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 소녀 - 안전가옥 쇼-트 14

영매 소녀 - 안전가옥 쇼-트 14

$12.00
Description
타로 점을 잘 보기로 유명한 여고생 최은파. 관심과 돈을 받는 데 재미를 붙여 점괘를 토대로 같은 학교 학생들의 문제 해결에 나선다. 학교의 마스코트인 검은 고양이 이채. 제령 솜씨가 별로인 은파를 놀리고 귀한 먹이를 얻는 데 맛을 들여 은파의 숨은 조력자로 활약한다. 둘은 함께 사건들을 해결하는 사이 학교에 전해 내려오는 오랜 전설의 핵심에 접근하게 되는데, 그 전설은 놀랍게도 각자의 운명과 깊이 관련되어 있었다.

기숙 여학교 오컬트 판타지 《영매 소녀》는 장르명에서 짐작할 수 있는 매력을 빠짐없이 선사한다. 반듯하게 예쁜 선배가 다가와 말을 걸 때의 두근거림, 아찔한 속눈썹 컬을 만들어 준 뒤 사물함 안에서 대충 굴러다니는 마스카라, 온 학년이 모이는 급식실에서 은밀하게 퍼져 가는 소문, 모두가 알지만 침묵하는 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타로 카드. 외따로 있어도 충분히 눈길을 끄는 이 조각들은 신령과 교류하는 능력을 가진 은파의 극적인 성장과 모험의 일부가 됨으로써 더욱 흥미로워진다. 별나기에 외로웠던 소녀가 특별하기에 당당해지기까지의 여정이 그 안에 촘촘히 담겨 있다.

[줄거리]
기숙학교인 Y여고의 1학년생 최은파에게 3학년 선배 김기율이 접근한다. 독특한 집안 내력과 남다른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과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했던 은파는 길거리 캐스팅된 전적이 있다는 인기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의아해하면서도 남몰래 기뻐한다. 은파는 선배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특기인 타로 점을 활용해 교내의 기묘한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하고, 그사이 학교의 마스코트인 검은 고양이 이채와 동료가 된다. 기분 좋은 주목과 동료와의 유대감에 취해 있던 어느 날 은파는 선배들 앞에서 무심코 타로 점괘 하나를 내뱉는데, 그 말은 학교에 오래도록 내려온 전설부터 엄마의 과거에 이르는 온갖 비밀을 밝힐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저자

박에스더

저자:박에스더

기억에남을수있는글을쓰기위해노력하고있다.

카카오페이지,CJENM,스튜디오드래곤이주관한추리미스터리스릴러소설공모전중편부문에서〈뉴월드〉로입상하였으며〈미카엘라〉시리즈로비룡소의마시멜로픽션대상을수상하였다.이외에출간된작품으로장편《D클럽과여왕의여름》이있다.

목차

에피소드1.금기,택일(禁忌,擇日)·6p
에피소드2.청신(請神)·78p
에피소드3.송신(送神)·144p

작가의말·232p
프로듀서의말·234p

출판사 서평

-우리나라에서고등학교생활을해봤다면

국립민속박물관에서2008년에재미있는조사를한적이있다.서울시내의한여고학생들을대상으로공부와시험에관한속설이얼마나되는지알아본결과,그수가자그마치800여개나되었다.‘미역국을먹으면미끄러진다.’류의이야기가그토록다양했다는것이다.대학입시가우리나라고등학생에게얼마나중요한지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조사결과다.

《영매소녀》의무대Y여고는대학진학률이높기로유명한지방의기숙학교다.인근지역보다큰규모의도시에자리하고있어주변중학교에서난다긴다하던학생들이모여드는곳이다.우리나라에서고등학교생활을해봤다면,최소한우리나라고등학생들의처지를알고있다면Y여고3학년교실의분위기를대략짐작할수있을것이다.입시와관련해수십년동안내려오는전설을묵묵히따르는3학년학생들을이해하는일또한그리어렵지않다.

수능을앞두고있지않아도걱정이야늘존재하는법인데,Y여고의수험생들마음은오죽할까.타로리딩에일가견이있는주인공은파는의뢰인이품은고민의핵심을짚어내면서금세교내의유명인사가된다.사용한도구가타로카드일뿐사실은파가지닌능력은신령과인간의중간자인영매로서의힘이다.마침Y여고의위치는예전부터마을사람들이신령에게소원을빌곤했던서낭당근처다.간절한바람이모인장소라는점에서고등학교와서낭당은닮았다.지극히한국적인입시제도는지극히한국적인무속(巫俗)과그렇게맞물린다.

-학창시절에누군가를마음에품어봤다면

은파는타로카드를예전부터가지고다녔지만,다른사람에게들키고싶어하지는않았다.불쾌한진실을그대로이야기했다가내쳐졌던어린시절의경험때문이다.숨겨져있던은파의능력을꺼낸사람은3학년방송부장기율선배다.눈에띄는미모의소유자인기율선배는은파에게미소지으며다가와“예쁘네.”,“저번입학식에서,너만보였어.”라고말한다.엄마조차해주지않았던말을건네는사람은일단붙잡아야한다.은파는해묵은트라우마를딛고카드를꺼내사람들과의접점을늘린다.기율선배와대화할기회를얻기위해서다.

은파가처음사건을해결하면서우연히얻은오래된사진에는Y여고의옛교복을입은양갈래머리소녀가찍혀있었다.너무밝은햇살탓에얼굴이희미해졌지만카메라를든사람에게보냈을환한웃음만은또렷했다.시공간을넘나드는능력을본격적으로발휘한이후은파는그소녀도학생시절누군가를마음에품었음을,자신을부르는그를평범한얼굴로돌아보려면숨을한번삼켜야했다는것을알게된다.은파가과거의자신을버렸듯이그소녀역시소중한사람을위해무엇이든할준비가되어있었다.

발랄함과서늘함을오가며거대한사건으로나아가는《영매소녀》의한복판에는시리도록사무치는마음이있다.상황이절박하게치닫는순간들사이에도결고운심리묘사가자연스레녹아든다.의미없는쪽지를거두어보석함에넣는조심스런손길,함께달리는동안섞이는두사람의머리칼.그시절에누군가를아꼈던사람은안다.네가원하는건다주겠다는말에한치의거짓도없었다는것을.그런감정을주고받아본사람은기꺼이과거와결별하고미래를바칠수있다.자신의운명에맞서겠다는굳은의지역시가득채워진마음에서피어난다.한때의추억으로소모되지않는,인생을건선택의이유가된사랑은그렇기에평생토록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