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여행가방

$15.55
Description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이 품고 있는
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리즈, 복복서가 ‘지식산문 O’
복복서가 ‘지식산문 O’는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 가운데 특히 흥미로우면서도 새로운 사고를 촉발하는 책들을 선별해 국내 독자에게 선보이는 시리즈다. 사물에 관한 깊이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로, 독자는 이 시리즈를 통해 늘 곁에 있는 물건들, 그래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탐험하며 교양을 쌓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모양과 형태가 다양한 사물만큼이나 자유로운 구성과 형식으로 쓰였으며, 특정 사물에 대한 작가 저마다의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다. 블룸즈버리 출판사는 이 시리즈를 “짧고 아름다운 책들”로, “예술가·학자·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하며, 명확한 문체, 상상력, 간결함을 중시한다”고 소개한다.
간결함. 아름다움. 상상력.
독자들이 이 작은 책들을 펼쳤을 때 지적이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하게 둔 가치들이다. 그런 목표 아래에서 탄생한 이 시리즈의 한국어판은 ‘여행가방’이 연다. 한국 독자들을 만나러 온 여정이니, 딱 적당한 시작 같다. 저자 수전 할런은 여행가방이라는 물건을 탐색하며 독자들을 두 가지 여정으로 안내한다. 하나는 여행가방 자체의 여정이다. 거기서는 이동, 집, 젠더, 계급, 소비, 노동 등의 이야기를 품은 여행가방의 역사와 그 의미를 들려준다. 다른 하나는 저자인 수전 할런의 여정이다. 그녀는 여행가방에 짐을 싸고 반려견 밀리와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이 두 갈래의 여행길 위에서 우리는 여행가방과 여행이 문학·영화·예술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단순하고 작은 세계처럼 보이는 여행가방이 사실은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한데 꾸려놓은 여행가방이니, 그저 들고 나서기만 하면 된다.
저자

수전할런

저자:수전할런SusanHarlan
미국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의영어학과부교수.『전쟁의기억:근세초기영국』(2016)의저자이며,가디언,올(TheAwl),비터사우서너,모닝뉴스,커브드,더커먼,퍼블릭북스,제저벨,아틀라스옵스큐라등의매체에기고해왔다.

역자:최정수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파울로코엘료의『연금술사』『마크툽』,아니에르노의『단순한열정』,프랑수아즈사강의『어떤미소』『한달후,일년후』,기드모파상의『기드모파상:비곗덩어리외62편』,아모스오즈의『시골생활풍경』외에『르코르뷔지에의동방여행』『우리기억속의색』『여자를삼킨화가피카소』『역광의여인,비비안마이어』『노시그널』『나는죽음을돕는의사입니다』등110여권의책

목차


들어가며:여행과물건들
1.여행가방과비밀들
2.여행가방의언어
3.짐꾸리기
4.나의여행가방
5.잃어버린여행가방:앨라배마의미회수수하물센터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오’하고새롭게보게되는
우리를둘러싼일상속사물들

여행가방,트렌치코트,퍼스널스테레오,청바지,유아차,인형,먼지,쇼핑몰등이시리즈에서조명하는사물의종류에는한계가없다.작가들은사물이겪어온다양한변화들을,어떻게지금에이르게되었는지를풀어낸다.형식에도제한이없다.작가가선택한,아니작가를선택한사물이무대에앉아마치감독이자주연배우처럼책의장르와연구방향을지시하는것같다.그결과독자들은갖가지주제와형식의다채로운책들을만날수있다.
‘지식산문O’의첫책은『여행가방』이다.영국에서시작된시리즈의한국어판을선보이는데맞춤한시작이다.가방의사연과함께하는여행이라니,누군가의가방을구경할수있다니,한번따라가보고싶지않은가?

