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드 1

블론드 1

$19.84
Description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
조이스 캐럴 오츠가 직접 꼽은 대표작!
시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원문에 충실한 새로운 번역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발표하는 소설마다 파란을 일으키고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아온, 그 이름만으로 고유한 ‘장르’가 된 조이스 캐럴 오츠가 21세기 벽두에 20세기 가장 상징적인 아이콘을 주인공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의 장편소설을 내놓는다. 시종일관 굵직하고 논쟁적이며 독특한 미국적 주제를 다뤄온 오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바로 『블론드』다. 『블론드』는 2000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압도적으로 생생하고 강렬하다” “오츠는 자기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을 창조해냈다” “도저히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과 같은 극찬과 함께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등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걸작이라는 평을 두루 받았다. 그리고 첫 출간 후 20년이 되는 해인 2020년 『블론드』 20주년 기념판이 다시 출판되었다. 이는 『블론드』가 여전히 ‘지금, 여기’에서 읽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는 반증이다. 아니, 오히려 시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새롭게 ‘다시 읽기’가 가능한 혹은 필요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념판 ‘서문’을 쓴 일레인 쇼월터(프린스턴대 영문학과 명예교수)가 말한 것처럼 “고작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책은 먼로의 이야기를 과장하여 선정적으로 다뤘다고 읽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열정적이고 예언적인 변론으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이스 캐럴 오츠의 시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원문의 맛을 최대한 살려 새롭게 번역한 『블론드』를 한국 독자에게 내놓는다.
저자

조이스캐럴오츠

JoyceCarolOates
매년가장유력한노벨문학상후보로꼽히는미국현대문학의대표작가.여덟살때『이상한나라의앨리스』로처음문학적감동을접하고,열네살때할머니에게선물받은타자기로작가의꿈을키우기시작했다.1964년첫장편『아찔한추락』을펴낸뒤오십편이넘는장편을비롯해시,산문,비평,희곡등거의모든문학분야에서부조리와폭력으로가득찬현대인의삶을예리하게포착해왔다.「얼음나라에서」(1967)와「사자TheDead」(1973)로오헨리상,『그들』(1970)로전미도서상,『좀비』(1996)와『악몽』(2011)으로브램스토커상,『폭포』(2005)로페미나상외국문학상,「화석형상」(2011)으로세계환상문학상을받았으며,『블론드』(2000)는전미도서상최종후보뿐아니라『블랙워터』(1993),『내가사는이유』(1995)에이어세번째로퓰리처상후보에올랐다.또한2003년문학부문업적으로커먼웰스상과케니언리뷰상,2006년시카고트리뷴평생공로상,2019년예루살렘상을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카시지』『이블아이』『대디러브』『인형의주인』『그림자없는남자』『흉가』『폭스파이어』『멀베이니가족』등이있고,산문집『적대적인태양』『작가의신념』,시집『익명의죄』『천사의불꽃』『시간여행자』『부드러움』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007
서문011
프롤로그1962년8월3일
특급배송029
아이1932-1938
키스035
목욕041
모래도시082
제스이모와클라이브삼촌141
잃어버린아이155
선물주는사람들164
고아171
저주185
소녀1942-1947
상어205
‘시집갈때’207
장의사의조수275
어린아내290
전쟁358
핀업1945371
소속사380
딸과어머니389
변종404
벌새408
여자1949-1953
카리스마왕자님437
‘미스골든드림스’1949441
연인469
오디션471
탄생483
앤절라1950486
부서진제단537
룸펠슈틸츠헨554
거래564
넬1952575
룸펠슈틸츠헨의죽음599
구출612
그날밤…634
로즈1953638
제미니665
광경702

출판사 서평

“먼로는나의‘모비딕’.”
『블론드』는오츠가우연히보게된한장의사진에서시작되었다.‘곱슬곱슬한갈색머리에조화로만든왕관을쓰고목에는귀여운로켓목걸이를건,아직전혀매릴린먼로로보이지않는열다섯살노마진베이커의환히빛나는얼굴’을사진에서보고오츠는자신의유년시절을,그시절녹록지않은가정환경에서자라던친구들을떠올렸다.그리고시대의아이콘이된매릴린먼로에의해지워져버린외로운이소녀에게자신이생명을불어넣어줄수있으리라는전율을느꼈다.그래서처음에는평범한여고생이스타로탈바꿈하는중편소설을쓸계획이었으나,먼로에대해알아갈수록‘단순한피해자라고하기엔너무나도거인이었던한여인’을탐구하려면보다거대한허구적형식이절실함을깨달았다.오츠가직접밝혔듯“먼로는나의‘모비딕’,무수히다채로운층위의의미와의의가중첩되어진짜대하소설이나오겠다싶은,전기충격기같은강력한이미지”였기때문이다.
하지만오츠가쓰고자했던건매릴린먼로의전기가아니었다.당연히역사적사실을따르는전기소설또한아니었다.『블론드』는전적으로허구의산물이다.오츠는‘작가의말’에서밝혔듯‘증류’라는과정을통해사건을압축하고융합해먼로의인생에서‘상징적인몇몇만선택적으로’살피면서,겉으로드러나지않은내밀한시적진실과영적진리를획득하기위해오히려픽션형식을극대화했다.이와함께20세기중엽미국사회와문화를특징짓는정치,스포츠,종교,범죄,공연등을먼로의삶과교차시키며시대적배경의골격을창조했다.남성중심적인할리우드제작시스템,영화산업내공산주의자에대한마녀사냥과문화계블랙리스트,살해당한젊은여성들에대한뉴스보도등이심도있게각각의스토리라인을가지고그려지면서작품전체의‘서사시적품격’을높여준다.

