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 경성 살던 서양인의 옛집 (근대 주택 실내 재현의 과정과 그 살림살이들의 내력)

딜쿠샤, 경성 살던 서양인의 옛집 (근대 주택 실내 재현의 과정과 그 살림살이들의 내력)

$18.02
Description
1923년 정초석을 놓은 서양식 2층 벽돌집 딜쿠샤,
근대 경성에 살던 서양인의 집,
3ㆍ1운동과 독립선언문을 세계에 알린 해외통신원의 집,
반 세기 넘게 닫혀 있던 그 집의 문이 사람들을 향해 다시 열리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 1-88번지에는 약 100여 년 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서양식 붉은 벽돌집이 있다. 이 집에는 이름이 있다. 산스크리트 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딜쿠샤가 이 집을 부르는 이름이다. 오래전부터 서울의 오래된 골목길을 답사하는 이들 사이에 이미 유명세를 얻은 이 집에 얽힌 이야기는 매우 남다르다. 이 집을 짓고 살았던 이는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 가족이다. 앨버트 테일러는 일찍부터 조선에 머물며 활동한 사업가이자 3ㆍ1운동과 독립선언문, 일제의 제암리 학살 사건을 알린 해외통신원이었다. 그가 일제의 눈을 피해 미국 AP통신사에 타전한 기사로 우리나라 독립의 의지가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

집주인의 사연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이 집은 집 그 자체로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 근대 건축의 시발점에 선 중요한 건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집주인도, 집도 각별한 딜쿠샤라는 낯선 이름을 가진 이 집은 그러나 집주인 서양인 가족이 일제의 외국인 추방령에 의해 조선을 떠난 뒤 쭉 방치되어 있었다. 약 반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세입자가 들고나면서 그 내부는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고, 원형은 대부분 훼손되었다. 그런 이 집이 전문가의 손길로 말끔하게 원형을 복원한 뒤 세상을 향해, 사람들을 향해 닫혀 있던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복원한 것은 건물만이 아니다. 근대 경성에 살던 서양인 부부가 이 집을 짓고, 이 집에서 오랜 시간 살았던 그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실내의 재현이야말로 딜쿠샤 복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저자

최지혜

옛건물복원대상은‘건축물’이전부가아니다.실내재현또한중요하다.건축물이다못전하는그시대일상이한결가깝게다가오기때문이다.덕수궁석조전,워싱턴D.C.주미대한제국공사관등시작한지얼마안된국내근대건물실내재현현장에는줄곧최지혜라는이름이있다.
국내에서거의찾아보기어려운근대건축실내재현전문가인그는런던소더비인스티튜트Sotheby'sInstitute에서장식미술전공으로디플로마와석사과정을마친뒤국민대학교미술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저서와논문으로는『앤틱가구이야기』,『영국장식미술기행』,「석조전실내장식과가구에관한고찰」,「근대전환기궁궐에유입된프랑스식실내장식과가구:덕수궁돈덕전,창덕궁대조전일곽을중심으로」,「테일러상회의무역활동과가구-전통가구의변화양상을중심으로」등이있다.국외소재문화재재단ㆍ국립고궁박물관ㆍ덕수궁ㆍ창덕궁서양식가구와실내장식에관한자문위원을거쳐지금은앤티크연구소‘수택’의대표이자국민대학교겸임교수로활동한다.

목차

책을펴내며
경성살던서양인의옛집,딜쿠샤실내재현의전과후

●전사前史●딜쿠샤1923●역사의한복판●경성,문화주택그리고서양인의집●길잡이,사진과기록●호박목걸이
●재현의시점●불행●세입자●희망●테일러상회●사람들●어제의딜쿠샤●공간의언어●벽난로
●가문의상징●거울●은제컵●벽난로위소품들●난로●화로●의자들●테이블과테이블보●경매●궤
●삼층장●접이식탁자●캐비닛●닛코보리탁자●주칠반●자수병풍●전등●램프와램프받침대●은촛대
●초상화●풍경화●우산꽂이●할아버지시계●선택과배제●종●놋그릇●찻주전자●생강병●패브릭

