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질주 - 안전가옥 쇼-트 17

전력 질주 - 안전가옥 쇼-트 17

$12.00
Description
무너져 가는 건물에서 탈출하라!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아는 두 여성의 짜릿한 연대
우리는 ‘이상기후’가 그리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산다. 이례적인 수준의 기온과 강수량, 짧아지는 봄과 가을에 꽤 익숙해졌다.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 책 《전력 질주》는 열흘째 이어지는 폭우로 시작되는데, 주인공들은 힘들어할지언정 크게 놀라지 않는다. 수년째 큰 폭의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우리가 그러하듯이.

《전력 질주》의 주인공 진과 설은 아마추어 스포츠인으로, 야외에서 운동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를 찾는다. 규모뿐 아니라 설비까지 훌륭하다는 사실에 만족한 것도 잠시, 이내 센터 곳곳이 무너지고 어디선가 흘러들어 온 흙탕물이 바닥을 금세 뒤덮는다. 진과 설은 살아서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마음속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재난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던 두 여성이 몸을 던져 서로를 구하게 되기까지의 여정은, 전 지구적 재난 상황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간직하고 무엇을 넘어서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줄거리
진의 취미는 바다 수영이다. 그러나 열흘째 폭우가 이어지는 통에 해수욕장에 가는 것은 고사하고 서울을 벗어나지조차 못한다. 하는 수 없이 실내 수영장을 찾아 나선 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로 이름난 ‘송도 트라이센터’에 가 보기로 한다. 비슷한 시각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설 또한 트라이센터로 향하는데, 그곳에 만족스러운 수준의 실내 트랙이 갖추어져 있다는 정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센터 지하의 각기 다른 층에서 몸을 움직이던 두 사람은 원인 모를 굉음이 들려오고 바닥에 흙탕물이 차오르자 지상으로 나가려다 서로를 마주친다. 아마추어 스포츠인으로서 얼굴만 아는 사이였던 둘은 그 순간부터 생존을 건 탈출에 나선 동료가 된다.
저자

강민영

글쓰고글엮는사람.제3회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영화매거진『cast』의편집장을맡고있으며,프리랜서편집자로일하고있다.출간작으로는경장편소설『부디,얼지않게끔』,에세이『자전거를타면앞으로간다』가있으며,리디북스의‘우주라이크소설’을통해중·단편소설을발표하고있다.

목차

롤링·6p
윕킥·22p
워밍업·34p
드래프팅·58p
백크롤·70p
신스플린트·80p
터닝포인트·90p
힐풋·102p
포인트투포인트·112p
프리릴레이·124p
하이다이빙·140p
파트렉·158p
에필로그·174p

작가의말·182p
프로듀서의말·186p

출판사 서평

한계를넘어서기위한움직임,그움직임의한계

《전력질주》의두주인공,진과설은아마추어스포츠인이다.진은마스터스수영대회의전연령대개인혼영기록을한번에갈아치울만큼의실력자다.뛰어난달리기선수이자러닝계의인플루언서인설은SNS에서달리기에대한정보를친절하게안내하는것으로유명하다.수영과달리기는생활운동이기도하지만기록을측정하고순위를다투는경기종목이기도하다.두사람이현재의위치에이르기까지자신의한계를넘기위해꾸준히노력해왔음을짐작할수있다.

진과설이운동을시작한이유또한한계를넘어서기위함이었다.진은만성통증때문에정형외과를찾았다가“실제나이는20대인데,신체나이는80대라고요.지금까지이런몸상태로어떻게버텼어요?”라는호통을듣는다.다치지않고몸을단련할수있다며의사가권해준운동이바로수영이었다.포항에서어린시절을보낸설은지긋지긋한바닷가에서짧게나마벗어나고싶어달리기를시작했다.선생님들이육상부입부를권할때마다“그러면다른도시로전학갈수있나요?”라고묻곤했다.

두사람은벽을넘고성취를맛보지만모든문제를해결하지는못한다.학창시절,처참한달리기실력때문에스트레스를받았던진은타고난재능으로빛나는이들을불편해하는사람으로성장한다.본인또한수영에탁월한재능이있음을인정받았음에도마음속깊이뿌리박은열등감은사라지지않는다.어렸을때사랑하는존재가거친파도에휩쓸려바닷속으로사라지는모습을눈앞에서목격했던설은바닥이보이지않는물을두려워하게되었다.달리기연습을하다작은개천이라도만나는날이면불안감,구역질,호흡곤란에시달린다.

