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18.50
Description
과학의 기원을 철학에서 찾는다면?
근대 철학의 고전 속에서 읽어 낸 과학 탄생의 비밀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로, ‘통섭(consilience)’ 개념의 주창자로 이름 높은 에드워드 윌슨은 최근 번역 출간된 『창의성의 기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The Origins of Creativity)』(사이언스북스, 2020년)에서 “철학을 다시금 존중받는 위치로, 이번에는 인문학적 과학과 과학적 인문학의 중심으로 돌려놓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라고 주장한다. 디지털한 세계에서도 인간은 “정보에 익사하는 한편으로 지혜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윌슨의 이 주장은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윌슨의 통섭 개념이 과학주의의 그늘 아래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인문계 독자들에서부터 인문학의 몰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공계 독자들까지 철학을 지혜의 근원으로, 과학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나침반으로 격상시키며 인문학과 철학의 새로운 협력과 융합을 역설하는 윌슨의 태도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그렇다면 윌슨의 이 협력과 융합 제안에 철학자와 인문학자는 어떤 회신을 보내고 있을까? 이미 과학을 철학과 역사학 및 사회학의 대상으로 삼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많은 성과가 축적되어 있다. 과학학(science studies)이라고도 불리는 인문 사회 과학적 과학 연구를 통해 패러다임, 연구 윤리, 과학과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민주적 통제와 관련된 개념들이 계발되었고, 과학과 인간, 사회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이 과학학을 “철학을 다시금 존중받는 위치로, 이번에는 인문학적 과학과 과학적 인문학의 중심으로 돌려놓는 것”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존의 인문학적 방법론으로 대상을 과학과 기술까지 확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 과제는 순수 철학자들, 과학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순수 철학자들이 과학을 중심에 놓고 자신들의 학문 분과와 그 역사를 깊이 성찰하는 데서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저자

김옥경

출간작으로『철학의욕조를떠도는과학의오리인형』등이있다.

목차

이책을시작하며005
서동욱

1부과학이자연을인간의손에넘겨줄때
1장과학의대항해선을밀고나가는물결:호메로스부터니체까지017
서동욱

2장학문혁신을통한과학의실용화로지상낙원을꿈꾸다:베이컨의『학문의진보』037
이상헌

2부빛과시선,과학과철학의관심이집중된곳
3장장님의지팡이,포도주통,그리고테니스공이알려준빛의성질:데카르트의『굴절광학』063
홍우람

4장관념론자의시선이향하는곳은?:버클리의『새로운시각이론에관한시론』083
김종원

3부사물의이치
5장운동과정지,빠름과느림으로이해된개체:스피노자의『에티카』107
김은주

6장미적분학의창시자가상상한물리세계:라이프니츠의『형이상학서설』129
박제철

4부종교를의심하고물리법칙의뿌리를들여다보다
7장불확정성의시대의서곡:우연과진화로서의세계:흄의『자연종교에관한대화』149
오은영

8장뉴턴은떨어진사과에서무엇을놓쳤는가?:칸트의『자연과학의형이상학적기초』167
박경남

5부자연은절대자의얼굴이다
9장절대적관념론,자연의신비를벗기다:셸링의『자연철학의이념』191
이광모

10장절대정신,자연의거울에자신을비추다:헤겔의『엔치클로패디』215
김옥경

더읽을거리235
후주245
저자소개258
찾아보기262

출판사 서평

이번에㈜사이언스북스에서출간된『철학의욕조를떠도는과학의오리인형:과학의철학적기원』은근대철학사를대표하는철학자들의저술9권을통해자연철학과자연과학이분화되던시기,16세기부터19세기까지,베이컨에서헤겔까지위대한지성들의머릿속에서,그들의논쟁속에서어떤사상이배태되고있었는지,그리고그사상이새롭게등장한과학과어떤관계를맺고있었는지재조명한다.
근대와현대를인류의다른모든시대와구분해주는게과학이라고한다면,과학을빼놓고철학자와그들이직조해낸철학사를분석하는것은무의하다는관점하에베이컨,데카르트,버클리,스피노자,라이프니츠,흄,칸트,셸링,헤겔(그리고니체)의과학관,자연관,그리고그사상의정수를일목요연하게이해하고자시도한다.그리고철학과과학의관계를재구성한다.철학은과학을가능하게해주고,과학이놓일수있는“사고방식의좌표”로,규정된다.엮은이인서동욱교수는과학을“명인의바둑”에,철학을그바둑을가능케하는“바둑판의먹줄들”에비유한다.또근대철학을“근대라는욕조”를가득채운물에과학을그물위를떠도는“오리인형”에비유한다.이책의제목은이비유에서왔다.
2019년2월18일부터22일까지서강대학교철학연구소에서주관한철학특강,“오리진오브사이언스:과학의기초를만든철학명저”의강연록을바탕으로만들어진이책에는엮은이이자한국프랑스철학회의회장이기도한서동욱서강대교수,헤겔학회의회장을역임하기도했던이광모숙명여대교수,박제철서울시립대교수등기라성같은근대철학전공자10명이참여하고있는데,이들은각철학자들의대표적인과학관련명저의속살을대중들에게쉽고구체적으로소개하고있다.이책에서소개하고있는철학자들과철학명저는다음과같다.

