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숲 The Forest of My Heart (유임순 시집)

내 마음의 숲 The Forest of My Heart (유임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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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숲에서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 때는 함께 젖고 함께 흔들리기 때문에 언제나 상쾌한 기운이 숲 전체를 지배한다. 숲이 울창하면서도 적막한 까닭은 늙고 병들어서 죽는 것이 아니고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순환의 고리 그 생성의 비밀을 침묵으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숲은 과거도 미래도 현재 진행형의 부호이고, 가장 늙은 숲이 알고 보면 가장 왕성한 젊음이다.
숲을 보려면 숲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숲 안에서 동화가 될 때 숲에는 살아 있는 것들의 진화의 무늬를 찾아낼 수가 있고 모든 족속이 알아들을 수 있는 공통어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유임순 시인의 『내 마음의 숲』은 전체 속에서 하나이며 하나이면서도 전체를 아우르는 개별성을 가진 존재로서 함께 젖고 함께 흔들렸던 시간들을 믿음으로 그리움으로 또한 아련한 추억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열망이 곳곳에서 뜨거운 입김으로 묻어나고 있다
─ 이훈식(시인, 서정문학 발행인)의 해설 중에서
저자

유임순

2022세종시중등교장으로정년
2022서정문학시부문신인상
2023서정문학수필부문신인상으로등단
2023문학시선윤동주탄생제106주년기념공모전우수상
2023문학시선제4회타고르문학상최우수상
현재서정문학작가회,고마문학회,
세종시마루문학회회원

목차

시인의말

제1부유년의뜰


내고향은
증평,그곳에는
단상
남도봄마중
일상日常
숲길을걷는것은
숲길의끝
새를사랑하는여자
여름은가을을품고
금쪽같은초가을
11월의모과나무
정동진을다녀와서
고통은가시처럼
그림자
바쁜꿀벌은슬퍼할틈이없다
감동을주는사람
마침내산티아고
순례자의노래
작은순례의노래
숲속의집1
숲속의집2
석장리에서
석장리그곳
시를쓰는이유
시보다삶,삶보다시
시와삶
시가다시내게로오다
늦열매절로익어떨어지듯

제2부배움의꽃밭

한여름날의미술관앞에서
만가輓歌
한쌍의백조처럼
수촌리해밝은도서관
그리운동주에게
인도의노래
차이코프스키가흐르는공간
그리그에부쳐
어느천재를추억함
불후의화가
샤갈의마을에내리는눈
밀레의낮잠
타인은지옥
코로나19비상
추석秋夕,그리고송편
그아이
12월31일
1월1일
마지막직원회의
교장의길
꽃피는봄보다
한방울의물이
모든강물이바다로흐르듯
여기한권의책이
새가나뭇가지를떠나듯이
수고하셨습니다
간절한소원은
우리함께같은숲에서있었습니다
이제당신은전설이
옛선비처럼스스로
백두대간동쪽고을의
길벗이여
명창정궤明窓淨几
아무것도할수없는날
생활의법칙

제3부삶의들녘꽃이진후에라야

나의아들에게
아가에게
16개월이안이
신성한선물
삶이란길벗이있어꽃으로피어나느니
세친구
9월의어느멋진날
바람처럼구름처럼눈사람처럼
안녕,프리스카!
만날수없는사람을만나러
그여름밤,그리고아침
한번씩생이흔들릴때
헌시
내어머니의이름으로
어머니의저녁
내영혼이따뜻했던날
한번뿐인오늘
엄마의아흔번째여름
작별예감
엄마의겨울
동백꽃처럼
작별의시간
백두에서서
그대무릉도원을보았는가
라틴다리에서서
몽골의노래
역사는역사다
역사의아이러니
생애한번은그곳에
여행의꿈
한일가왕전을보다가
기어이쓰는애가
다시쓰는애가
마지막수업
초혼
우리는누구인가,어디로가는가

제4부믿음의언덕

꽃동네
울지마,톤즈!
임마누엘성가대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평창성필립보생태마을을그리며
천로역정
이아침걸어가는길
이아름다운날
당신을따라서
성서사십주간성경공부
나는이제안다
지향
미사의기적
생활의서
분명당신이
여인을만나다
한아이
침묵하시는하느님
너에게
내게도있었지
생의심연에서
사제의길
고해의빛
공감의법칙
또한번의성탄
겨울아침에
새해송
사랑은
행복이란


