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영화 : 롱 테이크 인 베를린

그날의 영화 : 롱 테이크 인 베를린

$18.80
저자

이동준

대학에서독문학을전공했다.석사를마치고베를린으로‘유학’을갔지만독문학보다는이도시가더좋았다.베를린의문화와예술가들에관한글을잡지에담아한국으로퍼나르는시간이늘어났고강의실은그만큼멀어졌다.베를린이지금처럼‘핫’하고‘힙’한도시로거듭나기전이었다.
8년만에학업을접고서울로돌아와번역가,칼럼니스트,저작권에이전트로9년쯤지내다베를린에일자리가생겼다.
그렇게다시베를린으로,이번에는‘생활형이주’를한지10년차,주독일한국문화원문화홍보팀장으로일하면서문화원에서주최하는베를린한국독립영화제도기획하고있다.
〈베를린코드〉,〈위트상식사전〉,〈연애를인터뷰하다〉같은책을썼고〈홍대앞으로와!〉를엮어서냈다.
〈광기와우연의역사〉〈오류와우연의과학사〉〈타이거수사대〉등80여권의책을번역했고,
〈페이퍼〉,〈사진예술〉,〈스트리트H〉,지금은사라진〈런치박스〉〈무비위크〉같은잡지에문화,영화,연애에관한칼럼들을연재했다.

목차

Intro/9
프롤로그베를린유감/15

Part1다시베를린에왔다
그여자의집/35
오만과편견/47
내가전화할게/57
보고도못본영화/67
아버지구하기/75
나는무엇을기억하는가/81
약속/93
위로의시간/101
농담/110
천만관객영화/118
로맨스가필요해/127
사천의선인/136
영화보다영화같은/146
마이베스트프렌드/158

Part2베를리날레
영화제개막열흘전/171
영화제첫날/175
화려한네온사인간판이없는도시베를린,숨어있는바(Bar)를선택하라/182
춘천가는길,운동화를신은노신사/191
국제영화제‘선수’처럼즐기기/201
베를린이라서,베를린이니까/205
사랑하기때문에/210
한밤중에나는독일을생각한다/214
폐막식/225

Part3-조금더오래된기억들
아주특별한장례식/231
그때왜그러셨어요/239
술,술,술/250
세번째프러포즈/261
작은열쇠이야기/272
히틀러의눈물/281
나를춤추게하라/292
남자의자격/301
남자의변명/309
내게거짓말을해봐/317
한번은,빔벤더스/327
좋은영화/337
그자리에,그시간에/343
내가기억할게/349
에필로그/360

Outro/366

출판사 서평

〈그날의영화〉는서울에서,그리고지금은베를린에서하루하루살아가는이야기를일기처럼기록하다문득그순간에떠오르는영화한편을그날의영화로소개하고있는책이다.때로는영화얘기가너무적어서이게무슨영화에대한책이냐싶기도하고,영화기자나영화평론가라면언급조차하지않았을영화,딱히수작이라할수없는영화도있지만저자에게는‘상관없다’.이책은여느누구와다르지않은일상을살아가면서삶의어느순간저자에게위로가되어준영화,미처알지못했던깨달음을주었던영화들에대한기록이고,그래서이영화들은누가뭐라해도저자에게만은명작으로남아있다.

책에소개된영화의스펙트럼은수십년을넘나든다.비교적최근의신작영화들도있지만〈학생부군신위〉처럼한국영화를‘방화’라고부르던시절의영화이야기도빠지지않는다.

“친구아버지의장례식장에서돌아온뒤,오래전에보았던영화학생부군신위의내용을희미하게떠올리며인터넷카페를이잡듯이뒤졌다.그렇게해서2만원을주고어렵게구한비디오테이프로영화를다시보다가문득그런생각이들었다.넘쳐나는장례대행상조업체들이전부부도가나도이영화한편만있으면끄떡없겠다.이비디오테이프,잘보관해야겠구나…”
-‘아주특별한장례식’중에서

번역가이기도한저자는지금까지80권이넘는책을번역해왔고그중한권이빔벤더스감독의에세이사진집〈한번은〉이다.역자후기역시저자는영화이야기로풀어냈고〈그날의영화〉에서한꼭지를차지하고있다.

“빔벤더스감독이직접시나리오를쓰고연출한작품가운데〈팔레르모슈팅〉이란영화가있다.〈베를린천사의시〉를필두로그의필모그래피를대표하는〈파리,텍사스〉〈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밀리언달러호텔〉에비하면그리많이알려진작품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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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다.낯선도시에홀로남은주인공핀이‘Makina67’이라는,이미오래전에단종된중형필름카메라하나달랑메고도시를헤매는장면부터난이사진집이자에세이의저자인빔벤더스와영화속사진작가핀을등치시키기시작했다.낯선도시,낯선공간속에서다시는돌아오지않을한순간(Once)을카메라에담기위해반사적으로뷰파인더를들여다보는모습도,때로는카메라를엉덩이높이에들고서‘감’으로셔터를누르는모습도모두영락없이이책에서사진작가빔벤더스가털어놓은자신의이야기와일치했기때문이다.여기까지‘슈팅’은사진찍기의‘슈팅Shooting’이다.하지만그게다가아니다.”
-‘한번은,빔벤더스’중에서

그런가하면멀리베를린에서세월호참사소식을전해듣고잠못이루던저자는제자리를지키라는어른들의말을지키려다희생당한불쌍한아이들을떠올리며전혀엉뚱한서극감독의액션영화한편을떠올리고그러다결국은이렇게한꼭지를마무리한다.

““내가갈때까지꼼짝말고기다려!”
여자는남자가돌아올때까지병원대기실의자에앉아서기다린다.불과3미터앞에서간호사가제발약만좀받아가라고고래고래고함을지르지만여자는꼼짝도하지않는다.마침내남자가돌아오자여자는그제야자리에서일어났던가.영화를보면서여자가한없이사랑스러워보였다.심지어저런여자를만나고싶단생각도해봤다.하지만지금은어른들의말을믿고우직하게그자리를지켰을아이들을생각하면서자꾸만목이메었다.
너와내가정한약속을지켜서좀더편리하게시스템을유지하려는독일인의사고는유연하고관대하다.하지만그약속을어긴사람에대한처벌은냉혹하다.규칙을지키면그만큼편리하지만지키지않으면피해를보는나라독일에서살다보니이상한어른들이정한말도안되는약속을지키다어이없게희생당한아이들이더안쓰럽다.안쓰럽고억울해서도무지잠이오지않는다.”
-‘약속’중에서

일상속에서문득오래전에본영화한편을떠올리고,때로는영화보다더영화같은하루를겪으면서하루하루를살아가고있는저자가긴호흡으로롱테이크영화처럼풀어놓은베를린이야기같은영화이야기같은베를린이야기.
〈그날의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