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테일

모던 테일

$13.00
Description
오래 살아남은 것은 힘이 세다. 이야기 중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는 단연 고전 동화를 들 수 있다. 인간성의 한 단면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원형 캐릭터, 세계의 작동 방식을 명쾌하게 보여 주는 서사 구조는 시대를 뛰어넘어 널리 읽혀 왔다. 한편, 지금 유행하는 것은 생생하다. 인기 장르의 작품들 속에는 현재 우리의 모습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현실의 갈등을 반영하고 당대의 열망을 구현하는 이야기에는 자연히 이목이 쏠리게 마련이다.

장르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와 첫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독자들에게 친근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선사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옛이야기의 보편성과 장르 문학의 동시대성을 결합한 ‘고전의 재해석’을 연재 작품의 테마로 삼았다. 스릴러, 미스터리, SF,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다섯 명의 작가진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신데렐라〉,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어떻게 재탄생시켰는지, 안전가옥 옴니버스 픽션 시리즈 FIC-PICK의 두 번째 책 《모던 테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서미애

〈남편을죽이는서른가지방법〉으로신춘문예에당선되면서데뷔.연쇄살인마유영철과정남규사건을모티브로한첫장편소설《인형의정원》은한국추리작가협회추리문학대상을수상했으며《잘자요엄마》는16개국에서출간되었다.〈반가운살인자〉등이드라마,영화화되었고단편〈그녀의취미생활〉이영화화될예정이다.

목차

서미애〈떡하나주면안잡아먹지〉7
민지형〈신데렐라프로젝트〉39
전혜진〈수경-나선미궁속의여자들〉101
박서련〈천사는라이더자켓을입는다〉149
심너울〈나의퍼리대통령님〉189

작가의말229
프로듀서의말249

출판사 서평

줄거리

〈떡하나주면안잡아먹지〉
중학생상민은아홉살동생양희와함께,퇴근해서돌아올엄마를기다린다.그러나엄마는늦도록돌아오지않고전화를받지도않는다.상민이전화를걸었음을알게된상민의아빠는아내의차트렁크에아내를넣은채3년만에아이들을만나러나선다.양희와저녁식사준비를하던상민은초인종소리를듣고,엄마는벨을울리는대신도어록의번호키를누른다는사실을떠올린다.“누가벨누르면꼭확인하고문열어.”엄마는며칠전근심어린표정으로그렇게말했다.상민은아빠와마주하자마자그말의의미를깨닫게된다.

〈신데렐라프로젝트〉
대기업의인사본부팀장성훈은공채최종심사를받고자인턴으로들어온여섯명을관리하게되는데,그중한명이전무의딸이라는소식을듣는다.성훈의동기들은신분상승의기회라며전무의딸이누구인지알아내려애쓰는한편후보자로주목받는두인턴의환심을사려적극적으로나선다.성훈은그들의속물적인태도를내심비난하면서도,일찌감치전무의딸후보에서제외된자신의팀소속인턴리라가애교없이사무적인태도로일관하는것을못마땅하게여긴다.리라와의기싸움에서지지않으리라결심했던성훈은어느날리라가보인뜻밖의모습을발견하고당혹감에휩싸인다.

〈수경-나선미궁속의여자들〉
미국에서대학원생활을하다만난현중과결혼한수경은쌍둥이를임신한다.팬데믹때문에강사일을할수도,산부인과진료를받기도어려워진수경에게현중은한국에먼저들어가몸을돌보라고권한다.남편과떨어져홀로시가에머물게된수경은수차례기이한꿈을꾼다.한복을입은숙영이라는여성이외간남자와어울렸다는모함에고통스러워하는모습을보고,자신을천상의선녀라고부르는남편을만난다.현중과의추억이담긴물건들이갑자기사라지는점도이상하기는마찬가지다.잃어버린것들을찾아넓은시가안을헤매던수경은꿈과현실이겹쳐지는상황을맞닥뜨린다.

