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과 잡초 사이, 사람이 산다 (구재기 수필집)

들꽃과 잡초 사이, 사람이 산다 (구재기 수필집)

$15.00
Description
책머리에

『들꽃과 잡초 사이, 사람이 산다』를 펴내며

첫 수필집을 낸다. 그런데 막상 ‘수필집’이라 하여 앞글로 삼아 몇 자 덧붙여 써보려 하니 뭐라고 시작해서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 적이 망설여진다. 아니 수필이라 하니 뭐라 할 말이 없다. 대체 수필이란 무엇일까? 아니 나에게 수필이란 무엇일까? 그러하거니와 수필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아무 말도 내놓지 말아야 할까, 자꾸만 어떻게 해야 할까까지도 망설여진다.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 하고들 있지만, 어디 붓 가는 대로 써지는 것일까. 수필이라고 쓰는 데 어디 단 한 번만이라도 붓 가는 대로 써왔던가. 또 수필이란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 따위를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기술한 산문 형식의 글’이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단 한 번도 자유롭게 기술한 적이 없다. 한 편의 수필을 쓰기 전에는, 한 편의 수필을 쓰기 위하여 어떻게 써야 할까에 대하여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겨우겨우 한 편 한 편씩 써오지 않았던가.

시로써 쓰지 못하다가, ‘수필’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으면서 이따금 쓰기 시작한 글이 수필집 몇 권의 분량만큼 모아져 있는 것을 어느 날 문득 알아차리고는 이렇게 한 권의 수필집으로 모아보기로 한다. 그러다 보니 무엇인가에 이리저리 생각의 굴레를 원으로 굴려 제 자리 걸음을 해온 모양새들이 대부분이다. 특히나 고향집을 리모델링하고 나서 〈산애재蒜艾齋〉라 이름 하여 붙인 이후, 들꽃 몇 포기를 심고, 나무도 심고, 좋아하는 시 몇 편 찾아 돌에 새겨 세운 사이로 봄·여름·가울·겨울을 보내면서 그래도 ‘사람’으로 살아가고자하는 작은 멋을 느끼는 가운데 때때로 미운 잡초에게도 모자람 없이 정을 내어줌은 물론 지나는 바람결에도 이마의 땀을 씻게 되는 일 등을 어줍은 수필 둥지에 함께 하게 되었다.

일단의 이야기들을 한 울타리 안에 밀어 넣고 산애재의 뜰로 내려서니, 마악 외출에서 돌아오는 작은 바람결에 풋내가 물씬 묻어나온다. 몇 걸음 할 요량의 틈을 얻은 셈이다.

2022. 11. 15.

산애재蒜艾齋에서
구재기
저자

구재기

ㆍ충남서천출생
ㆍ1978년《현대시학》으로등단
ㆍ시집『모시올사이로바람이』『목마르다』『제일로작은그릇』『겨울나무,서다』와시선집『구름은무게를버리며간다』등23권
ㆍ충남도문화상,시예술상본상,대한민국향토문학상,충남시협본상,정훈문학상,한남문인상,신석초문학상,한국문학상등수상
ㆍ충남문인협회장및충남시인협회장역임

ㆍCafe:산애재蒜艾齋(http://cafe.daum.net/koo6699)

목차

책머리에

제1부붉은단풍잎하나

봄꽃을맞으며
덜꿩나무옯겨심기
포포나무열매맛을보며
물때를기다리며
상사화相思花가살아있다
붉은단풍잎하나
가장긴기다림
잡초와야생화사이
잡초들의공존共存·공생共生
결국모자帽子를쓰기로했다
호락호락할일은아니다
산애재蒜艾齋의감나무
COVID-19와문화
매일매일새해맞이
부끄럽지않은나무

제2부봄맞이두꽃

봄맞이두꽃
꽃사랑의품에빠지다
패랭이꽃을심으며
봄을기다리는가슴
봄날의생각하나
수선水仙을심으며
5월을맞으며
다시오월을맞으며
할미꽃과가족
여름산에들며
요즈음,너무덥다더워!
시기猜忌하는마음
가을맞이유감有感
가을날하루한순간
가을단풍
천고마비天高馬肥,등화가친燈火可親
가을속에서서
낙엽으로흐르는시간
자랑의가을
겨울눈[冬芽]의지혜

제3부자생목自生木엄나무

붉은뜰보리수열매의추억
야성野性을되찾기까지
시비詩碑를바라보며
두갈래의관점觀點
잡초뽑기
가장긴기다림
지렁이에대하여
제비꽃에대하여
쥐들이보이지않는다
다시잡초뽑기
자생목自生木엄나무
뽕나무의상처,그생명력

제4부즐거운아픔

입춘立春을보내놓고
작은염소의털갈이
흐르는강물처럼
동물들의영혼을위하여
즐거운아픔
게릴라guerilla성호우
천방산千房山을꿈꾸며
고향집잡초가사랑스럽다
고향집을수리하며
바로들여다보기
바닷가에서자정自淨의기능을상실하다
얼음속의금붕어들
빛나는문화유산-한산모시
면민체육대회참가기
이웃사촌
감나무가있는마을
기수沂水와무우舞雩를꿈꾸며
견대見大할수있는지혜

출판사 서평

차일피일미루다가결국바랭이를잡초로키워내고말았다.하루가가고이틀이가는동안에는보이지않았던바랭이가어느사이그리도빨리자라났는지온통바랭이투성이다.아니호미를들고막상바랭이를뽑으러마음하니바랭이가숲을이루고있다.바랭이풀의성장위력은실로대단하다.잠깐한눈을파는사이싹이트기가무섭게지표를가로질러기어간다.그리고줄기의마디마디밑부분에서무수히뿌리를내리고있다.그왕성한성장력은다른잡초의추종을불허한다.뿐만아니라뿌리를내린자리에서솟아오르는잎줄기는무려80cm정도까지곧추자라나기도한다.
-본문‘잡초들의공존共存·공생共生’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