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감성 동화

어른을 위한 감성 동화

$18.80
저자

김이율

저자:김이율
광고회사에서감각적이고감동적인카피로수많은사람의마음을움직여온베테랑카피라이터.제일기획과코래드에서근무했다.2000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희곡〈행복한선인장〉이당선되며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했다.현재다양한분야의글을쓰는데몰두하고있으며책쓰기코칭과인문학강사로도활동한다.
저서로는《너에게별을켜줄게나에게장미꽃을줘》,《가슴뛰는이야기》,《마음에지지않는용기》,《잘지내고있다는거짓말》등이있다.

목차

나이의무게는얼마나나갈까
눈을감을수록더욱선명하게다가오는얼굴이여
57가지삶의폭
행복은아름다운정원처럼자기자신이가꾸어가는것이다
꽃망울을터뜨리지않으면나비는갈곳을잃게된다
용서할수없다면자신의믿음을먼저의심해라
누군가가끔씩은하느님이될필요가있다
사람들은당신을허락하고있으니다시사랑하면된다
비록단한사람만을위한다할지라도희망은자꾸자꾸만들어져야한다
부활은어느자그마한선량한마을에서부터시작되었다
뭔가허전하면서도꽉차있는가을하늘
행복한오후의풍경
침묵안에는수만가지의언어가있다
길위에서영혼의물한잔을얻어먹는고마움
이세상에태어난이유가다있다
외모에대한집착은본능만으로도충분하다
하늘은땅밑에있고그밑에수많은영혼이있다
거미는그가짜놓은거미줄에걸리는법이없다
지구가둥근이유
마음이딴곳에있으면보아도보이지않고들어도들리지않는다
그분은아직도우리의죄를안고계신다
사람보다숫자가대우받는세상
유유히흐르는물에가끔씩은돌멩이를던져라
좋은친구를얻으면세상을얻는것이다
죽음은삶을거꾸로가는것에불과하다
눈썹이어디에있을까
만나지않았지만가깝게느껴지는사람
오기로부터의창작
위대한죽음보다소중한건사소한실천
의심으로부터생기는믿음
개미한마리의죽음은시간의퇴보와도같다
잃지않으면얻을것도없다
숨는다는건괴롭다는거다
시간이아니라책임에쫓기는것이다
꿈은머리로꾸는게아니라발로꾼다
이름은남기는것이아니라주는것이다진실은과연존재하는것일까
별과별사이에는작은어둠이있다
시간을죽이는시계수리공
베개를함께베는게아니라각자의베개를바꿔베는것
넥타이가땅을향해있으면삶이요,하늘을향해있으면??
나이보다더깊은무게는없다
사람에게있어너무많은시간이주어진다는것은방종의시작이다
다른이에게한쪽눈을줄수있는자만이삶의이면을투영할수있다
텅빈듯한허전함과뭔가빠진듯한불완전함이내일을부르는이유가된다
가까운친구하나가있다는것이삶의향기를가치있게한다
자기안에는자기자신이늘존재한다
느낌으로시작한그림이수학공식으로끝나지않았으면
고인을마음에서지운다는건두번매장하는것이다
예술은아름다운거짓말을보기좋게포장한선물
스쳐지남이멈춤으로다가오면그건또다른공허함이다
사랑이란때론잊은척저멀리서가만히지켜봐주는것
과거를행복하게여기면스스로현재를불행하게만드는것
마음과마음을연결짓는따뜻한마음한조각
하루의시작은새벽으로부터출발한다1
천국은현실안에있고영생은마음속에있다
자기자신에대한지나친관용은자신의삶을흩트려놓는다
한아이의아빠가된다는것
세상이뿌옇게보이는이유는유리창에낀먼지때문이다
어떤존재가사라지면다른존재가그자리를메운다
기다림이길수록뿌리는깊어진다
실패한자리에오래쪼그리지마라
상처는지도다없애지말고읽어라
남의신발을신고걸으면발이아프다
말하지못한사랑은부치지못한편지다
빈자리는상실이아니라공간이다
작은구멍하나가때로는문보다크다
고요함이두렵거든더깊이들어가라
누구를위해오늘옷을입었는가

출판사 서평

◆짧은이야기,깊은울림

이책에는60여편의짧은이야기가실려있다.각각의이야기는3~4쪽분량으로부담없이읽히지만,한편한편이인생의질문을던진다.

