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 신데렐라

해방자 신데렐라

$15.00
Description
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글쓰기의 에세이스트 리베카 솔닛의 첫 픽션이자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신데렐라가 이룬 변신이 단순히 누더기 옷에서 드레스로의 변화, 왕자의 신붓감으로의 신분 상승이 아니라면? ‘신데렐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녀의 변신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해내는 새로운 동화다. 솔닛은 ‘해방자’라는 신데렐라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냄으로써 가부장적 서사의 대명사라 할 법한 옛이야기에 새로운 의미와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동화 다시 쓰기’ 실천의 탁월한 사례로, 젠더·인종·계급·문화적 차별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담고 있는 많은 전래 동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그렇게 개작된 이야기들이 오래 사랑받지는 못한 이유와 달리, 『해방자 신데렐라』는 ‘정치적 올바름’뿐 아니라 이야기책으로서 읽는 재미와 그림책으로서 보는 즐거움, 문학적 아름다움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이 책 속의 신데렐라는 자유와 독립(집 떠남)의 의미, 우정과 연대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가 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해방자가 된다. 어떤 거리낌이나 죄책감 없이 마음껏 좋아할 수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새로 하나 생겨난 셈이다.
저자

리베카솔닛

예술평론과문화비평을비롯한다양한저술로주목받는작가이자역사가이며,1980년대부터환경·반핵·인권운동에열렬히동참한활동가이기도하다.국내에소개된작품으로『멀고도가까운』,『걷기의인문학』,『길잃기안내서』,『마음의발걸음』,『야만의꿈들』,『어둠속의희망』,『이폐허를응시하라』,『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이것은이름들의전쟁이다』,『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등이...

목차

1신더
2드레스와말
3도마뱀
4친구
5진실과케이크

작가의말
옮긴이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리베카솔닛이들려주는새로운동화!
변신,자유,삶을개척하는활기와상상력으로가득한신데렐라이야기

리베카솔닛의신데렐라를통해서해방자의의미를다시배웁니다.해방자는대단히화려한것도대단히위험한것도아닌,불을다루는사람입니다.마음의불을일으켜꺼져버린줄알았던꿈에불을붙이고자유를찾아나서며다른사람과그불의온기를나누는사람입니다.신데렐라의모닥불은이책안에서멋지게새롭게타오릅니다.―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번역가)

어린시절내가간절히읽고싶었던그런이야기다.『해방자신데렐라』는(멋진왕관도,‘완벽한’사람도,‘그후로모두행복하게살았답니다.’도아닌)정직과친절,공감이우리의진정한자아를발견하고그것과연결되도록이끌어주는것임을아름답게일깨우는책이다.―엘리엇페이지(배우,영화감독)

변신의매혹,다른결말!
리베카솔닛이다시쓴신데렐라스토리

‘맨스플레인’이란단어로전세계적반향을일으킨작가이자《유튼리더》가꼽은‘당신의세계를바꿀25인의사상가’,깊은사유와매혹적인글쓰기의에세이스트리베카솔닛의첫픽션이자그림책『해방자신데렐라』가출간되었다.솔닛은수백가지판본이존재하는오래된이야기이자가부장적서사의대명사라할법한신데렐라에새로운의미와활기를불어넣는데성공한다.그만의신데렐라,곧‘해방자’라는신데렐라의새로운얼굴을찾아냄으로써말이다.
이책은‘동화다시쓰기’실천의탁월한사례다.오랫동안기록과창작의주체가남성이었던탓에,많은전래동화가젠더·인종·계급·문화적차별과소수자에대한편견을담고있다.미덕또는높은신분과동일시되는미모,이성애결혼이라는해피엔딩,남성에의한구원,악녀인계모,‘여적여(여자의적은여자)’같은낡은남성주의적이데올로기로가득한이야기도많다.이작품은이러한문제의식에서한국에서도1990년대후반부터소개되어온다시쓰기작업의계보를잇는책이다.그러나그이야기들이오래사랑받지는못한이유와달리,솔닛이페미니스트시각에서다시쓴동화는‘정치적올바름’뿐아니라이야기책으로서읽는재미와그림책으로서보는즐거움,문학적아름다움을오롯이갖추고있다.
예컨대마차가될호박을고르고쥐와도마뱀을잡아오고동물들의의사를궁금해하는신데렐라나동물,사물의변신은,그과정에서적극적인역할을하는신데렐라의모습이솔닛에게다시쓰기의단초가됐던만큼생동감있게전개된다.달빛을받은호박마차의반짝임,그리고문자그대로‘저녁’의아름다움을표현한이브닝드레스의자태와움직임은손에잡힐듯감각적으로그려진다.생쥐가말로,도마뱀이말구종으로변화하거나,자기변신에대한생각을말하는장면을통해서는동물들또한주요한행위자가된다.이뿐아니라,솔닛은새어머니가충족되지않는“갈망과이기심의현현”이라는사실조차창문과나뭇잎을흔드는바람과울부짖는소리로전형성을탈피해표현하며,무도회준비를하는의붓언니들을서술하는몇문장만으로그들의가치관의형성원인을효과적으로전달하기도한다.이런뛰어난형상성으로이책은기능적이고전형적으로그려지던존재들까지새롭게재창조한다.
이책은또한그림책의황금시대에활동한위대한삽화가아서래컴이1919년작신데렐라를위해그린오리지널실루엣일러스트를새롭게되살려낸다.솔닛은래컴의실루엣일러스트를쓴이유로,대담하고아름다울뿐더러다른이미지와다르게“인종이결정되어있는것처럼느껴지지않”는점을꼽는다.또래컴이그린신데렐라의실루엣에서난민아이들,이주민가정부들,입양아동들,외부인들,집없는사람들을떠올리고,그의이미지를매개로신데렐라이야기가지닌가능성을확장한다.한편으로는계모와의붓언니들을우스꽝스럽고추하게그린일러스트는제외함으로써삽화에대한일종의다시쓰기역시이루었다.이렇게재배치된오리지널일러스트는더많은이들을저마다새로운맥락에서주인공으로만들어낸다.

