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우리세대의신데렐라야.”
어머니가남긴뜻밖의유산으로삶을구하다
현실을소설처럼살고자했던외할머니,서구의귀족문화를동경하며저높은곳으로날아오르기를열망했던엄마.그런엄마의욕망대로유학을떠났다가유부남과의연애가발각되어강제귀국을당했으나당당하기만한언니.
가쓰라가의여성은남다르다.평생‘뭐라말할수없는꿈’을꾸며살아간다.아름다운것에집착하고고상하고향기로운세계를부나방처럼좇는다.분수도,만족도모른다.도리나사회적규범이그들의욕망을막을수없다.
미쓰키는그들과다르다고생각했다.스스로이성적판단에따라선택한인생이라고믿었다.
미쓰키는불행할권리가없다고도생각했다.좋은환경에서자라나파리유학도다녀오고대학에서강의를하고있는데다가교수인남편과부자언니,팔십대에도여전히화려하게살수있는엄마가있으니까.
하지만나이를먹어감에따라뭔가잘못되었다는느낌이끈적한실처럼온몸을친친감아온다.“손가락사이로인생을주르르내버리고있”는기분이지만차분히성찰할여유도없다.병원에홀로내팽개진채쓸쓸히숨을거둔아버지에이어영원히끝나지않을것같은엄마의병간호도도맡고있기때문이다.
엄마가골절로병원에실려간날에남편의불륜까지발견하지만그문제를숙고할시간조차없다.당장닥친엄마일이우선이다.엄마문제부터해결해야한다.그리고나서,그런다음에…..
드디어‘기적처럼’엄마의죽음이찾아오고미쓰키는해방되었다는흥분이온몸을관통하는것을느낀다.그리고장례식이후떠난여행지에서외할머니-엄마-자신으로이어지는운명의비밀을깨닫게되는데……
독창적스토리텔링과서늘한문장으로운명을지배하는숨은힘을찾아나선다
첨단의글쓰기로문제작을선보이며발표하는소설모두문학상을수상한미즈무라미나에가‘죽어가는엄마를간병하는위기의딸’이라는설정의장편소설을발표했을때뻔한전개로흘러가리라예상한이는아무도없었을것이다.과연작가는근대가장유명한신파소설을배음으로깔고일체의감상주의를걷어낸‘가족서사’를펼쳐보인다.가차없는시선은엄마와남편뿐아니라주인공의내면을향할때에도예외가없다.삶의근원적슬픔에닿아있으면서도노화,이혼,죽음,그리고그모든것의바탕을이루는금전적문제를꼿꼿이직시하는서술에는위엄마저서려있다.
그것만으로도충분히흥미로울소설은뒤로갈수록결이달라지며독자들을전혀새로운곳으로끌고간다.그동안이야기위의이야기,이야기바깥의이야기를써온미즈무라미나에의야심은『마담보바리』와『이방인』그리고우리에게‘이수일과심순애’로알려진신파소설『금색야차』를연결하면서여성삼대를지배해온‘이야기’의정체를깊숙이파고드는데에서선명히드러난다.
역자인송태욱은미즈무라미나에의소설을“근대일본문학사라는캔버스위에그려진그림”과같다고말한다.나쓰메소세키의미완성작『명암』을이어서다시썼던데뷔작『속명암』이나에밀리브론테의『폭풍의언덕』을새로쓴『본격소설』처럼『어머니의유산』역시문학사의정전(들)을이어서또는새로쓰는작업이라할수있다.작품표면에는물론어머니의간병과죽음을둘러싼여성삼대의이야기가펼쳐지지만,서사적심층에는서구의고전들,예컨대『마담보바리』『이방인』『적과흑』등의소설과오페라<라보엠>같은이야기들이번역또는번안을통해근대이후동아시아인들의내면을형성하는과정이자연스럽게녹아있다.이런점이야말로미즈무라미나에의독특한소설적세계이자작법이라할수있다.『어머니의유산』은지금여기,우리모두가필연적으로맞닥뜨릴수밖에없는현실과작가특유의작법이만나겹겹이풍요로운눈부신작품이되었다.
추천사
신문연재당시부터커다란전율과감동을선사한이소설은엄마의죽음이후자신의삶을돌아보기시작하는한여성을경탄할만큼감상주의가제거된필치로그려낸다.주인공은독립성과행복할권리,즉재산이아니라자아에대한인식이야말로어머니의유산이었음을비로소믿게된다._오프라매거진
엄마와딸사이의복잡하고불안한관계에대한매우감동적인탐구.미즈무라는예리한관찰력으로인물들의표면아래꿈틀거리는혼란과분노를한겹한겹드러낸다.모두에게와닿는,훌륭하게쓰인소설._카리루나(작가)
엄마와의복잡한유대에관한필독서.개인적체험에바탕한눈부신소설._워싱턴포스트
작가는옛것과새것을절묘하게섞어근대가장유명한통속소설에서화려함을죄책감으로,로맨스를현실적이야기로바꾸며아주재미있는역작을창조해냈다._월스트리트저널
미즈무라미나에는가족내역학과육체적쇠퇴를사실적으로관찰하면서,이두가지모두한치의감상도허용하지않는시선으로해부한다…중년의시련을지성과공감으로묘사한다…미즈무라는어떻게한작가가자기뿌리의언어로세계적보편성을만들어낼수있는지보여주는매혹적인본보기이다._뉴욕리뷰오브북스
주인공미쓰키의이야기는,정체성의역설과불안한타협을여전히생각해야하는일본중산층의심리적혼란으로놀랍게확장된다._뉴욕타임스
가족사와그것이관계와전통에미치는영향에대한설득력있는탐구._퍼블리셔스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