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로 턴! (저성장 시대를 건너는 법)

로컬로 턴! (저성장 시대를 건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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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로컬로 향하는가?

사회에서 요구하는 획일화된 ‘스펙’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지방에서 자기만의 삶을 찾는 젊은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가 입을 열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점점 더 많은 청년이 도시를 떠나 지방에 정착하고 있다.
2014년 일본창성회의 ‘마스다 보고서’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는데, 인구 감소로 2040년이 되면 일본 지방자치체의 50%가 사라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일본 총무성과 지자체는 지역에 미래가 있다며 청년의 지역 이주를 유도하며 국가 부흥을 외치고 있다. 과연 지역 이주 청년에게서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의 단초를 얻을 수 있었을까. 같은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본의 사례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청년의 지방 이주 현상을 자본주의 체제의 민낯을 본 청년들의 ‘망명’ 같은 행동이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그동안 장밋빛 전망에 사로잡혔던 지방 ‘창생’ 정책이 얼마나 어설펐는지 예리하게 비판한다. 사상가로서 저자 우치다는 일본의 정치·사회·역사의 궤적을 개괄하면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이 되살아나려면 정부와 미래의 주역 청년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통찰한다.

한국의 행정안전부는 지난 2021년 전국의 인구 감소 지역 89곳을 지정하고 고시했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이제 우리에게 닥친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성장률이 제로로 향하는 시대, 빈부격차와 기회불균등으로 젊은이가 다포세대가 되어가는 시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대단히 영민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통찰력이 뛰어난 저자의 여유 있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제안은 이제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는 우리나라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저자

우치다타츠루

內田樹

‘거리의사상가’로불리는일본의철학연구가,윤리학자,번역가,칼럼니스트,무도가.도쿄에서태어나도쿄대문학부불문과를졸업한뒤에마뉘엘레비나스를발견해평생의스승으로삼고프랑스문학과사상을공부했다.도쿄도립대를거쳐고베여학원대학에서교편을잡고있다가2011년퇴직하고명예교수가되었고현재는교토세이카대학의객원교수로있다.글을통해70년대학생운동참가자들이나좌익진영의허위의식을비판해스스로를‘업계내에서신보수주의자로분류되는것같다’고하지만헌법9조개정에반대하고아베내각을‘독재’라는강한표현으로비판하고있고,공산당기관지와의인터뷰에서‘마르크스의가르침의가장본질적인대목,즉사물의근저에있는것을파악한다는의미에서래디컬한정당이되기를바란다’고주문하는등진영의논리를넘어선리버럴한윤리학자의면모가강하다.〈우치다타츠루의연구실〉이라는블로그를운영하고있고현재까지공저와번역을포함해100권이넘는책을펴냈다.2011년그간의저술활동에대한공로를인정받아,‘놀랍고,재미있고,누구나이해할수있는’을모토로삼은이타미주조상을수상했다.주요저서로『망설임의윤리학』『레비나스와사랑의현상학』『아저씨스러운사고』『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쉽게읽기』『사가판유대문화론』(고바야시히데오상수상)『하류지향』등이있고정신적스승인에마뉘엘레비나스의『곤란한자유』『초월,외상,신곡-존재론을넘어서』『폭력과영성』『모리스블랑쇼』등을번역했다.

목차

머리말

제1장탈경제성장_글로벌자본주의의종언
인간은하루다섯끼를먹지못한다
화폐로화폐를사는경제
교육,의료,치안을상품화하는사회
공공서비스의기본원리는유목민의환대문화
경제성장을위한중세로의퇴행

제2장산하를지킨다_‘성장’에서‘정상(定常)’으로
에도막부의통치원리는‘정상(定常)’
가격을매길수없는일본의자연환경
경제성장이멈춘다고자산이사라지는건아니다
경보신호를알아챈청년,도시를탈출하다

제3장국가의주식회사화_회사원마음자세를버려라
당지도부에무조건복종하는예스맨국회의원
주식회사를모델로삼는이상한행정
박수주총이돼버린국회
독재국가로향하는일본

제4장정상경제와증여_선대의자산을다음세대에
인구소멸지역인데도장사가망하지않는이유
GDP가제로일지라도교환으로풍족하게
증여에포함된의무
회사원마음자세와공동체

제5장소국과민(小?寡民)과하이퍼글로벌
_글로벌리즘과반(反)글로벌리즘의균형점
자본주의최후의보루,군수산업
반(反)글로벌리즘의극점,노자의‘소국과민’
또하나의극점,하이퍼글로벌
두극점사이,어디쯤이살기좋을까?

제6장‘폐현치번’을허하라!_로컬로분절하기
미국의주(州)와에도시대의번(藩)
탁상공론으로만들어진도도부현의경계선
‘번’으로지자체재편하기
주민의기분을소중히여기는행정구역의필요성

제7장지방에서살아가기_탈도시로인간적성숙을지향한다
삶의리스크가높은도시직장인
효율화와혁신으로도이끌수없는성장
일본을벗어날수없는최하층
경제활동의본질

제8장개인에서집단으로_공동체주의로위기를극복한다
농업의가치는낮은생산성에있다
시민적성숙을이끄는농업의힘
일본만화가세계를휩쓰는이유
승자에게는보상을,패자에게는처벌을?

