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담쟁이처럼 (임희선 시집)

너는 담쟁이처럼 (임희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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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임 희선 시인은 문자 언어라는 재료를 가지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일상에서 부딪쳐 온 감성을 소박한 언어로 정겹게 다듬어 내고 있음을 본다. 시가 은유요, 함축이라고는 하지만 작가 가슴에 맑게 고여 있는 정서로 소재와 대상이 주는 의미를 시어라는 향기로 끄집어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고의 폭이 넓고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숙성시킨 사유의 언어로 한 행 한 행을 채운다는 것은 하얀 밤을 검은 재가 되도록 홀로 태우는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나만의 시어로 내재화 시키는 작업 그건 작가의 숙명이고 특권이다.
-이훈식(서정문학 발행인, 시인)
저자

임희선

경기도여주출생
서정문학시부분
문학고을수필부문신인상수상
경기신인문학상수필부문수상
동시부문신인상수상
서정문학운영위원,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이천시지부수필분과장

목차

5 시인의말

1부그리움의향기
12 갯바위
13 시간의향기
14 변화
15 사진
16 길
17 기다림
18 아우슈비츠에서
19 어찌할까요
20 어느날
21 동백꽃과나
22 휴대폰
23 커피잔
24 들리나요
25 그대이름하나
26 그어디쯤
27 맑은편지
28 약속
29 남겨진미소
30 바람에게
31 푸른영혼으로
32 미소
33 가슴속향기
34 비의이야기
35 그대와함께
36 바다가보이는창에앉아
37 아카시아향아래서
38 첫사랑
39 가을연가
40 아이스아메리카노
41 마음의편지
42 코스모스연가
43 아직못다한이야기
44 흔적

2부사랑의향기
46 달콤한커피
47 꽃
48 사랑라떼
49 당신은나에게
50 어머니꽃
51 그분의사랑
52 길을걷다가드는생각
53 나는
54 흐름
55 너
56 만약에말이야
57 바람과함께
58 당신의모습
59 영원한것
60 내안에당신
62 쇼파와당신
63 같은사랑
64 우리는
65 화려한외출길
66 하나되게하소서
67 당신의숲
68 사랑입니다
69 아다지오
70 하늘아
71 또다시사랑
72 당신께띄우는편지
73 목련화사랑
74 바람

3부행복의향기
76 가슴에피는꽃
78 하늘연서
79 덜어내기
80 오늘은
81 그대와함께라면
82 당신과함께이루는행복
83 하루
84 당신으로인해
85 고백
86 거울처럼
87 지하철에서
88 작은창으로보는세상
89 옷장
90 선물
91 일상
92 그럼에도불구하고사랑
93 당신으로
94 만약에
95 꽃비
96 벚꽃사랑
97 그대꽃
98 커피와나
99 그대보고픈날에
100 당신의커피잔이부럽습니다
101 물들다

4부희망의향기
104 중심
105 11월연가
106 누름돌
107 독백
108 봄눈
109 모래알
110 언제부터거기에
111 오늘을묻다
112 바람이나에게
113 기다림
114 봄꽃
115 지지않는꽃
116 너는담쟁이처럼
117 봄날
118 하늘이파란이유
119 기도
120 너에게전하고픈말
121 봄의길목
122 꿈꾸는별
123 낯선길에서
124 낮달
125 봄바람
126 꽃의미소
127 봄날은온다
128 희망꽃

130 해설시어詩語로그려낸꽃무늬|이훈식

출판사 서평

시어詩語로그려낸꽃무늬

이훈식(시인.서정문학발행인)

먼저임희선시인의첫시집출간을축하드린다.그동안가슴앓이처럼담아두었던시들을묶어한권의책으로만든다는것이결코쉬운일이아니다.시는작가의분신이기도하기에작가의한단면을세상에보인다는것이쑥스럽기도하면서도용기가필요한부분이기도하다.그러나그동안안으로되새김질한시어들을세상에내보이면서얻어지는기쁨뒤에오는자아의성찰과자아의정체성을찾아보는계기가될수있음에작가는책을통해서독자들을만나는일에주저하지말아야한다.
아픔만큼성숙된다는말은작가에게도꼭필요한말이다.임희선시인의시를읽어보면군더더기없는진솔한표현들이아주투명한색깔로비쳐들고있다.가식이나억지로꾸민시어들이아니라소재가주는이미지들을단순하면서도어린아이같은천진무구한가슴으로그려내고있다.임시인의시는대상과소재를향한그리움과그갈등그리고만남과헤어짐을일상의언어이면서도일상의언어가아닌시어로조곤조곤속삭이고있다.
시집을갖는다는것은늘주관적인관점에서세상을바라보고살다가한발떨어진자리에서자기자신을객관적으로바라볼수있게되었음으로그만큼행동반경,사유의반경이넓어자고세상을보는여유도생긴다.그게바로시를쓰는마음이기도하다.

