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처럼 오래 걸었어 (오영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나도 너처럼 오래 걸었어 (오영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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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라는 모닥불 아래 ‘머잖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참 좋은 얼굴들’로 모여 앉았던 이십여 년 전의 ‘영미 씨’는 씩씩하기 이를 데 없는 늦깎이 문창학도였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영미 씨’는 화살나무 같은 “여무사女武士”인가 봅니다. 그런 ‘영미 씨’가 시인 동업자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오래 걸어”서 만났습니다. “안녕, 영미 씨!”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입니다. 시와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시인 친구인 ‘영미 씨’가 “꽃이 사람 되는 무장리에서는/ 모두가 꽃이다”(「접시꽃」)라며, 꽃나발을 불고 꽃노래를 불러 젖힙니다. 그러자 금세 ‘슬픔을 피워내’(「무스카리」)고 ‘부패를 막아’(「메밀꽃」)냅니다. ‘잇’(「배롱나무」)고 ‘꿋꿋이 버티’(「은행나무」)고 ‘본때를 보여주’(「괭이밥풀」)고, ‘어깨 쓸어내리’(「싸리나무」)고 ‘토닥토닥 힘을 실어줍’(「복사꽃」)니다. ‘세상을 환하게 하는’(「수선화」) 꽃대궐입니다.

‘영미 씨’니까 노래도 좋아할 겁니다. 일필휘지로 써 내린 일성一聲의 75편의 꽃노래는 추임새와도 같은 부제와, 발림과도 같은 꽃그림과, 아니리와도 같은 꽃말이 함께 어울려 한 곡조를 이루는 한마당의 노래판이자 한바탕 꽃들의 웃음판입니다.

- 정끝별(시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저자

오영미

오영미시인은충남공주에서태어났고,한남대대학원에서문예창작학시를전공하였으며계간『시와정신』신인상으데뷔하였다.한국문인협회,한국시인협회,충남문인협회,충남시인협회,한남문인회,시와정신회,소금꽃시문학회에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청춘예찬』『떠밀린상상이그물되는아침』『상처에사과를했다』『벼랑끝으로부메랑』『올리브휘파람이확』외다수있으며,에세이집으로『그리운날은서해로간다1』가있다.충남문학대상과작품상,한남문인상젊은작가상을수상하였고,충남문화재단문예창작기금수혜.한국문인협회서산지부장을역임했고,「윤석중문학나눔사업회」를추진하여발족시켰으며,현재는서산시인협회회장을맡고있다.

목차

제1부
도라지꽃아무것도걱정하지마라/채송화나도한때는/해국낮게엎드려꽃을피웠지/원추리그러지마라/석죽화石竹花아무라도사랑하게놔둬라/백합순결의정/달맞이꽃풍덩빠지는일이낯설지않다/큰개불알풀꽃사랑받고싶구나/백일홍너아니었으면어쩔뻔/창포무심코걷다가/샐비어변심했나요/능소화우리사이다시이으려는데/할아비꽃대그들에게도오월은/양귀비괜찮아,좀늦을뿐/모란牡丹과작약이제라도너와함께

제2부
옥잠화핑크빛여운/할미꽃시들었다괄시마라/무스카리작아지게만드는것들/해바라기하염없이비오는날/제비꽃그냥갈수없어/앵두꽃그런연애한번해봤으면/무화과無花果나도많이참았어/산당화山棠花이름도모르면서/백화등白花藤…낮은그리움/산수유山茱萸아무렇지도않게/넝쿨장미송이만찬란한헛것/연잎밥이제야알것같습니다/개망초그런데어쩌니/석류石榴껍질속에갇혀/아스파라거스한순간꺾이는것도

제3부
메밀꽃소금꽃으로피어/싸리나무밉기만했겠냐만/겨우살이내가당신의숙주이듯/은행나무나도너처럼오래걸었어/할미밀망함께못가미안하오/블루베리첫수확의정성/튤립누가뭐래도/진달래꽃으로태어나아프다/팬지밟히고밟혀도/연꽃제몸상처를내야/화살나무시위를당기며/클레마티스너는내편인행복/인동초忍冬草깨딱하믄/쑥부쟁이허드렛물을닮았다/맥문동麥門冬몹쓸상상들

제4부
층층잔대그곳에가면/주목朱木그녀의비가悲歌/비자림비자나무너희는끝내/백목련白木蓮서로의간격/배롱나무/안개꽃/수국水菊잊은지오래여서/나팔꽃알아채고도모른척/앵초櫻草그녀가예쁘다/개구리밥손없는날/맨드라미그러거나말거나/괭이밥풀독이퍼져가렵다/하수오何首烏변치않는간극/매발톱꽃쐐기를박고기다린다

제5부
나리꽃네속다보인다/수선화상처난마음/붓꽃보고싶은구름에게/바람꽃바람이꽃으로피어나는/닥풀황촉규여명…/복사꽃토닥토닥힘을실어주는/개쑥갓당당하게웃는다/안개초걷다가쉬고싶을때/애기똥풀아기똥쌀때도/민들레힘들어도포기하지마/초롱꽃매일사랑해야겠다/접시꽃당찬노년의청춘/벚꽃낙화의길/자주괭이밥자주안아줬더라면/상중에도피는꽃안녕을고하는밤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