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강 (유호근 제2시집)

고향의 강 (유호근 제2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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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호근의 『고향의 강』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유호근지음

강원도영월군출생
전라남도광양시거주
중남대학교법학과졸업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재직중
(사)샘문학(구,샘터문학)이사
(사)문학그룹샘문이사
(사)샘문학그룹문인협회이사
(사)문학그룹샘문이사
(사)한용운문학편집위원
(주)한국문학편집위원
(사)샘문뉴스문화부기자
이정록문학관회원
세계문학예술회원

〈수상〉
한용운문학상중견우수상(샘문)
한국문학상최우수상(샘문)
시학과시문학회시둥단
시학과시문학회신인문학상
세계예술문학신인문학상
샘문뉴스신춘문예당선
샘문학샘문학상우수상

목차

고향의강
유호근제2시집

두번째시집을내면서…유호근/4
고향의강에표출된물아일여아우라…심종숙/6

제1부,고향의강
고향의강/26
장독대/28
공터에서/29
친구야고향으로가자/30
봄비속으로/31
인적드문고향동네길/32
그대여다시,한번/34
이별의강가에서서/35
봉숭아꽃으로오신어머니/36
아버님전상서前上書/37
외로운고향집/38
고향집안방에핀눈물꽃/39
섬섬옥수할머니의꽃/40
엄마닮은꽃/42
묻어둔꿈이숨쉬는고향/44
내고향강가에서/46
영월역에서/48
폐역사풍경廢驛舍風景/50
오래전순이에게/52

제2부,황혼이아침햇살이되어
수련睡蓮/54
풍경風磬/55
그섬/56
선암매仙巖梅봄비에젖어/57
선암사입춘법문/58
하얀초롱꽃/60
두견새야너도나처럼서러우냐/61
산고의달,사월에피련다/62
부활하지못한사랑/63
황혼이아침햇살이되어/64
그대라는이름으로/65
정년停年아침단상/66
삶속에다시핀그리움/67
너는그렇게돌고돌아서/68
심연의흐르는강/69
밤새워우는여자/70
바람을기다리는홀씨/72
도라지꽃/74
달맞이소야곡/75
영롱한그대눈동자/76
산다는거/78
섬색시갯무꽃/79
인연의간극間極/80
촌놈들동창회/82
추석정경秋夕情景/84
방랑자/86

제3부,그대는별이되어
꽃별이여/88
삼월아침의노랫소리/90
창너머봄오는소리/92
홍매화여인/93
오동도梧桐島동백/94
동백冬栢/95
삼월에피는시인마음/96
그대떠난후/98
산수유꽃/99
석죽화石竹花/100
제비꽃연가/101
여름바닷가/102
그대는별빛되어/104
내일을꿈꾸는노래/105
초가을저녁서정/106
초롱등불/107
해바라기/108
소나기재/110
달빛사랑가/111
청잣빛여인/112
그대떠난후/114
봄처녀가오시네/115
봄밤,그대의별이되어기다리네/116
지지않는그대의별이되어/118
섬진강변십리벚꽃길/120
하얗게부서지는배꽃/121
금낭화연정/122

제4부,가을벌판에쌓이는생生
새사랑을꿈꾸는낙엽/124
억새의기도/126
가을품속으로/127
시월의풍경스케치/128
나목裸木의시절/130
고엽枯葉/132
가을맞이/133
여우고개넘던가을날/134
가을벌판에쌓이는생生/136
바람이분다/138
무화과나무/140
는개비/141
가을의초대/142
낙엽이진길을걸으며/143
가을끝정/144
산하엽山荷葉/145
구름따라바람따라/146
고사리애가哀歌/147
아픈이름은쓰지말자/149
꽃잎의언약言約/151
겨울빛산수화/153
노을에사위는불꽃/154
눈오는밤향기/155
겨울나무의꿈/156
햇살만가득한마을/157

출판사 서평

고향의강에표출된물아일여物我一如아우라

-심종숙(시인,교수,문학평론가,문학박사)

