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 (양장)

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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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정혜

저자:박정혜
1961년생.미술사학자.

오늘날우리가조선시대궁궐과왕실의그림을익숙하게떠올릴수있게된것은명실상부그의연구덕이다.누구보다일찍조선시대기록화,궁중회화,채색화분야연구에관심을갖기시작한그는조선양반들이남긴사가기록화로연구의영역을확장하여조선시대기록화의세계가우리곁으로생생하게다가오게한다.
홍익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에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고,홍익대학교미술사학과겸임교수를거쳐,하버드대학교옌칭연구소방문교수로있었던그는2002년부터지금까지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로재직하면서후학양성에각별히힘을쏟고있다.또한(사)한국미술사학회회장,서울시?경기도?경상북도문화재위원,국사편찬위원회위원을역임했으며,현재는문화재청문화재위원회위원,영정동상심의위원회위원,서울역사박물관운영자문위원활동등을통해지식의사회환원에도애쓰고있다.
그동안펴낸책으로는『조선시대궁중기록화연구』,『영조대의잔치그림』,CourtPaintingfromtheJoseonDynasty등이있고,이밖에도『왕과국가의회화』,『조선궁궐의그림』,『왕의화가들』,『한국미술,세계를만나다:근대기외국인컬렉터연구』등의여러공저와「의궤를통해서본조선시대의화원」,「대한제국기화원제도의변모와화원의운용」,「현종정미온행계병과17세기의산수화계병」,「조선후기〈왕회도〉병풍의제작과의미」,「19세기궁궐계화와〈동궐도〉의건축표현」등다수의논문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서장|사가기록화읽는법
사가기록화,궁중과관청의담장을넘은양반가의기념화|그림에가장많이담은바람,만수무강의축원|드높은성취,입신양명을향한소망|가문의안녕과번성을위한염원|평생도의유행과사가기록화|화첩이선호된사가기록화|영남의사족과한양의경화사족이주도한사가기록화|사가기록화를그린화가들

제1장|부모님의만수무강을축하하다_경수연도慶壽宴圖
경수연도,임진왜란이전부터그려지다|그림은사라졌으나글로써짐작하는경수연풍경|17세기,경수연그림제작이늘어나기시작하다|현전하는가장오래된수연도,《애일당구경첩》|여섯번이나치른경수연풍경,《경수도첩》|재상가열개집안이함께치른잔치의기록,《선묘조제재경수연도》|왕의은혜로장수를축하받은일곱명의어머니,〈칠태부인경수연도〉|우애좋은형제자매가서로의장수를함께기뻐하다,《담락연도》

제2장|안석과지팡이를내려국가원로를예우하다
_사궤장례도賜?杖禮圖
벼슬에서물러나길청하는신하,관직에머물게하다|음식부터음악까지,임금이베푸는성대한의식|궤장,시대마다그모양이달라지다|임진왜란이전사궤장례를담은〈홍섬사궤장례도〉|임진왜란이후부활된사궤장례,〈이원익사궤장연도첩〉|세점의소장본으로전하는《이경석사궤장례도첩》

제3장|혼인한지60년,다시치르는혼례_회혼례도回婚禮圖
조선만의고유한풍습,회혼례|부모의회혼례,나라가기꺼이은전을베풀다|기록으로만나는회혼례|평범한처사의회혼례,〈요화노인회근도첩〉|19세기유행을따라병풍으로기념한〈회혼례도〉8첩병풍|그림으로보는회혼례의시작과끝,《회혼례도첩》

제4장|한번동기는영원한동기_방회도榜會圖
조선시대과거급제동기모임,방회|과거급제60년,장수와함께맞는회방연|16세기방회도두점,〈연방동년일시조사계회도〉와〈희경루방회도〉|방회는함께방회첩은따로,〈계유사마방회도〉와〈신축사마방회도〉|아버지에이어자식도동기가되어남긴〈세년계회도〉와〈연계동년계회도〉|삼정승에오른사마동년,〈임오사마방회도〉|외지에서어렵게만난사마동년,〈용만사마동방록〉

제5장|지방근무지에서보낸나날_부임지기록화赴任地記錄?
행렬도에담은신관수령부임행차|읍성도병풍에등장한새로운경향|관찰사중의관찰사,평안도관찰사행렬도|황해도관찰사부임행렬|전라도관찰사,부성행차를기념하다|병풍에함께담긴경기도관찰사와그의백성들|화성과강화,그리고거제읍성도에그려진유수|동래부사만의특별한임무,일본사신을맞이하다|평안도관찰사만이누리는풍류의특권|도과급제자를맞이하는평양만의특급환대

