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달 (양장)

유랑의 달 (양장)

$15.01
Description
“오래도록 읽힐 대단한 작품이 나왔다.”
출간 직후 일본 출판계를 들끓게 한 압도적 필력!
어둡고 긴 방랑길 위 빛나는 저녁달처럼
서로의 구원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

서점대상은 일본의 전국 주요 서점 직원들이 그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해 선정하는 문학상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참여하는 만큼, 대중성은 물론 문학성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 선정된다. 2020년 서점대상을 수상한 《유랑의 달》은 출간 직후 “대단한 소설이 나왔다”는 평과 함께 각종 서점 1위를 차지하고, 제41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섬세한 인물 구성과 감정 묘사로 일본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소설은 출간 1년 만에 37만 부 판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랑의 달》은 세상의 편견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고 자아를 되찾은 두 사람의 이야기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결여된 현대 사회에서, 주인공들은 힘겨운 여정을 거쳐 모든 장벽과 구분을 초월한 유대를 이루어낸다. 디지털 타투, 데이트 폭력 등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필치와 예측 불가능한 서사가 마지막까지 마음을 사로잡는다. 10년 동안 장르문학계에서 활동하다 처음 도전한 문예소설로 서점대상을 거머쥔 작가 나기라 유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가슴 저릿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사실과 진실의 간극,
그 너머의 간절한 목소리

아홉 살의 가나이 사라사는 자유로운 부모님 밑에서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나날을 보낸다. 낮에도 술을 마시고 가끔 저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가족을 향해 이웃들은 수군거리지만, 사라사는 그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믿는다. 아빠와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버리기 전까지는.
부모님을 잃고 이모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 사라사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며 매일 저녁 늦게까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사라사는 더 이상 이모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늘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던 대학생 후미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리운 부모님의 온기와 다시금 마주친다.

저자

나기라유

1월25일생,A형.시가현에서태어났다.2007년『신부는메리지블루(花嫁はマリッジブル-)』로본격적으로데뷔하였다.이후꾸준히BL소설을출간하였으며,데뷔10주년을맞이한2017년에는대중소설인『신의비오톱(神さまのビオト-プ)』을발표하며창작의범위를넓혔다.2020년에는첫문예장편소설『유랑의달』로제41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최종후보에오르고,일본서점대상을수상하며그문학성을입증했다.『유랑의달』은정교하고섬세한인물구성과감정묘사로서점직원과독자들의전폭적인지지를받으며출간1년만에37만부를기록하는기염을토했다.

어두운소재를맑고아름다운필치로산뜻하게빚어내며희망을전하는‘어둠의시인’작가.사람이약하기때문에품는어두운면과함께,약하기때문에다른사람에게의지하며더불어사는법을배우는과정을섬세하게그려낸다.‘관계’를다루는장르에서다져진섬세한감정묘사와,‘당사자들만이관계의진실을쥐고있다’는인간사의본질을포착하는솜씨는가히압권이라할수있다.2020년에발표한대표작『멸망이전의샹그릴라』는‘소혹성충돌로지구멸망’이라는익숙한소재를독창적으로다루며,인생의실패자들이멸망을계기로혐오했던자기삶을마주보는과정을현실적이고도희망적으로그려2연속서점대상최종후보에올랐다.

목차

1장여자아이이야기7
2장그여자이야기111
3장그여자이야기281
4장그남자이야기1331
5장그여자이야기3350
마지막장그남자이야기2357

옮긴이의말367

출판사 서평

사실과진실의간극,
그너머의간절한목소리

아홉살의가나이사라사는자유로운부모님밑에서규칙에얽매이지않는나날을보낸다.낮에도술을마시고가끔저녁으로아이스크림을먹는가족을향해이웃들은수군거리지만,사라사는그행복이영원히지속될거라고믿는다.아빠와엄마가자신의곁을떠나버리기전까지는.
부모님을잃고이모의가족과함께살게된사라사는너무도다른환경에적응하지못한다.집에서도학교에서도겉돌며매일저녁늦게까지공원에서시간을보내던사라사는더이상이모의집으로돌아가지않겠다고결심하고늘공원벤치에앉아책을읽던대학생후미를따라간다.그리고그곳에서그리운부모님의온기와다시금마주친다.

