자꾸만나면안되는데,부도덕한짓인데,라는생각이들거든.”
“어차피생각할거면디저트나올때쯤이아니라레스토랑에오기전에생각하지그래.”
“그게맛있거든,고베산비프스테이크.”
“결혼기념일이이상하면이혼기념일에만날까?”
그날은밸런타인데이다._017쪽

1년3개월의결혼생활.
이혼서류를앞에두고‘우리,각자의인생을다시살아보자’하는듯한느낌이었다.
그런데지금우리의모습이과연각자의인생이라고말할수있는걸까?
“잘지내?”
“좋은남자찾았어?”
만나면늘그런식의인사를했다.센터거리던킨도너츠안쪽의2인용테이블석에앉아바나나머핀을앞에놓고서로근황을보고하는관계.물론용건은그녀가부탁한책이들어왔으니전달해준다는거였지만무의식중에서로가만날구실을찾았다._028쪽

“그러니까나같은건빨리잊어버려.”
하루도아직술이덜깬모양이었다.음울한목소리로들이대는듯한말투에나도불끈화가치밀었다.
“이봐잠깐,애원하는옛애인을뿌리치는듯한말투는좀삼가지그래.”
“헤어진남녀가밤한시가넘은이시간에,어째서이런이야기를주고받아야하는데?”
“네가공연히과민반응을보여서사랑싸움하는꼴이됐잖아.술취해돌아가는길에들른도넛가게에서,너와사귀던때를떠올리며잠시생각에잠겼을뿐이야.그어떤여자보다도오랜시간함께한건사실이니까.”
“잊어버려.”
“잊었어.”
“나같은건.”
“너같은건.”_061쪽

“어떤책에쓰여있었어.이혼은《아기돼지삼형제》의집짓기와같다고.”
“늑대가덮친다는이야기말이지?”
“맞아.요컨대,이혼하고나서가장먼저해야할일은남편과함께한그때까지의집을부수고새롭게자신의집을짓는것이다.세상의모진풍파와때로는늑대의그림자까지어른거리는불안한생활속에서볏단집을지을것인가,나무집을지을것인가,아니면벽돌을한장한장쌓아올릴것인가…….”
“언니는어떤집을선택했어?”
아직재료도못고른상황이지_113쪽

“기껏해야타월이니바지같은걸로싸우고싶지않았거든.”
“싸우면좀어때!남자랑여자가어린애같아지는것이부부라면우리는좀더싸웠어야했어,애들처럼!”_178쪽

‘리이치로의아이를다시한번낳을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하지만리이치로와다시시작하는건현실적으로무리야.그런걸바라는건아니야.그렇지만나는두번다시엄마는되지않을거야.또다시사랑은하게될지모르지만,결혼은안할거라고.’그래서내가,그럼뭐야,이혼한상대에게평생절개를지키면서살생각이냐고물었지.그랬더니하루는‘그래,리이치로가새로운사람을찾아서행복하게결혼하고아이가태어난다면,나는먼발치에서지켜봐줄거야.그이의행복을마음으로축복해줄거야.’그렇게말했다고,하루는._314쪽


“하루씨가이혼하고싶단말을꺼내고,사산하던날밤의외로움을이유로헤어지자고했을때도리이치로는그날밤일을말하지않았어요.털어놓을기회를놓쳤겠죠.새삼‘그날밤사실신노스케옆에있었어’라고말할수없었던거예요.사산이라는상처를계속안고가는결혼생활속에서,리이치로는하루씨를행복하게해줄자신도없었고,그상태로어떻게밝고즐겁게살아야할지몰랐던거죠.시간이해결해줄거라는생각도못했고…….어쩔수없이약한녀석이라고생각해요.현실을받아들이지못하고껍질에갇혀버리고만남자.녀석은하루씨가헤어지고싶다면원하는대로해줄생각이었던거예요.그러기위해선‘사산으로힘들었을때자신이곁에있어주지않았다’라는알기쉬운이유가하루씨에게필요하다고,녀석은생각한거죠.”_467쪽

리이치로가결혼한다.내곁을떠나가버린다.나는어쩌다이런곳에서이런말을외치게되었을까.
나는생각하고,생각하고,생각하다……급기야눈물샘이터지고말았다.눈물이하염없이뺨을적셨다.꽉깨문입술사이로새어나오는오열.식장안이웅성거리기시작했다.문가까이에있던시즈카는이사태를대체어찌해야좋을지몰라멍하니서있었다.신랑측맨앞자리에앉은모리이치씨와교코씨가애처로운나머지손수건으로눈물을찍어내고있었다.신부측하객대부분은내가리이치로의전처라는사실을모르고있었기때문에,그저어리둥절할뿐이었다.다미코씨의아버지는기도하는눈빛으로나를바라보고있었다._479~480쪽

“우리말이야.”
가사를몰라서허밍으로부르게됐을때쯤하루가말했다.
“관계의거리라는걸잘모르는남자와여자였나봐.”
“관계의거리?”
“항상강한남자와강한여자로있고싶었으니까,서로가정말힘들거나슬플때어떻게다가가야할지몰랐어.상처입은사자가서로상처부위를핥아주는것처럼우린왜못했을까.”
“자존심이었겠지.”
“저런바보같은여자에게는위로받고싶지않다는자존심?”
“바보같은여자아니야,너는.너무완벽한아내였어.”
“그래서더자신의약점은보여주고싶지않았던것아냐?”
“시비걸지마.”
“시비거는거아니야.알고싶을뿐이야.”_525쪽

나는그뒤에연결되는문구를알고있었다.결혼식에어울리는말로서아카사카의목사님이알려주신것중하나였으니까.
“그런즉믿음,소망,사랑,이세가지는항상있을것인데그중에제일은사랑이라.”
아버지는성경책을덮은것같았다.자애로운눈빛으로얼굴이보이지않는나를바라보고있는듯잠깐의시간이흐르고,이윽고간절히기도하는듯한목소리로이렇게말씀하셨다.
나는깜짝놀랐다.
“평안한행복을네손으로붙들기바란다.알았지,하루?”
내이름을불렀다.너무놀라아무말도나오지않았다.전화상담자가딸이라는사실을알고계셨다.언제부터였을까?_532쪽

“너를행복하게하는거,다시한번시작하는거……한번실패한우리라서겁쟁이가되어있었어.또실패할지도몰라.아니,우리니까분명실패투성이에다너를또다시상처입히고말거야.”
소심하게도말끝이잦아들고말았다.나의솔직한마음이었기때문이다.스스로용기를북돋기위해하늘을올려다보고,다시한번하루를바라보았다.
“하지만이것만은약속할수있을것같아.나,너에게두번다시등돌리지않아.네가울때옆에있어줄게.네가원한다면손을뻗어서머리를쓰다듬어줄게.손을잡아주길바란다면두손으로감싸줄게.혼자서슬퍼하게하지않을거야.그대신네가즐거울때는기쁨을나눠줘.행복을독차지하게놔두지않을거야.나는너랑같이웃고싶고같이울고싶고화내고싶고같이잠들고싶어.어떻게하면좋을까?사랑해,하루.사랑하니까어쩔수없잖아.이젠헤어지고싶지않아.너를행복하게해줄때까지평생이걸릴지도모르지만,나노력해보고싶어.”_5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