해설푸른영혼그날개끝에닿았던기억들|이훈식

출판사 서평

먼저유임순시인의첫번째시집출판을축하드린다.그동안시창작의열정을불씨로지펴놓고끊임없이달려온필력이시의행간마다살아서숨을쉬고있음을본다.
유시인이『내마음의숲』으로제목을삼은것은숲은얽히고설킨개별성에불화가있어도서로반목하지않으며,저마다개별성은전체속에하나이고,하나하나가전체를이루는조화,저마다제몫이무엇인지를알기에숲에선너와내가따로없다는것을교육자로어머니로신앙인으로살아오면서뼛속깊이새겨진사유들을시어를통해얘기하고싶었는지도모른다.
숲에서는비가내리고바람이불때는함께젖고함께흔들리기때문에언제나상쾌한기운이숲전체를지배한다.숲이울창하면서도적막한까닭은늙고병들어서죽는것이아니고날마다새롭게태어나는순환의고리그생성의비밀을침묵으로지키고있기때문이다.숲은과거도미래도현재진행형의부호이고,가장늙은숲이알고보면가장왕성한젊음이다.
숲을보려면숲밖으로나가는것이아니라숲안에서동화가될때숲에는살아있는것들의진화의무늬를찾아낼수가있고모든족속이알아들을수있는공통어가있음을알게된다.
그런의미에서보면유임순시인의『내마음의숲』은전체속에서하나이며하나이면서도전체를아우르는개별성을가진존재로서함께젖고함께흔들렸던시간들을믿음으로그리움으로또한아련한추억으로표출하고자하는열망이곳곳에서뜨거운입김으로묻어나고있다.
좋은시나쁜시는없다.읽고나서감동이있느냐아니면깨달음이있느냐차이이다(서울대교수오세영시인)라는말처럼감동이나깨달음은피부적언어감각으로는구현해낼수가없다.울면서빵을씹어봐야가난을알고한번쯤가슴을몽땅잃어봐야사랑을알듯이직접체험에서우러난시어만이살아있는언어가된다.
시는상상력의소산이라고해도연륜이가져다준희로애락의깊이가없다면그저노랫말에지나지않는다.

제1부유년의뜰

유년의뜰의시들은희로애락의정서가가슴안에서한번삭혔다가다시토해놓은시어들이행간에서살아날때면아픔마저그리움이되고아물지못한기억마저도소중한추억으로살아나가슴에풀물들듯이배어든다.삶의어눌한부분까지도할말은다하는뼈대강한시어들이그간시인이살아온날들을조명해주고있다.
생명에대한경외감이물음이되고대답이되는시어들이곳곳에서붉은맥박으로뛰고있다.유시인의시의텃밭은불타던향학열이었고주를향한믿음이었고부끄럼없이살고자하는맑은정서와고향에대한애정들이다.만남을가볍게여기지않고푸근한마음으로다듬어낸시어들.하이데거는언어는존재의집이라고했듯이유시인의시어들은덧칠하지않고안으로삭힌사유가그깊이와문향을더해주고있다.
스물한살내가대학생이던그해봄
일곱살많은심심산골농부에게
팔려가듯시집보낸딸을
아배는뒤늦게꼬불꼬불깊은산길을오가며
가슴을쳤다했다

그래도농사채넉넉하고
시골인심후한마을에서잘사나했더니
어느해남편병고에시달리다세상뜨자
생활전선에뛰어든그녀

다행히일찍철든세딸은
저마다제길을찾아가고
긍정의여왕내동무는
인성도인복도좋아군의원도되고
라이온스클럽회장도하며
용감한여성리더로자리잡았다.
-「증평,그곳에는」중에서-

시는시인에게잠재되어있는무의식세계의한단면일수도있고사물과대상에대한새로운인식이요,새로운가치의발견이다.그래서시인이불러주면꽃아닌것이없다.또한시를쓴다는것은그어떤것으로도메꿀수없는결핍의한단면일수도있다.시는무에서유를창조하는인간만이가지고있는지성이다.어렵고힘든세상그불확실성앞에서내일을알수없었던어릴적씨동무의얘기속에는시인의아련한아픔과씨동무에대한순수한사랑의정체성이청아한목소리로울리고있다.
“긍정의여왕내동무는인성도인복도좋아”“용감한여성리더로자리잡았다”
열악한가정환경을끝내이겨내고남보라는듯이일어선씨동무모습속에서시인은동무의성취감그대리만족을통해쌓여있던그리움을동질화시키고있음을본다.
단순히대상에대한관찰자입장이아니라,끊임없이해부하고되씹어보는주관자로서의시어들이밀도있게제몫을다하고있다.