유호근시인의제2시집「고향의강」은샘문그룹이주최하는한용운문학상수상기념시집이다.그가이상을탄데에는한용운문학상이기리는만해의문학과사상에맥이닿고그정신을계승하는일면이그의시작품들에보였기때문에수상의영예를안겨주었을걸로추측된다.만해한용운의문학사상은넓게봐서불교적상상력이바탕을이루고있다고하겠다.「님의침묵」(1926년회동서관발행)은일제강점기치하라는궁핍한시대에저항의정신으로시라는장르를빌어그는3·1독립운동이후의암흑을깨치려했고희망을잃어가는조선인들에게‘님’이라는새희망을안겨주었다.‘님’은나라잃은백성이마음을모아기댈대상이요유일한희망이었다.그님은여성이미지로창조되어사랑하는여인,잃어버린조국,불타,절대적가치나지향점,이상등을상징했다.나라를잃어버린시대의님은다시되찾아야할조국이었고이별한연인으로서는재회해야할사랑하는사람이었다.

주제詩「님의침묵」에서도알수있었던바,님과의이별은곧재회를위한‘나’의처절한자기성찰과자기지우기가예고되고있었다.소중한님과의이별,님의일방적인떠남은‘나’의문제에기인되었다고만해는바라보았다.님은다시되찾아야할사랑이요나라요이상이요지향점이었기에‘나’는처절하게변화이전의자기를버리기위해발버둥을쳤다.불타와일치를꿈꾸기위해자신이불타를닮아가기위해서는구경에이르지않으면안되었다.이런절박한변화의요구가내면으로부터흘러나오면서「님의침묵」은연작시적구성을띠면서그시혼의아우라를전편에펼쳐나갔다.「님의침묵」은전근대와근대를가르고자아와타자라는이분법적인세계를‘님’과‘나’가하나인일원론적인세계로귀일하는지향을보였다.결절된곳을이어서새로운미학을창조하였다.즉전통적정서를현대시가요구하는그릇에다훌륭하게맥을이어가면서도새로운변용을하였던점에서문학적평가를받고있기도하다.

유호근시인의「고향의강」에서보여주는세계는만해가‘님’을구하였던측면과일면닮아있는부분이보인다.유호근시인은강원도영월이고향인시인이다.그도역시살아오면서이향을겪고객지생활속에서그세대가도시로,도시로외치며떠나잃었던고향을되찾으려는열정이보인다.고향영월을배경으로한,시편들(「소나기재」,「내고향강가에서」,「묻어둔꿈이숨쉬는고향」,「인적드문고향동네길」,「영월역에서」등)과어머니와여성표상의시편들(「수련」,「장독대」,「오동도동백」,「하얀초롱꽃」,「홍매화여인」,「봉숭아꽃으로오신어머니」,「제비꽃연가」,「도라지꽃」,「동백」등)에서추구하는것은부재하는‘님’이다.그가잃어버렸던것은단순히고향,어머니와여성의사랑에그치지않는다.산업화와도시화에따른소외된농촌,공동체,그시절의가난했지만,인간미를잃지않았던소중한가치를그는다시찾고싶어하고그런것에대해서그리워하고기다린다.삭막해져가는인간이지녀야할순수성과사랑을잃어가는시대에그는그런가치들을추구하고그리워하며기다린다.

그의그리움과기다림,사랑에대한희구의시정詩情이꽃,강,별,여성등으로나타나고있다.소중한것을잃어허허로운마음을그는이와같은사물들에자신의마음을투사하고있다.많은시인이가난했지만따뜻했던고향과어머니,여성을그리워하는작품을남기는것도그러한이유이다.추억을회상하면서그때의따뜻했던온기를,불을땐안방의아랫목을더듬는것은바로어머니의사랑을찾아가는애절한시인의마음이다.그것은현재의지치거나고독,따뜻함이부족한때에그리워할수밖에없는시인의영혼이다.그어머니는여인으로될수도있으며꽃이되기도한다.그리고꽃에서강물로확장되어가서유동적인이미지로변화를겪기도한다.강을바라보면서마음의고뇌를씻어내고깨끗해지는자신을발견하면서현재의모습을흘려보내고자한다.그러면서그는고독한시혼을꽃이나별등에투사하면서사물들과대화하고그대상을사람으로생각한다.

