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벤자민해들리댕크스상수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과학·기술부문최종후보
*뉴욕타임스북리뷰‘PaperbackRow’선정도서
인간과기계를구분하는것은무엇인가?
오늘날인공지능에관한논의는대체로두방향으로나뉜다.하나는기술이열어줄미래에대한기대이고,다른하나는그미래에대한불안이다.어떤사람들은인공지능이인간의능력을확장하고새로운가능성을열어줄것이라고말한다.반면어떤사람들은기술이인간의일자리를대체하고,인간성을위협하며,통제할수없는방향으로발전할수있다고경고한다.메건오기블린의책『신,인간,동물,기계』는이러한논의와일정한거리를둔다.이책은인공지능의미래를예측하거나기술의영향을평가하는책이아니다.기술에대한낙관이나비관을말하기보다,기술을둘러싼담론속에서되살아나는인간의오래된질문들을다시탐색하는책이다.
책은소니의로봇강아지‘아이보(Aibo)’를집으로들인경험에서시작된다.저자는처음에그것을하나의기술적대상으로바라본다.하지만시간이지나면서자신이그기계에게말을걸고,감정을이입하고,때로는그것의상태를걱정한다는사실을깨닫는다.물론아이보는생명체가아니라기계일뿐이다.그러나그것이‘살아있지않다는사실을아는것’과,그것을‘의식있는생명체처럼느끼지않는것’은전혀다른문제다.이단순한경험은곧더큰질문으로이어진다.인간은무엇을근거로다른존재에게의식이없다고판단하는가?우리는무엇을기준으로살아있음과살아있지않음을구분하는가?인간이타자를이해한다고말할때,그이해는어디까지가능한것인가?
인간을설명하는은유의계보
저자는이러한질문들이인공지능의등장과함께새롭게생겨난것이아니라고말하며,현대기술을둘러싼담론속에서오래된종교적·철학적질문들이되풀이되고있음을보여준다.의식은무엇인가,정신은육체와어떤관계에있는가,자유의지는존재하는가,인간은특별한존재인가와같은질문들은수세기전부터신학과철학의중심에있었던문제들이다.오늘날에는그것들이인공지능과정보기술이라는새로운언어를통해다시등장하고있을뿐이다.실제로이책을읽다보면신경망,정보이론,인공지능연구와함께아우구스티누스,데카르트,라이프니츠,도스토옙스키,앨런튜링,레이커즈와일과같은인물들의사상과생각을만나게된다.저자는기술의역사와사상의역사를하나의흐름안에서엮어낸다.그과정에서반복적으로등장하는개념이바로‘은유’다.
인간은언제나자신이가진가장발전된기술을통해스스로를이해해왔다.고대에는인간을신의형상으로이해했고,근대에는기계에비유했으며,오늘날에는컴퓨터와정보처리시스템을통해정신을설명한다.기억은저장되고,생각은처리되며,뇌를일종의컴퓨터처럼묘사한다.이러한표현은너무익숙해져서더이상비유처럼느껴지지않지만,저자는그것들역시특정시대가만들어낸은유라고지적한다.이책의제목에함께놓인네개의단어,신·인간·동물·기계는바로이러한은유의계보를보여준다.인간은오랫동안자신을신과의관계속에서이해해왔다.이후에는동물과구별되는존재로정의했고,근대이후에는기계와의비교속에서자신의위치를설명했다.그리고이제는기계가점점더인간을닮아가고,인간역시스스로를기계처럼이해하기시작하는시대에살고있다.
신이떠난자리에남은물음
하지만오기블린은이러한은유의변화에대해단순한결론을내리지않는다.오히려그녀가관심을두는것은이러한은유들이무엇을설명하고무엇을설명하지못하는가하는점이다.인간의정신을정보처리과정으로이해하는것은많은현상을설명해준다.그러나그것만으로인간의주관적경험까지설명할수있는지는여전히분명하지않다.신경과학이발전할수록우리는뇌에대해더많이알게되지만,의식자체는여전히수수께끼로남아있다.인간의사고를알고리즘으로설명할수있다고해서,고통이나아름다움,추억이나상실의경험까지모두설명되는것은아니다.
이지점에서책은자연스럽게저자자신의이야기로돌아온다.오기블린은한때복음주의기독교신앙안에서세상을이해했던사람이다.그녀는오랫동안인간안에영혼이존재한다고믿었고,세계가궁극적인의미와목적을가지고있다고생각했다.인간과세상에대한질문의답을신과의관계에서구했다.지금은더이상그러한믿음을갖고있지않지만,그렇다고해서그질문들까지사라진것은아니다.
인간이라는오래된수수께끼
『신,인간,동물,기계』는현대첨단기술의미래와인공지능을이야기하지만,궁극적으로는인간의본질이무엇인지묻는책이다.현대과학을다루지만,그과정에서철학과종교가남긴문제들을함께검토한다.미래에대한예측보다는인간이오랫동안반복해온사유의궤적에더큰관심을둔다.어쩌면이책이많은독자에게특별하게다가오는이유도여기에있을것이다.우리는어느시대보다많은정보를갖게되었지만,인간자신에대해서는여전히충분히알지못한다.우리는세상을설명하는데이터를풍부하게갖게되었지만,그세상안에서어떻게살아야하는지에대한질문은여전히남아있다.『신,인간,동물,기계』는바로그질문들이사라지지않았음을보여주는책이다.그리고인공지능의시대를이해하기위해서가아니라,인간이라는오래된수수께끼를다시바라보기위해읽어야할책이다.기술이빠르게변하는시대일수록,오히려이런종류의사유는더욱중요해진다.인간의본질에대한질문없이기술의미래를이야기할수는없기때문이다.오기블린의책은그단순하면서도근본적인사실을차분하고도깊이있게상기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