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을 이야기하다 정읍을 노래하다 (정읍인문도시기행)

정읍을 이야기하다 정읍을 노래하다 (정읍인문도시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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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읍을 이야기하다
정읍에 관한 책이 의외로 적다. 그 원인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책임이 나를 포함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있을 것이다. 글을 쉽게 쓰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발간된 책 중에는 오류가 적지 않다. 책을 너무 쉽게 내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누구든 낼 수 있는데다 책을 쓰기 전에 관련분야의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일 것이다. 연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을 쓰기 위해서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을 받거나 감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오랜 관행이기도 하고, 오류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런데도 자문을 받지 않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비슷한 사례가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 올라 온 중국의 동북공정 시각이 담긴 영상자료이다. 무려 1억 2,000만 원이 투입된 이 영상자료를 외부 전문가의 감수 없이 박물관 자체적으로 만들다보니, 중국 위나라의 영역을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포함해 표기한 동북공정의 주장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다. 다녀간 사람들이 무려 57만 명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결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자문을 받지 않는 것은 쓸데없는 권위의식이 작동했거나 자신만의 글이나 힘으로 책이나 작품을 낸 작가라는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조급함 때문일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책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글에 대한 책임을 마지막까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

김재영

대표작으로『정읍을이야기하다정읍을노래하다』등이있다.

목차

펴내는글

한반도의배꼽,정읍
인문학(인문과학)이란무엇인가
미래정읍의희망,‘인문학(人文學)’에있다
한국최고인문도시,정읍의역사·문화적상징성

정읍을이야기하다
정읍,샘골인가샘고을인가
정촌(井村/井邑)과샘실[泉谷]은치환될수없는전혀다른말
정읍의풍수,오수지리설(五獸地理說)과행주형(行舟形)의형국
동학농민혁명구전과야사(野史),이제라도정리하자
무성서원이세계유산으로지정된이유
조선왕조실록을정읍내장산으로피란보존시킨이야기
호남을대표하는태산선비문화,어떻게계승해야하는가
정읍서파리장서에유일하게서명한애국지사김양수선생
태인유림들이주도한3·1독립만세운동[자료]
청산해야할정읍지역의왜색지명
문화훈장을받은빨치산토벌대장,차일혁경무관이야기
정읍사망부석,북면월붕산에있었다
고부두승산에정읍사망부석이절대있을수없는이유
정읍사여인,남편을기다리다과연돌이되었는가
잘못된역사조형물,어떻게해야하는가
정읍지역비지정미등록문화재의조사및발굴
모정(茅亭)을통해서보는호남과영남의문화읽기
석탑의층수,어떻게알수있을까
정읍의관문,왜‘말고개’인가
리얼리티(reality)의극치,백암리남근석
차향(茶香)가득한향기도시,정읍에서만나자
구한말호남인재양성의산실,영주정사와영학숙
정읍을상징하는우물과담쟁이덩굴의생명력

정읍을노래하다
막걸리를부르는권주가,정극인의상춘곡(賞春曲)
겸손하지못하면들어오기어려운모임,주립대학과국사모
왜음악을‘인문학의완성’이라하는가
‘김재영,정읍을노래하다’제작뒷이야기