그러다보니그의시법에서제일눈에띠는것이사물의의인화이다.이것은생태적인의식으로확장되어가고도있다.단순히과거로돌아가는것이아니라따뜻함이부족한지금-여기에과거의정감을그는구현하고싶은욕망을지닌다.詩쓰기를통하여그는따뜻한세계를지금-여기에다시구축하려는몸짓을하고그것을언어예술을통하여이루고자한다.그러다보니그는느린걸음이요,사물에젖어들고자한다.이자세는바로시를쓰는사람의자세이다.걸음을멈추어관조도하고사물에젖어들어대화하여야그가바로시인이지않겠는가?이내밀한그의대화는사물과자신이하나가되는세계를구현하기때문에시전편이따뜻한정감을이룬다.그의많은시편이정감과생태적이미지,여성이미지로구현되는것도어찌보면그선상에있는것같다.또한편한편의시들이두번째시집을내는만큼이미중견시인의예리한눈매가보인다.

사물을해석하고거기에자신을투사하는그마음과그것을표현하는방법이그렇다는이야기이다.그의詩세계는물아일여의시세계이다.한편도버리기아까운시를그는느린걸음으로그사물을정감있게바라보고대화를충분히하고난다음,그것과일치된경지를표현하였다.그의시는전통적정서를이어가면서도현대시가요구하는시법을통해구현되어있다고하겠다.시인은삶에대해어떤자세로살아나가야하는지깨달았고담대해져있다.「산다는거」에서그는소낙비도두려워하지않고젖어들겠다는각오를한다.

이정표없이무작정나선길
맴맴거리며맴돌다다시돌아갈까!
외면하며걷다가
철퍼덕넘어도지고

불꺼진도시의외곽공터에서
어둠이무섭다고컹컹소리치며
한세상사는거
남들도그런거라며
아픔만있는것은아니라고

빗속에무심코밟히는
여린풀잎을보며
이세상죽는거
두렵지만은않음을
수많은추억속에서하나를지우듯이

잔잔한호수가
소낙비두려워않듯이
태연히젖으며살일이다

-「산다는거」전문

이시에서는그가현재어떤상태이며어떻게살아나갈지가환히들여다보인다.그의마음에는크고넓으며잔잔한호수가자리하고있다.그리고이호수와는다르지만흐름을지닌강이있다.그의마음에는호수든지흐르는강이든지쉼없이흐르고있다.그런강이그런호수가소낙비를어이두려워하랴.오히려내리는삶의소낙비를두려워하지않을만큼시인은담대한마음을지니고있다.빗속에무심코밟히는여린풀잎처럼세상에서죽는것도두렵지않다.그이유는1연과2연의경험이결코자신혼자만의경험이아니라는것,자신을포함한모두가그런경험을안고살아가고있다는동류의식속에서그는담대해질수있었다.그것은인간과인간사회에대한깊이있는탐색과천착,사물에대한깊이있는탐색과천착이있었기에그는동류의식과연대의식을가질수있었으며담대해질수있었다.그래서“태연히젖으며살일이다”라고한다.이것은체념도패자의변도아니고‘올테면와봐라’라고하는저항적인의기이다.거기에는한아름개망초꽃을다듬는할머니의삶에서시인은깊은연대의식을느낀다.먼저간할아버지와나누었던사랑을할머니는추억할테지만그사랑과이별하고홀로된세월속에서도견결하게살아오셨다.

걸음이느려진여름햇살이
졸린듯꾸벅대며
지나가는서천변둑방길
부질없이흐드러진개망초
하얀할머니가쪼그려앉아
한아름꺾은개망초꽃
줄기에서잔털가지를다듬는다

마당삽삽이혓바닥처럼늘어진
칠월뙤약볕을덮어쓰고
옛집텃밭에잡초뽑으시다가말고
한참을떠날줄모르는할머니
먼저가신영감의투박한속정생각에
개망초피어있는들판에서
종일달그락달그락거리는속을
풀섶에풀어헤쳐버린다

