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

기념품

$15.02
Description
소소한 기념품에 숨겨진
사천 년 인류 역사의 비밀스러운 신비를 들여다보다
먼 곳으로 떠난 사람들은 왜 절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 바닷가에서 주운 조개껍데기, 에펠탑 열쇠고리, 그림엽서, 마그넷…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시대를 불문하고 유효했다. 지금처럼 관광지마다 양산형 물건들을 파는 기념품점이 많이 생겨나기 전에도 사람들은 어딘가에 가면 꼭 기념할 만한 무언가를 사 왔다. 사 올 게 없으면 심지어 훔쳐오기도 했다. 중세시대에 성지순례를 떠난 순례자들은 땅바닥의 흙을 담아 오거나 종려나무 잎을 주워 왔고, 셰익스피어 생가를 찾은 사람들은 작가가 앉았던 나무의자를 칼로 살짝 도려내 그 조각을 챙겼다. 계몽 시대에 학식을 쌓기 위해 유럽대륙으로 ‘그랜드 투어’를 떠났던 부유층 자녀들은 낯선 나라의 이국적인 기념품에 관심을 가졌다. “네덜란드에 가면 튤립 구근과 도자기를, 스위스 알프스산맥에 가면 수정과 허브를”, 그리고 “밀라노에서는 향긋한 비누와 크리스털로 된 물건을” 가져왔다. 당시 기념품에 열성적이기로 유명했던 인물인 제3대 벌링턴 백작 리처드 보일은 무려 878개의 짐 가방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이렇게 모은 진귀한 물건들을 주변 사람에게 자랑하거나 선물했다. 또는 집안에 경이로운 방이라 이름 붙인 공간, 즉 ‘분더카머’를 마련해두고 자랑스레 진열해두거나 대학과 공공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대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여행지의 물건에 집착했던 걸까? 어쩌면 이 물건들은 보이는 것보다 심오하고 커다란 무언가와 이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일종의 기념품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수집해야 하는지 또는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나열한 책은 아니고, 왜 우리가 여행할 때 기념품을 찾는지, 과거의 여행자에게는 기념품이 어떤 의미였는지, 또 우리가 기념품을 통해 삶을 어떻게 서사화하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_13쪽
저자

롤프포츠

저자:롤프포츠RolfPotts
칠십여개국이상을여행하며내셔널지오그래픽트래블러,뉴요커,뉴욕타임스,가디언등을비롯한다양한매체에글을기고해온여행작가.끊임없이자기만의독창적이고자유로운여행을시도중이다.첫책『배거본딩』(2003)이베스트셀러에오르며여러언어로번역출간되었다.『마르코폴로는그곳에가지않았다』(2008)로미국여행작가협회에서로웰토머스상을받았으며,미국작가최초로이탈리아채트윈상여행기부문수상자로선정되었다.

역자:송예슬
대학에서영문학과국제정치학을공부했고대학원에서비교문학을전공했다.옮긴책으로는『궤도』『최적화라는환상』『친구와연인,그리고무시무시한그것』『매니악』『눈에보이지않는지도책』『사울레이터더가까이』등이있다.

목차


서문

1.들어가며:너무많은에펠탑
2.순례시대의기념품
3.계몽시대의기념품
4.막간:사적인박물관
5.기계복제시대의기념품
6.기념품과인간의고통
7.기념품과진정성(이라는복잡한개념)
8.기념품과기억,그리고짧은인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자연의경이로움혹은예술적성취의증거이자
세계의가능성을보여주는매혹적인표지

기념품의역사는사천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시대와문화에따라유행하는기념품은달라졌지만,인류역사가시작된이래사람들은언제나기념품에진심이었다.여행이드문경험이었던과거에는이러한경향이한층더심했다.당시에는여행기념품이자신의특별한경험뿐아니라부와특권을과시할수있는증거였다.보편적인여행의형태가주로성스러운땅으로떠나는여정이던중세시대를지나계몽시대로접어들면서는예술,과학,인문주의적탐구가여행의중심테마가되었다.그에따라기념품도성유물과신성이깃든물건들,신의창조물이라할수있을자연물중심에서인문주의적탐구와예술에도움이될만한표본들로옮겨갔다.19세기말이되자양산형장식품이나대량판매용소품이인기를끌었고,지금우리에게익숙한기념품점이생겨나기시작했다.그리고20세기말,양산형기념품은수십억달러규모의세계적인산업으로성장한다.

여행을떠난사람들은일상과동떨어진공간에서,곧휘발되어버릴지모를지금이순간의기억을붙잡아두고싶은마음에기념품을구입한다.사람들이여행지에서가져오는물건들은얼핏비슷비슷해보이지만,각자에게는‘잃어버린시간’의우주를품은고유한사물이나다름없다.마치프루스트의소설속마들렌처럼,여행지에서의기억과감정을한순간에불러일으키기때문이다.그뿐일까.지도위에펼쳐진세계의모습을입체적으로감각하고앞으로펼쳐질여행을꿈꾸게하는신비한물건이기도하다.

내가인생의여러단계를거치며모은기념품들은그자체로무작위적인박물관을이루어내가세상을바라보고,그안에존재하고,주변을이해하는방식을전시한다고할수있다._89쪽

지극히사적이면서보편적인기념품의흥미진진한모험

『기념품』을쓴롤프포츠는끊임없이자기만의독창적이고자유로운여행을시도하는여행작가다.짐없이육주간세계를여행하고히치하이킹으로만동유럽을유람하거나걸어서이스라엘을횡단하는등새로운도전을이어가면서칠십여개국이상을여행했다.그가자신이모아온기념품컬렉션을소개하며(그중에는한국에서사간기념품도있다!)풀어내는기념품의역사와발자취는그야말로또하나의기발한모험담이다.

우리가생각하는일반적인기념품뿐만아니라범죄현장이나재난현장에서오랜시간기념품으로취급되어온것들,어느나라의전통적인물건이라고여겨지지만사실은특정한전통이나문화를그저‘수행’하고있을뿐인기념품들등기념품에얽힌다채로운이야기가펼쳐진다.이책을읽고나면당신이여행지에서사온물건들이전과는조금달라보일것이다.

각각의기념품이품고있는이야기가생각보다훨씬복잡하며,나의핵심적인자아감각과긴밀하게이어진다는사실을깨달았다._16쪽

[우리주변의평범한사물들이품고있는
놀라운이야기를발견하는시리즈,복복서가‘지식산문O’]

복복서가‘지식산문O’는영국블룸즈버리출판사의대표적인스테디셀러‘오브젝트레슨스’시리즈가운데특히흥미로우면서도새로운사고를촉발하는책들을선별해국내독자에게선보이는시리즈다.사물에관한깊이있고흥미로운이야기를담고있는인문에세이로,독자는이시리즈를통해늘곁에있는물건들,그래서눈여겨보지않았던것들에담긴숨겨진이야기를발견하고탐험하며교양을쌓는즐거움을누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