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가 (정진영 장편소설)

젠가 (정진영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붕괴를 예감하지만 그것이 언제, 누군가에 의해,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_장강명(소설가)
황정민·윤아 주연 JTBC 〈허쉬〉 원작 소설가 정진영 신작 장편 출간
일상의 은밀한 권력 시스템과 그 폭력성을 다룬 소설 《침묵주의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비리를 폭로하고, 동조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에 천착했던 작가 정진영. 2018년 또 다른 대형 사회파 소설가의 등장을 알렸던 그가 기자 출신다운 날카롭고 명징한 시선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낱낱이 파헤치는 신작 장편소설 《젠가》로 돌아왔다.

《젠가》는 기업과 언론 간의 긴밀한 유착 관계, 공공연한 접대 문화와 위계를 이용한 상사의 성추행,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덮는 데 혈안이 된 사회 시스템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하지만 은밀하게 숨겨져 있어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지뢰 같은 비리들을 영리하게 고발하는 소설이다. 배경은 가상의 중도시 고진. 도시의 규모에 비해 큰돈이 오가는 곳. 이곳에 위치한, 전선 업계에서는 나름의 탄탄대로를 걸어온 내일전선은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미래전선의 계열사이다. 하지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언론사 기자들마저 쩔쩔매게 하는 권력과 자본을 가지고 있고, 업계 최고의 연봉을 자랑하는 이곳도 실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대놓고 남성 직원들을 우대하는 사내 분위기, “고진에서 태어나 고진에서 학업을 마친 사람이 조직에 충성할 확률이 높다”는 다소 뜨악한 이유로 ‘고진 순혈주의’를 은밀히 수행하고 있는 임원들. 하지만 부당함의 온상인 그들의 순결한 제국에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정진영은 치밀한 취재로 정교하게 쌓아올린 ‘젠가’ 위에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물들을 배치해 한 편의 살아 있는 부조리극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 조직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연대하고 일상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한 회사에서 시작된 부조리가 결국 한국 사회 전체를 관통하고 있음을 정밀하게 고발하며 ‘부조리의 부조리’를 시사한다.
저자

정진영

정진영은1981년대전에서태어나한양대법학과를졸업했다.11년간일간지기자로일하며편집부,사회부,문화부,산업부등을거쳤다.장편소설《도화촌기행》으로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제2회백호임제문학상을수상한장편소설《침묵주의보》는JTBC드라마〈허쉬〉로제작되었다.한국대중음악상선정위원으로활동하며《한국대중음악명반100》(공저)을출간했으며,자작곡을모아앨범《오래된소품》을발표했다.

목차

진앙7
균열25
피아51
단서75
반격114
재반격149
비등점183
파국222
윤회241
작가의말260
참고문헌263

출판사 서평

끝이보이지않는권력의피라미드
그위로드리워진선명한위선의그림자

고진시에본사를두고있는‘내일전선’은대한민국굴지의대기업‘미래전선’의계열사이다.내일전선은일명‘고진순혈주의자’인고종석대표이사가사장으로취임한뒤사내주요보직을모두고진시출신으로물갈이한다.고진고,고진대를나온사람들은그들사이에서‘성골’로분류됐고,로열패밀리란이유로등에날개라도단듯초고속승진을보장받는다.아이러니하게도서울소재명문대타이틀이오히려승진에걸림돌이되어버리는상황.이러한불합리한관행탓에내부에선말이많지만,절대겉으로드러내지는않는다.회사감사팀마저그들에게좌지우지되는곳이바로이곳,내일전선이기때문이다.

