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임지나 시인의 첫 시집 「네가 오는 시간은 연시」는 집과 사랑에 대한 물음과 대답으로 채워져 있다. 그 답은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회귀하고 순환한다는 점에서 우로보로스적 삶을 은유한다. 그 집은 내가 “견뎌내는 곳”으로서의 집이고, “같이 쌓고 부수고 싶었던 집”(「공기로 지은 집」)이다. 여기서 부숨은 결국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한 생의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말짱 헛것이며 헛것이 아닌 부숨이다. 또한 이 집은 “내가 널 위해 준비”하는 “정신과 언어”(「희귀한 연애」)의 집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랑의 말씀을 간절히 간구할 때만 이 집은 비로소 어떤 육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왜냐하면 ‘공의 고갱이’를 모으고 ‘허무의 뼈’를 심어야만 가능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 집은 “양손의 그러쥐는 힘”(「큐브」)만으로도 지을 수 있는 작은 집이다. 진정, 사랑의 신은 거창하고 화려한 집에 거주하는 게 아니라 “구부리고 숙이고 엎드리는”(「낱말의 세계」) 낮은 곳에 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이란 극복이 아닌 즐기는 고통의 자세”(「파쿠르 하는 사람」)임을 아는 시인으로부터 이 집에 대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임지나식 표현을 빌려 그의 시력꽃이 나날이 만화방창하기를 빈다. 그가 꿈꾸는 사랑의 면적을 계속해 넓혀갈 것이므로, 우리는 그저 “수긍의 따스한 귀를”(「진강이」)열어두기만 하면 된다.
네가 오는 시간은 연시 (임지나 시집)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