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

놀고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

$18.50
Description
“서툴게 심어도 싹은 나고, 애써 키워도 쓰러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 단단해지는 마음과, 늦게야 알아가는 사랑의 방식에 대하여
삶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씨앗을 심는 일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다정해진다.

이 책은 도시에서 살아온 저자가 강원도 영월의 텃밭을 오가며 보낸 시간들을 담은 농사 에세이다. 갑작스럽게 아버지의 부재를 마주한 뒤, 아버지가 남긴 땅을 일구며 시작된 ‘5도 2촌’의 삶은 기대와 달리 고단하고 서툰 날들의 연속, 그 속에서 저자는 조금씩 삶의 다른 결을 배워간다.

처음 해보는 농사는 실패투성이었다. 모종을 심는 시기를 몰라 싹을 얼려 죽이기도 하고, 잡초를 이기지 못해 밭이 풀밭이 되기도 한다. 애써 키운 작물은 비에 쓰러지고, 벌레와 짐승에게 빼앗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씨앗을 심는다는 것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와 기다림을 견디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끝에 맺히는 열매는 단순한 수확이 아니라, 시간과 마음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을 깨닫는다.

텃밭에서의 시간은 점점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놓는다. 비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고, 너무 많이 와도 문제인 자연 앞에서 인간은 늘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애써 키운 작물은 쉽게 무너지지만, 심지 않은 잡초는 누구보다도 잘 자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저자는 자연의 질서와 삶의 균형을 배운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채소와 과일 하나에도 수많은 손길이 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누군가의 수고를 쉽게 말하지 못하게 된다. 직접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지나며 비로소 ‘키운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농사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애도에 관한 이야기다. 아버지가 남긴 땅을 일구며 저자는 아버지의 삶을 다시 따라 걷는다. 그가 왜 새벽마다 밭으로 나갔는지, 왜 그토록 묵묵히 농사를 지었는지를 몸으로 이해하게 된다. 흙을 만지는 시간은 결국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시간이자, 아버지를 마음속에 다시 들이는 과정이다. 저자는 자신의 글과 그림으로 이 과정을 풀어나간다.
계절은 반복되고, 씨앗은 다시 심어지고, 텃밭의 시간은 계속된다. 서툰 손끝으로 시작한 농사는 어느새 삶을 견디는 방식이 되고, 작은 텃밭은 마음을 돌보는 공간이 된다.
저자

김효원

32년경력의언론인출신으로글·그림을넘나들며일상의풍경을기록하는작가

강원도영월생.성신여대국문과,한국외국어대학교정치행정언론대학원을졸업했다.스포츠서울에서문화담당기자,컬처앤라이프부장,연예부장,경제부장,골프산업국장등을역임했다.총32년의언론인생활을마치고현재서울과영월을오가며텃밭농사를짓고있다.초등학교때꿈이시인과만화가였던것을잊지않고꾸준히글을쓰고그림을그린다.필명오요나.지은책으로《내방에는돌고래가산다》《당신은지금도충분히》《오요나의싱글데이즈》《쿠폰한장으로독하게시작하는여우재테크》《여자독립생활백서》등이있다.일상의풍경을단순한구도로진솔하게그려낸그림으로‘도시정원’(2014),‘근접응시’(2015),‘고양時’(2019)등3회의개인전을열었고,‘매혹’(2009),‘트라이앵글’(2010),‘정선과비해당정원’(2014),‘거울’(2015),인터콘티넨탈호텔아트페어‘하정민andthelady’(2015),‘회상-비전’(2019),‘프린트메이킹’(2021),‘조각가의탈레스만’(2021),‘EVERYDAY,ART’(2021)등다수의단체전에참가했다.동화《판다바오바오의모험》에그림작가로참여했다.‘한집한그림걸기운동’의일환으로3.9X5.2cm나무패널에그림을그려냉장고자석으로판매하는‘예술자석프로젝트’를펼치고있다.