자유의길을찾도록돕는해방자신데렐라의초상
솔닛의다시쓰기작업은신데렐라스토리가품고있는“변신의매혹과아이가겪는역경의이야기는유지하면서”기존의결말보다더만족스럽고현시대에맞는결말은무엇일까의질문으로집약해볼수있다.다시말해이작품은역경을‘어떻게’극복하는지,그리고독립적이고자유롭게‘자기자신이되는삶’의모습이란어떠할지를사려깊게그려내고있다.그렇게솔닛은신데렐라에게서변신과다른관계,해방에대한이야기로서잠재력을발견해낸다.
리베카솔닛판본의신데렐라는자유와독립(집떠남)의의미,우정과연대의가치를자연스럽고힘있게형상화하고있다.해방자신데렐라는누더기옷을입고도활기넘치고,노동을바탕으로자기존엄을지키며,진심을다해뛰어논다.고된경험에서하고싶은일을찾음으로써스스로의힘으로‘자기다운사람’이되고,왕자와의결혼으로곤경을해결하지도않는다.달리말하자면,“무언가를길러내는법을배우고싶고낮에땀흘려일하”는삶의의미를체화하고있다.솔닛은“우리시대에맞게신데렐라이야기를하려면,혹사와모멸적노동의해결책이왕자비가되어다른사람의노동에기대어일을안하고사는것일수는없”다고말한다.이런주제의식은이를테면늘일하고움직이고마을사람들을만나러다니면서튼튼하고큰발을갖게된신데렐라에게꼭맞는‘큼직한유리구두’에잘담겨있다.이대목에서“‘작은구두가맞는여성이왕자의신붓감’이라는편견”은통쾌하게깨지고만다.또는,가사를홀로감당하며익힌‘불을다루는기술’을바탕으로케이크가게를차려서독립할뿐아니라,그것을통해다른사람들을만나고도울수있는힘을기르는데서드러난다.또바다로떠난선장어머니처럼,사람들을도우러떠난판사아버지처럼자기를찾기위해집을떠나는장면에서선명해진다.이처럼떠남,여행,새로운사람과장소와의마주침같은솔닛고유의테마는이책에서신데렐라를“암사자처럼세상을헤쳐나가는강력한여자들”의계보를잇는형상으로거듭나게한다.
나아가신데렐라는“모든사람들이자유롭게자기가될수있는최상의상태”를실현하도록돕는해방자다.신데렐라가맺는관계는네버마인드왕자와친구가되듯이“우정이라는선물”에초점을맞춘다.신데렐라는자신이가진것을나눌줄알고,따듯하게안부를물을줄알고,아이들에게“쿠키와사랑을나눠주고자유가어떤것인지”들려준다.그는무도회에가기위한변신과정에서“그런데,도마뱀들이말구종이되고싶었을까요?”라고묻는사람이며,“동물들이오늘밤은기꺼이너를도와줄거야.”라는대답을듣는사람이다.도마뱀과쥐,아이들과난민들,의붓언니들,왕자까지자유와해방이필요한모든존재의곁에서,약자와연대하며그들이자유로워지도록도와준다.
한편솔닛의신데렐라는자기이름을찾아가는이야기이기도하다.이책은신데렐라라는별명을갖게된이유에서시작하여깜부기불,재를뜻하는‘신더’를떼어내고‘엘라’라는본래이름으로불리는것으로끝난다.용감한여성이자현명한동료,따듯한보호자인엘라의초상은스스로의변화과정을혼자힘으로온전히이뤄내는‘마법’을행하는존재나다름없다.엘라의이야기는옛이야기의명확함과현실에발디딘구체적인상상력을고루갖추고“사랑과해방의희망”에관한깊은울림을전한다.우리에게는어떤거리낌이나죄책감없이마음껏좋아할수있는신데렐라이야기가새로하나생겨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