‘나이의무게는얼마나나갈까’,‘꽃망울을터뜨리지않으면나비는갈곳을잃게된다’,‘좋은친구를얻으면세상을얻는것이다’,‘상처는지도다없애지말고읽어라’,‘고요함이두렵거든더깊이들어가라’등제목만으로도깊은여운을남기는작품들이이어진다.

각이야기는독립적으로읽을수있지만,모두하나의큰흐름으로이어져있다.페이지를넘길수록서로다른인물들의고민은결국우리자신의이야기로연결되고,독자는자연스럽게삶과감정을다시바라보는시간을갖게된다.

◆위로보다깊은공감,설교보다따뜻한대화

이책의가장큰미덕은설교하지않는다는점이다.“이렇게살아야한다”고말하지않고,“당신도이런마음이었지요?”라고조용히묻는다.
그래서독자는하루씨가들려주는이야기를읽는것이아니라,오랫동안만나지못했던친구와마주앉아자신의이야기를털어놓는듯한경험을하게된다.
짧고간결한문장속에는사랑과용서,기다림과상실,믿음과희망같은삶의본질이담겨있다.화려한수사보다절제된문장이더큰울림을만든다.이야기를모두읽고난뒤에도문장하나가오래마음속에남아독자곁에서천천히힘을발휘하는책이다.

◆일상의풍경을통해인생을말하는특별한동화

이책은거창한사건이나극적인반전을앞세우지않는다.대신피자한조각,바람,햇살,우체통처럼누구나스쳐지나가는일상의풍경을새로운시선으로바라본다.
평범한사물은하루씨의손을거치며인생을비추는상징으로바뀐다.그래서독자는특별한철학강의를듣는것이아니라익숙한일상을새롭게바라보는경험을하게된다.작은장면하나가오래된고민을풀어주고,평범한대화한마디가깊은위로가되는것이이책만의매력이다.

◆오늘을살아가는모든어른에게보내는한권의선물

이책은빨리읽고덮는책이아니다.힘든날한편을펼쳐읽고,다시책장에꽂아두었다가또다른계절에다시꺼내읽고싶은책이다.
삶이버겁다고느끼는사람,위로보다공감이필요한사람,잠시걸음을멈추고자신의마음을들여다보고싶은사람에게이책은따뜻한쉼표가되어줄것이다.
책은인생의문제를대신해결해주지않는다.그러나마음이흔들릴때다시중심을찾을수있는조용한힘을건네준다.‘인생은피자가다익을때까지차분히기다리는것아닐까요.’라는문장처럼,이책은오늘도묵묵히살아가는모든어른에게오래도록곁에두고싶은위로와희망의이야기를선사한다.


책속으로

하루씨는잠시기지개를폈다.그리고상하좌우로목운동을했다.
그런데그때한젊은이가하루씨를찾아왔다.그젊은이는사랑의우물에푹빠져있는상태였다.
“당신은지금누군가를사랑하고있군요?”
하루씨는먼저젊은이에게말을건넸다.
젊은이는두눈을동그랗게뜨며놀란듯말했다.
“하루씨,그걸어떻게아세요?”
“사랑에빠진사람에겐냄새가있어요.
바로심장이바짝바짝타는냄새죠.”
---p.20

“저는어떻게해야합니까?
저에게길을보여주세요.”
“하루야,어릴적길가에신발을벗어놓고냇가에서물고기를잡았던맑은날을떠올려라.
유년의기억은또다른형태의희망이란다.
희망은만들어져야한다.
비록단한사람을위한다할지라도희망은자꾸자꾸만들어져야한다.
너의여분의희망을그들에게보여라.
어쩜그들은이미널사랑하고있는지도모른단다.”
하루씨의얼굴엔어느새뜨거운눈물이내리고있었다.
눈물한방울이보조개샘에머물렀다.그눈물방울은샘속으로깊이깊이스며들었다.
---p.51

