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더천천히어른이될게요.”
아무것도손에쥔것없이,벌거숭이로세상에던져진듯한날
날카롭지만빛나는단검처럼,따뜻한외투처럼당신을지켜줄책
“이것도제대로못해?”,“운다고해결되는일은없어.”“왜또징징대는거야.”
어른의세상에자비란없다.내가선택하고시작한일엔책임을져야하고,맡은일은끝까지마무리해야하며,실수를저지르면가차없는비난이날아온다.성인이되어자유가생겼다지만달콤한시간은찰나와같고,어깨를무겁게짓누르는의무로하루중대부분을쓰디쓴입맛을다시며보낸다.사랑도,관계도,일도내맘처럼술술풀리지않는다.
《아무것도모른채어른이되었다》을냥이저자역시그런하루하루를보냈다.도저히해낼수없는업무를맡겨정규직전환한달전에직원을잘라버리는회사에다니기도했고,친하다고생각해고민을털어놓은지인에게어이없는조언을듣기도했으며,상대에게휘둘리는을의연애를하기도했고,애써용기내SNS에업로드한그림에달린악플을보며상처받기도했다.
이처럼파도에휩쓸리는모래알처럼매일흔들리고,불안에떨고,좌충우돌하며보낸본인의경험담을진솔하게녹여낸이책은이제막사회에첫발을내디딘초보어른들에게는혹독한어른의세계를헤쳐나가는삶의요령을,나아가어느정도경험치가쌓인경력직어른들에게는마음을울리는공감을선사한다.
어른도때로는모든의무와책임에서벗어나자유롭게놀고싶고,아무것도하지않은채쉬고싶고,새하얀백지처럼모든가능성에열려있어서무엇이든꿈꾸고싶고,앞뒤재지않고좋으면좋다고싫으면싫다고아이처럼모든감정앞에서솔직해지고싶을때가있다.
책은어른으로살아가는고단함을이야기하면서도이런우리내면에존재하는아이의마음을인정하고들여다보며적절히삶안에녹여내는방법에관해고민한다.그리고이를통해좌절했을때희망을찾아내는방법,우울함과무기력함에서빠져나오는방법,상처에서회복하는방법,내가정말좋아하는걸찾아내는방법,내안에단단한중심을세우는방법을보물찾기를하듯하나하나모아나간다.
모든짐을내려놓고도망치고싶은날,이러지도저러지도못해혼란스러운날,남들은다잘사는것같은데나만보잘것없는삶을사는것같은날….지치고어수선한마음을이따스한책이안아줄수있기를진심으로바라며을냥이작가는마음을담아정성스럽게이글을써내려갔다.
그래서이책을보고있노라면책자체가우리에게말을건네는것만같은느낌을받는다.넘어졌다일어서는것을반복하는게인생이라고.그러니힘들면가끔은누워있어도된다고.지금넘어져있다해도언젠가는일어나달리는날이올거라고.그때까지우리힘내자고.
“괜찮지않은시간이지나면괜찮은날이올거예요.”
단순하지만어딘지모르게사랑스러운을냥이,
몹시도귀여운캐릭터가건네는반짝이는인생의조언들
이책의또다른매력은곳곳에등장하는고양이을냥이다.단순하고동글동글한모습의을냥이는때로는우리마음속에남아있는아이의모습으로,때로는거친세상속에서우왕좌왕하는어른의모습으로나타나촌철살인을날리기도하고,지친우리의마음을따스하게안아주기도하고,그동안잊고지낸순수함을일깨워주기도한다.
작가의다정한글과함께들어간다양한삽화와네컷만화는글의의미를더욱확장할뿐아니라귀엽고아기자기한모습으로독자들에게책장을넘기는즐거움을더불어선사한다.독자는앙증맞은고양이가건네는말들에가슴이뜨거워지는위로를받으며앞으로한발한발나아갈힘을얻고,사랑스러운얼굴로건네는현실적인조언에정신이번쩍드는깨달음을얻기도하며,앞으로도쭉비바람이몰아치는이어른의세계에서살아갈나만의삶의방식을찾아나가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