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 스러운 하루 : 콘크리트 숲을 떠나 흙 내음 가득한 마당에 뿌리내리기

촌, 스러운 하루 : 콘크리트 숲을 떠나 흙 내음 가득한 마당에 뿌리내리기

$19.80
저자

유지연

저자:유지연
이름보다두딸의엄마로불릴때더환하게웃는사람.손으로살림을꾸리고조용히글쓰는시간속에서비로소온전한자신을찾는다.어린시절부터산골짜기분교의흙바닥과동백꽃붉게피는남쪽마을을오가며자란덕에흙내음나는삶이지금도가장친숙하고편안하다.주말이면어김없이부모님이계신시골집으로향해마당을쓸고,밭이랑사이에쪼그려앉아흙을고른다.그소박한시간이한주를버티게하는힘이된다.마당한켠으로스며드는햇살과소소한웃음이오가는가족의순간들을놓치지않으려정성껏기록하고있다.마흔이라는숫자앞에서도여전히초록빛꿈을쌓아가는중이다.

목차

1장봄,눈으로는꽃을담고손으로는흙을파자

봄봄봄
엄마가너만했을때
다시만난계절
싸리빗자루
호미들고
삶은계란하나쯤
어디로갈까요
봄을부르는말
나무가있다면좋을거야
아즈매의나물
시골에서는
시골에서는별것을다줍는다
찔리면안다.찔려야안다
네잎클로버는어디에
움직이는쉼표,초록을더많이주고싶다
은방울꽃
목련이떨어진자리
아까시나무
활짝피어나주렴

2장여름,매미소리에취했다가모기소리에깨다

여름
넓적귀신
줄행랑,그게뭐어때서

촌,스러운하루
이상형을찾아라
마당있는집
감자는무주택자
미나리꽝
잘먹고잘사세
고랑이랑
잡초를뽑자
뾰족돌도쓸곳이있다
등목이진짜다
호랑이장가가나
별보라
콩콩콩봉숭아
물놀이가자

3장가을,떨어지는낙엽밟으며밤을찾아헤매기

가을
마음에색이번진다
대화가필요해
서러운들꽃
예고는없다
유기농의기준
요리는즐거워
투박하고못생긴것
수수우미양가
없는거빼고다있다
시고르드라이버
아궁이를만들자
달고나옥춘
수확의정석
뙤약볕아래서
입질의추억
밤을줍느라몰랐다

4장겨울,하얀눈덮인언덕과고봉밥한그릇

겨울
큰글자달력
반려와가축
봄을기다리며
앤티크와골동품
짝짝이같은우리가만나
너를위한공간
고봉밥은사랑이야
할머니가될거야
메리크리스마스
흰눈이펑펑
안녕눈사람
얼음땡
부디꽃이시들지않기를

출판사 서평

둥근돌로도,각진돌로도돌담은완성된다
시골집밭고랑사이에서쌓아올린삐뚤빼뚤한하루

시골의하루는늘새벽에시작한다.일어나자마자가축들먹이를주고,텃밭에물을주며깊이숨을들이마시는순간,마음한구석에잠들어있던전원생활의기쁨이기지개를켠다.누구나한번쯤은팍팍한도시를벗어나나만의작은정원을가꾸고,계절의변화를느끼며건강한음식을먹는꿈을꾸지않았는가.갓딴싱싱한채소로소박한아침상을차리고,툇마루에걸터앉아따뜻한차한잔과함께새소리에귀를기울이는시간.도시의푹신한소파와편리한배달음식이없어도하루는이렇고고요하고평화롭다.때로는수고롭고,때로는땀이온몸을적시지만그노동마저도내가내삶의온전한주인이되어살아있음을느끼게해주는정직한기쁨이된다.억지로나를꾸미고증명할필요없이,자연스럽게호흡하는시골마당은지친우리가꿈꾸는숨통트인안식처가되어준다.

『촌,스러운하루』의저자유지연은시골에서함부로풀을만졌다가옻알레르기로며칠을고생하기도하고,뜬금없이산정상에서발견된텔레비전을보며엉뚱한상념에빠지기도하며,밭귀퉁이에돌담을쌓다가매끄럽고예쁜돌만으로는결코단단하고튼튼한담을올릴수없다는사실을깨닫기도한다.뾰족한고생과둥글둥글한기쁨이번갈아찾아오는시골집마당에서,서투른네식구는함께땀흘리고부대끼는동안서로의모난틈을기꺼이내어주고채워가며어느새절묘하게이가맞는추억이라는돌담을완성한다.

페스트푸드대신미나리와지글거리는솥뚜껑삼겹살을!
빌딩숲을벗어나흙마당에서만나는다정하고따듯한하루

계절은어김없이밭과돌담을넘어오고,시골집마당은매번새로운색을입는다.웅크렸던생명들이기지개를켜며봄꽃이피어나고,매미울음과짙어진개울물소리가땀을식히는여름을지난다.붉은단풍이내려앉고마침내하얀눈이소복하게쌓이는열두달.흙마당이품어낸정직한자연의순환속에서가족들은묵묵히흙을만지고밥을지으며각자의삶을가꾼다.그렇게네번의계절을이곳에서겪고나면꽁꽁언땅을뚫고씩씩하게고개를내민작물들처럼우리의시간도모르는사이한뼘쯤단단히자라나있다.

팍팍한일상에지쳐어디로든떠나고싶다면,『촌,스러운하루』를펼쳐보는것만으로도충분하다.값비싼호텔의푹신한침구는없어도햇볕에바싹마른이불냄새가있고,우아한룸서비스대신솥뚜껑위에서지글거리는삼겹살이기다리는완벽한촌캉스가바로여기있으니까.흙먼지폴폴날리는이명랑한마당은우리가그토록꿈꿔왔던아늑하고따듯한시골의풍경이기도하다.매일똑같이굴러가는빌딩숲의쳇바퀴에서잠시벗어나,무농약웃음으로가득한이다정한시골집툇마루에함께걸터앉아보기를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