제6장|그림으로기록한관직의이력_환력도宦歷圖
제주목사가남긴탐라섬순력의기록,《탐라순력도》|한경화사족이그림으로남긴평생의관력,《숙천제아도》|지도에담은외직의이력,《환유첩》

제7장|국가로부터이름을받는가문의영광_연시례도延諡禮圖
국가로부터새로운이름을받는의미|기록으로보는연시례기념화의제작|26년전세상을떠난조상의연시례를기념하다,《효간공이정영연시례도첩》|이조판서이익상의후손들이남긴또하나의연시례첩,《문희공이익상연시례도첩》|묘소에서연시하다,《문경공문장공양대연시도》|그림은없으나연시의전모를담아전한연시록

제8장|가문의이름으로모은조상의행적_가전화첩家傳?帖
같은듯다른사연으로만들어진조선시대가전화첩|대표적인가전화첩,《의령남씨가전화첩》|가전화첩을석판인쇄로널리보급하다,《대구서씨가전화첩》|안동향반문중의가전화첩,《풍산김씨세전서화첩》·풍산김씨를빛낸주요인물들·편찬자김중휴의가문의식과《풍산김씨세전서화첩》편찬·《풍산김씨세전서화첩》의화풍과제작화가|충청도에입향한오씨집안의가전화첩,《동복오씨세덕십장》

제9장|평생도에종합된사가기록화_평생도平生圖
평생도,사실의기록대신담은양반사대부의염원|대표작을통해살피는그림속에숨은뜻|자신의삶을고스란히담은자전적평생도를남기다|평생도에담긴사가기록화,시대에따라달라진그의미

제10장|양반사대부의가치와이상을그림에담은사람들
_사가기록화제작의두축
사가의기록을그림으로남긴사람들|학맥과혈연공동체,영남사족들의그림기록|한양의손꼽히는명문,경화사족의그림기록

부록
·주·표·자료·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사진기가없던시절,조선의양반가에서남긴총천연색기념물
조선시대사가기록화는누가,왜,어떻게그려졌는가
우리에게이그림은과연어떤의미를지녔는가
조선시대사가기록화는사진기가없던시절오늘날의총천연색사진처럼기록과기념의역할을했다.오래도록기억하고싶은일,많은사람에게알리고싶은자랑거리,대대손손남기고싶은경사등을사실적으로그림안에담아두었다.이그림들은한폭으로그려지기도하고,여러폭의그림을묶어화첩으로도만들어졌으며,때로는병풍으로제작되기도했다.
그림을그린이들은개인과가문의사정과상황에따라당대유명한화원부터그림을그리던후손,지역의이름모를화사까지그폭이넓은것도특징이다.이렇게다양한이들이그린그림은,궁중기록화나관청기록화에비하면,그시대의양식을따르기는하되하나의전형에갇히지않고비교적자유롭게그려졌다.
사가기록화는단순한사실을재현한것에머물지않는다.공식적인단체기념화로만들어진궁중기록화나관청기록화에서는찾기어려운개인의노력과집안마다의역사가깊이내재되어있는것은물론조선양반가의유교적가치와가문에대한자부심이그림마다빼곡하게담겨있다.다시말해양반관료들이조선사회가자신들에게요구했던유교적가치를어떻게인식했는가가그림을통해상세하게드러나있음을의미한다.이는곧그들이개인과집안의특별한순간을그림이라는매우사실적인매체를통해시각화한결과물을통해오늘날우리가그들이지향했던바를고스란히마주할수있게되었음을뜻한다.

집안과개인의중요한순간을그림으로남겨기록하겠다는뜻은그러나명망이있거나재력이많다고해서누구나할수있는일은아니었다.집안의누군가책임을지고맡아야했고,모양새를갖춰이를보존하는데도끊임없는관심을기울여야했다.그림으로기록을남기겠다는인문적소양,화가를섭외하고,이를현실화시킬인맥,이를뒷받침할재력이모두갖춰져야만그림을완성할수있었다.그뿐만이아니다.한번그림을그린것으로끝나는것이아니었다.그렇게그려진그림에명망있는이들로부터글을받아의미를부여하는것은물론이후로도가문대대로후손에게전승하기위해서는훼손및상실,분실등을최대한막아야했다.선대로부터물려받은그림이어떤이유로든상하거나분실했을때는어떻게든다시모사를해서남겨야만후대로전승할수있었다.
때문에후대의모사본이많은것은사가기록화의중요한특징중하나다.모사본하나하나마다나름의사연을간직하고있어역설적으로모사가많이된것일수록그림에깃든역사적인가치는더욱무겁다는점은의미심장하다.여기에더해같은그림을모사하면서반영된시대적변화의흔적을살피는것또한사가기록화를통해만나는또하나의각별한즐거움이다.