제9장탈시장경제_시장은만능이아니다
멈추지않는격차사회
확대가족과상호부조
좋은사람이필요하다
교육정책실패를인정하지않는문부성
지역공동체의중심,사숙(私塾)

제10장탈지방창생_비용절감이목적인지방창생
콤팩트시티의진짜목적은한계집락제거
효율화의종착지는고용제로
농업정책의기본은기아방지
국내산농산물의중요성

제11장탈국가_희미해지는국가의존재의의
국민국가를액상화하는글로벌경제
로컬로분할하는국민국가
한·일중심의동아시아공동체

제12장정상경제를향해_고아키나이로살아남기
격차확대조장하는고용없는경제성장
임금상승이가능한정상경제
지속가능한‘얼굴있는거래’

제13장탈미디어_가짜뉴스를선별하는직감력
기동성좋은미디어가살아남는다
사라지는신문,보도하지못하는신문의미래
인터넷의난제,거짓정보발신
미디어리터러시의중요성

제14장탈사정(査定)_어떻게살것인가
평가를원해도시로향하는젊은세대
순위경쟁을거부하는청년들,지역으로가다
직업을택하려면
포스트자본주의시대,‘나의역할’을찾아가는청년들

추천사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마이너스성장시대,정상(定常)경제에미래가달렸다

전쟁까지불사하며자국상품을외국에팔던성장시대는끝났다.수치를보면선진국은이미제로성장시대에들어간지오래다.이책의저자는제로성장시대에살아남는법으로정상(定常)경제를제안한다.정상경제는잉여생산을멈추고소비에맞는생산을통해지역경제를건강하게활성화하고균형상태를유지하며살아가는경제체제이자삶의방식을말한다.
저자는글로벌자본주의체제종식의이유를세가지로들었다.인구문제,생산기술진화,경제성장.선진국에서는이미오래전부터인구가줄고,경제성장이멈췄기에자본주의체제지속이어려운상황이다.많은학자가확인하듯이경제가다시성장하기는불가능하다.일본에서는1991년버블붕괴이후‘잃어버린30년’경제가다시성장할여건이모두사라졌다.이미성장이위축된한국도일본사례를남의일로바라볼수없다.

이현상을경제성장의자연스러운과정으로보는저자는현재자본주의는성장을위해경제의주체를인간에서인간이아닌것으로이행했다고말한다.다시말해화폐경제가바로그것이다.돈이돈을버는구조에서무엇보다도노동의가치가무너졌다.노동을무한대로외주화하는체제가들어선것이다.

이처럼삶의위험부담이커진도시인이지방으로이주해새로운생활거점을구축하는데,저자는이런현상을‘끝나가는자본주의’를직감한행동일뿐,시골에가면‘뭔가멋진일’이있다고기대해서가아니라고말한다.더구나임금노동으로살아가는청년일인가구라면더더욱미래가불안할수밖에없고,특히혈연이나지연공동체가없는도시에서는병들거나실직했을때한순간에노숙자로전락할위험이있기에도시탈출현상이발생한다는것이다.이런상황에서저자가제안하는모델은자연환경을자산으로삼아생산과노동과소비가선순환하는,불안한성장보다는안정적인현상유지에서삶의가치를찾는에도시대정상(定常)경제체제이다.

탈자본주의시대,지역공동체의중요성-선대의자산을다음세대에물려주기

탈자본주의시대경제는어떤모습일까.저자는지역공동체중심의정상경제모델에주목한다.경쟁을바탕으로한시장경제가아니라지역에서생산한재화와지역주민의용역을서로교환하고,자원을잘보존해다음세대에게물려주는방식이다.
그는사회에서일어나는모든일의의미를상품과화폐의교환가치로만따지는사람은오래지속하는인간공동체를만들수없다며,현대일본사회에서지역공동체와혈연공동체가붕괴한이유를여기서찾는다.공동체복원을위해서는무엇보다신뢰할수있는인간적네트워크를구축해야한다.상부상조하는유대관계를형성하고,‘환대’와‘신뢰’를비롯한‘약속’과‘보장’이라는‘인간적’개념으로서로연대해야한다.어찌보면너무순진해보이는제안이지만,이런소규모지역공동체의복원없이는고령화,고립화,빈곤화하는사회에탈출구는없다고,저자는진단한다.

포스트자본주의시대,자기역할을찾아가는청년들

왜젊은이는도시를좋아할까?지역소멸위기는인구가감소하는탓이기도하지만무엇보다청년의도시집중현상에서원인을찾을수있다.하지만실제로일자리가많아서청년들이도시로몰리는것은아니다.오히려지역에일자리가더많다.젊은이들이도시를찾는것은자기능력을제대로평가받고싶기때문이다.자기수준이어느정도인지,상대비교할수있는도시에서스스로확인하면서정체성을확인하고싶어한다.

하지만일률적평가수단으로등급을판정받는다면기업과자본은그들을호환성높은부품으로여길뿐이다.기업이원하는스펙의일괄적인기준을따르다보니청년이모두서로비슷해진다.현대일본사회에서활력이사라지는이유도바로여기에있다.하지만언제부터인가순위경쟁을거부하고,남에게평가받기보다자신의가치를스스로찾아가는청년들이나타나기시작했다.저자는지방으로향하는청년들에게서그런공통점을발견했다고말한다.

지금일본에서도시를떠나지방으로향하는사람들은서로가청음역밖의주파수로소통하고있다.누군가가깃발을들고나선것도아니고,이론가리더가있는것도아니다.한사람한사람이자발적으로자기방식대로걷기시작했는데,알고보니수많은사람이같은곳을향하고있었던것이다.앞으로이런움직임은멈추지않을것이다.빈부격차와기회불평등이지배하는사회,점점비대해지는초대형기업들이획일화한노동력을요구하고,성공의사다리는일찌감치내팽개쳐진제로성장사회에서바로여기에우리의미래가있다고,저자는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