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

$17.14
Description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직접 돌아본 자신의 지적 여정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인류학자, 과학기술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태정치학자로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 예술가, 생태학적 재앙에 맞선 투사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 과학, 기술, 예술, 법, 종교, 정치, 근대성,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지식인’으로서 내놓는 저서마다 학계에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2022년 일흔다섯 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는 바로 그 전해인 2021년 브뤼노 라투르가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니콜라 트뤼옹과 나눈 대담을 바탕으로 2022년 출간된 그의 마지막 대담집이다. 파리의 자택에서 ‘소탈하고 경쾌하지만 힘있는 태도’로 이 대담에 응한 이유로 그는 “당신 덕분에 나의 전반적인 논지를 설명할 기회가 생겼네요.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논지를 따라갔지요. 이제 명쾌하게 밝힐 수 있는 때가 됐어요”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라투르의 사상 전체를 그 자신이 결산한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생의 말년에 접어든 라투르가 직접 자신의 평생에 걸친 지적 여정을 차근차근 들려주는 만큼 라투르 사상에 대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얼핏 따로 노는 듯 보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에 혼란스러웠을 수 있는 많은 라투르 독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

브뤼노라투르,니콜라트뤼옹

저자:브뤼노라투르(BrunoLatour)
프랑스의사회학자,인류학자,철학자,과학기술학자이자근대성비판과인간중심주의해체에토대를둔생태주의정치철학을제시한정치생태학자.인문사회과학분야의노벨상으로불리는홀베르상과저자의모든저작에대해수여하는교토상을받았고,그가창안한새로운사회분석틀인‘행위자-연결망이론’은다양한분야에폭넓게적용되고있다.
1947년프랑스부르고뉴에서태어난브뤼노라투르는부르고뉴대학에서철학과신학을전공하고투르대학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파리국립광업학교,런던정치경제대학,하버드대학,파리정치대학교수를역임했으며,2022년일흔다섯살의나이로타계했다.
‘과학적사실이란무엇인가’라는과학철학적주제를다룬첫저서『실험실생활』(1979)을시작으로『파스퇴르:세균들의전쟁과평화』(1984),『프랑스의파스퇴르화』(1988),『우리는결코근대인이었던적이없다』(1991),『자연의정치』(1999),『판도라의희망』(1999),『존재양식의탐구』(2012)등다수의문제작을펴냈으며,이후에는기후위기로인한새로운기후체제를사유하며대응방법을탐구한『가이아마주하기』(2015),『지구와충돌하지않고착륙하는방법』(2017),『나는어디에있는가?』(2021),『녹색계급의출현』(2022)등을발표했다.그의저서대부분이20여개국이상의언어로번역출간되었다.

저자:니콜라트뤼옹(NicolasTruong)
프랑스의작가이자저널리스트.프랑스일간지〈르몽드〉의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있다.알랭바디우와진행한공개대담을엮은책『사랑예찬』이국내출간되었고『댓글사회』(2022)를발표했다.

역자:이세진
서강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불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명상록수업』『브뤼노라투르의과학인문학편지』『고대철학이란무엇인가』『우리에겐논쟁이필요하다』『인생처음철학수업』『아직오지않은날들을위하여』『티에르탕의베케트』『보부아르,여성의탄생』『도덕적인간은왜나쁜사회를만드는가』『에코의위대한강연』『아노말리』등이있다.

감수:배세진
프랑스의포스트구조주의를중심으로미국과독일등을포함하는여러국가의비판이론을전공한정치철학자.연세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미디어문화연구전공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프랑스파리시테대학교에서정치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연세대학교매체와예술연구소연구원이자미디어문화연구전공강사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미셸푸코』『역사에관한글들』『자본을읽자』『사회학자와역사학자』『가부장자본주의』등이있고『사상의좌반구』의해제를썼다.

목차


서문_7

세계의변화_39
근대성의종말_51
가이아의독촉_63
어디에착륙할것인가?_75
새로운생태계급_87
집합적장치의발명_99
종교적인것의진리_111
과학이만들어지는대로_123
존재양식들_137
정치의원환_151
철학은참아름답지요!_165
릴로에게보내는편지_179

감사의글_183
해제:모든것을전부다시해야한다_185

출판사 서평

“근대는하나의괄호,이제끝에다다른역사의순간입니다.”

니콜라트뤼옹은라투르가대중적인지도를얻기시작한생태학에관한두저서『지구와충돌하지않고착륙하는방법』과『나는어디에있는가?』로부터대담을시작한다.우리가살아가는새로운기후체제를부단히사유해온브뤼노라투르는인류세에진입한이래로우리가사는세상이달라졌다고,“우리는더이상같은세계에살고있지않다”고단언한다.자연과문화,주체와객체,인간과비인간을분리할수있다고믿었던근대적사고는종말을맞이했고,‘이륙’과‘도약’을강요했던근대성은오히려지구의거주가능성을파괴해왔다.기후위기와코로나19사태로이런상황이명명백백해졌다고라투르는말한다.