1부그리움의향기

임시인은문자언어라는재료를가지고자연과인간에대한갈증과그리움을노래하고있다.일상에서부딪쳐온감성을소박한언어로정겹게다듬어내고있음을본다.시가은유요,함축이라고는하지만작가가슴에맑게고여있는정서로소재와대상이주는의미를시어라는향기로끄집어낸다는것은그리쉬운작업이아니다.
사고의폭이넓고다방면에관한관심과숙성시킨사유의언어로한행한행을채운다는것은하얀밤을검은재가되도록홀로태우는힘든작업이기도하다.상상력을동원하여나만의시어로내재화시키는작업그건작가의숙명이고특권이다.

멈춘시간속
그순간
한조각시간속에
담긴이야기
처마끝에
달린풍경소리처럼
스치는추억에
너의향기가실려
웃음소리가들린다.
-「사진」중에서-

오늘밤
바람의소리를듣다가
나의창에
촛불을켜놓고
달을다
태워버립니다.
-「기다림」중에서-

그곳은
주인없는물건이가득했다.

눈물로얼룩진땅
그리움으로물든하늘
아직도그들의
슬픈눈물

아픈기다림이주위를맴돌고
계속해서가슴은먹먹했다.

뽑힌머리카락은모포가되었고
엄마의손을놓은아이의신은
덩그러니남아눈물에젖어있다
-「아우슈비츠에서」중에서-

위의시들은조금도때묻지않은심성으로풀어낸안온하면서도욕심내지않은표현들이우리마음에작은파문을만들어주고있다.“한조각시간속에/담긴이야기/너의향기가실려/웃음소리가들린다.““달을다태워버립니다.””대낮인데도서늘한것은/아직도갈곳잃은영혼들의/마음이있어서일것이다“라는표현들이낯설음에서낯익음으로읽혀질때임시인이마음으로걸러낸시어들이마디마디감흥으로살아난다.요즘작가자신도잘모를난해가시가시대의한조류로넘쳐나고있음을볼때희로애락의고운정서로대상을객관화시킨언어들이너무곱다.

2부사랑의향기

작가가자기자신을철저히인식하면서유한한언어와연민으로시어를찾아내는작업그작업을산고産苦로도비유하기도하지만시인은그산고를오히려기쁨으로삼는사람들이다.쓰는작품이다수작일수는없다.시어가좀어눌하고투박한부분이있어도시어를통한그사랑의향기는결코한곳에머물지않을것이다.시는시적경험이어떤절실함을만날때세상을향해소리지르는작가의비명이다.
2부에서도보면커피를얘기하고꽃을얘기하고바람을얘기하는그마음속에서는아직도다태우지못한불씨가아직도가슴에언저리에남아있음을본다.

가슴에담긴말
입술에만맴돌다가

-중략-

커피잔만
만지작만지작

온기가사라진
커피잔에
쓴맛만이남아
덩그러니떠있는

그대눈빛
그대향기
-「사랑라떼」중에서-

온갖풍상침묵으로견뎌내며
묵묵히걸어온시간
주름진얼굴에남은
연흔이아름다워요

한번도자신을위해
치장해본적이없는인고
당신의지난시간

오늘은당신머리에핀
흰꽃이유난히
아름답게빛납니다.

-「어머니꽃」중에서

작은별빛하나
보랏빛꿈으로곱게접어
그대에게보내고싶어요

-중략-

가까운듯멀고
먼듯가까운모습

그대부르면언제나
대답할자리에나있고싶어요
-「바람」중에서-

임시인의시에서는순박한웃음이친근한향기로다가온다.어찌보면무공해시인이다.일상에서얻어진감성을가감하지않고솔직담백하게그려놓은작업,그래서임시인의시는맑고투명하다.“온기가사라진/커피잔에/쓴맛만이남아/덩그러니떠있는/그대눈빛/그대향기.”그대의눈빛이,그대의향기가,쓴맛으로만남은커피잔으로비유한시어들이참으로신선하고너무재미있다.직설적인표현이아니라비유로그려낸기법이돋보인다.
시를쓴다는것은삼라만상을내안에받아들이고우주와자연과인생을조명해보는창조작업이다.물욕의가치보다는영혼의맑은사유를시어로빗어내는시인은그래서새생명의창조자라고부르는것이다.
“한번도자신을위해/치장해본적이없는인고/당신의지난시간/오늘은당신머리에핀/흰꽃이유난히/아름답게빛납니다.”흰꽃머리핀이가져다주는이미지를잘도살려내었다.
2부에서도임시인은일상에서얻어진소중한체험들을한연,한행마다군더더기없는진솔한고백으로승화시켜놓고있다.임시인은그저보이는외형적인사유가아니라내면에침전된사유로친한친구에게편하게얘기하듯시를써놓고있다.

3부행복의향기

우리의삶을다내려놓았을때모든것은나와상관없는관계가된다.살아있음의흔적도우주적관점으로보면찰나에지나지않는다.그래서살아있는동안우린행복을꿈꾸고살아있음을노래하고자하는원초적본능이있다.3부에서도시인은마음껏비상할수없었던시간을이타적시각으로바라보며당신을고마워하고연분홍사랑을내안으로불러들이고있음을본다.