베이컨의『학문의진보』
데카르트의『굴절광학』
버클리의『새로운시각이론에관한시론』
스피노자의『에티카』
라이프니츠의『형이상학서설』
흄의『자연종교에관한대화』
칸트의『자연과학의형이상학적기초』
셸링의『자연철학의이념』
헤겔의『엔치클로패디』

시대를대표하는철학자인동시에과학자이기도했던이들이전개하는과학이론및자연철학을살펴보는작업은,과학이전제하고있는철학적원리들에따라과학의탐구방법이달라질수있다는것을보여주는동시에,과학이요구하는새로운통찰을철학을통해찾고자하는이들에게즐거운사유의자극을제공하는기회가될것이다.


과학의시대,철학은어디로갔는가묻는이들에게
철학명저가답을준다!

이책은모두5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철학과과학의밀접한관계가철학사에서다루어져온방식들을소개한뒤,베이컨철학의주요주제들이모두담겼다고할수있는『학문의진보』에서새로운근대과학의원리들과철학의혁신이라는주제가어떻게접목되는지설명한다.2부에서는합리론과경험론의전통이빛과시각이론에접근하는상이한방식들을데카르트와버클리에대한논의를통해소개할예정이며,3부에서는물리학이전제하는형이상학적개념들을스피노자와라이프니츠의철학을통해소개한다.4부에서는자연대상들사이의인과관계를인식하는것이불가능하다고주장한흄과자연과학이전제하는인과관계에형이상학적원리들을부여하고자한칸트의대립적구도를엿볼수있다.5부에서는존재와사유의이원론을극복하고자한독일관념론이사유한자연법칙들에대해소개한다.
1부는철학의수면위로과학이떠오른과정을그린다.책전체를개괄하는1장은기원전800년경호메로스부터19세기니체까지2,700년의시간을가로지르며,과학을가능케해준상상력,창의력,공상이신화와철학이기초를닦은사고방식위에서구축되었음을보여준다.그리고현대학문에어떤식으로널리과학정신이스며들고있는지역시탐색한다.가령니체는말한다.“‘창조자’라는의미에서의‘물리학자’가되어야한다.”프루스트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서“과학의세계의인과율이라는독보적인관계에비견될만한관계를예술의세계에서”발견하고자한다.근대세계에서창조자와예술가의정체는과학자인것이다.
근대라는새로운세상의첫아침은2장의베이컨과함께열린다.베이컨의『학문의진보』는근대과학혁명의정신을대표한다.원하든원치않든사람들은베이컨사상의가장핵심적인한마디를이미알고있다.“아는것이힘이다.”베이컨의이말이바로우리가지금둥지틀고살아가는세계를열었다.베이컨이중요하게생각한것은쓸모없고낡은과학적지식이아니라인쇄술,화약,나침판이다.그는과학을실용적관점에서바라본최초의근대인인것이다.베이컨은실용적기술을낳지않는과학은무용하며,과학의실용성이지상낙원을가져오리라믿은최초의실용주의자다.또한그는오늘날환경문제등과학기술이만들어내는엄청난재앙역시예견한듯과학의부도덕한오용을경계하고있으며,그런의미에서우리시대의철학자이기도하다.
2부에서는광학의문제를다룬다.왜하필광학인가?인간이성은눈이라는기관을통해세상을바라보고사유하며,따라서이성의질서는세상이눈에들어오는방식,바로광학을통해표현되기때문이다.데카르트와버클리는근대의주요한철학자인동시에대표적인근대광학의사상가이다.3장에서다루는데카르트는자연이이성의질서대로짜여있다고생각했다.이이성의질서란다름아닌기하학이다.그리고이성은눈을통해자연을파악한다.따라서우리의시선도,빛도기하학적법칙을따르지않겠는가?그렇다면시선이란기하학적공간을더듬을수있는맹인의지팡이같을것이며,기하학적괘도를따라움직이는테니스공같을것이다.이것이합리론적과학론을대표하는데카르트의『굴절광학』의세계이다.
