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박잎 시집)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박잎 시집)

$11.15
Description
가벼운 잠
어제 나의 새가 죽었다

눈을 뜬다 눈부신 빛이 쏟아진다 멀리 밤나무 잎이 짙푸르다 돌밭, 돌을 헤치면 은행알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낮의 요절이었다 노란 새, 어쩌다 모이를 늦게 갈아주면 탐욕스런 수컷 뒤에 허기져 앉았던 새, 땅거지마냥 바닥의 모이 쪼던 새 물을 갈아줄 때 유독 퍼득이던 겁보 빨간 제라늄 쪼기도 하던 새
눈을 감는다 바람이 스친다 사각의 장 속에서 새여! 무슨 꿈꾸다 말고 불현듯 누웠는가 간혹 해바라기 씨도 까더니 새야, 불시에 너 잃고 뻐꾸기 울음 찾아온 나를 용서하지 말아주길 영원히,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어
종점, 시든 엉겅퀴밭엔 나비가 지천이다 무논 옆에 쭈그리고 앉는다 전봇대에 까마귀가 날아든다 버스는 오지 않는다 토끼풀에 벌은 매달리고 물 위에 이름 모를 나방이 떠 있었다 가벼운 잠일 게다
저자

박잎

춘천거주
충남대영문과
성균관대영문과대학원졸업
2017년『월간시』등단
시집『꿈,흰말』
「아무소리도들리지않아」
2019년『월간시』제정‘올해의시인상’수상
2021년강원문화재단시부문생애최초지원수혜

목차

1부
노매드랜드1_019
가벼운잠_020
나비가_021
그긴여름을꼬리에달고_022
밥,사북_023
묵호의자정_024
앵무새와파꽃_027
누군가흘러간다_028
마지막선물_029
타들어가는낮_030
물의날들_032
달그리며_033
프란츠카프카_034

2부
어깨의기억_039
꽃을남겼다_040
폭향_042
이슬,툭_043
온몸으로익어_044
기적소리가드나드는_045
노매드랜드2_046
곡哭송유하_048
길거리시인2_049
슬픈불_050
알레포_052
새에이르는밤_054
실비아_055

3부
휘몰아치는낮_059
흔들리는시_060
붓꽃카페에서만나_062
목백합을타는바람_063
엽서_064
아무소리도들리지않아_066
늦여름은카트만두의시간으로_067
녹색눈_068
아홉번째달_070
안녕,통리_072
혹시가물드는가을_074
선탄부選炭婦_075
풍문_076

4부
어디로가야하나요_081
문득그것을놓쳐_082
아리랑장성_084
아리랑도계_086
자화상2_088
아리랑정선_090
숲이몸을붙이는길_093
또,울지않는다_096
꽃울음_098
잠속의숲_100
붉은맨발_102
기억이짓는집_104
다시_106

해설_현실체험의이미지:‘무의식’의의미를중심으로_109
심상운(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