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서 건진 회춘 (한용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

벼랑끝에서 건진 회춘 (한용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

$15.00
Description
책 머리 〈여는 글〉에서 저자는 고령이라 ‘퇴행성관절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며 거의 걷지를 못한데다 코로나로 4년간 외출까지 못하자 “심각한 트라우마까지 겹쳐서 저승 문턱까지 갔었다”고 토로한다.
다행히 무릎뼈 교체수술 후에는 물리치료와 가벼운 산책을 할 정도까지 호전되어 80대의 노년이 50대의 장년으로 회춘하였다고 기뻐한다. 그런 연유로 시집 제목을 「벼랑끝에서 건진 회춘」으로 정하고 시화까지 곁들였다고 하니 이번 시집의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저자

이연수

아호: 월당
충북 충주시 거주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수료
홍익대학교 서예 8년 수강
충주신문사 논설위원
아이코리아충청북도 대표
충주시 여성단체협의회 이사
샘문대학교 시창작학과 5학기 수료
샘문대학교 시낭송학과 3학기 수료
(사)문학그룹 샘문 자문위원
(사)샘터문인협회 운영위원
(사)한용운문학 회원
(사)한국문학 회원
샘문시선 회원
샘문가곡동인 회원

〈수상〉
한용운문학상 우수상
샘터문학상 시 등단
샘터문학상 수필 등단
샘터문학상 최우수상(수필)

〈자격증〉
시창작가 2급 취득(샘문)
시창작가 1급 취득(샘문)
시낭송가 2급 취득(샘문)
시낭송가 1급 취득(샘문)
시낭송지도자 2급 취득(샘문)

목차

여는 글 / 4
평 설
인생반추와 추억, 그리움의 시학 / 6

1부 첫사랑 회억

순교하는 욕망 / 16
비는 내리고 커피는 식어가고 / 18
외갓집 / 20
방황 / 22
회상 / 23
해바라기 사랑 / 24
아카시아 꽃길을 걸으며 / 25
슬픈 설날 / 26
까치집 / 27
사과꽃 어머니 / 28
어떤 하루 / 30
노을이 아름다운 산책길 / 31
나목 / 32
첫사랑 회억 / 33
파도 / 34
미운 친구야 / 35
순백의 천사, 설화雪花 / 36
겨울나무 / 37
크리스마스이브 / 38

2부 그해 피난길에 뻐꾹새

시집살이 / 40
까치밥 / 41
성녀, 감나무 / 42
아쉬움 / 44
사색의 가을 길 / 45
능소화 / 46
작은 소망 / 47
어쩔려구 시를 / 48
여름아 / 50
그 바닷가 사랑 / 51
기다리는 마음 / 52
그해 피난길의 뻐꾹새 / 53
며느리 편지 / 54
철새 한 마리 / 55
너도 사랑 꽃 / 56
아카시아꽃 그늘에 서서 / 57
시를 쓴다고? / 58
민들레꽃 / 59
산수유 / 60
개나리꽃 / 61
산골길 걸으며 / 62
산다는 것 / 63
생령 / 64

3부 까닭 모를 그리움

까닭 모를 그리움 / 66
방황 / 67
흰 눈이 되어서 오세요 / 68
첫눈 / 69
당신이 눈으로 오는 밤 / 70
임의 향기 / 71
흰 눈 시화전 / 72
허무 / 73
폐쇄 공포증 / 74
헛꿈 / 75
숲속의 하루 / 76
기다리는 마음 / 77
가을 이별 / 78
시월에 부르는 이별가 / 79
정답 찾기 / 80
상상 여행 / 81
며느리가 김장해온 날 / 82
봄비 / 83
바닷가 서재 / 84
꽃구경 / 85
채소 파는 할머니 / 86
혼돈의 현실, 노동 / 88

출판사 서평

인생 반추와 추억, 그리움의 시학

- 손해일(시인, 국제펜한국본부 명예이사장)

[1]
이연수 시인의 제2시화집 「벼랑끝에서 건진 회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여는 글〉을 더 보면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열정, 소망이 유유히 흘러 그 물살이 더 넓은 세상과 문학 세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이번 시화집 76편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지만 필자는 “인생 반추와 추억, 그리움의 시학”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
“인생은 생각하는 자에겐 희극이요, 느끼는 자에겐 비극이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경구가 있다. 또한 “세상만사 새옹지마” “인생은 일장춘몽” “남가일몽” 등 수많은 격언들이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그중에서도 불교 「화엄경」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핵심이 아닐까 한다. 인간의 길흉화복, 흥망성쇠, 희노애락이 다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는 나이 80대 이연수 시인의 복잡한 심정들이 녹아 있다. 지나온 인생을 반추하면서 때로는 슬픔과 외로움과 쓸쓸함을, 때로는 결연한 용기와 희망을 토로하고 있다. 화자가 말하는 인생의 〈정답 찾기〉를 다음 시에서 보자.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하네/ 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같지만//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답을 구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아마도 정답이 없는/ 인생이 아니라/ 답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길을 찾지 못하고 허비하는 인생길/ 세월을 보내며 나이를 쌓아가는/ 어리석은 인생//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살면/ 정답이 거기 있을 것 같기도 하네//