맺는글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정읍을노래하다


사람이란게일을하지않기로하면할일이없는것같고,막상일을하려고작정하면해야할일이너무많은것이사실이다.‘백수가과로사한다’는이야기가그래서나온것이아닐까하는엉뚱한생각을해본다.
책이나왔다고해서일이끝난것이아니다.“쉬지않는것이쉬는것”이라는역설적인말이있듯이이제다음일을계획하고고민해야할시점이되었다.
지역사연구가분류사로전환된지이미오래다.그럼에도현재해방이후의정읍현대사는미개척분야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거시적으로볼때이를묶어서정읍의고대에서현대까지를관통하는정읍통사(通史)가나와야한다.또미시적으로는이제마을사가나와야하는시점이되었다.또지금우리는인성교육의부재라는교육의위기를맞고있다.옛날서당과향교에서인문교육과인성교육을받은이들이올바른가치관과역사의식을가지고한평생을살았듯이그런의미에서이제우리지역의교육사를돌아보고정리해보는것도의미가있을것이다.
여기에더해그간우리가다다루지못한지명과유적지,현상이아닌본질을다룰수있는사상과철학,그리고음악과미술을포함한예술분야,기성종교와민족종교를아우르는종교사를간단없이풀어내는일등이남아있다.특히정읍시는그간축구,농구,핸드볼,검도등학교체육과유도,레슬링,마라톤등의사회체육분야에서괄목할만한실적을올린바있다.여기에더해정읍시가‘생활체육도시’를표방하면서학교체육중심에서벗어나사회체육발전에크게이바지함으로써전국에서도상당한인지도를갖게되었다.따라서전국최초의지역체육사를발간하는일은그래서의미가있다.또정읍을주제로한가사나가요,정읍출신의가수들을정리하는작업이남아있다.누가봐도정촌가요특구에서해야할일이다.문학에서는정읍출신의시인과소설가,평론가등을조명하는작업등이아직도연구자들의손길을기다리고있다.
그런가운데전북대학교국문학과의김익두교수가쓴『정읍사상사』(2017)가출판되어고려백운화상을비롯,호남성리학의비조일재이항,내단사상의최고권위자청하권극중,간재전우의문인으로화도주석(華島柱石)으로불리는양재권순명,동학농민혁명의농민군최고지도자전봉준,종교천재증산교창시자강일순등의사상이조명되었다.또정읍학연구회를통해마을문화와관련된논문을게재하기도했다.『정읍학6호』에정읍시마을문화-아카이브조사정리(2019),정읍진산동영모재구중절화전놀이(2020),『정읍학7호』에정읍지역마을문화특집(2020)등이바로그것이다.
최근에는고향문학의시적정리라는의미를부여할수있는반가운책이나왔다.이고장출신최명표박사가쓴『정읍시인론』(2021)이라는책이다.이책은“정읍은소문난문향이자시의고장”이라는서문으로부터시작된다.
그도그럴것이정읍에는백제가요정읍사와가사문학의효시인상춘곡이있고,시문에능했던한국문학사의맨앞자리에위치해있는고운최치원(857~?)이있기때문이다.여기에다고려백운화상을비롯,말년에내장사에주석하면서반선반농을주장한백학명스님과독립운동가이자사상가인정우홍시인,정읍사람답게고장의역사적배경을시로풀어낸정렬시인,아침엔텃밭농부,낮엔문화지킴이,밤엔글을쓰는고부의은희태시인,한집안에서4남매의시인을배출한장지홍시인,시를통해서교육민주화를주창했던고광헌시인,시인이자소설가,영화와문화평론가,영화감독으로활동하고있는방송인하재봉등총56명의쟁쟁한시인의시와시집을소개하고,시창작의배경과그들의시세계를분석하고있다.
이를종합하여내린결론은명쾌하다.“정읍문학은한국문학사의근원이자수원지”이다.하지만이같은정읍문학에대한갈무리작업과의미를부여하는일은이제시작에불과하다.따라서이를기반으로한후속작업이필요함은말할나위가없다.
이밖에도정읍을구성하는문화요소를중심으로시리즈를발간하고도남을만큼기록으로남겨야할역사는차고넘친다.이에빗대어관내에서논술을지도하고있는박규한원장은그의저서인『치유』(2021)에서우리지역의문화를이렇게진단했다.‘정읍은퍼내고퍼내도마르지않는우물과같다.’이렇게작은지역에이토록많은신비를간직하고있는고장이또있을까.고인돌,내장산,한글문학,판소리,의병,동학혁명,수제천,정읍사,이순신장군,최치원,무성서원,백정기의사,조선왕조실록,민족종교의뿌리보천교등,그리고최근엔소설『엄마를부탁해』의신경숙작가에이르기까지대충막생각나는문화유산과인물만적어봐도그렇단다.국문학을전공한분인데지역의역사문화를꿰뚫고있는그통찰력이예사롭지않다.
“선비의학문은힘쓰는데있는것이지,남이알아주는것을구하지않는다”고했다.필자가평소아직은정읍에희망이있다고하는것은다른이유가있어서가아니다.이같이드러내지않고묵묵히고향사랑을실천하는이들이있기때문이다.여기에다담지못했을뿐이다.
지금도‘정읍’소리만들으면가슴이두근거리고쿵쾅거린다는사람들과태산선비문화권의중심인태인과칠보에서나고자란것을큰자랑으로여기는사람들이있다.또동학농민혁명을학술적으로규명하고,그정신을계승하는일을필생(畢生)의사명으로여기는사람들이있다.여기에다80이넘었어도인문학을공부하기위해자신을낮추고배움의자세로돌아가려는겸손한어른들이있기에정읍의미래는밝다.
정읍시가인문도시가되기위해서는이와같은시민들의자부심과인문학적인지식이기반이되지않고서는성립될수없는일이다.이를위해서필자가정읍을구성하는문화요소를아래와같이33가지로정리하였다.연구자마다그선정이달라질수있으나크게차이가없을것이다.

한국근대사의서막,동학농민혁명
조선왕조실록유일본의피란과보존
한글로된현존유일의백제가요,정읍사
구한말호남인재양성의산실,영주정사와영학숙
전국최초의창의서원,세계유산무성서원
가사문학의효시,정극인의상춘곡
가사문학을현대적으로계승한고단여사
태산선비문화의중심,칠보(정읍풍류의맥,유상대와피향정)
을사늑약이후호남최초의병,태인의병[병오창의]
출판문화와기록문화보존의성지,정읍
500년전통을이어온최초의민간향약,고현동향약
전북최초의서원,호남성리학의비조일재이항을모신남고서원
일제강점기독립운동과독립운동자금지원의중심지,보천교
조선선비정신의표상,홍범식-김영상-김천술
한국불교근대선의중흥조,태인의만공스님
아나키스트백정기의사의항일투쟁
파리장서에서명한독립의군부참모관김양수
3·1독립만세운동민족대표,박준승
태인유림들이주도한3·1독립만세운동
6·10만세운동의주역,산외향산이동환
사진을접목한최초의근대초상화가이자어진화가,채용신
추사가인정한조선후기명필,창암(蒼巖)이삼만
최초의여류천재서예가,몽연김진민
블랙투어리즘의대표지역,신태인읍화호리
리얼리티의극치,국내에서가장아름다운백암리남근석
백제와신라계양식을절충한고려시대정읍의석탑
미륵신앙의성행과정읍의불상
국내최초종자파종에의한재배다원,소천[오가와/小川]다원
향제줄풍류의고장,정읍
국립공원내장산과고찰내장사
호남대표명당에세워진김명관고택
솟대가세워지는마을,산외목욕리
100년전통의서민의술,정읍막걸리

이를우리연구소가주관하든,문화원이나박물관에서주관하든지역의인적자원을활용한다면못할일이없다.그만큼지역의역사문화연구인력이두터운층을형성하고있기때문이다.
이제인문관광도시,역사문화도시답게누구든역사의현장을찾아그의미를되새길수있는그런책이빨리나와야한다.일반인들의정읍역사에대한인문학적인지식과역사이해를돕기위해서도필요하다.이로써정읍이인문도시,문화도시로가는디딤돌이될것으로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