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궈: 내가 사랑하는 빨강

훠궈: 내가 사랑하는 빨강

$12.00
Description
좋아하는 음식으로 별명까지 생기기란 보통의 일은 아니다. 보통 별명이란 것은 이름을 변형하거나 생김새와 같은 특징에서 유래되기 마련이라서, 음식으로 만든 별명을 부르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어지간히 좋아해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다. 그러나 여기, ‘훠선생’이라 불리는 자가 있다. 바로 《얼루어》 매거진 피처 디렉터 허윤선 기자. 그리고 쉽게 예상할 수 있듯 ‘훠’는 그녀의 성인 ‘허’를 대신해 붙은 ‘훠궈’의 앞글자다.
훠궈란 음식은 본디 물결 무늬로 반반 나뉘어진 커다란 냄비에 두 가지 육수를 선택하고 각종 야채와 고기 및 해산물을 담가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세 가지 혹은 그 이상 나뉘어진 냄비도 보기는 보았다. 이 흔하지 않고 간단하지 않은 음식을 언제고 어디서고 혼자라도 먹으러 가는 사람. 그도 모자라 이 범상치 않은 냄비를 집에도 구비해두고 언제든 ‘홈궈’를 즐기는 사람. 건대 차이나타운의 중국 식자재 마트를 집 앞 슈퍼처럼 드나드는 사람. 베란다에 고수를 키우며 이탈리안 셰프가 허브를 끊듯 고수 이파리를 끊어 온갖 음식에 넣어 먹는 사람. 서울은 물론이고 중국과 홍콩의 웬만한 훠궈집을 모두 섭렵한 사람. 그녀가 그렇다.
저자

허윤선

《얼루어코리아》피처디렉터로시대의라이프스타일을기민하게전하는한편수많은셀러브리티,아티스트의화보촬영과인터뷰를진행하고있다.《바앤다이닝》《맨즈헬스》《누메로코리아》를거친베테랑매거진에디터다.
소소하게소문난문화와미식의탐험가다.일하는밤도,책읽는밤도,야식과함께하는밤도사랑하는야행성사람이기도하다.대신아침에활동하는일은없다.배우이설,시인서효인과함께하는네이버오디오클립〈사각사각〉의공동진행자로매주좋은책을소개한다.지은책으로명화에대한단상을담은『그림과문장들』이있다.

목차

프롤로그태초에마라가있었다

롸잇타임,롸잇띵
소스가먼저다
새벽4시45분의훠궈
코펜하겐에서만난지옥
연말엔다이어리
훠궈라니,베이비
‘홈궈’의기쁨
마지막한방울까지
그렇게단골이된다
금지된것을소망하다
마카오의조개무덤
꼬치꼬치훠궈
빠르게정확하게맛있게
중경신선로를추억하며
닭이먼저냐,훠궈가먼저냐
선생님,제가위염이라니요!
세상에서가장긴시간
훠궈라는이름의우정
파티원구합니다
단추로끓인백탕
로맨스냐,비장미냐
기이한재료를위한변명
언제나마음까지데워주는것
일시적인식욕부진
3교시훠궈한자능력시험
건대에가면
베란다에서자라는고수
오늘꼭먹어야하는이유