데카르트의『굴절광학』이유럽대륙에서의광학론을대표한다면,4장에서다루는버클리의『새로운시각이론에관한시론』은저작품을비판하며영국경험론철학이과학적주제에어떻게접근하는지를알려준다.버클리에게과학은사물의본성이나필연적인인과율등을밝히는데서자신의사명을찾지않는다.과학의역할이란경험을통해자연에서일어나는일들을‘예측’하는것이고그예측을통해삶에‘유용성’을제공하는것이다.또한‘신(神)’이라는비과학적개념이과학과어떤연결고리를가지는역시버클리는흥미롭게추적한다.
3부는사물이란무엇인가에관해묻는다.‘사물들의이치’는무엇인가?5장은스피노자의대표작『윤리학』을통해이물음에답하고자한다.오래도록사람들은사물의본성을고정된것으로생각해왔다.스피노자의독특함은바로한사물의정체를그때그때다른사물과맺는관계,그리고운동과정지의비율의관점에서이해했다는점이다.그러니까물리적사물이란고립되고고정된것이아니라,늘움직이고있는것,다른사물들과맺는관계에따라변화하는것이다.그렇다면,인간이란사물역시고립된본성을지니는것이아니라,다른사물과의관계속에서계속변화하는사물아닌가?그리고기술적환경과의관계에따라변화하는인간이란개념은오늘날포스트휴먼의핵심아닌가?이렇게근대의스피노자는포스트휴먼적인우리의미래를열어준다.
사물이그저정지해있는것이아니라면,죽은물체라는측면에서가아니라‘살아있는힘’이라는관점에서사물의이치를따져야하지않을까?6장에서다루는라이프니츠의『형이상학논고』가그물음에답을주고있다.라이프니츠는놀랍게도이렇게말한다.“모든것은영혼있는물체로가득차있다고믿습니다.”그는사물들안에있는힘을영혼이라는이름으로부르고있다.그렇다면물리적사물들의이치란결국살아있는영혼의표현,곧생물학의표현일것이다.이런독특한사유의한지점을라이프니츠는철학과과학의역사에표시하고있다.
4부는근대가이룩한가장빛나는두방향의성과를다룬다.하나는미신의극복이고,다른하나는기념비적인뉴턴물리학의기반이무엇인지에대한해명이다.각각의과제는흄과칸트가떠맡는다.7장에서다루는흄은『자연종교에관한대화』를통해온갖선입견과미신으로부터인간을깨워낸날카로운지성의소유자다.흄을통해신은철학과과학의영역으로부터결정적으로떠나게된다.그는신뿐아니라,철저한과학의정신아래과학법칙의필연성역시문제에부친다.이런작업은필연적법칙이아니라확률적법칙이지배하는양자역학의세계를멀리서예고하고있기도하다.
8장은칸트의『자연과학의형이상학적기초』가어떻게뉴턴의물리학에철학적기반을마련해주는지다룬다.보편필연적인물리학의법칙은어떤바탕위에서가능할까?‘신의무한하며균일한감각기관’이시공간을지배하고있어야만,시간과공간속의법칙도균일하고필연적이지않은가?이렇게뉴턴처럼생각한다면과학은형이상학이나신학이될것이다.칸트는이런과학의위기를,과학의바탕에서신의필연성과보편성이아니라인간이성의필연성과보편성을찾음으로써극복한다.
5부는자연과학적현상을정신,신적인이념등을포함한세계전체안에서이해해보려는독일관념론의흥미로운시도를살펴본다.독일관념론의야심은자연을,실험과관찰등을통해조그만기계론적법칙들을알아가는좁은자연과학의영역안에두려하지않았다.자연은절대자의얼굴로서,절대자의법칙이실현되는장이다.9장은독일관념론의자연에관한사상을대표하는작품가운데하나인셸링의『자연철학의이념』을다룬다.셸링은말한다.“자연은가시적정신이며,정신은비가시적자연이어야만한다.”자연과정신은같은것이다.곧자연법칙과정신의법칙은동일하며,하나의절대자의법칙임을셸링은보여주고자한다.
10장은독일관념론의완성자헤겔의자연에대한사상을집대성하고있는『엔치클로패디』의2부를탐구한다.헤겔에게서도자연법칙은절대자의법칙의일부이다.이런관점에서헤겔은자기(磁氣),전기,화학과정등을자연과학안에고립시키지않고,절대자의법칙이구현된모습으로그려나간다.그리하여자연법칙에서인간사회의법칙까지단절없이서로연결된거대한개념의초상화가모습을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