“내가살아갈자격이있는사람이라고단한번도생각해본적이없어요.
나는내삶의모든시간을정당화해야했어요.”
오츠는노마진베이커가그녀자신의경험,그리고더폭넓게는미국사회에서어떤‘삶의요소’를대표한다고보았다.가난하게태어나아버지에게버림받고결국어머니에게도버림받아고아로성장해야했던어린소녀는동화에서처럼금발의‘어여쁜공주’가되어만인의사랑을받게되지만전혀행복하지않았다.자신이진정원했던사랑은그런것이아니었으니까.그결핍때문에노마진은배우로서타고난재능을지녔음에도늘위축되고스스로정체성을형성하지못한다.늘내적불안감을안고마음을의지할누군가를갈구한다.
영화배우로서눈부신커리어를쌓아가면서도‘매릴린먼로’조차자신에게주어진하나의배역이라고여길만큼스스로자신감을가질수없었던그녀의삶은언뜻보면매우이례적인경우로여겨질수도있다.오츠는“내가살아갈자격이있는사람이라고단한번도생각해본적이없어요.나는내삶의모든시간을정당화해야했어요”라는노마진의말을책상옆에붙여두었다고한다.그리고“얼마나많은사람들이그런식으로살아가고있는지정말궁금하다”고말한다.즉,오츠가매릴린먼로에게서포착한것은그‘이례적임’이아니라오히려그녀가‘보편적인물’이라는점이었다.그래서“내가쓴것은‘매릴린먼로’가아니었다”고,“그녀를그린내초상화가생물학적사회적성을초월했으면하고남성독자도여성독자만큼이나그녀와동일시하기를바란다”고말한다.

20세기가장화려한성공을거둔한여성의내면에웅크린
거지소녀,추방자,아웃사이더의목소리와교신하여신들린듯써내려간심리적대서사시!
소설은매릴린먼로가죽기하루전날인1962년8월3일로거슬러올라가십대자전거배달부의모습을한‘죽음’이소포를전하러오는프롤로그로시작된다.이몽환적인구절로오츠는‘할리우드,즉거울과스모그와그림자로이루어진세계이자여자의몸을자극과수익을위한상품으로취급하는세계에사는어느여성스타의운명’에독자를끌어들인다.얼굴한번본적없는아버지,정신병원에입원한어머니,그리고고아원과위탁가정을전전하다이른결혼을하고,우연히‘카메라의눈’에포착되어잡지모델로데뷔하고이어처음단역으로출연한영화에서강렬한인상을남겨할리우드최고의여배우로급부상해찍는영화마다흥행가도를달리는,그러나만연한여성혐오문화속에서여성의몸으로살아가는것에수치심과자기혐오를겪고두번의결혼과이혼으로스캔들에시달리고마지막엔‘프레지던트’를사랑하게되는비극을맞는슬프고도얄궂은운명으로.
오츠는이삶의여정을풀어내기위해이전과다른문체양식을택했다.그여정자체가까다롭고복잡한수수께끼에다름아니며매우다층적이기에그에걸맞은‘서사시’양식이필요하다고여겼기때문이다.그것이바로끊임없이내적진실을찾아깊이파고들어가는‘심리적사실주의양식’이었다.여기에오츠는‘동화와고딕소설의문학적전통’까지끌어들여서사를더욱입체화한다.이를통해오츠는‘에마보바리가자신의시공간을표상했듯이,자신의시공간을표상하는여성의초상을창조’하고자했다.그래서독자는어느장면에서는동화책을읽는듯한,어느부분에서는섬뜩한괴기소설을읽는듯한,그리고어느순간엔심리소설을읽는듯한기분을느끼며이야기에빨려들어간다.

여성을위한,여성에의한,여성문학의신호탄이된예언적작품
처음출간되었을당시『블론드』는독자와평단의찬사도받았지만‘충격적이고기괴하며과격하다’는평도없지않았다.여성의몸을대상화하고성적으로착취하는소위‘할리우드의관행’을가감없이구현했기때문이다.하지만2017년일어난미투운동은이것이마냥‘충격적이고과격한’소설적묘사가아님을세상에드러내줬고,오늘날『블론드』는‘좀더현실적으로여겨지며,여기에담긴페미니스트적분노는정당성을얻’었다.
먼로의이야기는그유명세만큼이나널리알려져있고,그런만큼숱한책과영화와다큐멘터리와드라마로만들어졌다.그러나『블론드』는그유명세에가려진혹은유명세가지워버린먼로의진정성에천착한다.따라서독자는그저화려한삶을살다간한스타여배우가아닌우리와다를바없이사랑받기를원하고내면적갈등을겪고좌절과실패를거듭하면서도성공을위해모든것을쏟아부었던한여성을새롭게발견하고공감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