세상에서가장편안하며
세상에서가장날사랑해주는
당신의사랑으로난오늘도
세상어디서든당당하고
세상어디서든
행복하게웃을수있어요
-「당신으로인해」중에서-

도저히출처를알수없는
만남

기다림,우연
알수없는셀렘으로
불쑥다가온순간

오늘당신의
뜻밖에전화가
아름다운선물인것처럼
-「선물」중에서-

바람이
쓰다듬는
햇살한자락에도
새겨진우리모습

연분홍바람타고
눈처럼날리던행복

이세상엔
오직우리둘뿐이었다
-「첫사랑」중에서-

문학의장르중에시는남과다른상상력과낯설음이그생명이다.가장함축된언어로표현되는시는작가의내면이고작가삶의나이테이기도하다.
시는현란한기교나반짝이는어휘력만가지고되는것은아니다.거추장스러운겉옷을벗어버리고시어를통해벌거벗은자아를만나고자하는구도의길이다.
위에시들을보면“당신의사랑으로난오늘도/세상어디서든당당하고/세상어디서든/행복하게웃을수있어요”둘이면서도하나요하나이면서도둘이되는당신으로인해어디서든당당할수있다는육화된시어가삶의연륜을얘기해주고있다.
“오늘당신의/뜻밖에전화가/아름다운선물인것처럼”정녕기대하지않았을때들려온목소리선물이라는것은목마를때마실수있는한잔의물같아야한다.
“연분홍바람타고/눈처럼날리던행복/이세상엔/오직우리둘뿐이었다”오직이세상에서당신만보이는첫사랑눈멀고귀먹었던기억들이숨길수없는감성의뼈대로드러나고있음을본다.

4부희망의향기

시를쓴다는것은삶속에서얻어진인식과가치를가지고그의미를새롭게부여하고그이름표를달아주는일이기에그특권을누리는것은오직시인뿐이다.4부에서도임시인의시들은정겨운언어들사이에서삶의고운숨결로또다른희망의실루엣을만들어내고있음을본다.
시인이이세상을들여다보는길은주관적인것을한번쯤객관화시켜보는방법이다.세상안에살면서도세상밖에것들에귀기울여보는작업이다.남의아픔이내아픔으로스며들때슬픔조차도희망이되도록하는것이다.

빈화분에
슬픈고백처럼앉은
민들레한포기

어디서왔을까?
먼기억속
꼭꼭여민가슴을
수줍게풀어놓은모습

말로는다못할
홀로견뎌온사연이있는지
빛과그늘사이
제한몸숨기지못하고
기다림으로피어있다
-「언제부터거기에」중에서-

수줍은춤사위로
장단을맞추는
나비의외출

먼기억하나가
그림자되어
등뒤로숨는다.
-「봄날」중에서-

모진겨울바람
잘이겨내더니
표정없던내얼굴에도
미소를꽃피운다

겨울바람끝에매달린
산수유꽃
작은산수유마을
온통노란물이다
-「희망꽃」중에서-

4부시에서도삶의희망이란결코포기하지않는사람에게보이는하늘의창문이요,주어진환경속에서작은기쁨하나를찾아내는작업이야말로시인이갖춰야할덕목이라고얘기하고있다.임시인은그어떤관념적사고가아니라어눌하면어눌한대로투박하면투박한대로생을노래하고자연을노래하는품성,그래서임시인은천상시인이다.
“말로는다못할/홀로견뎌온사연이있는지/빛과그늘사이/제한몸숨기지못하고/기다림으로피어있다”민들레한송이를보고빛과그늘사이숨겨진기다림의아픔을아주담담히그려낸시인의시각이읽는사람의눈에도보인다.
“수줍은춤사위로/장단을맞추는/나비의외출/먼기억하나가/그림자되어/등뒤로숨는다.”
감각적인표현을뛰어넘어나비춤사위를통해얻어진기억이등뒤로숨었다는반어법이오히려전체시를살려놓고있다.시에서첫연도중요하지만마지막연을어떻게처리하느냐에따라전체시가죽기도하고살기도한다.그걸알고쓰는시인이다.
“겨울바람끝에매달린/산수유꽃/작은산수유마을/온통노란물이다.”산수유꽃이피는마을의전경이한폭의그림으로다가온다.

늘시해설을할때마다젖는감상이지만시한편에시인의전생애가숨어져있고시한편에전우주가들어가있음을볼때시십여편을가지고시인의시전체를논한다는것이무리(irony)일수밖에없다.결국시해설은해설자의일반적인주장일뿐이다.
임시인의시들이독자들에게풀물들듯이스며드는시로널리읽혀졌으면좋겠다.겨울의추위가점점다가오고있다.앞으로도더욱정진하여우리서정문단의문향가득한시인으로우뚝서기를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