우리가지구를근대화하면지구는사라질겁니다.지구는우리인간이서식할수없고살수도없는곳이됩니다.근대는하나의괄호,이제끝에다다른역사의순간입니다._54쪽

따라서우리는이제거주가능한조건을유지하기위해라투르가과학적이자신화적이자정치적인개념인‘가이아’라고명명한지구의외피에‘착륙’해야한다.이를위해근대성의대안으로내놓는것이바로‘생태화’다.하지만이는모든상황에있어‘대대적인방향의전환’이기때문에결코쉬운일이아니다.라투르는논쟁에뛰어들고,진보와옛것의분리를포기하고,생산보다는거주가능한조건을우선시해야한다고,또한사회전체가근대관념으로박탈당했던비판역량을획득하고‘생태적’문명을창조해야한다는이해에도달해야한다고말한다.

급변하고있는지구에서우리는어떻게살아남을것인가
진정한착륙을위한‘자기기술’과생태계급의형성

경험주의철학자이자실천하는지식인이었던라투르는그저화두를던지는데그치지않고실제적인방안을모색한다.그가주요하게제안하고직접컨소시엄을꾸려집단적으로실천했던것이바로‘자기기술autodescription’이다.

이세계를인식할수단을확보하고싶다면이세계를기술할장치부터갖춰야합니다.자기는마치다른세계에있는양외부인의객관적태도로기술하는게아니라자기입장에서기술해야하지요.철학과존재론의근본적문제에대해서나는늘실용적이고경험적이라고할만한해결책을찾습니다.그래서내가찾은해결책은이렇습니다.“당신이의존하고있는것들을모두적어보시오.”혹은“당신이무엇에의존하느냐가영토를정의할겁니다.”이것이내가하려는작업입니다._77~78쪽

자기기술이중요한이유는이를통해자신이처한상황을구체적으로인식하게되고그에따른행동역량도생기기때문이다.우리는저마다자기를위해행동하는것부터시작해야한다.개인이각자의수준에서작은규모로행하는이런저런활동이세상을구성하며,사람들에게정치적역량을되돌려주고일반성으로의성급한도약을피하게해주니까.그리고이로써우리는어디에어떻게착륙할것인지비로소파악할수있게되는것이다.

이렇게행동역량,비판역량,정치적역량을획득한이들이새로운계급,바로‘생태계급’을형성하리라고라투르는보았다.생태학적문제가과거의정치적문제들,다시말해마땅히관심을기울이고논의해야하는문제들과대등해졌다고느끼는지금,“새로운합리성,새로운문명화과정,그과정의진전을구현하는건우리입니다.우리는지구의거주가능한조건을근본적인문제로생각하니까요”라고말할수있는계급이필요하고,이들이과거에는서로어울리지못했을개인,집단,독립체와연합해투쟁을이끌어나가리라고라투르는말한다.

무리로사유하고팀으로성찰한
브뤼노라투르의희망어린초대

생태계급의형성을통해생태화로나아가기위해라투르가목표로삼았던것은다양한매체와학문분과들이서로대등한‘집합체’를만드는것이었다.

내가높이평가하며함께작업하고있는젊은연구자들은이렇게말하는것이옳다고봅니다.“근대화에서생태화로넘어가기위해서,다시말해근대화상황에서의자유와풍요를보존하면서도지구의거주가능한한계안에머무는상황으로가기위해서단행해야할변화는모든학문분과를필요로할만큼,또한대학,박물관,그외모든기관에서상상할수있는가능한모든주제를두고연구해야할만큼광범위합니다.”_109~110쪽

그래서라투르는늘집단과장치의도움을받아무리로사유하고팀으로성찰했다.그과정에서학제간연구뿐아니라여러학문분과와예술적실행을결합한전시나연극,퍼포먼스등텍스트이외의다양한장치를활용했다.“나자신에게던지는질문중어떤것은내가풀수없기때문에나보다그문제를더잘아는전문가나나와는자못다른감수성을지니고나와부딪혀사유의생산에자극을주는예술가에게도움을청”했던것이다.

이바탕에는라투르가근본적으로‘존재양식을사유하는철학자’라는사실이깔려있다.철학은전체를사유하며필연적으로집합적이다.따라서다양한양식들이헤게모니쟁투를벌이며서로파괴하는것을피하게해주고각자의존재양식을존중하도록범주오류를잡아내는역할을한다.라투르에게철학은이런것이었기에,프랑스인류학자필리프데스콜라의말마따나그의‘외교철학’이특히새로운기후체제와생태학적문제에대한사유가시작된이후로‘이시대의사상’이될수있었고,이사상은“인간과비인간,자연과사회를분리하는듯했던근대성은현실을떠나뜬구름위에수립된것임을깨닫게했다.”
마지막으로니콜라트뤼옹은브뤼노라투르에게2060년에마흔살이되는그의손자와그세대에게한마디해주길요청한다.라투르는처음20년은매우힘겨우리라고,그시간을위한대비가필요할거라고하면서도,그다음20년은좀더나을거라고,왜냐하면‘마침내우리가있는곳을파악했을’것이기때문이라고말한다.

우리는비로소착륙했을거예요.이전20년동안의막대한변화와재앙,그리고우리가오늘날이미겪고있는변화와재앙이마침내분해되고소화될수있을겁니다.우리는결국우리를거기서벗어나게해줄정치제도,법적정의,예술,과학,그리고아마변화된경제상황을찾게될겁니다._181쪽

이메시지는미래를절망하기보다직접그미래를만들어가라는,미래로뛰어들라는희망어린초대다.브뤼노라투르는착륙했고,이제우리차례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