맞잡은손끝에서시작되는실질적인변화

진과설이찾아간국내최대규모의스포츠센터가재난현장으로바뀌자둘의마음속문제들은속속겉으로떠오른다.바닥이보이지않을만큼흙탕물이쏟아지니한시라도빨리대피해야하는데,오랜트라우마에발목을잡힌설은그만멈춰서고만다.SNS를통해늘밝고화사한모습을보여주는설이내심‘재수없다’고생각해왔던진은결정적인순간에나약한모습을보이는설을향해진저리를친다.차마혼자달아날수없어설을잡아끌면서도‘좋은구석이없어,도대체가.좋아할수가없어,정말.’이라고되뇐다.

두사람은재능,성격,취향면에서정반대라해도무방할만큼다르다.너무도다르기에둘은오히려서로를의지하는사이가된다.자신의약점을가장잘보완해줄존재가상대방인것이다.함께움직이는동안,영영이해할수없을것만같았던상대방의마음은점차이해가가능한마음으로변해간다.진과설은스포츠센터내부에널브러져있는기구들을넘어전진하면서도저히넘을수없었던마음의벽까지서서히넘어선다.

‘기후우울’이라는용어가있다.기후위기에따른불안감,무기력감,절망감이일으키는우울을뜻한다.전문가들은이에대한해결책으로타인과의연결을권한다.상황을바꾸고자노력하는사람이생각보다많이존재한다는사실,작은노력이모이면큰결과로돌아올수있다는희망을직접확인하면안정을찾고유의미한실천을지속하는데도움이된다는이야기다.맞잡은손은지극히현실적인구원이될수있다.우리자신에게도,우리가딛고선이땅에게도.《전력질주》의두주인공이건네는바로?그메시지다.

줄거리

진의취미는바다수영이다.그러나열흘째폭우가이어지는통에해수욕장에가는것은고사하고서울을벗어나지조차못한다.하는수없이실내수영장을찾아나선진은국내최대규모의스포츠센터로이름난‘송도트라이센터’에가보기로한다.비슷한시각에달리기를좋아하는설또한트라이센터로향하는데,그곳에만족스러운수준의실내트랙이갖추어져있다는정보를떠올렸기때문이다.센터지하의각기다른층에서몸을움직이던두사람은원인모를굉음이들려오고바닥에흙탕물이차오르자지상으로나가려다서로를마주친다.아마추어스포츠인으로서얼굴만아는사이였던둘은그순간부터생존을건탈출에나선동료가된다.

책속에서

진이속해있는동호회사람들은혼자바다수영을장시간유려하게해내는진을바라보며‘타고났다’라고말했다.지금까지뭐하나특출나게잘하는거없이살아온진에게,그말은충격적으로다가왔다.내가저런말을들을수있다니.사람들이종종내뱉는그말에,진은온몸에서오스스올라오는소름을느꼈다.p.32

“아,그거요.네.뭐…지지난주엔가그때한번신고왔죠.그때이렇게쭈와악-”
설은발로반원을그리며미끄러지는시늉을했다.말그대로‘쭈와아악’소리를내며길위에서잠깐굴러야했던,열흘전의출근길.우중런을경험해본설이자신있게집을나선참이었다.매일왕복10km를뛰느라익숙해질대로익숙해진길이었는데,하필이면예상외의물웅덩이가나타날줄이야.갈색우레탄바닥위로철푸덕엎어진설은그자리에서헛웃음을지었다.뛰다가넘어지는게도대체얼마만인가.이망할놈의비.p.37

‘애초에저렇게태어난것같아.그리고저사람은뭘해도잘할거야.’
진의수영기록따위,아니정확히말하자면진의존재따위를설이신경쓸리없다.설은진과는다른세계에속한사람이니까.진은저도모르게‘부럽다’고생각했다.인정하기싫지만,이미설의SNS를보며수도없이한생각이다.p.63

“그때이후다시는물에들어가지않겠다고,물에들어가지않을거라고생각했는데.”
주저앉은설의신발안쪽으로흙물이쏟아져들어가고있었다.
“…수가없어요.”
설의웅얼거리는목소리는바닥에서찰랑거리는물소리때문에제대로들리지않았다.진은설쪽으로더몸을기울이며신경질적으로물었다.
“뭐라고요?”
“움직일수가없다고요.”
설이핏기하나없이사색이된얼굴로진을올려다봤다.설의비닐백을들고있던진의오른손에서식은땀이흘렀다.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