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14.00
저자

이치조미사키

『오늘밤,세계에서이사랑이사라진다해도』로제26회전격소설대상‘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수상하며화려하게데뷔했다.매일기억이리셋되는‘선행성기억상실증’이라는자칫진부할수있는아이디어를치밀한구성과전혀예측할수없는반전으로풀어내수준높은청춘소설을창조했다는극찬을받으며뛰어난신인작가의등장을알렸다.평범하지만한없이다정한소년가미야도루가사고로기억장애를앓는소녀히노마오리를만나서툴지만따뜻하게마음을쌓아가는이이야기는봄의벚꽃,초여름의자전거,한여름의불꽃놀이등청춘을상징하는풋풋한풍경과어우러져독자에게기분좋은설렘을선사한다.하지만두주인공의모습이사랑스러우면사랑스러울수록독자가느낄슬픔과여운은점점더깊어지는아이러니또한경험하게될것이다.

『네가마지막으로남긴노래(君が最後に遺した歌)』는전작에서선행성기억상실증이라는특별한소재를활용해청춘의방황과풋풋한사랑을한편의영화처럼펼쳐보인그는이번에도역시난독증과음악이라는독특한소재를가져와가슴절절한사랑이야기를그려내며작가로서한층더성장한모습을보여주었다는평가를받고있다.

목차

서장
제1장철의여인
제2장그의거리,그녀의거리
제3장각자의내일
제4장둘이되기위한혼자
제5장이제는사랑이라는이름으로
종장네가남기고간노래


저자후기

출판사 서평

“둘이하나가될수밖에없는것이있다.
멜로디와가사처럼,너와나처럼…”
치밀한심리묘사,노래를활용한반전,영화같은장면묘사로
가슴절절한사랑을그려낸수작!

시골마을의공무원을목표로평범하게살던고등학교2학년생미즈시마하루토.아름다운외모와는달리‘철의여인’이라불리며아이들과거리를두고있는도사카아야네.
우연한계기로하루토는아야네에게“함께노래를만들자”는제안을받는다.그렇게방과후낡은동아리방에서둘만의부활동이시작되는데….
알고보니아야네는선천적으로글씨를읽고쓰는게힘든발달성난독증환자.그럼에도빼어난노래실력으로삼촌이운영하는카페에서삼촌친구들과밴드활동을하고있었다.서로의비밀을공유하면서두사람은노래를완성해나간다.
그렇게봄,여름,가을,겨울을보내며서로에게이끌리는두사람.아야네가먼저하루토에게사랑을고백하지만하루토는아야네의뛰어난재능을자신이망쳐선안된다고생각해마음을숨기고아야네에게도쿄로가가수로데뷔하라고말한다.결국도쿄에서오디션에합격한아야네는가수로데뷔하고두사람은공무원과가수로각자의삶을살아가기시작한다.
사랑하기때문에곁에있고싶었던아야네와사랑하기때문에떠나보낸하루토.둘은‘계속함께있을수있는사랑’을하게될까?

‘대담한구성과치밀한심리묘사’로유명한이치조미사키는이번작품에서도그만의강점을유감없이발휘한다.40대중년이된하루토가과거를회상하는구조로이루어진이소설은첫사랑의감정을느끼고키워가는고등학생들의풋풋한사랑부터사랑하는사람을지키기위해자신의모든것을바치는성숙한사랑의모습까지보여주며독자로하여금인물들의감정에깊이빠져들어울고웃게만드는한편진정한사랑의의미에관해생각해보도록한다.
여기에더해등장인물의이름과소설속노래제목을활용해치밀한반전을선사하며독자들의감탄을자아낸다.책을다읽고난뒤에도독자는작가가섬세하게배치하고숨겨놓은복선들을하나하나곱씹으며,모든퍼즐이맞춰진뒤비로소완성된사랑의모습을,책제목인《네가마지막으로남긴노래》뒤에숨겨진또다른의미를파악하는묘미또한느낄수있을것이다.


“가르쳐줘.진짜널사랑하는방법이뭔지.”
누구에게나찾아오는기적같은사랑을
눈과귀와가슴으로전하는오감만족러브스토리

“《오늘밤》은겨우참아낸내가이책앞에선완전히무장해제되어펑펑울고말았다”,“울고싶을때보면원없이울수있는책”,“울지않겠다는다짐이소용없어지는책”이라는사전서평단의리뷰처럼《네가마지막으로남긴노래》는전작을뛰어넘는눈물과감동을선사한다.
공무원과가수로각자의길을걷다다시만난두주인공이또다시이별할수밖에없는상황을맞이하고,두사람에게찾아온시련을두손을꼭마주잡은채헤쳐나가는모습은독자들의눈물샘을건드리기에충분하다.
낡은동아리방에서두사람이노래를만들고,거리공연후경찰을피해달아나고,한여름바닷가에서둘만의불꽃놀이를하고,크리스마스이브에관람차를타는장면장면들이영화처럼생생하게그려지는데다,아야네가맑은목소리로레스토랑에서,콘서트장에서노래하는장면에선어디선가음악이들려오는듯한착각에빠져들도록한다.눈과귀가즐겁고,가슴이간질거리다결국눈물흘리게되는오감을만족시키는소설이될것이다.