책을마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약100여년전에지은살림집의문이다시열린것의의미,
딜쿠샤,근대건축실내재현의중요한이정표,
공공의건물에서개인살림집으로,외관만이아닌내부까지로
근대건축복원의의미있는영역확장의상징!
딜쿠샤의문이다시열린것은무엇을의미하는걸까.단지오래전건물한채를다시볼수있게되었다는의미이기만한걸까.결코그렇지않다.딜쿠샤라는이름은그자체로새롭게시작하는근대건물실내재현의중요한이정표다.
건축물의복원은무엇을의미하는걸까.지금까지는주로건물의외관을되살리는것을뜻했다.그건물의원래모습을되살리기위해훼손,손실된것을회복하는것에주안점을두었다.대상이되는건물또한주로공공기능을수행하던곳이었다.
그러나건물의외관에만한정하는것으로과연그건물의온전한모습을복원했다고말할수있을까?복원의대상은반드시공공의영역에서만찾아야하는걸까?
건물의외관복원만으로는그건물이세워진그때그시대의진정한풍경을드러낼수없다.공간이란무릇그안에머문이들의삶을통해완성되기때문이다.또한근대의건축은공공과함께민간에함께유입되었으니근대건축의복원범위는이제한결더확장되어야한다.개인의살림집이야말로건물복원을통해후대가알고싶어하는그시대를있는그대로보여주기때문이다.
집은곧그안에사는사람들의삶은물론일상을통해그시대의문화를고스란히드러낸다.따라서오래전집을복원한다는것은건축물만이아닌실내재현까지아울러야마땅하다.건축물이다못전하는그시대일상을한결가깝게보여줄수있기때문이다.우리나라근대건축의시발점에선의미있는건축물이자서양인가족의살림집이었던딜쿠샤의복원은이러한물음과필요를향한정확한답이다.즉,그간간과해온근대건물의실내재현이라는새로운역사의선두에딜쿠샤가서있다.

『딜쿠샤,경성살던서양인의옛집』,
근대건축물실내재현의과정을담은국내최초의책!
집의역사,사람들,공간을채우는수많은살림살이에관한이야기…
한권의책에담은복원의과정과그이면
한채의건물,한채의집을복원하면주로남는것은무얼까.대개그과정을건조하게담은문서가남는다.그러나딜쿠샤의실내재현과정에참여한저자최지혜는그것으로끝내지않았다.그는딜쿠샤에담긴역사와이집에살던사람들의이야기는물론이집의살림살이를매개로복원의시작부터마무리까지그진행과정을한권의책에담아세상에내놓았다.

실내의재현은그저엇비슷한살림살이들로만공간을채우는일이아니다.집,사람들,물건들의내력을살피고그것들이가리키는,보이지않는이야기를보이는공간에,이곳을찾는사람들의눈앞에드러내고구현하는일이다.『딜쿠샤,경성살던서양인의옛집』은그러한실내재현의과정과전모를담아냄으로써딜쿠샤에쌓인시간,이곳에살던사람들,공간을채운20세기초일상의풍경을오롯이독자들의눈앞에펼쳐놓는다.우리나라근대건축의실내재현의역사는이제막첫장을넘겼으니이책은명실상부실내재현의과정을담은국내최초의책이다.

이책은여기에서멈추지않고한발더나아간다.국내에서거의유일한근대건축실내재현전문가인저자는100여년전이집에살던이들이쓰던살림살이들을매개로동양과서양,근대와그이전의역사를종횡무진거침없이누빈다.
지극히당연하게도집은개인의취향을드러내는동시에시대와문화를반영한다.하나의물건이우리눈앞에오기까지보이지않는내력이있게마련이다.딜쿠샤는일제강점기경성에서미국인남편과영국인아내가아들하나와함께살던집이다.동서양의문화에대한안목,남다른취향과이를실현할수완과재력을가진부부는이집에서동서양의문화를마음껏누렸다.근대의문물이이땅으로쏟아져들어오던시기이들은어떤물건을어떤경로로들여와어떻게사용했을까.또한이들은낯선조선의살림살이를어떻게받아들여일상에서쓰고살았을까.나아가이들은어떤이유로이집을짓고,이집에서조선사람들과어떤관계를맺고살았을까.

