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

임신테스트기

$15.65
Description
“임신테스트기는 여성이 자기 몸의 통제권을 갖기 위한 최전선의 도구다.
주변 여성들에게 임신테스트기와 이 책을 같이 선물하자!”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가장 거대한 혁명을 일으킨 작은 막대 이야기
두 줄이 표시된 막대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작은 막대는 언제부터 우리 곁에 있었을까? 발명의 단초를 꽃피운 곳은 실험실도, 수술실도, 기업의 회의실도 아닌 어느 인쇄소였다. 사회가 구성해온 억압적인 ‘여성성’에 여성들 스스로 주체적으로 대항하며 목소리를 높여가던 1967년, 병원에서 진행하는 임신검사 원리를 접한 디자이너 마거릿 크레인은 의문을 품었다. “이런 검사라면 여성들이 스스로 시행해도 되지 않을까?” 그는 단순한 궁금증에 그치지 않고 부업으로 근무하던 인쇄소에서 시제품을 구상했다.
남성 부사장은 크레인의 제안을 듣곤 무안을 주었다. 여성들이 혼자서 여러 단계에 걸친 검사를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겠어? 하지만 몇 달 후, 비웃었던 크레인의 아이디어대로 가정용 임신테스트기의 디자인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임신테스트기의 미래를 논한다는 명목으로 회의실에 모인 열두 남성, 그리고 크레인. 크레인은 그 자리의 유일한 여성 참석자였다. 뚜껑에 핑크색 술이 치렁치렁 달린 용기부터 테두리가 다이아몬드로 섬세히 장식된 검사기까지… 테이블 위에는 남성 디자이너들이 내놓은 화려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시제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테이블 맨 끝에 놓인 크레인의 시제품만이 실제 사용자인 여성을 고려했고 최종적으로 채택되었다.
그렇게 채택된 최초의 가정용 임신테스트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막대 모양이 아니다. 여성이 한 손으로 쥐기 좋게 작기는 했지만, 직사각형 내부에 점안기와 시험관, 거울까지 포함되어 실험실을 연상시켰다. 용법도 단순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화학 실험을 연상시키는 열두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스스로 임신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그 기기를 선호했다.
당시 어떤 의사들은 여성이 출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임신검사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가정용 임신테스트기는 여성들이 임신검사를 흔쾌히 시행해줄 의사를 찾을 필요도, 그 의사에게서 검사의 동기나 차후 계획에 대해 의심받을 위험도 없애주었다. 여성들은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마칠 때까지는 자신의 검사 결과를 누구와도 공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비로소 몸과 성의 프라이버시를 되찾은 것이다. 지식산문 O 『임신테스트기』는 여성들에게 권리를 되돌려준 작은 막대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저자

캐런웨인가튼

저자:캐런웨인가튼KarenWeingarten
미국뉴욕시립대학교퀸스칼리지의영어학과부교수.재생산문화사와재생산기술연구자로『미국인의상상속임신중지:생명과선택이전,1880-1940』(2014)을저술했다.젠더와의학사를연구하는학술플랫폼너싱클리오에기고해왔다.

역자:서정아
사람과문화,우주에대한호기심으로가득한번역가이자치과의사다.좋은글을정직하게전달하기위한자발적고민을즐기며책과언어를사랑하는행복한삶을여전히꿈꾼다.옮긴책으로『사실의수명』『내가알던사람』『기발해서더놀라운의학의역사』『다운걸』『칼끝의심장』『날씨의세계』『생존자카페』『심장』『HolyShit』『들소에게노래를불러준소녀』『맹그로브의눈물』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역사
1.설계
2.호르몬
3.소변과혈액
4.막대

2부문화
5.말해주세요,의사선생님
6.아름답고젊은여성의고뇌
7.임신테스트기없이는임신도없다
8.임신테스트기와공상과학

나오며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혁신의빛과또다른억압사이,작은막대의위태로운외줄타기

임신테스트기가우리곁에자연스럽게녹아든데는미디어도한몫했다.작은막대로임신여부를판별할수있다는혁신은작가들을매료시켰다.드라마나영화에서는등장인물이임신사실을알아차리는극적인장면을연출하는데활용되었다.시청자들이TV를통해임신테스트기를자주접하게되면서,1990년대초임신테스트기판매가급증했다.

이제임신테스트기가없는세상은상상도어렵게되었다.한편,시간을거치면서작은막대가품은서사도달라졌다.20세기말엽까지는여성이스스로자신의임신여부를파악하고대처하는혁신적인도구로서각광받았지만요즈음에는디스토피아문학의단골소재가되었다.임신여부를간단히검사할수있게되면서여성에게임신검사를강요하거나압박하는상황을그려내기시작한것이다.이는허구가아닌현실이다.이민자여성이고용조건의일환으로국경에서임신검사를강요당한사례나교도소에수감된여성을대상으로임신검사를강요한사례는현대에도존재한다.

임신테스트기는단지한여성의임신여부만말해주는도구가아니다.사회가여성의몸과재생산을어떻게바라보는지조용히비춰온거울이기도하다.저자캐런웨인가튼은단언한다.앞으로도이작은막대는대다수의임신에서모종의역할을담당하게되리라고.앞으로의변화또한막대가어디를향하느냐에달려있다고.

“누가여성의임신을제일먼저알아야하는가.
임신은여성의삶에서무엇을의미하는가.
이책은이에대한여성주의과학사및과학철학의대답이다.”
_정희진,『다시페미니즘의도전』저자

[우리주변의평범한사물들이품고있는
놀라운이야기를발견하는시리즈,복복서가‘지식산문O’]

복복서가‘지식산문O’는영국블룸즈버리출판사의대표적인스테디셀러‘오브젝트레슨스’시리즈가운데특히흥미로우면서도새로운사고를촉발하는책들을선별해국내독자에게선보이는시리즈다.사물에관한깊이있고흥미로운이야기를담고있는인문에세이로,독자는이시리즈를통해늘곁에있는물건들,그래서눈여겨보지않았던것들에담긴숨겨진이야기를발견하고탐험하며교양을쌓는즐거움을누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