여행가방의역사와문학,잃어버린짐들의운명까지,
길위에서만나는이야기들

비행기나기차표를끊는다.숙소도예약한다.여행지에서할일을계획한다.방문할곳을정하고,맛집들도알아본다.날짜가다가오면드디어그순서다.여행가방꾸리기.까맣고바퀴달린캐리어일수도있고,큼직한보스턴백일수도있고,그저배낭일수도있다.여러분은어디에짐을꾸리는가?여행때마다반드시가져가는가방이있는가?왜그가방을선택하는가?누군가의여행가방이야기는,반드시여행이야기일수밖에없다.여행과여행가방은마치출발과도착처럼함께하는법이다.그래서저자수전할런이여행가방이야기를시작하는곳역시공항의수하물찾는곳이다.컨베이어벨트를타고피로한여행객들의눈앞을오가는여행가방들은여행에대한설렘과불안도안고있지만역사도간직하고있다.

여행을하는이유와이동방식에따라무엇을가지고갈지가결정되었다.여행을위한물품은여행자의필요,욕구,취향에따라발전해왔다.중세유럽의귀족들은때때로문장紋章으로장식된궤를가지고여행했다.그상자들은가죽이나나무,쇠로만들어진경우가많았고,악천후와도난사고로부터물건들을보호할수있게디자인되었다._27쪽

순례,그랜드투어,부유한유럽귀족들의크루즈여행을지나,자동차와비행기를대중적으로탈수있게된시대에이르는동안여행가방은단순해지고가벼워졌으며,또표준화되었다.하지만여행자각자가지닌수하물,여행의사연은표준화되지않았다.그리하여여행가방들이어떤비밀을지녔는지소설과영화를통해살펴보고,여행가방에얽힌언어도탐험할것이다.여행가방의어원,문학안의은유,문학밖의사건(제인오스틴과헤밍웨이와오르한파묵이어떤일을겪었는지알아보라)이펼쳐진다.짐꾸리기와관련된산업의모습도살펴봐야한다.여행가방판매,여행산업,짐꾸리기에대한조언을해주는패션산업에이르기까지.

이렇게여행가방과여행의사연을이리저리들여다보는동안한쪽에서는다른여행도펼쳐진다.저자인수전할런이학회에참석하기위해떠나는여행이다.할런은자동차로셰익스피어학회가열리는애틀랜타로향한다.자동차에실을커다란트렁크에짐을싸고,반려견밀리를태워떠난다.중간에소도시모텔에서하루를묵으며밥도먹고기념품도산다.애틀랜타학회장에도착해서는편한옷에서학회용옷으로갈아입는다.토론을하고학회일정을해나갈수록더러워진옷들이캐리어한쪽면에쌓인다.“호텔방안에서나는여행가방을화장실바닥에내려놓고연뒤지금무엇을꺼내야할지그리고무엇을남겨둘지고민한다.옷장안작은고리가달린호텔옷걸이에옷몇벌을걸어놓는다.”(170쪽)별다른사건없는담담한여행이지만,이런걸구경하는일을마다할수있는독자는없으리라.

저자의이야기는여기서끝나지않는다.할런은여행가방컬렉터다.할머니할아버지시절부터전해내려온오래된여행가방들을가지고있고,빈티지가방들도사곤한다.그가산빈티지가방에서는이전주인이그린그림이발견되기도하고,주소적힌라벨이그대로붙어있기도하다.때때로새가방도산다.대학에일자리를얻어이주해야했을때,여행에서너무많은물건을사버렸을때는커다란가방도구했다.
여행가방의이모든여정은어디서끝이날까?미국앨라배마의미회수수화물센터다.어떻게해도주인을찾을수없는,주인을잃어버린가방들의종착지.여기서가방들이어떻게되느냐고?그건비밀이다.수전할런이학회를무사히마쳤는지,어떤기념품을사서돌아갔는지,그는여행이끝나자마자가방을푸는타입인지아닌지도비밀이다.책을펴면알수있으니그렇게오랜비밀은아닐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