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다른 날

내일은 또 다른 날

$20.00
Description
그래픽노블로 전하는 작지만 깊은 이야기
다수의 국제만화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그래픽노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금숙의 새 작품, 《내일은 또 다른 날》이 12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작가의 전작《기다림》을 제작한 딸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풀》, 《기다림》, 《지슬》을 통해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온몸으로 견뎌낸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그려온 그가 우리 주변의 작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준다.
《내일은 또 다른 날》은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지만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가 그려낸 생생한 인물들은 난임 부부의 고심과 분투에 공감하게 하고,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과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주인공 부부가 대표하는 난임 부부의 곤란은 작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미래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흑백의 먹으로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화사한 색감의 수채화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하며 주인공 난임 부부의 평화로운 삶을 기원한다.

초저출산 시대,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초저출산 시대, 여러 가지 경제ㆍ사회적 환경에 따라 출산 기피 현상이 커지는 가운데, 그 반대편에는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다. 책의 주인공 ‘바다’와 ‘산이’도 그런 사람이다.
서른넷의 만화가 바다는 음악을 하는 또래의 남편 산이와 살고 있다. ‘좋은 소식 없어?’라는 질문에 ‘난 애 안 낳을 건데’하며 심드렁하게 대답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아이를 바라고 있다. 피임을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지만,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을 뿐이다. 바다와 산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난임 검사를 받고 시험관 시술을 권유 받는다. 큰 결심 끝에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지만,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다.
생리 시작 10일 전부터는 조기배란억제 주사를, 시작 후 3일부터는 과배란 주사를 놓는다. 주사는 규칙적으로 매일 오후 6시에 놓는다. 매일 자기 배꼽 위에 90도로 주사바늘을 푹 찔러 놓지만 바다는 이 일에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고 난 이틀 후, 난자를 채취하러 병원에 간다. 남편도 함께 병원에서 정액을 채취한다. 그리고 수면마취를 통한 난자 채취, 3일 뒤 이어지는 배아 이식 시술, 그리고 간절하게 기다리는 임신 소식… 하지만 시술은 성공하지 못한다. 바다와 산이는 ‘잘될 거라’ 서로를 위로하며 6개월 이상 몸을 만들어 다음 시험관 시술을 준비한다. 그렇게 네 차례의 시험관 시술이 이어지는 동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며 두 사람의 몸도 그만큼 나이 들었다. 네 번째 시도, 건강한 배아를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은 바다는 결국 시험관 시술을 포기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애를 낳아야지
시험관 시술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지만, 난임 부부를 힘들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출산’에 대한 주위 사람들이 던지는 말이 그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믄 애를 낳아야제… 애 없이 무슨 재미로 산다냐?
늙어봐라, 자식밖에 없다.” (31쪽)
“이 서방이 외아들 아니냐. 아들을 낳아야 시부모헌티 이쁨받어야.”(33쪽)
“내 친구들은 다 할머니 됐다.” (71쪽)

친정어머니는 자식이 주는 용돈을 모아 딸의 한약을 짓는다. 몸이 따스해지는 한약은 ‘애 생기는 보약’이란다. 어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세상의 진리처럼 바다 또한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믿는다. 시어머니는 무심한 듯 임신 소식을 묻는다. 친정어머니, 시어머니의 태어나지 않은 손주에 대한 사랑은 바다가 시험관 시술을 결심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전통사회에서 ‘출산’은 ‘대를 잇는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부부의 문제라기보다는 가문의 문제였다. 바다의 언니는 이전 시대의 가치에 희생당한 경우다. 언니의 시댁과 형부는 당뇨가 있는 언니에게 아이를 원했다. 언니가 잉태한 아이는 매번 잘못되었다. 여러 번의 임신과 유산으로 언니의 건강은 극도로 나빠졌고, 그 와중에 목숨을 걸고 아들을 출산했다. 그 대신 언니는 시력을 잃었고 당뇨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가족의 짐’이 되어버린 언니는 고작 서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바다는 언제부터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본다.

“왜 이렇게 아이에게 목을 맬까? 나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엄마는 가장 멀리하고픈 존재기도 했다. 그런 내가 진정 엄마가 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엄마 말처럼 늙어서 혼자 될까 봐 두려워서 아이를 낳으려는 걸까? 아이라도 낳아야 인생에서 덜 실패한 느낌이 들게 될까?” (127-129쪽)

뜻밖의 선물
시험관 시술을 포기한 바다와 산이에게 기대하지 못했던 희망이 찾아온다.