<책속으로>


“미즈시마,너시써?”
도사카가이렇게물은건,바로그때였다.
“어,으응.그거말인데.”
“알리고싶지않았던거야?문예대회에도낸다며?”
“가능하면반애들한테는비밀로해줄래?”
“말할사람도없어.”
도사카는쌀쌀맞게말하고는긴머리를찰랑거리며뒤돌아갔다._22쪽

내인생은고등학교2학년에이미어느정도정해져있었다.
누가강요한것도아니다.내가선택한,진심으로나아가고싶은길이다.
대학입시와는달리,고졸을대상으로한공무원시험은여름이끝날무렵에필기시험을실시한다.딱1년남았다.문예대회에응모를마쳤으니이제공무원시험에집중해야한다.
하지만…….
‘미즈시마와함께노래를만들면어떨까하고.내가작곡하고미즈시마가작사하는거야.’
도사카의말이떠올라나는스마트폰의메시지앱을열고조금전에받은음원을재생했다.
바람처럼무언가가내가슴속을훑고지나갔다._36~37쪽

“있잖아.내가어떤비밀을갖고있더라도미즈시마는동아리친구로있어줄수있어?”
“어.”
“진짜?”
“진짜.”
“배신안할거지?”
“약속할게.”
“알았어.그럼얘기할게.지금까지이상하다고느꼈을지도모르겠는데.”
그러고나서도사카가해준얘기는내가상상도못했던일이었다.
하지만이야기를듣고보니모든상황이연결되면서이해가되었고,앞으로나아갈수있었다.
“나는보통사람들처럼글씨를읽지못해.그렇게태어났어.”_56~57쪽

“역시좋아.미즈시마의시,진짜훌륭해.”
하얀치아를내보이며도사카가웃었다.교실에서는절대보여주지않는웃음이었다.
“솔직히도사카의목소리에정신을뺏겨서가사가어떤지는머릿속에들어오지도않았어.”
“나는반대로내노랫소리는들리지도않고가사밖에머릿속에안들어오던데.시를소리로내는게즐거워.이렇게표현할수도있다는게놀라워.생각지도못한조합으로단어를엮다니.”_67쪽

나는서둘러기타케이스를집어들고다른한손으로도사카의가느다란손목을잡았다.
“왜그래,미즈시마!”
“경찰이오고있어.저기봐,빨리도망쳐야해.”
도사카의손목을끌고나는그대로내달리기시작했다.그녀도순간적으로상황을알아차렸는지내가이끄는대로따라왔다.
운좋게도역앞횡단보도의신호등이초록색이었다.일단뛰어서도망쳤다.지나던사람들이그런우리를놀란눈으로쳐다보았다.건실한우등생이었던내가어쩌다이렇게된거지?도중에우스워서그만웃음이터져나왔다.좁은골목으로숨어들어갔다.
“뭐가그렇게우스워?”
기타를들고달리는그녀가물어보는데,그모습이우스워서또웃음이터졌다.
그녀도웃고있었다._78쪽

‘노래를잘불러봐야기껏도망치는데사용할뿐이라고.’
지난번에그녀는내게이렇게말한적이있다.
눈을내리감고노래를부르는도사카는알고있을까.
지금이렇게많은사람이너의노랫소리에귀기울이고있다는것을.
분명모르겠지.생각도하지못할것이다.하지만너의노래에는이만한힘이있다._142쪽

“뭐라고대답좀해봐,하루토.”
내생각이그녀에게는부담스럽고독선적일지도모른다.하지만가수가될수있다면아야네가고민의근본원인인난독증으로괴로워할일도없어질테니까.
그래서,그래서…….
“겨우그런일이야.나한테는.”
나는아야네를좋아하는마음을애써누르고분명하게대답했다.
“그러니까그런하찮은망상에사로잡혀있지말고오디션에나가봐.”
아야네와쌓아온것들이,내안에서한순간에무너져내리는소리가들렸다._177쪽

조금있자누군가가이쪽을향해달려오는소리가들렸다.
나는일어났다.이런외진장소에용건이있는사람은,게다가뛰어올사람은거의없을터였다.
후드를뒤집어쓰고검은스태프점퍼를입은누군가의모습이보였다.
그런광경을바라보면서,나는최근에뛰어본적이있었던가하는생각이들었다.
내게는1초가아까울만큼달려가만나고싶은사람이없었다.
나도어느새통로를뛰어가고있었다.보고싶어서.보고싶어서.
지금1초가,아까워서._255~2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