햇살한줌
바람한두름길게엮고
뭉게구름한소쿠리퍼담아놓고
잔털고르는
섬섬옥수손끝에서
여름밤잔별속에서깜박거리는
개똥벌레노래가흐르네

*****
서천변:광양읍내를가로지르는하천

-「섬섬옥수할머니의꽃」

이시는서천변에서개망초꽃을다듬으면서옛사랑을추억하는백발이된할머니의마음을노래하였다.우리가무엇을잃지말아야하고기억해야하며어떤자세로삶을살아가야하는지를이한편의따뜻하고가슴저미면서도뭉클한영화같은시속에서구현하여보여준다.이시는이미지가너무나선명하여영화같기도하며전통적인정서와현대적서정의세계가잘어울려있다.눈에선한산책길의한장면이며현재를살아가는할머니의기나긴역사를물이흘러가듯이야기해주고있다.늙고홀로된할머니에게시인은애정이흐른다.그주름지고오랜세월의농사일로힘줄도굵어져보일그손을섬섬옥수라는옛말로굳이표현한것도시인의재치면서도할머니의손을고운시선으로바라보는시인의따뜻한마음이엿보인다.사실물리적시간의흐름으로여성의미라고는없을할머니의모습에서시인은개망초꽃과할머니,서천변의흐르는물,둑방이라는배경등이사람과사물,자연이하나가되어만들어내는현장,그속의개인과공동체의역사가혼연일체된경지를표현하였다고볼수있겠다.마치한장의설경을보듯이정하고순수한동경과이상을찾아가고자하는사람들의마음을이끌어낸시편이라할수있다.이이상세계는「꽃별이여」에서어둠속에서도빛나는‘당신’이존재하는곳이다.꽃과별을꽃별이라고조어한것도재미있으려니와꽃이라는생명과하늘의별은이상으로,생명과이상,동경을예찬하는시가아니겠는가.

고요한밤칠흑에어둠속에서
시간이잠을자듯이
낡은창문을흔들어대는바람속에서
당신이빛나고있음을알았습니다

가슴털어낸껍데기하나
울음삼킨목메임으로
세상에서밀려난
당신이거기있음을보았습니다
듣고도보지않고
알면서눈감은적막寂莫
활활타올라하얀재로남는가난한사랑
말없이지켜내려하는
당신마음이그곳에있었습니다

늦은시간까지
잠들지못하는그대라서
오늘밤도어둠의틈을비집고
나지막이그대이름을불러봅니다

달빛이내려앉는강가에서
어지럼증걸린우리들의발길처럼
수많은계절이오고가고
그대와나의아픔의시간도
오갔음을알수있습니다

풀빛스러져누울때
당신의따스한미소가
반짝이며빛나고있음을
늦게서야알게되었습니다.

-「꽃별이여」전문

‘당신’은그야말로칠흑같은어둠속에현존하고세상에서밀려난존재였다.그러나그‘당신’의존재는시적화자가수많은고통의시간을통과한뒤에‘풀빛이스러져누울때’따뜻한미소가반짝이고빛나는존재임을깨달았다고고백하듯이시인은고통의역사속에서참다운당신을발견하였다.이당신은바로시인자신이기도하다는것을알수있다.“듣고도보지않고/알면서눈감은적막寂莫/활활타올라하얀재로남는가난한사랑/말없이지켜내려하는/당신마음이그곳에있었습니다”.이시구절은만해선사의시“타고남은재가다시기름이됩니다.그칠줄모르고타는나의가슴은누구의밤을지키는약한등불입니까.”(「알수없어요」)를연상하게한다.활활타올라하얀재로남는‘가난한사랑’을일구어내는것과타고남은재가다시기름이되어누군가의어둔밤을지키는약할등불이라도되는것은바로이‘가난한사랑’을지키는이의수고이다.이뼈저린수고덕분에‘가난한사랑’은지켜지는것이다.‘가난한사랑’을일구어내기위해죽기까지자신을바쳤던많은사람을시인은만났고시인또한그런사람이되고자밤깊도록깨어시구절을다듬고그언어의집에채울참다운진리를깨닫고발견하기위하여밤을샌다.

만해선사의“저리고쓰린슬픔은힘이되고열이되어서어린양과같은작은목숨을살아움직이게합니다.님이주시는한숨과눈물은아름다운생의예술입니다.”(「生의藝術」)그런고뇌를하는시인의한숨과눈물이바로생의예술이지않겠는가.그생의예술을빚어내는시인의시는슬픔의힘이열이되어어린양과같은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