하나의살림살이가눈앞에등장하기까지의내력을모두살핀책,
온갖살림살이들의문화사,끝도없이이어지는흥미진진한박물지,
다양한시각자료를통해그때그시대를들여다보게해주는,
눈으로만끽하는문화사의향연
이책의구성과전개는매우새롭다.실내재현을위해이집의안주인메리테일러가남긴꼼꼼한메모와기록을통해집은물론이집에살던이들의역사를알게된저자는나아가이들이일상에서누린물건들의내력을함께살피기시작했다.이를테면이런식이다.1923년정초석이놓인서양식2층벽돌집은경성시내에서매우드문시도였다.그렇다면근대경성에서양식건물은어떻게시작되었고,받아들여졌을까.그런문화를바라보는사람들의시선은어땠을까.이렇게근대주거문화의역사를아우른저자는그시선을집안으로옮긴다.서양인들인집주인들에게지극히익숙한의자는경성에서는아직낯선것이었다.의자를받아들인당시경성의풍경은어땠을까.이들은자신들의공간에어떤의자를어떤경로로들여놓을수있었을까.이야기는끝도없이이어진다.거실의개념,벽난로,은제컵,램프,은촛대,거울등이집에서쓰던물건들을통해서양의온갖문물을받아들인경성의표정을드러내고,서양인들이물건을사고팔던거리와경매장의생생한분위기를전한다.
문화는한쪽으로만흐르지않는다.서양인인그들이조선에들어와살면서삼층장,병풍,궤등을비롯한일상의용품을어떻게만나고구해서사용했는지,살림을함께거든조선사람들과는어떻게관계를맺어나가는지를함께들여다봄으로써동서양의문화가어떻게접점을만들어일상속에스며드는지소상하게서술한다.이를통해독자로하여금저절로그시대와그풍경을상상케하는것은물론이다.
이야기는더깊이들어가서양의물건들의연원,그것이그들의일상을거쳐우리의일상으로들어오는과정까지살핌으로써물건자체의문화사를아우르는데까지이어진다.희미한흑백사진속실루엣만겨우남은벤치에서영국의윌리엄모리스와미국구스타프스티클리의예술공예운동을소환하고,다양한의자의기원을설명하기위해일본의곡목의자와서양의토네트NO.14의사연이등장한다.이러한서술을통해서양식찻잔이어떻게시작해서어떻게우리손에들어오게되었는지,동양의도자기는어떻게서양으로건너가그들의문화와만나새로운쓰임새를부여받았는지까지를따라가노라면흥미진진한박물지가따로없다.병풍과우산과램프와테이블등등항목마다사연도다양하다.
이러한서술에다양한시각자료가빠질수없다.어디에서는나폴레옹과고종이의자에앉아있는이미지를나란히두고,또어디에서는거울을바라보는동서양여인들의모습을함께펼쳐두었다.볼것많은그림은물론,그당시발행한신문,광고지,카탈로그,사진등그야말로동서양을초월한진귀한시각자료가저자로부터새로운맥락을부여받아재현한물건들과더불어문화사의향연을눈으로만끽할수있게한다.

덕수궁석조전,워싱턴D.C.주미대한제국공사관그리고딜쿠샤…
이제막쓰기시작한우리나라근대건물실내재현역사,
그현장에늘있는이름,최지혜
그가이책을출간한이유,
텅빈궁궐이,닫힌근대건물들의방문이열리기를바라는마음
국내에서그동안이루어진근대건물의실내재현사례로는어떤것들이있을까.그목록은단출하다.공공건물인덕수궁석조전과워싱턴D.C의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유의미한실내재현의첫단추를꿰었고,개인의살림집으로는딜쿠샤가앞머리에이름을올렸다.
이책의저자최지혜는국내에서이루어진,이루어질수많은실내재현의현장에빠지지않는이름이다.우리나라에서거의찾아보기어려운근대건축실내재현전문가인그는영국유학시절수많은‘하우스뮤지엄’을부러운시선으로줄곧바라보았다.그런그가런던소더비에서장식미술을공부하고돌아와2014년개관한덕수궁석조전,2018년개관한주미대한제국공사관실내재현프로젝트를맡았다.그는우리나라근대건축실내재현의첫역사를쓴다는책임감으로이일들을수행했고,그결과국내에서딜쿠샤를통해유학시절부러운시선으로보기만했던‘하우스뮤지엄’의첫단추를드디어꿰게되었다.
저자가이책을출간한이유는분명하다.이제첫걸음을뗀근대공간의실내재현의역사가더풍요롭기를바라는마음,그것이다.외국의왕궁이나다양한하우스뮤지엄은건물만이아닌그시대와그곳에머문사람들의삶을구현하기위해이미오래전부터실내재현에공을들였다.그러나우리나라의궁궐이나외관복원을마무리한건물들은여전히텅비어있거나경직된표정의‘출입금지’표시를붙여두었다.이처럼수많은근대건물의닫혀있는문앞에서실망한사람중에저자도있었다.그는이책의출간을통해실내재현의의미,그중요성을알리고우리나라의수많은공간들이시대성을획득한살아있는공간으로되살아나누구나그공간이가장활기찼던그시간속으로들어갈수있기를바라는마음을이책에담았다.그것이그가공들여이책을쓰고만든이유다.

◐딜쿠샤DILKUSHA
일제강점기경성에살던서양인부부가지은집이다.집주인앨버트테일러는미국해외통신원으로3ㆍ1운동과제암리학살사건등을해외에알렸다.산스크리트어로‘기쁜마음의궁전’이라는뜻의딜쿠샤는우리나라서양식근대주택의출발점에선중요한건축물중하나이기도하다.서울시종로구행촌동1-88번지에있으며서울역사박물관에서분관으로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