“우리 아기 심장 뛰는 소리,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예요.” (150쪽)

바다와 산이에게 아이가 찾아올까? 바다와 산이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까?
저자

김금숙

바다와산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고장고흥에서태어나,세종대학교회화과와프랑스스트라스부르고등장식미술학교를졸업했다.주로굵직한역사적주제나사회적으로소외된사람들의이야기를만화로그린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문제를세계에알린『풀』,제주4.3항쟁의비극을그린『지슬』,박완서원작을만화로재구성한『나목』,발달장애뮤지션이야기를담은『준이오빠』,조선최초의볼셰비키혁명...

목차

1.좋은소식
2.마음속의돌
3.우리,해봐
4.목련지소벚꽃
5.다른선택
6.뜻밖의선물
7.언니
8.산이이야기
9.바다책방

출판사 서평

초저출산시대,아이를기다리는부부

우리사회의심각한저출산에대한우려의목소리가높다.다양한원인분석과대안제시가이어지고있지만,뚜렷한대책은아직찾지못한것같다.초저출산시대,여러가지경제?사회적환경에따라출산기피현상이커지는가운데,그반대편에는간절한마음으로아이를갖기위해노력하는난임부부들이있다.책의주인공‘바다’와‘산이’도그런사람이다.

서른넷의만화가바다는음악을하는또래의남편산이와살고있다.‘좋은소식없어?’라는질문에‘난애안낳을건데’하며심드렁하게대답하지만,사실두사람은아이를바라고있다.피임을하지않은지1년이지났지만,둘사이에아이가생기지않을뿐이다.바다와산이는좀더적극적으로아이를갖기위해병원을방문해난임검사를받고시험관시술을권유받는다.큰결심끝에시험관시술을시작하지만,감당해야할일들이만만치않다.

생리시작10일전부터는조기배란억제주사를,시작후3일부터는과배란주사를놓는다.주사는규칙적으로매일오후6시에놓는다.매일자기배꼽위에90도로주사바늘을푹찔러놓지만바다는이일에절대익숙해지지않는다.난포터지는주사를맞고난이틀후,난자를채취하러병원에간다.남편도함께병원에서정액을채취한다.그리고수면마취를통한난자채취,3일뒤이어지는배아이식시술,그리고간절하게기다리는임신소식…하지만시술은성공하지못한다.바다와산이는‘잘될거라’서로를위로하며6개월이상몸을만들어다음시험관시술을준비한다.그렇게네차례의시험관시술이이어지는동안3년이라는시간이흘렀으며두사람의몸도그만큼나이들었다.네번째시도,건강한배아를얻는것이사실상불가능해졌다는의사의진단을들은바다는결국시험관시술을포기했다.

사람으로태어났으면애를낳아야지

시험관시술은정신적으로나육체적으로힘든과정이지만,난임부부를힘들게하는것은또있다.‘출산’에대한주위사람들이던지는말이그것이다.

“사람으로태어났으믄애를낳아야제…애없이무슨재미로산다냐?
늙어봐라,자식밖에없다.”(31쪽)
“이서방이외아들아니냐.아들을낳아야시부모헌티이쁨받어야.”(33쪽)
“내친구들은다할머니됐다.”(71쪽)

친정어머니는자식이주는용돈을모아딸의한약을짓는다.몸이따스해지는한약은‘애생기는보약’이란다.어머니는자신이살아온세상의진리처럼바다또한아이를꼭낳아야한다고믿는다.시어머니는무심한듯임신소식을묻는다.친정어머니,시어머니의태어나지않은손주에대한사랑은바다가시험관시술을결심하는동기를부여하기도하지만압박감을주기도한다.전통사회에서‘출산’은‘대를잇는다’는것을의미했기에부부의문제라기보다는가문의문제였다.바다의언니는이전시대의가치에희생당한경우다.언니의시댁과형부는당뇨가있는언니에게아이를원했다.언니가잉태한아이는매번잘못되었다.여러번의임신과유산으로언니의건강은극도로나빠졌고,그와중에목숨을걸고아들을출산했다.그대신언니는시력을잃었고당뇨증상이심각하게악화되었다.‘가족의짐’이되어버린언니는고작서른의꽃다운나이에세상을떠났다.

언니처럼살지않겠다고다짐했던바다는언제부터다른사람이원하는삶을살고있는것은아닐까돌아본다.

“왜이렇게아이에게목을맬까?나는엄마를사랑했지만엄마는가장멀리하고픈존재기도했다.그런내가진정엄마가되고싶은건가?아니면엄마말처럼늙어서혼자될까봐두려워서아이를낳으려는걸까?아이라도낳아야인생에서덜실패한느낌이들게될까?”(127-129쪽)

뜻밖의선물

시험관시술을포기한바다와산이에게기대하지못했던희망이찾아온다.

“우리아기심장뛰는소리,세상에서가장듣기좋은소리예요.”(150쪽)

바다와산이에게아이가찾아올까?바다와산이의마음에평화가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