-〈정답 찾기〉 전문



인생은 정답이 잊기도, 없기도 할 것 같은데, 정답을 구하지 않고 세월을 허비하는 게 어리석다고 한다. 화자가 찾은 정답은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좋은 일 많이 하고 살면” 그것이 정답 같다고 한다. 화자의 실체적 인생관은 다음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어떤 이는/ 내 인생에도 곧/ 11월이 오겠지 했다//
말해 무엇 하리/ 내 인생 이미 12월인 걸//......
모든 젊음이 떠나가도/ 내 안에 더 농후한 나로/ 익어 갈 수 있다면//
이 가을처럼 넉넉히/ 대지를 품을 수 있다면/ 삶이 서럽지 않으련만//

-〈아쉬움〉 일부

이 시의 화자는 자기인생은 이미 막판인 12월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노인은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화자는 “모든 젊음이 떠나가도/ 농후한 나로 익어갈 수 있다면// 가을처럼 대지를 넉넉히 품을 수 있다면/ 삶이 서럽지 않으련만”하고 고백한다. 현재까지는 서럽다는 뉴앙스다. 다음 작품 〈산다는 것〉을 보자.

어둠이 내려앉은 들녘에/ 나도 어둠이 되어 하늘에 별을 바라본다/
반짝이는 별들도 나를 내려다보며/ 내 서러움 달래주네//......
별빛 따라 바람이 낸 길에서/ 스스로 시간이 되어 흐르는 밤/
들판에는 허무한 인생의 하소연으로/ 발 디딜 틈이 없구나!//

-〈산다는 것〉 일부

인생의 〈정답 찾기〉에 이어 〈산다는 것〉에서는 어두운 저녁에 나도 어둠이 되어 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내 서러움 달래주고, 들녘에는 허무한 인생의 하소연이 넘쳐난다고 말한다. 인생은 ‘허무’라는 결론이다. 결국 각자의 인생은 “일체유심조”로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나는 시를 쓰네/ 시를 배우네// 처음이라 자꾸만 일기를 쓰네/ 시가 아니라 편지를 쓰네/
시가 아름다워 시를 배우네//...... 시는 영혼에 울림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상상하며 고뇌하는/ 길고 긴 여행이라고/ 선생님은 가르치시네//......가보지 않은 미로에서 헤매고 있네/
시는 인생에 진정한 가치요/ 삶에 감동을 표현하는 예술이어라// 이 어려운 길에/
황혼 길 가던 내가 서성이고 있네/어쩔려구! //
나는 시를 배우며/ 새로운 나의 남은 삶의 길을 가려고/ 길을 나섰다/ 어쩔려구?/

-〈어쩔려구 시를〉 일부



화자는 늙음 대신 “농후한 나로 익어가는” 노년을 위해 시를 배우고 쓴다고 고백한다. 시에 대한 확신보다는 배우는 과정에서 시창작의 어려움을 겸손하고 솔직하게 피력한 것이 위의 작품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시를 배우고 쓰며 남은 삶을 보내겠다고 다짐하면서 화자는 지나온 인생을 다각도로 되돌아본다. 세상의 모든 자연은 아름답지만 자신의 삶속에는 “도도하고 순연한 사랑이라는 자양분 대신 욕심만 가득하다”고 반성도 한다.

세상 모든 자연은 참으로 아름다워/ 스스럼없이 내 손에 것/다 놓고 사니까//...../
내 삶 속에 도도하고 순연한 사랑이라는/ 자양분만 있다면/
이 세상 그 무엇도 무서울 것 없으련만// 야속하게도/ 내 마음속엔 욕심만 가득하니/
예쁘게 비우는 사랑은 어디 갔을까?//

-〈순교하는 욕망〉 일부

오늘은 친구와 비 오는 날/ 지인에 가계에서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창 너머에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수만 개 단어들을 나열하며 수다를 떤다//...../
가끔 아주 가끔씩은 세상이 주는 고요가/ 나를 행복으로 이끌기도 한다/
창밖에 들려오는 저 빗소리/ 지난날에 행복했던 날들을 회상해 보며/
마음 가득 사랑을 채워본다//......

-〈비는 내리고 커피는 식어가고〉 일부

위 작품은 비오는 날 친구와 커피숍에 앉아 수다를 떨며 지난날 행복했던 날들을 회상한다는 내용이다. 청년은 미래에 살고 노인은 과거에 산다고 한다. 화자 본인의 말대로 이미 12월에 들어선 노년이라 인생을 반추하며 회상하는 일이 더 빈번한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인생을 돌아보면 기쁜 일도 있지만, 쓸쓸하고 괴롭고 슬픈 일도 많이 떠오른다.