대대로내려오는양반가의수장고에전해내려오던그림부터,
국내외미술관과박물관에감춰져있던온갖그림의망라!
심지어책의마감직전등장하여마지막퍼즐을맞춰준그림까지!
사가기록화는개인과집안에서제작한그림이라는특성에따라대부분의그림들이대대로내려오는양반가의수장고에보관되어외부에노출되는경우가많지않다.이외에도국내국공립미술관,박물관,연구기관,대학박물관을비롯해해외여러박물관과미술관등에도소장되어있긴하나역시외부에공개되는경우는극히드물다.
그림의특성이이러하다보니이책에수록된그림대부분은그동안연구자들사이에서간혹개별작품에대한연구가진행되기는하였으나그전모가고스란히드러난적은거의없었다.이책에서는개인소장으로드러나지않았던그림부터,국내주요기관들의소장품은물론미국하버드옌칭연구소,예일대,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포틀랜드박물관,피바디에섹스박물관,프랑스국립기메동양박물관,독일라이프치히그라시민속박물관,평양조선중앙력사박물관등국내외미술관과박물관등에소장되어있던온갖그림들이망라되어있다.그동안일부관계자들사이에서만공유되었던그림들을이처럼총망라하여집대성한것은거의최초의일이아닐수없다.여기에더해이책의출간이전까지한쪽짜리그림으로만전해져(84쪽,90쪽)그나머지부분에대한궁금증을불러일으키던그림이이책의마감직전등장함으로써미지의세계로남겨두었던그림속세상이수록된것은(92쪽~99쪽)이책의존재의미를한층더배가시켜준다.

조선시대양반가의집안구조,집집마다다른잔칫날상차림,양반들의자리배치법,젓가락질하는양반,시대에따라달라지는여인들의헤어와패션스타일,신랑입장부터손님접대,잔칫날허둥지둥늦게도착하는손님,음식준비,잔칫날양반가풍경,평안감사대동강뱃놀이,장원급제자환영식……

지금껏볼수없던,이루헤아릴수없이앞다퉈등장하는생생한조선시대삶의풍경
이책을통해일반독자들이누릴가장큰즐거움은뭐니뭐니해도그림을보는맛이다.그동안전혀접하지못한독특하고낯설기까지한그림속에서조선의양반들은춤을추고,음식을먹고,뒤에숨어담배를피고,대화를나눈다.잔칫날일찍도착한양반들의여유만만한표정부터고개넘어허둥지둥달려오는듯한가마꾼의모습,60년만에다시혼례식을치르는조선고유의풍습과한양와우산아래소박한양반가의구석구석,1인1상을앞에두고젓가락질하는양반부터이들의잔치를돕는하인들의모습,춤을추고악기를연주하는기생과악공의모습,평생자신이몸담았던관가와지역의풍경을사진첩처럼모아놓은기록들,기발한화풍으로모아놓은선대의업적,우리에게는낯선곳이나엄연히조선시대양반들의활동무대였던북한곳곳의풍광,그가운데서도평안감사가베푸는평양명승지에서의연회,대동강뱃놀이를통해만나는평양의옛모습등은마치오늘날의SNS가그시대에있었다면남겼을법한흥미롭고생생한풍경들이다.그동안우리가보아온,문인화,산수화,수묵화와는완전히다른세계,조선시대일상을엿보던익숙한풍속화와는역시완연히다른그림들을통해마주하는조선시대양반가의특별한순간들은시공을초월하여마치이웃의모습인것처럼성큼우리앞에다가온다.

그림한점의내력은어떻게우리앞에드러나는가
때로는흥미진진한탐정소설처럼,
때로는학자의치밀한탐구의진모를마주하게하는,
한국미술사최고권위자,박정혜선생의30여년탐구의집성,
그림으로기록한조선시대양반가문화,그문화를이끈문화지형도!
그림은많은것을말해주긴하지만,모든것을드러내지는않는다.조선의양반들은그림을제작하면서그림과관련한기록을남기는것을잊지않았다.그림의제작경위는물론행사에초대된이들의면면,그들의자리배치,행사의구성및절차까지때로는그림위에또때로는별도의글을남겨화첩으로묶어두곤했다.여기에더해주변의가까운이들,저명한이들로부터축하의시문을받아함께장첩하는것도잊지않았다.
저자박정혜는눈에보이는그림의제작경위,그림속그순간의의미를파악하기위해조선의양반가에서남겨둔무수히많은문집의서발문,행장,묘갈명,묘지문,비지만,애사등을숱하게살폈다.이는마치하나의그림뒤에존재하는또다른세계를추적하는것과흡사하다.그의탐구의과정을살펴보고있노라면때로는한편의탐정소설을읽는흥미진진함을느끼게도되고,엄정한사실에만입각하여그림속실증을밝혀내는학자의치밀한진모를마주하게도된다.

