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 김영하 장편소설

퀴즈쇼 : 김영하 장편소설

$13.94
저자

김영하

1968년강원도화천에서태어나군인인아버지를따라여러지역을옮겨다니며성장했다.잠실의신천중학교와잠실고등학교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경영학학사와석사를취득했다.한번도자신이작가가될것이라고생각하지않았지만,대학원에재학중이던1990년대초에PC통신하이텔에올린짤막한콩트들이뜨거운반응을얻는것을보고자신의작가적재능을처음으로깨달았다.서울에서아내와함께살며여행,...

목차



1장벽속의요정007
2장귓속말069
3장새벽의설움113
4장방으로가득한저택151
5장수족관속의상어239
6장흰개미굴293
7장회사365
8장장판교의롱맨431
9장어제의책,오늘의나491

개정판을내며522
초판작가의말526

출판사 서평

노력과운이라는아이러니
21세기서울을가로지르는청춘의오디세이아

1980년생이민수는부모없이외할머니와함께자랐다는것을제외하면남부러울것없이살아왔다.방에틀어박혀책을읽거나다운받아놓은드라마를보거나인터넷서핑을하는것이거의전부였던그의일상은외할머니의죽음을계기로크게달라진다.외할머니가남겨놓은거액의빚때문에무일푼으로길바닥에나앉게된그는창문도없는1.5평고시원에들어가편의점알바를하며간신히살아가게된다.그런그에게위안을주는것은채팅사이트‘퀴즈방’뿐이다.참가자들끼리주로책이나영화등에대한문제를내고정답을맞히며지적유희와쾌감을즐기는그곳에서이민수는‘벽속의요정’서지원을만나사랑에빠진다.실제의만남에서도그들은만나기훨씬전부터알아왔던것처럼서로를문득알아본다.가상세계와의접속을통해펼쳐지는,이른바‘사이버시대사랑의현상학’이라고부를만한장면이다.그러던어느날,편의점에서해고당하고고시원에서도쫓겨나갈곳없는이민수에게“퀴즈란지혜의힘을빌려우연과맞서는인간의운명을시뮬레이션하는것”이라는신념을가진이춘성이라는사내가천만원짜리수표를내밀며퀴즈쇼에출전할것을제안한다.

“내삶에서어떻게‘운명’이지배하는영역을줄이고
‘재주’가관할하는영역을넓힐수있을까?”

『퀴즈쇼』에서는1997년IMF체제이후의만성적인경기불황,온갖정치경제적인혼란과갈등의무대인대한민국의수도서울에서대학원까지다니고도백수신세를벗어나지못하는이십대후반의한젊은이가겪을법한고통스러운삶이펼쳐진다.하루아침에빈털터리가된이민수의눈에노력을강요하는세상은부조리함그자체다.그런그에게무용함에대한추구와게으름사이에서머무는일은일종의사보타주다.하지만이춘성의명함에적힌“불확실한것은운명이지배하는영역,확실한것은무릇인간의재주가관할하는영역”이라는문구처럼,퀴즈쇼는이민수에게자신의운명과부조리한세상에맞서는계기가된다.퀴즈쇼가벌어지는‘회사’는지식에대한순수한열정만갖추면승승장구하여돈과명예를얻을수있는곳처럼보인다.그러나‘회사’를거꾸로뒤집으면‘사회’이듯,‘회사’또한운에의해승부가좌우되고경쟁과욕망으로가득한곳이다.현실인지환상인지알수없는‘회사’에서빠져나온이민수는헌책방에서일하며자신의현실을새롭게쌓아올리고자한다.‘회사’를통과하는동안그의안에서무언가가변한걸까?그는말한다.“이제시작이라고생각해.그리고나는앞으로좀많이달라질것같아.”그렇다면이민수에겐밝은내일이기다리고있을까?

21세기서울은어디로향하는가

『퀴즈쇼』는2007년에초판이발행되었다.그러나그로부터15년이지난지금의서울과이소설에담겨있는서울의풍속도는놀랍도록닮아있는것에그치지않는다.“신자유주의가만들어놓은소수독과점의경제구조,양극화현상,비정규직의전면화등‘삶의자본화’또는‘삶의생존전략화’라고총칭할수있는이시대젊음의고단한세상살이”는더욱심화된것처럼보인다.2007년의이민수는2022년에어떤어른으로성장했을까?또는반-성장했을까?그렇다면우리사회에서성장한다는것은어떤의미이며,반-성장으로서의성장이란어떤것일까?그리고이소설이다시출간되는지금여기에서부모를여의고,빚에시달리고,고시원을전전하는2022년의이민수들은어떻게살고있으며,우리사회는그들을위해무엇을하고있고무엇을할수있을까?『퀴즈쇼』개정판은이러한질문들을우리에게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