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김재윤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김재윤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나는 자유롭고 사랑은 갇혀 있다”
사랑으로 세상의 자유를 노래한 시인, 김재윤
고 김재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유고 시집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는 뜨겁게, 올곧게 세상을 위했던 시인의 삶과 고통 그리고 시인이 온전히 품고 있었던 희망을 정갈한 언어로 담고 있다. 시집 속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방”과 “벽”은 시인을 가두는 고통과 고독이다. 시인은 압도당하고 짓눌리면서도 고른 말들로 울고, 견디며 독자들에게 가닿는다. 독자들의 좌절과 우울이 밖으로 나와서 시를 만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은 “수국”, “홍매화”, “칡꽃”과 “귤꽃” 등 많은 꽃들과 “나무”와 “눈”, “강”과 “바람”으로 어둠을 걷어내고 자유를 만나고자 한다. 시인은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에 마법처럼 분꽃”이 핀다고 한다. 시인은 좌절과 우울의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으로, 혼자의 자유가 아닌, “지구”의 자유를 노래한다. 그의 시는 세상과 만나기를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염원한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먼저 일어나 촛불을 드는 사람”, “자신을 태워 촛불이 되는 사람”을 시인이라고 하였다. 그의 촛불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고 섬세하다.
안도현 시인은 “그의 원고는 붉은 불꽃과 하얀 연기 사이의 광채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현실의 고통을 봄볕에 말린 냄새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는 세상의 어두운 곳, 고통이 많은 곳에서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고자 하는 열정이다. 함께 이야기하고 울고 춤추고자 하는 사랑이고 자유이다.
저자

김재윤

제주도서귀포시에서나고자랐다.우석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중앙대학교신문방송대학원을졸업하고명지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20년〈열린시학〉(한국예술작가상)과〈리토피아〉로등단했다.한국출판연구소책임연구원,탐라대학교교수,세한대학교석좌교수,
MBC느낌표‘책책책책을읽읍시다’고정게스트,제17,18,19대국회의원을지냈다.2014년부터4년을감옥에서보냈다.2020년10월9일,16일KBS〈시사직격〉‘메이드인중앙지검’편에서,위사건에대한기획수사의혹을탐사보도했다.2021년6월에작고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나는자유롭고사랑은갇혀있다

문門
하얀방

꽃잎
맨드라미
새와나무
묏자리
불면不眠
시를읽다


제2부-귤꽃피는아침
달걀
눈내리는방

어머니의손
싸락눈
아버지의등
아버지의방
숨비소리
학인스님1
학인스님2
학인스님3
나리꽃
눈내리는마을
소주잔
눈이오려나봐요

제3부-시대의하루
수국水菊
시詩
분꽃
어느멧돼지의외침
각하의코미디1
내인생의방
껍질
이름과울음이구분되지않는날이있다
달이자란다
그대가슴에봄을두고온날
검은방
우울憂鬱
책갈피

시대의하루

제4부-울어꽃이되었지
동백꽃
구름
억새꽃
순례자
눈물
노래방

노을

오늘
나는강하다
복사꽃그늘아래서
그대를다시만날수만있다면
이름

해설│김종훈

출판사 서평

“제가질수있는만큼의껍질을가져야한다는것을”
이시집속의말들은현실의고통을봄볕에말린냄새가난다


벽이벽에갇혀있다
벽은벽을타고벽을오른다

벽이혼자밥을먹는다
벽은고독하고고독은벽을만든다

벽이벽에게말한다
벽은말을만들고말은벽이된다

안의벽은밖의벽을그리워하고
밖의벽은안의벽을지향한다

벽안의나는찬란하고
너는쓸쓸하다

나는자유롭고
사랑은갇혀있다
-「벽」전문

안도현시인은“벽안에갇혀혼자밥을먹던시간,그는외로움의간격을재고몸안으로방을들였다”고시인김재윤의삶을읽었다.그리고시인이“붉은불꽃과하얀연기사이의광채를보는눈”으로세상을받아들였고그래서아름답고통찰력있는시를남겼음을알려주고있다.안도현시인은그의시가좌절과우울과자기모멸에도현실을외면하지않고시와사람을꿈꾸었던,“현실의고통을봄볕에말린냄새가나는시”임을다시한번당부하듯증언한다.이를위해짊어져야했을고통과고독의무게를,시인은광채를보는통찰력으로이해하고견뎠을것이다.먹먹해지는마음을참을길이없다.


아카시아꽃으로향을피우고제祭를올렸다
읽어도읽어도끝나지않는제문祭文을읽느라
현기증이났다
‘유세차維歲次’는있는데‘상향尙饗’이없다니
그녀가달려왔다
내손에서제문을빼앗아
돼지를삶고있는장작불에태우고
내게입맞춤했다
나는검은관에서일어나시를읽었다
그녀는산수유로내몸을씻기고
새옷을입혀줬다
칡꽃은그녀와나의봄을휘감아
하늘을지향했고
나는그녀가부르는노래에맞춰
움직이기도하고멈추기도했다
그녀는내가페이지를넘길때마다
안아달라했다
천리향에취해얼굴이불콰한
나비의날개가하늘에닿고
대지에발을내딛기위해겨울을견딘
달팽이의뿔도하늘에닿았다
-「시를읽다」전문

김재윤시인은시를,세상을열렬하게사랑했다.“읽어도읽어도끝나지않는제문”을읽다가느끼는현기증은삶을가로막는도저한죽음과우울의세계이다.세계의어둠에대한시인의깊은이해이자연민과좌절이다.검은관같은닫힌방에서시를쓰고읽고다시읽고쓰는시인의모습과겹쳐진다.끝나지않을것같은긴시간을견디는그가보인다.그때그녀가달려와제문을빼앗아장작불에던져불태워버린다.그녀는그를꺼내씻겨주고그를열리게한다.그는도저한죽음에묻히지않고일어나움직이고노래한다.나비의날개가닿는곳,그리고“크고무겁고두꺼운껍질을등에지고/쉴새없이”(「껍질」)기어가던달팽이의뿔이닿는곳으로열리게한다.그녀는독자이고,세계이고,시이다.시인에게시는죽음을읽는길이면서동시에죽음에서벗어나는노래이지않았을까?자유와사랑을향해열리는절박하고열렬한노래이지않았을까….

김종훈고려대국문과교수는,‘방’의의미를고독,소통,기억에대응하는자아와화자의조응으로섬세하게읽어내며,김재윤시인이이룬시적성취를높이평가한다.독자들이그의시를통해“그의고독”과“공적인삶에휩쓸리는동안상처받는내면”에공감하고위로받으며,자신의고독과고통과좌절을그리고희망을돌보게될것이라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