“하루씨,왜모든관은누워있는자세이지?
의자처럼앉을수있는관을만들면안될까?”
하루씨도어둠속으로말을던졌다.
“누워있는모양의관을만드는건당연한거죠.
누워있어야땅과조금이라도가까워질수있잖아요.”
“왜그렇지?죽으면하늘로가지않나?
누워있는것보다앉아있는자세가하늘로가기에는더수월할텐데.”
“하늘은땅위에있는게아니라땅밑에있답니다.
그러니누워있는게더빠르죠.”
---p.81

“여보게.하루양반.
당신말대로저산을뒷걸음질로올라갔었네.그런데그곳엔‘죽음’에대한답을찾을수가없었네.
답은도대체어디에숨겨져있는건가?
산중턱인가,꼭대기인가,아니면지구밖이란말인가?
괜히자네때문에고생만했지뭔가!”
하루씨는노인의손을잡더니갑자기뒤로걷기시작했다.
“자네지금왜그러나?”
“어르신,죽음은항상우리등뒤에있답니다.
등을앞세우고정상을향해오를때분명어르신께선산을내려오는듯한착각을받았을겁니다.……죽음은가슴과등짝을들락거리는연기와같죠.
죽음은단지,삶을거꾸로살아가는것에불과하답니다.”
---p.114

“삶과죽음의차이는뭡니까?”
넥타이를맨중년신사가하루씨에게물었다.
“넥타이의위치랍니다.”
하루씨는짧게대답했다.
“넥타이의위치라니요?지금날놀리시는겁니까?좀더신중하게말씀해주세요.”
중년신사는자신이무시라도당한것같은느낌을받았는지표정이좋지않았다.
하루씨는천연덕스럽게미소를건넸다.그러고는중년신사의넥타이를만지작거리며말했다.
“삶과죽음의차이는복잡할게없답니다.
넥타이끝이어디를향해있느냐에따라다를뿐이죠.
넥타이끝이땅을향해있으면지금처럼살아있는것이고만약하늘을향해있다면죽은것이지요.삶과죽음은단지그차이랍니다.”
---p.165

여자는선글라스를살짝올려눈주위의눈물을닦아냈다.그리고작은목소리로말했다.
“사실은누구를기다리고있었던게아니에요.사실은……혼자서먹기가…….”
하루씨는여자맞은편에있는빈의자에엉덩이를살짝내려놓았다.
“참잘됐네요.저도지금까지식사를못했거든요.
우리같이해요.……그리고손님,이거하나명심하세요.
혼자면어때요?배가고프면먹어야하고잠이오면자야해요.
지금이순간에충실해야해요.
의식하지마세요.혼자서밥먹지못하는사람은이세상에서혼자할수있는일이아무것도없답니다.”
---pp.172-172

“하루씨!이제보니자네는순전히엉터리군.자기의길도모르면서어떻게다른사람에게길을가르쳐줄수있나?”
그는계속해서이기적인투정을부렸다.
하루씨는조용히입을열었다.
“제가천국으로가는길을알았다면이미저는그곳에있을겁니다.”
하루씨는길건너편에찬공기를헤치고지나가는무리를가리키며계속해서입을열었다.
“이른새벽부터머리에집채만한보따리를이고장터로향하는저어머니들을따라가세요.
그럼분명당신이원하는천국에가실겁니다.자,어서요.”
---p.205

“내가좋아하는게뭔지잘모르겠어요.오래돼서요.”
“그럼거기서부터시작하면되죠.
모르는게부끄러운게아니에요.
남눈치보느라자기취향을잊어버린사람들이생각보다많아요.
내일은아무도만나지말고혼자옷장앞에서보세요.
그리고그냥손이가는걸입어요.아무도볼사람없는날이라고생각하고요.”
여자는잠시생각하더니쇼핑백안에서새가방을꺼내테이블위에올려놓았다.그리고한참바라보다가말했다.
“이거환불해야겠어요.”
하루씨는웃음을참으며피자를가지러갔다.여자도피식웃었다.오늘처음으로자기를위해웃는얼굴이었다.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