고종석은중간관리직시절부터비슷한역량을갖춘직원들이있다면철저히고진출신직원을우대해사내에논란을불러일으켰다.심지어고종석이신입사원면접에참여했던어느해에는고진출신이아닌지원자가단한명도합격하지못하는전설같은일도벌어졌다.(……)고종석이더높은자리로올라갈때마다그를따르던직원들도함께승승장구하며결속력을다졌다._본문에서
내일전선의차기경영지원부문장으로가장강력하게떠오르고있는사람은경영지원팀의‘성골’윤현종부장.하지만그의부하직원이형규가신입직원을성추행한사실이드러나자인사평가에큰타격을입는다.후보로함께거론되고있는‘진골’김호열부장이이기회를놓칠리없다.그는부하직원서희철과장이오발주건으로손해배상청구소송에휘말릴상황에놓이자그에게사비로라도배상금을메꿔놓으라고종용한다.하지만김호열의요구가부당하다고느낀서희철은사내노동조합게시판에익명으로고발성글을올리고,이에난처해진김호열은자신의돈으로우선배상금을낸뒤서희철의뒤를치기위해경영지원팀이형규차장에게그의횡령혐의에대한뒷조사를지시한다.한편,신입사원성추행건으로자택대기발령징계를받은이형규는회사로복귀하기위해김호열부장의찝찝한제안에응한다.

그는자신이한때꿈꿨던미래를되새겨봤다.(……)그자리에서몇년더일하면로열패밀리를따라자연스럽게임원을달고,운이좋으면사장까지해먹을지도모를일이었다.이형규는이모든미래가불과단며칠만에사라지고나락으로떨어지게된자신의현실이믿기지않았다.“도대체어디서부터잘못된거지?”_본문에서

더높은자리에오르고자하는욕망.상대를밟아야내가살수있다는어리석은사명이그들로하여금추악한현실속또다른지옥의문을열게만든다.서로에게집어삼켜지는사람들.그러나파국은그보다더맹렬한형세로그들을향해직진해온다.그러던어느날,내일전선과악연이있는고진시일간지〈고진매일〉의기자김진원을통해누구도예상치못한대형사건이수면위로떠오른다.상황이급박해진내일전선은광고비명분으로신문사윗선을협박해기자들의입을막으려하고,사람들은그와중에도자신에게불똥이튈까전전긍긍하며상황을전복시키기위해온갖방법을동원한다.

“버리는놈따로있지만,치우는놈도따로있어서굴러가는게세상이잖아요.안그래요,어르신?”_본문에서

대한민국이라는거대한조직안에서
우리는연대하고일상을지킬힘을얻을수있는가

욕망이만들어낸도시고진.기성세대이자내일전선에뿌리내리고자하는로열패밀리들의마음엔더높은곳에오르고자하는욕망이도사리고,끝내서울에정착하지못하고고향으로밀려내려온청년들은경력을쌓아다시서울로올라가겠다는목표를동력삼아부단히도몸부림친다.남고자하는자와떠나고자하는자들의마음은계급의피라미드위에서스파크를일으키며상충한다.부조리는도처에있고많은사람들은그것이부당하고위선적이라는것을알고있지만,고발하기보다는귀를닫고눈을감는것을선택한다.견고하게쌓아올린젠가도하단부블록이하나씩빠지기시작하면위태롭게흔들리는법.온전치못한부품을달고돌아가는톱니바퀴가어긋나는순간,조직의붕괴또한운명적으로따라붙는다.하지만사람들은다가오는종착역이파국임을알면서도쉽게하차하지못하고,결국불가항력적침묵을선택한다.그침묵의도시에서더욱공고하고견고한,‘기업’이라는하나의제국이완성되는것아닐까.

소설가장강명은《젠가》를두고“누구의눈치도보지않고제갈길을묵직하게,동시에속도감있게달”리는소설이라고말하며“마지막페이지까지긴장감을잃지않”고“한회사,한도시,결국에는한국사회를뒤덮은부조리를정밀하게고발한다”라고평했다.‘고진순혈주의’를표방하며지연과학연으로세워진자신만의성을지키려는고종석사장,신입사원이나라를성추행한뒤“키스한것은맞지만강제는아니라”며재기를노리는나오는이형규차장,전연인이형규에대한복수심에그가이나라에게강제키스하는장면을촬영한뒤사내채팅방에올려버린강영초대리,그런강영초의행동을용기있다치켜세우면서도승진을가장해좌천시켜버리는인사팀,횡령정황이드러났음에도불구하고적반하장으로나오는서희철과장…….정진영은이렇듯인간의욕망에서발아한온갖부조리들을‘고진시’라는가상의도시에부려놓고‘현대판골품제’위에오른을(乙)들의밀도높은직장활극을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