아빠를닮은손이내머리에닿았다.쓰담쓰담.손바닥의무게와따스함이느껴졌다.누가내머리를쓰다듬어준것이아주오랜만이라는걸깨닫자슬픔이몰아쳤다.
“사라사야.”
“응?”
“내이름.가나이사라사.”_46쪽

한편,교과서처럼바른생활을지속해온후미는지나치게자유분방한사라사의성격에당혹해하면서도느슨한일상의즐거움을깨닫는다.어머니의엄격한교육으로열아홉살이될때까지배달음식을시켜본적도,탄산음료를마셔본적도없는그에게사라사의자유로움은곧해방을의미했다.외로워보이는여자아이에게손을내밀었다고생각했지만,정작구원을받은것은후미자신이었다.

사라사는내가모르는것들을많이알고있었다.다정신이하나도없는것들이었고,그정신없음에나는믿을수없을만큼구원받았다.사라사는방약무인할만큼자유로웠다.그건내가모르는,빛나는세계였다._339쪽

그러나이안락한세계는오래가지못한다.‘상식’의눈으로보면‘비상식적’인관계는납치범과피해아동이라는이분법으로나뉘고,두사람은각각소년원과아동보육시설로보내진다.찰나의구원과영영멀어진그들은그로부터15년이지나서야재회의순간을맞이하지만,세상은두사람이가까워지는것을결코허락하지않는다.
하지만사실과진실은다르다.사라사는자신을불쌍한피해자로만대하는사람들에게용기내어진실을털어놓는다.그러나사회는그녀를스톡홀름증후군으로진단하고,친구와연인은애써이해하는척할뿐이다.게다가‘세상사람들이바라보는혐오의눈빛은피해자에게도해당되는것’이었다.후미에게‘납치’되었다가집으로돌아온사라사에게“너,유괴된동안온갖짓다당했지?”라고말하는사촌다카히로의말은차가운세상의정체를여실히드러낸다.그러나후미와재회한뒤로더이상진정한자아를숨길수없다는사실을깨달은사라사는잃어버린삶을되찾기위해다시세상과정면으로부딪친다.“이제제발,자유롭게해주세요”라고외치는그녀의간절한목소리에,우리가귀기울여야하는이유다.

언어로규정할수없는
저마다다른사랑의형태

사라사와후미는서로의곁에서만온전해진다.그건두사람만이진실을알고있기때문이다.당사자외에는알수없는감정을이해받을수있는유일한상대인것이다.과거서로를구원한두사람은15년후에도여전히서로를그리워하다마침내마주닿는다.‘방랑의끝에서이세계에딱두마리밖에없는친구를마주친동물’처럼,두사람은사회의시선에도불구하고둘만의세계를창조해나간다.

우리가안주할수있는땅이,과연있을까.설령그런곳이없다해도,어디든가자고나는생각한다.(중략)어디로흘러가든,나는이제혼자가아니니까._366쪽

소설은편견을초월한사랑을섬세하고호소력짙은문장으로그려낸다.주인공들이보여주는사랑은남녀간의사랑,친구와의우정과는또다른영역에존재하는감정이다.사라사와후미를포함한모든인물들은세상에는틀에맞지않는다양한사랑의형태가있음을,각자의삶을하나의예시로들어우리에게일깨워준다.
작가는이처럼상식바깥에존재하는삶을이야기로복원하며그이면을들여다볼것을주문한다.사회가규정한상식은과연옳은것인지,그상식을기준으로타인의삶을판단해도좋은것인지되돌아보게하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