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가위

아홉수 가위

$13.00
Description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열 번째 책 《아홉수 가위》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3관왕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범유진 작가의 단편집이다. 경계에 선 인물의 슬픔과 아름다움을 꾸준히 그려 온 작가와 함께 인생에서 가장 캄캄한 경계를 지나는 10대~20대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들의 세상이 어두운 것은 아직 세상의 부조리에 대항할 힘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오랜 시간 고통받은 끝에 더는 어두워질 수 없게 된 순간, 청년들은 숨겨져 있던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빛나기 시작한다.

마냥 참고 살던 K장녀의 인생을 바꿔 놓은 빌런을 그린 블랙코미디 〈1호선에서 빌런을 만났습니다〉, 날개를 지녔지만 날 수 없는 쌍둥이 자매가 재생을 위한 파괴를 향해 나아가는 영어덜트 판타지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 죽기로 결심한 스물아홉 청년과 말 많고 식탐 많은 귀신이 펼치는 따스한 드라마 〈아홉수 가위〉, 어둠 속에서 형을 잃었던 소년이 어둠을 끌어안는 과정을 담은 스릴러 〈어둑시니 이끄는 밤〉 등 네 작품을 수록했다.
저자

범유진

아무것도안하고싶지만늘무언가를하고있고,외로움을잘타지만혼자있고싶다.많은순간인류애멸망을외치지만기본적으로인류가참좋아서괴롭다.틈새에쭈그려앉아밖을보며글을쓴다.지은책으로《두메별,꽃과별의이름을가진아이》,《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선샤인의완벽한죽음》등이있으며,함께지은책으로《슈퍼마이너리티히어로》,《열다섯,그럴나이》등이있다.

목차

1호선에서빌런을만났습니다·6p
아주작은날갯짓을너에게줄게·38p
아홉수가위·66p
어둑시니이끄는밤·102p

작가의말·132p
프로듀서의말·138p

출판사 서평

[줄거리]
〈1호선에서빌런을만났습니다〉
고은은K장녀다.집에서는남동생만위하는가족들에게치이고직장에서는팀장의습관적성희롱에시달린다.출퇴근길에는수도권지하철1호선을타는데이노선은빌런이많기로유명하다.퇴근길에유명빌런인‘오일장할머니’를만난고은은그에게서투명한병에담긴씨앗을받는다.수수께끼의씨앗이싹을틔우고놀라운속도로자라는동안,고은을비롯해부당함을참고견디며오랜시간을보낸이들은변화를꾀하기시작한다.

〈아주작은날갯짓을너에게줄게〉
쌍둥이자매이나와이지의등에는날개가있다.날개가있다는것은부모세대에게서특별한힘을이어받을가능성이있다는뜻이지만이나와이지는이를과시하기는커녕날개를숨긴채로지내야한다.학교에서실제적인힘을휘두르는사람은이지의남자친구서혁이다.큰돈이걸린도박판의중심에선서혁은아이들에게돈을빌려주면서판을키우고추종자를거느린다.서혁이이지를향해유혹의손길을뻗은시점에,이나와이지둘중한사람만이어받을수있는힘의향방이결정된다.

〈아홉수가위〉
스물아홉살생일날,나는딱죽고만싶다.다니던회사는부도를맞았고이사자금은남자친구가훔쳐갔다.고시원방에앉아생일축하를받으려친구에게연락하니다내가호구인탓이라한다.탁트인곳에서홀로죽기로결심한나는오래전돌아가신할머니의외딴집으로향한다.문득잠이들었는가싶었는데머리를풀어헤친귀신이나타나서는자기집에서나가라고성화다.곧죽을참이라귀신을두려워하지않는나와어째서인지원래있던곳으로돌아가는데실패한귀신은이내기묘한동거를하게된다.

〈어둑시니이끄는밤〉
희재가사는골목에는밤9시이후에돌아다니면살해당한다는괴담이돈다.희재는괴담의진원지인10년전의살인사건에연루되어있다는이유로동네사람들에게냉대를당한다.사건당시희재는겨우여섯살이었지만그런사정을알아주는이는드물다.하나뿐인가로등조차망가져어둑한골목의밤을새로생긴편의점이밝히고,편의점을운영하는정우는희재에게호의를보이며접근한다.그와만남으로써어둠속에서나온귀신인어둑시니가희재의그림자가되어달라붙기까지의전말이드러난다.

[출판사리뷰]
청년은폭발하기직전이다
세계는썩친절하지않다.아이는그점을잘안다.타고난성별이나선천적면모같은,바꿀수도나쁘다할수도없는점때문에푸대접을받다보면자연스레알게된다.성장할수록비정한세계에대한경험치는늘어난다.학교에서는권력과폭력이수시로맞물린다.직장에서조금만틈을보이면승진가도뿐아니라직장자체에서밀려난다.《아홉수가위》의주인공들이겪은이러한일들은우리에게도익숙하다.

익숙하다고해서괴로움이줄어들지는않는다.괴롭다해도가정을,학교를,직장을쉽게벗어나지는못한다.고통에대응하는방법을찾기전까지는마음속에차곡차곡쌓여가는부정적심상을감당해야만한다.그리하여인생에서가장아름답다고칭송받는청년기는,한편으로네거티브한에너지가최고조로누적된가장어두운시기다.〈1호선에서빌런을만났습니다〉의고은이빌런에게서받은‘우주씨앗’의싹이매우빠르게자란이유가여기에있다.마이너스기운을먹고자라는생물에게청년의머리맡보다좋은장소는드물것이다.

폭발이후에도현실은이어진다
우주보안관을자처하는1호선빌런은고은에게우주씨앗의열매가폭발을일으킨적이있으니조심하라고말한다.그러나폭발은우주씨앗이없더라도일어날일이다.한사람이거둘수있는마이너스기운에는한계가있는까닭이다.갇혀있던기운이터져나오는순간《아홉수가위》의주인공들은자신또는타인의이능력내지이형을깨닫는다.전에없던힘으로두려움에맞서고,또렷해진시야로다른존재의본질을꿰뚫는다.

폭발은그저한순간의사건이아니다.변화는연쇄적으로일어난다.성범죄를저지른자가버젓이승승장구하는직장,도박판을중심으로위계질서가잡혀있는학교,귀신이나온다는돌아가신할머니의시골집,밤9시이후에다니면살해당한다는소문이도는골목길은이야기가진행될수록다른의미를품은공간으로변모한다.옛세계가허물어진자리에새로운세계가들어서는것이다.공간자체가아니라그안에서살아가는인물이달라졌기에일어난일이다.

기왕특별해졌으니뽐낼법도한데,그들은이능력으로영웅이되려하지않는다.타인의이형을우러러보지도않는다.그저달라진환경안에서현실적인변화를이끌어내려애쓴다.통쾌한환상에한발을걸치고도성실한노력을기울이는인물들을보고있노라면,〈어둑시니이끄는밤〉에서재희의형이이야기한‘어둠을마주보며어른이되어’간다는말의의미가마음속에깊이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