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시대

정의의 시대

$14.00
Description
소설과 산문, 시와 희곡을 넘나드는 젊은 소설가 이우,
그가 선보이는 도발적인 희곡작품 『정의의 시대』

극단의 시대에 보편을 사유한다는 것
소설가 이우의 신간 『정의의 시대』는 독립의병의 정의와 도덕에 대한 딜레마를 밀도 있게 그려낸 희곡작품이다. 이우는 1907년의 한반도의 역사적 사실의 기반 위에서 한 명의 청년을 창조해냈다. 주인공 ‘정의태’는 대한제국을 일제의 압제에서 구해내고자 의병의 길을 택한 열혈 청년이다. 그는 자신의 임무인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수행하기 위해 굳은 결심을 하고 결전의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이토가 온다는 것은 거짓 정보였고, 그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임무를 수행한다. 그의 손에 죽은 것은 이토가 아닌 일본인 고위 관료들이었다. 이름조차 몰랐던 그들은 과연 죽어 마땅한 존재들이었을까. 내가 그들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 정의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그렇다면 나는 독립의병인가, 살인자인가.

숭고한 정의에 불의의 논리가 개재해 있을 때,
우리는 정의를 계속해서 숭배할 것인가?
저자

이우

소설을통해우리시대와세대가직면해야할문제들을그려내고자한다.2018년데뷔작인장편소설『레지스탕스』이후로꾸준한문학활동을이어오고있다.

대표작으로는소설집『페르소나를위하여』,희곡작품『정의의시대』,에세이집『자기만의모험』,시집『경계에서』등이있다.

목차

정의의시대-11
서문-13
본문-19
부록-165
작품해설-181
작가노트-199

출판사 서평

독립의병정의태는이토히로부미를암살하려다가
그만누구인지알지도못했던일본인고위공무원둘을죽이고만다.

누구보다‘정의’를중요시여겼던의병인정의태는충격에빠지고만다.
평생을의병으로살아온정의태의딜레마를쫓아가보자.


이우의희곡작품『정의의시대』에등장하는주인공정의태의극중설정은굉장히매력적이다.의태는‘오인사살’이라는하나의장치로인해타겟이었던이토히로부미라는압제의상징을죽이지못하고,존재조차알지못했던일본인고위관료둘을죽이게된다.여기에서독자들은이야기가끝날때까지결코빠져나올수없는도발적인딜레마가발생하게된다.과연의태는‘정의’를행한것일까,‘살인’을한것일까.그는‘사건’을일으키고이제일본의법정앞에선다.그는스스로를어떻게정의할까.독립의병일까,살인자일까.

의태는타겟이아닌엉뚱한사람을죽였다는사실에무척이나괴로워한다.그는‘정의의경계’를늘예민하게생각하는의병이었다.이토히로부미암살이전,그는임무에실패를하고돌아오게된다.타겟은이완용이었다.하지만그는그가가족들과함께있어서죽일수없었다고고백한다.군인은오직타겟에게만폭력을행사할수있으며,아이들과부인에게는폭력은커녕심리적인상처조차입힐수없다고주장한다.‘불의’와‘죄’는오직당사자에게만있다는논리였다.그렇기에의태의오발탄과그로인해죽은두명의일본인은,그가간직하던정의관으로는도저히용납할수없는일이었다.나는도대체무슨일을저지른것일까.

죄책감으로괴로워하는의태에게그의동료형두는사망자가일본인‘고위관료’라는점을계속해서주지시킨다.그들은일본의압제를앞장서서견인하는수뇌부이기때문에모두죽어마땅한이들이라고말이다.이제의태는형두의도움으로스스로의변론의무기가생겼다.‘나는살인을한게아니라,독립의병으로서일본의압제와맞서싸운것일뿐이다.’이제그의이야기가본격적으로시작이된다.이러한변론은그가‘살인자’가아닌‘독립의병’으로남고자하는몸부림이다.그는감옥에서독백을한다.“나는살인을한게아니야…나의의병활동이,내삶의전부를건의병활동이고작살인으로귀결돼서는안돼.그렇게돼서는안돼.나는의병이지살인자가아니야….”(p.67)

그는자신이살인자라는오명이아닌,오직독립의병으로만명예를간직한채사형을당하길바란다.평생을정의로운의병에목숨을걸었기에인생의마침표를살인자가아닌독립의병으로찍고싶었던것이다.하지만그의앞날은순탄치못하다.계속해서그를부정하는인물들이등장한다.변호사다이스케,검찰관사쿠타로,감옥을같이쓰는죄수,관동부도독곤페이,사망자의아내나나코,미리엘신부까지.모두그의오인사살이‘정의’가아닌‘범죄’였노라고계속해서불편한진실을드러내게한다.이제의태는불편한진실을시인할까.아니면계속해서독립의병임을주장할까.

이우는독자들의불편한지점을계속해서자극한다.흔히우리시대의독립투사,라고하면역사와민족과영웅이며,나아가(이우의표현을빌리자면)국가적,민족적성역에자리잡은존재들이다.하지만이우는도발적이게도그들을성역에서끌어내려보편의시선으로바라보고자한다.의태가이토히로부미의살인을계획했던것은,‘정의’라는것이독립의병의임무와그에수반되는살인을정당화해준다.하지만그의오인사살은‘정의’로좀처럼정당화할수없는문제이다.독자들은차라리의태를법정에서몰래빼돌려숨겨주고싶은심정일것이다.왜냐하면그가아무리오발탄을타인의가슴에박았을지라도변하지않는사실은정의로운‘독립의병’이기때문이다.

의태는법정에서는오직의병으로만남기위해당당한척하지만,사실스스로조차이문제를정당화할수없다는사실에괴로워한다.그의괴로움은‘죄책감’보다는‘의로움’으로부터연유한다.평생을‘정의로운의병’으로살아가고자했는데,스스로에게커다란오점을남긴셈이니말이다.자신의삶의가치와행위의결과가일치하지않는지점에서과연의태는마지막으로어떻게자신을긍정할까.이우는의태를빌려우리에게메시지를던지고있는것이다.“과연우리는정의에조그마한불의가기재해있을때,그불의를어디까지모른채할수있는것일까.”

어쩌면이우의말마따나우리는어쩌면극단주의의시대를살아가고있는지도모른다.각종온라인커뮤니티,정치적진영,종교적믿음,젠더갈등,성정체성,비건과환경문제,그리고지금도벌어지고있는우크라이나전쟁까지.한국만해도분단이라는극단주의에사회전체가경도되어있다.모두가자신의정의만을정의라고부르짓는시대에,정의의불편한지점들을자꾸만직시하고또건드리게만든다.그리하여이우는정의태의눈을통해우리의시대를,극단주의를아니우리자신을성찰하게만드는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