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말
변하지않는것은보석이된다
깊은산속마을에는우리가당연하게생각하는것들이없습니다.대형백화점이나마트도없고색색깔조명을켠멋진카페,레스토랑도없습니다.놀이동산같은건꿈도꾸지마세요.그옛날에는더했답니다.아스팔트도로같은게없으니자동차가다니지않는건당연하고요.학교갈때한두시간걷는건가벼운몸풀기죠.생선이랑신발,가방을사러장에가거나물건을팔러큰도시로나갈때는하루종일산길을걸을때도있으니까요.자기몸보다도더무거운짐을이고지고말입니다.
한밤중에산속에서길을잃는건얘깃거리도못돼요.침낭이다뭐랍니까?마침동굴이라도있으면하늘이도우신것이고,날씨만춥지않다면나뭇잎이불삼아몸을누이는거지요.이제나저제나장에간아버지를기다리던아이들은칠흑같은먼산만바라보다가잠이들겠지요.먼데서호랑이울음소리라도들리면그날잠은다잔거랍니다.
호랑이담배피던시절이야기냐고요?아니요.겨우4,50년전,지리산산골마을이야기랍니다.
그시절,산골마을은문명의편리함을누릴수없었고가난했습니다.하지만말입니다,넘치도록풍요로운게있었습니다.그건자연의신비와인정입니다.산골마을사람들은,별과달과바람이전하는말을이해했습니다.비록가난하지만나눌수록따뜻해지는우주의비밀을알고있었습니다.그렇다고뭐대단히아는척하지않습니다.그냥살다보니그렇구나할뿐입니다.그냥살다보니,그곳이명당자리가되었듯이말입니다.세월이흘러,지금그것은돈으로바꿀수없는가치가되었습니다.
변치않는것은보석이됩니다.
산골소년소녀들의가슴을콩닥거리게만든풋풋한첫사랑의예감도변치않았겠죠.이글을세상모든산골소년소녀들에게바칩니다.
-이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