에필로그지금은갈수없는청두를위하여

출판사 서평

기쁠때도슬플때도훠궈는늘끓고있다
패션지에디터이자‘훠궈러버’허윤선이뜨거운냄비에서건져올린글들

조금과장을보태매운음식을먹을수있기시작했던나이때부터훠궈를좋아하기시작한그녀의훠궈역사는한참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지금이야대한민국에유례없는마라열풍이불어거리에는흔하디흔한커피체인점보다마라탕집이더많아졌을정도이지만,‘훠궈’는물론이고‘마라’라는단어조차아는사람이별로없던그시절부터훠궈탐방은시작된것이다.
조금덧붙여설명하자면,마라는매운맛을내는중국사천지방향신료로저릴?마(麻),?매울?랄(辣)를쓴다.혀가마비될정도로맵고얼얼한맛이라는뜻이다.마라는훠궈의바탕이되는사천식홍탕육수의재료이니,훠궈는마라의상위개념쯤되는셈이다.홍탕외에도사골이나생선등을이용해맑은국물을내는백탕,그밖의버섯탕,토마토탕,후추탕등이있다.그녀는마라의선구자가되어대한민국에갓시작한훠궈가게들을찾아다녔다.이제는꽤나현지식에가깝게재현해내는가게도많아지고아예중국유명훠궈체인의한국분점들도속속생겨났지만,그당시만해도아주가벼운마라로만든훠궈였으나그조차도먹기가귀했던시절이었다.그런시간을거쳐지금은‘훠선생’이라불리며수많은제자들을양성하고있는,대한민국대표훠궈전도사라고해도부족함이없다.
그녀에게는‘훠선생’말고도‘훠궈프린세스’라는별명도있다.훠궈는본래우아하게먹기란어려운음식이고,먹다보면그얼얼하게매운맛에얼굴의모든구멍으로는콧물과땀과눈물이줄줄흐르고,목구멍을찌르는기침도멈추지않는다.그런데도이별명이어쩐지너무나어울리는것은그만큼그녀만큼은훠궈를먹는모습이자연스럽고편안해보이기때문이아닐까추측해본다.한마디로느껴지는고수의포스.

월간지기자라는직업탓인지,숱한시간훠궈를먹으며즐기는데에그치지않고끊임없이취재하고또새로운식경험을추가해나간다.좋아하는만큼궁금하고더알고싶은것은비단사람에게만해당되는이야기는아닌것이다.해외출장길에서조금남은여유시간을쪼개영화〈무간도〉속질그릇화로훠궈집을찾아가고,여행이든휴가든낯선곳에서도훠궈집은여지없이필수다.여기에중국음식을다루는다큐멘터리와전문책들도열심히찾아보고여러식당을돌며각각의특색과차이점을몸소익혔다.덕분에이책에는훠궈의유래와역사,그종류에대한지식이빼곡하다.지금은가격도그리저렴하지않고푸짐하게먹는고급음식이되었지만그시작은저렴한재료들로노동자의고단함을달래주던음식이었다는사실도그리하여알수있다.더불어우리나라에서는흔히보기힘든기이한재료들에대한소개까지,이책은훠궈에대한다채로운이야기로가득하다.
그러면서도한달에한번월간지마감을끝내고홀로훠궈를끓이던새벽4시45분.미루고미루다겨우떠난휴가지북유럽에서만난지옥탕같았던마라탕.큰수술을마치고집에서요양하는와중에도지사제와소화제를품에안고훠궈를먹으러가던길.훠궈를좋아한다는공통점하나로꾸려진훠궈원정대의추억.중요한셀러브리티를인터뷰하는긴장되는순간에도훠궈를좋아한다는사실하나로일순화기애애해지던촬영장….
그러고보니그녀의인생순간순간마다에는언제나훠궈가있었다.기쁠때도슬플때도.화가나거나속상할때도.먹는데아무리오랜시간이걸리더라도계속해서따뜻한상태로먹을수있는이훠궈라는음식에이책의작가허윤선이어떻게위안받고또몸과마음을데워왔는지짐작해볼수있다.마음에찬바람이불고유독고단하고지치는날,내가확실하게좋아하는음식이있고그음식에몸을푹담그고무아지경으로먹다보면조금은또기운이난다는것.그런음식을스스로알고있다는사실하나만으로도힘든순간을버티고지나갈수있는힘이된다는것이새삼든든하다.
훠궈의도시중국청두에는당분간갈수없겠지만여기대한민국분점에서현지에가까운훠궈를먹으며,오늘치고단함을털어보는것은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