조선시대양반가에서행사를준비하고,실행하고그것을글과그림으로기록하는과정은비단한가문의일로만끝나지않았다.때로는몇개의집안이연합하여행사를치르고그림을여러점제작하여나눠갖기도하고,다른집안의행사를적극적으로참고하기도하였다.행사의주최자는때로다른행사의손님으로초대되기도하고,한사람이여러집안의행사에글과이름으로등장하기도한다.이는곧사가기록화제작의과정을살피는것은곧당대의문화지형도를파악하는것과같은의미임을말해준다.조선의사가기록화가왜특히영남의사족들과한양의경화사족들에게집중되어제작되었는지역시그연장선에서설명할수있다.

저자의30여년에걸친치밀한탐구의결과,
원고지약2,500매,수록도판약450장,인명과작품색인약960여항목……
오늘날우리에게눈으로보고손으로만지는책의아름다움은어떤의미인가.
책한권에담긴콘텐츠를향한존중,
콘텐츠와독자사이를잇는책이라는물성의가치구현을위한노력
오늘날우리에게눈으로보고손으로만지는책의아름다움은어떤의미인가.저자의수십년치열한탐구의과정은책을통해어떻게존중받아야하는가.원고지약2,500매분량,도판약450여장의압도적콘텐츠의권위는한권의책을통해어떻게구현되어야하는가.하루에도수십권,수백권의책이쏟아지는이시대,경쾌하고,보기편한콘텐츠가주목받는이시대에대체불가한이콘텐츠는책이라는매체에어떻게담아야독자에게제대로정확하게다가갈수있을까.

약1년여전원고의실체를마주한그때로부터작동하기시작한책을향한여정은바로그고민으로부터출발했다.독자로부터쉽게선택받기위한가격대의설정,판형및판면의고려는일찌감치내려놓았다.또한쉽게읽혀야한다는가독성의강박역시작업과정에서제외한것중하나다.이책의편집과정의제1의전제는오로지콘텐츠에어울리는책을만든다는것,그것이었다.
책의구성은눈에보이는것이전부가아니다.그림만큼이나처음접할사가기록화의세계를독자에게잘전하기위해저자는책의구성을전반적으로수정하고,낯선개념은본문안에최대한설명했으며,그림과글의유기적흐름에도각별히공을들였다.이를위해책의시작과끝부분에는사가기록화에대해일별하고그의미를종합적으로파악할수있는내용을별도로배치하고(서장,제10장),책의전체흐름은독자들이친숙하게접할수있도록‘장수와자손번창’,‘과거급제와벼슬살이’,‘가문의안정과번성’이라는세범주로나눠구성했다.이는흔히연구서들이취하기쉬운,연구결과물을취합해엮는단선적인접근에서벗어난시도로,이를통해독자들은밀도높은내용을한결편한접근법으로접할수있게되었다.

이책이염두에둔독자들은한국미술의애호자들만이아니다.한권의책은또다른연구의디딤돌로기능하게마련이다.명실상부사가기록화라는우리미술사의새로운세계로가는진입로가될이책은따라서이후이분야를이어서탐구할이들에게도제역할을해야할소명이있다.이를위해저자는이후이어질이분야의연구자들을위한쓸모를극대화하기위해기존연구로부터이어지는맥락을부여하여새로운세계로의진입을훨씬손쉽게이끄는데도소홀함이없었다.
앞서언급한쉽게읽히는가독성을향한강박대신이책의의미를알아봐줄눈밝은독자들을위한배려에더무게중심을둔것또한이책의특징이라할수있다.이를위해저자는내용을깊고넓게이해할수많은표를별도로구성하여배치하고,좀더깊은이해를돕기위해다양한자료를수록하였다.

이런고민의연장선에서이책이채택한것은그림의진모를보여주기위한큰판형,도판의과감한배치와세부의적극적활용,대부분의독자들이생애최초로만나게될그림을제대로보여주기위한제본방식,질좋은인쇄상태를위한종이의선별등이다.
페이지712쪽,정가59,000원의숫자로먼저만날이책뒤에는이처럼책한권의물성이갖출수있는콘텐츠와독자를위한존중의태도가흐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