[3]
사람이 나이가 들고 멀리 있을수록 그리워지는 건 고향, 어머니, 옛친구 등등일 것이다. 이번 시집에도 그리움을 제재로 한 시들이 많이 있다. 〈외갓집〉 〈까치집〉 〈회상〉 〈사과꽃 어머니〉 〈첫사랑 회억〉 〈미운 친구야〉 〈시집살이〉 〈그해 피난길의 뻐꾹새〉 〈방황〉 〈임의 향기〉 〈가을 이별〉 등등이다. 즐거운 일은 물론이요, 나쁜 일도 지나고 보면 그립고 생생한 추억으로 남는다. 지면관계상 몇 편만 살펴본다.

외갓집 울타리에 호박꽃이 너울너울/ 장독대 돌 틈 사이에 채송화꽃 곱게 피던/
어린 시절 그리워라//......
커다란 가마솥에 소여물 쑤시던/ 외삼촌 외숙모님 어디 가셨나!/
내 손 꼭 잡고 반기시던 외할머니 보고 싶어라//
탈곡기에 나락 타작하던 넓은 뜰 큰 마당은/ 높은 빌딩으로 성장하여 장승이 되어/
무수히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량 숫자만 세고 있네//
내 세월은 어디쯤에서 서성일까!/ 소꿉친구들 모습 그려 보네/
서산머리 흰 구름은 예나 다름없이 오가는데/ 잃어버린 내 동무들 어디서 무얼 할까!//

-〈외갓집〉 일부

외갓집 울타리, 호박꽃, 소여물 쑤시던 외삼촌과 외숙모, 손잡고 반기시던 외할머니, 탈곡기로 타작하던 마당엔 높은 빌딩과 들락거리는 차들, 보고싶은 소꿉친구 등등 모든 게 한 폭의 그림이다. 그립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못잊어 보고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상태다.

사과를 깎으며/ 엄마를 생각한다// 싱싱한 좋은 사과는/ 집안 어르신 댁/
사돈어른댁에 보내드리고/ ....../ 흠집이 가득한 사과를/ ....../ 예쁜 접시에 담아/
우리 사형제에 주시고/ 엄마는 씨 있는 쪽을 도려서/ 사과가 무척 달고 맛있다시며/
잡수시는 척하셨다/ ....../ 나는 지금 사과를 깎고 있지만/ 세월을 깎고 있는지도 모른다!/
...... 벌레 먹은 사과 재단하는 어머니를 그리며/ 마음이 뜨겁다!//
내 가슴에 사과꽃이/ 하얗게 핀다!/

-〈사과꽃 어머니〉 일부

어머니는 영원한 모성의 보금자리요, 그리움의 원천이다. ‘어머니’라는 이름만 불러도 울컥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화자 역시 사과를 깎으며 어머니를 그린다. 좋은 사과는 어른들에게, 벌레먹은 사과는 다듬어서 우리 사형제에게, 그 외 못 쓸것은 먹는 척 하신 어머니차지다.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는 늘 그립고 정겨운 ‘엄마’일 뿐이다.

오늘은 왠지 네가 보고 싶어/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걸친/ 바람을 불러 본다!//
바람은 왠지 너를/ 만날 것만 같았는데/ 낙엽은 바람에 떨어져/ 길 위에 굴러다니는구나!//
...... 네가 보고 싶다고 네가 그립다고/ 나뭇잎 바람 편에 내 마음 전해본다//
한 번만 내 마음에 다녀가라고/ 바람이 되어서라도/ 한 번만 내 곁에 머물다 가라고//

-〈첫사랑 회억〉 일부

더 설명할 것 없이 ‘첫사랑’은 애잔한 그리움의 대명사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일수록 더 가슴 아프다. 이 작품의 화자는 첫사랑 네가 보고 싶어 바람을 불러본다. 네가 죽도록 보고 싶다고 나뭇잎 바람 편에 전한다. 대답 없는 메아리지만 바람이 되어서라도 한번만 내 곁에 머물다 가라고 호소한다. ‘흰눈’과 ‘그대’를 소재로 깔끔하게 정리된 시이기에 설명 없이 한편 소개한다.

하얀 함성이 펄펄 내립니다/ 그대의 고백이 들립니다/
그대가 손님으로 오시는 밤/ 흰 도화지에 시를 씁니다//
창가 저편에 불어오는 바람과/ 밤하늘에 출렁이는 바다와/
은백으로 빛나는 달을/ 흰 도화지에 그려 봅니다//

-〈흰 눈 시화전〉 전문

[4]
이연수 시인의 제2시화집 작품세계를 “인생반추와 추억, 그리움의 시학”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80고령이라 인생을 회고하고 반추하는 시들이 주류였지만 지병과 나이 때문인지 슬픔과 쓸쓸함, 외로움을 토로한 경향이 많았다.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애잔한 그리움을 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