목차

PART1.씨앗의시간
시작은엉성해도,어김없이싹은나온다

1.5월5일은ψψψ식모일
2.작약에환호작약
3.이미칠듯한수렵채집본능
4.지금꼭먹어야할봄나물5
5.나만몰랐던멀치와멀칭의세계
6.심고캐고또심고캐고
7.적뢰,적화,적과…군사용어아닙니다
8.메밀의추억
9.쿠바식틀밭도전기
10.신민아의은방울꽃부케
11.딸기는오늘도달린다
12.‘4월의눈’실화인가요?
13.초대하지않은손님,미국선녀가왔다
14.전설의무림고수같은농약이름


PART2.잎의날들
자라나는것들은다사연이있다

1.텃밭에참깨심던날
2.어느날내풀밭에농활대원이왔다
3.아버지가없는1년(上)
4.아버지가없는1년(下)
5.나는강원도찰옥수수파
6.여름에는호박도래적을부친다
7.벌에대차게쏘인날
8.비오는날의텃밭랩소디
9.고야를아시나요?
10.지금담으면1년이행복한머위장아찌
11.님아,그오이지를담지마오
12.“농부도휴식이필요해!”1박2일영월여행코스
13.농촌의여름아침은04시에시작된다

PART3.열매의계절
사람의일,흙의일

1.참깨가쏟아지던날
2.저희참깨를구입해주셔서감사합니다
3.파란배추씨의여정
4.10월의장마
5.감따기엘보에걸렸다
6.은행나무사위를봤다
7.허무하게끝난올해의김장대첩
8.오!마이갓김치
9.가을에는밀레의‘이삭줍는여인들’이된다

PART4.쉬는기쁨
밭은쉬어도삶은계속된다

1.약도없는‘다심겠어’병
2.두부가엉기는시간
3.달걀껍데기와귤껍질을모으는까닭은?
4.눈이와서배추적을부쳤다
5.스산한겨울에는붕글국을끓여요
6.사람인人자를닮은강원도김치만두
7.5도2촌후가장좋아하게된단어,노지월동
8.도장지와결과지
9.왜사냐건웃으려면퇴비를주자
10.입춘에도동파걱정뿐
11.오늘도방앗간에들기름짜러간다
12.김장김치파먹고나니봄이왔네요
13.봄농사를위한빅픽처

부록
1.텃밭채소재배캘린더
2.농사패션의정석
3.김효원의텃밭드로잉

출판사 서평

“농사는결국‘기다림의미학’이다”
텃밭에서배운,우리를이해하는가장느린방법

번아웃이라는단어가일상이된시대,우리는끊임없이무언가를성취하고'완성'해야만하는사회에살고있다.잠시멈춰서서숨을고르는일조차사치처럼느껴지곤한다.32년간치열한언론인으로쉼없이달려온저자역시다르지않았다.그러던저자의삶에어느날예기치못한상실이찾아온다.고향에계신아버지와의갑작스러운이별이었다.이책은주인을잃고남겨진고향의밭을차마외면할수없어얼떨결에시작된어느초보농부의‘5도2촌’생존기에서출발한다.

평일에는회색빛도심에서,주말에는흙먼지날리는강원도영월에서.저자는낯선밭일속에서숱하게실패하고넘어진다.하지만이책은단순한전원생활의낭만을이야기하는농사에세이가아니다.마음처럼자라주지않는작물과얄궂은날씨앞에서의좌절은,통제할수없는삶의불확실성을기꺼이받아들이는법을가르쳐준다.무엇보다땀흘려밭을일구는그수고로운시간은,묵묵히땅을지켰던아버지의궤적을더듬어가는먹먹한애도의의식이었다.아버지가남긴낡은일기를넘기며,저자는무뚝뚝하게만느꼈던아버지를가족이라는틀을넘어'한명의인간'으로온전히이해하게된다.

이책의가장큰매력은이토록묵직한이별과치유의과정을결코슬픔에만가두지않았다는데있다.자연의섭리를닮은사계절의흐름속에서,책은끊임없이생동한다.작약과참깨,배추가자라나는경이로운풍경곁에는뽑아도끝이없는풀과의전쟁등초보농부의좌충우돌시행착오가생생하게펼쳐진다.땀흘려수확한재료로뚝딱차려내는소박한식탁은지루할틈없는유쾌함과대리만족을선사한다.

그렇기에이책은현대인들에게반드시필요한다정한쉼터가된다.팍팍한삶에지쳐마음누일곳이필요한독자들에게는밭고랑사이에서피어나는맑은웃음을,소중한이의부재를겪은이들에게는상실을따뜻하게보듬는애도의시각을건넨다.더나아가언젠가자신만의단단한삶의방식을찾고싶은이들에게내면을돌보는‘기르는삶’의눈부신가능성을보여준다.

흙을만지고계절을견디는시간은바쁘게질주하던우리를가만히멈춰세운다.그고요한멈춤속에서우리는비로소잊고있던소중한것들을돌아보게된다.이책이건네는담백한진실에귀를기울여보자.우리의삶은단번에'완성'해내는것이아니라,각자의속도에맞춰'길러가는'과정이라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