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심아진 소설)

안녕, 우리 (심아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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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속도의 시절일수록,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연시키는 해학의 묘가 필요하다.
나는 작가의 소설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_구병모(소설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는 흠결 없는 선을 추구해 왔을까. ‘선함’에 대한 강박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조가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기대기에 너무 쉬운 양극단만이 우리 생의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고.
심아진 소설의 진정한 매력은 인물들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작가의 역량에 있다. 작가의 섬세한 시선은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법한 인물들을 따라가고, 불완전한 그들을 통해 인간 존재를 드러낸다. 『안녕, 우리』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흠결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기에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든다.
저자

심아진

1999년『21세기문학』신인상에중편소설「차마시는시간을위하여」가,202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벼운인사」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소설『숨을쉬다』『그만,뛰어내리다』『여우』『무관심연습』『어쩌면,진심입니다』『신의한수』『후예들』『프레너미』,
동화『비밀의무게』『세상에서가장특별한1』『행복한먼지』『가벼운인사』『어디에나있어,달바』『감당못할전학생』등을냈다.
2022김용익소설문학상,2023백릉채만식문학상,창비좋은어린이책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안내
커피와하루
안녕,우리
혹돔을모십니다
절정의이유
불안은없다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나’를꿰뚫는시선

현대사회는개인의존재마저사회의작동을위한하나의부품으로환원시킨다.현대인들은어떻게든그속에서‘진짜나’라는것을찾으려애쓴다.공산품을그러모아자기자신을정립하려는시도도,각종기호로우리자신을표현해보려는시도도한계에봉착할수밖에없는시대속에서우리는어떤지점에서우리자신을찾기위한단서를얻어야할까.
작가는답을제시하지는않지만,어떤길을보여준다.「커피와하루」는이름을감춘것만으로도모호해져버리는개인을보여주며,인간존재가정의되는기원을찾아들어간다.「안내」는미신을업신여기던‘성준’이기이한하숙집주인‘차휘랑’을통해점점변화되는모습을조망한다.
끊임없이변하는인물을보며우리는자아와존재의정의를다시쓰게된다.주변의것을소유하고독점하는것이아니라관계속에서의상호작용이그존재를정의한다.심아진작가의소설집을통과하면서우리는넓고열린세계를향해발을뻗게된다.

무결하지않은실제의인간

우리의삶은선과악을나누기모호한지점에서펼쳐진다.심아진의소설집『안녕,우리』는선악의회색지대에위치한존재를면밀히들여다보며인간의본질에대해사유한다.
핍박받는외국인노동자인동시에흠결을지닌존재로그려지는레이(「혹돔을모십니다」),여러여자를동시에만나면서도자신은그모두를진심으로사랑하고있다고생각하는남자(「불안은없다」)는시대가요구하는‘올바른사람’의이미지에서벗어나있다.무결하지않은인물을따라가며우리는보다현실적인세계를,보다다층적인의미를마주할수있다.

사람과사랑과삶

삶을들여다보는작가의시선은이윽고인류의근원적감정,사랑에가닿는다.심아진작가가그리는사랑은다채롭다.그의사랑은낭만적이면서도비참하다.분명한촉감으로남아있으면서도허망하다.죽은연인의사인을파고들수록사랑의양면성이드러나고(「절정의이유」),젊은시절의사랑을떠올리면서현재자신을이겨보고자발버둥친다(「안녕,우리」).사랑을보는작가의눈은지극히냉정하다.하지만그래서더현실적이고본질적이다.
포장을걷어낸사랑속에서우리는작가가어떤사람인지깨닫는다.그는누구보다인간을사랑하는사람이다.무결함을추구하는시대의흐름을거슬러흠결있는인간을그리는것도,위태로운주체에대해사유하려는것도모두인간을사랑하기때문이다.우리가우리의삶을살아갈수있도록,사람으로서자신을사유하고흔들리지않을수있도록작가는현실의삶을치열한갈등으로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