〈천사는라이더자켓을입는다〉
서로별공통점이없는장년남성들의갑작스러운죽음이잇달아뉴스에보도된다.이에경찰은어패럴사업체를이끌고있는나연을찾는다.당초경찰은사건탓에아버지를잃은친구를둔나연을위로하며정중히수사협조를요청했지만,시간이갈수록나연에게차가운태도를보인다.사망사건이발생한장소근처에서비슷한시각에나연이여러번모습을보였다는것이다.나연의회사직원인재희는경찰의의심을비웃는데,나연은살인과는거리가대단히먼사람이라서다.재벌가막내딸이되기이전의나연을아는재희는그렇게확신한다.

〈나의퍼리대통령님〉
한인터넷커뮤니티에서익명의인물이15년전미국유학생이었던대통령의사진과영상을공개한다.그안에담긴대통령은당나귀귀를단채춤추고있었다.게시자에따르면대통령은의인화된동물캐릭터에게욕망을느끼는‘퍼리’이며,당시미국에서유행한신체개조수술을받아당나귀귀를달았다고한다.깨끗한이미지로지지를얻었던대통령의추문은순식간에전국으로퍼져나간다.대통령을배출한대한쇄신당국회의원의보좌관인한결은독특한이력덕분에고위직인사로부터문제의소문을비밀리에처리해달라는의뢰를받는다.그는소문이사실일지모른다고의심하는동업자와함께신분을감춘게시자를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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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도진부하지도않은옛이야기
너무낯설면접근하기꺼려진다.지나치게진부하면흥미가생기지않는다.《모던테일》은옛이야기를각색한다는테마를설정해두개의함정을한꺼번에피해간다.기획에동참한작가들은국내외의동화와고전소설에서현대사회와의교집합을발견해새로운방향의상상력을펼쳐나간다.

국내미스터리스릴러장르의대표자격인서미애작가는호랑이가아이들을위협하는〈해와달이된오누이〉에서가정폭력에대한은유를읽어낸다.《나의미친페미니스트여자친구》등으로이시대의연애를정확하게포착해온민지형작가는〈신데렐라〉를바탕으로연애감정안에도사린속물주의를폭로한다.만화,소설,논픽션을넘나들며여성과사회에천착한전혜진작가가보기에〈숙영낭자전〉은오늘날에도인기를끄는,여성잔혹사의스웩이가득한막장드라마와너무도닮았다.한겨레문학상과젊은작가상을수상하며주목받는신예로떠오른박서련작가는신분을감춰야했던공주를그린동화〈당나귀가죽〉을본모습을마음껏펼치지못하는여성들과연결한다.SF어워드중단편부문대상수상자인심너울작가는〈임금님귀는당나귀귀〉를빌려정치를입에담는순간편협해지는사람들을적나라하게그린다.

‘답이없는’시대의해답을구하는미스터리
《모던테일》의수록작을관통하는장르는미스터리다.〈떡하나주면안잡아먹지〉의아빠가엄마와아이들에게바라는것이무엇인지,〈신데렐라프로젝트〉속에서직원들이그토록궁금해하는전무님딸은누구인지,〈수경-나선미궁속의여자들〉에서수경을견제하는희원과일견수경을돕는예희의진짜속내는무엇인지,〈천사는라이더자켓을입는다〉속장년남성사망사건은정말‘연쇄살인’사건인지,〈나의퍼리대통령님〉에등장하는대통령의추문을퍼뜨린자는누구이며추문의내용은진실인지알아내려면작품을끝까지읽어나가야한다.

수록작들이조명하는건을비롯한사회문제는쉽게해결되지않는다.각작품의모티브가된작품들이쓰였던때에비해세상은더복잡해지고거대해졌다.수많은난제에일상적으로둘러싸인우리는버릇처럼‘답이없다’고생각한다.문제를바라보는색다른시각,갈등을풀어나갈실마리가간절한시대다.만만치않은수수께끼의해답을모색하는이야기에요즘사람들이이끌리는까닭은바로이지점에있는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