새하얀포말로부서지는사랑
그애달픈버림도생각하고
네가진미소한것들다던져버리려무나.

그커단파도소리속에숨겨
못다한아픔목놓아통곡도하려무나.

죽음보다가벼운사람의일들
사랑보다가벼운세상의일들

한바탕용기처럼
떠오르는해를보면
허겁지겁살아가는동안에도
세상한구석은
영원히찬란한일들이일어나고있음을
그대는문득깨달으리.
-「정동진을다녀와서」중에서-

문학의효용성중하나는살면서쌓여있던감정을배(catharsis함으로서오는청량감이요,진부한사고의틀을벗어나새로운것에대한갈망과도전에서얻어지는환희이다.그래서시를쓴다는것은자아표출이요(안병욱교수)또한구도의길(구상시인)이라고하는것이다“포말로부서지는사랑”“목놓아통곡도하려무나”그러나떠오르는해를보면분명찬란한일도일어나리라.우리가일상에서겪을수있는질곡의역사도내일에대한소망을잃지않고묵묵히헤쳐나가면어둠이깊으면새벽이가깝다고하듯이분명찬란한해는다시뜰것이다.혼돈과공허속에빛이있으라하매빛이있었다는말씀처럼시인의연륜속에나이테로숨겨져있을끈질긴믿음과마음먹은대로이뤄주시리라는함축된사유가파도로부딪치고있다.

입술깨물며조직검사를하고온날

문득세상은나를버리고
나도세상을버려야하는가
무한고독에전율할때

나는너를보았다
내가장깊은곳에서
내존재의허무와싸우는빛나는칼

다시세상은환해지고
다시스위치가켜지듯
다시심장이뛸때

너는다시내게로왔다
-「시가다시내게로왔다」중에서-

위의시를보면우리는예기치못할상황에빠져두려울때가있다.그러나삶의무게가무겁고아픔이나슬픔이닥쳐와도원망하거나한탄하지않고자신의내면으로끌어들이며내존재의대한무한고독앞에섰을때시가내게로왔다는것은겸허하게생을뒤돌아보며짐지고왔던모든것을내려놓고절대자앞에가장나약한나를찾고자하는빛나는구도의길이시에게있음을보았다는자기고백서이다.“내존재의허무와싸우는빛나는칼”쓰지않고는배길수없는작가정신을혹자는천형을앓고있는사람이라고했다.혼불작가최명희는손가락으로바위에새기듯글을썼다고했다.누군가는시는순간적언어의건축물이라고하지만내재된경륜이깨달음의언어로만나은유와함축으로빛날때한편의시가이땅에꽃으로피어나는것이다.유시인은단순히외향적의미의재생이아니라시를통해지난날의의미를반추하며자아성찰의계기로삼고있음을본다.

제2부배움의꽃밭

교육자로전생애를헌신했다고해도부족함이없는유시인은교육현장에기억과회상을통하여소멸되어가는것들의애잔한마음을시어로담고있음을본다.스승과제자로서함께했던시간들이상생과조화의귀결로이어지고있다.
시인은교육과삶이가진영속성을통해이타심을서정적표현으로담아내며어찌보면짧고굵었던지난시간들을되새김질하고있다.시는해석이아니라느낌이라는말이있다.유시인의시는차지고또렷하다.시인이쓰고자하는마음이선명하게드러나보인다.
덧칠하지않은시어들이화려한몸짓을버리고올곧은심성대로함께울고함께웃었던시간들이그리움으로어우러져있다.이땅에배움의씨앗을뿌리는중책을맡으면서차마버릴수없는정들을시비로세우고있다.

아득한나라바닷가에서아이들과조개를줍고
구름을스친어린초승달의옅은미소를머금고
오직나는가장작은갈대피리
그러나끝없는분께서지으신끝없는존재
끝없는분께서내작은갈대피리에음률을담아주십니다
소박하고올곧은신념을타오르듯살고
두려움없는죽음의세계를고요히껴안은당신은
‘내가사랑하는아들,내마음에드는아들’을닮았습니다

무자비한폭압에는온몸으로항거하되
이제전세계는하나의둥지에서만나야한다
샨티니케탄숲속평화학교는세계의푸른맥박이되고
저마다빛나는등촉을켜고한밤중에끝없는분이부르실때
기꺼이응답하며나아갈수있도록깨어있기를
당신이조용히피리를불자천상의별들이꽃처럼피어납니다
-「인도의노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