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스밈 : 김선규 사진 명상 에세이

마음, 스밈 : 김선규 사진 명상 에세이

$17.00
Description
마음의 눈, 사진을 이야기하다
사진에 마음을 담는 법, 사진 속 마음을 읽는 법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 브레송은 이렇게 답한다. 마음의 눈에 양보하기 위해서라고. 마음 눈으로 현장을 바라보고 대한민국 현대사 곳곳을 누비며 기록해온 저자가 만난 의미심장 한마디이다. 그 한마디로 이 책이 첫마음, 첫걸음을 떼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마음 눈’으로 바라본 프레임 속 세상과 스미듯 만나온 저자의 사진 인생 온통의 자취이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과 문화일보에서 35년간 사진기자로 현장을 지킨 김선규 작가의 새 책, 사진명상에세이 《마음, 스밈》이 독자와 만난다. 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마음의 눈으로 피사체를 담아야 한다고 방점을 두어 말해왔다. 기자 생활 동안 본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만난 나무, 꽃, 풍경, 고양이, 별, 사랑하는 가족까지. 작가는 그 풍경을 보았을 때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 이 책에 켜켜로 담았다. 강원도 고성 산불을 취재했을 때는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느꼈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난 아버지가 오랜만에 빛을 볼 때는 삶의 은총을 느꼈으며,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사진을 찍을 때는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기도 했다.

“우리는 사진에 무슨 이야기를 담는가?” 작가는 아주 작은 순간까지도 사진 속에 포착하여 생명의 귀중함과 삶의 연속성을 깨닫도록 사진에 담자고 제안한다. 그가 오래 터득해온 ‘마음, 스밈’의 원리로 말이다. 사진은 멈춰있지만, 사람들은 사진을 보며 무수히 번지는 생각의 갈래에 잠긴다. ‘아, 맞아. 그때 이런 감정을 느꼈었지.’ 숨 쉴 틈 없이 바빠 감정을 돌아보기도 어려운 시대에, 《마음, 스밈》은 사진 찍는 행위가 잠깐의 명상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스미듯 일깨운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전 일정한 호흡, 셔터를 누를 때 잠시 정지되는 순간까지.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지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

김선규

경기도화성에서태어나지구와가슴설레는교신을시작했어요.서울동성고와서강대학교(신문방송학)를마치고한겨레신문과문화일보에서35년간사진기자로현장을지켰어요.은퇴뒤고향화성에서풀들과공생하는농부의삶을살아가고있습니다.두만강일대에서탈북민취재중북한의‘누더기다락밭’실태를세상에알렸고그계기로‘생명의숲’등숲관련NGO에서활동했습니다.나무와숲을통해고요와평화를찾아가며‘평화의숲’에서스클오브포레스트를진행하고있어요.
쓴책으로는『우리고향산책(생각의나무,2002)』,『까만산의꿈(과학어린이,2007)』,『희망편지(랜덤하우스,2008)』,『그럼에도삶은나아간다(차분한출판,2020)』등이있습니다.

목차


펴내는글……4

생명,그아름다운여정
마음의눈을뜨다……12
모든생명은다귀하다……29
작은것을내치지않는마음……35
세상의모든사진은곧누군가의마음……39

사진,마음을담다
사진,자기만의이름을붙이는작업……52
사진에마음을담는여덟가지방법……58

사진의문법
1)빛……89
2)프레임……124
3)눈높이……138
4)초점과심도……144
5)원근감……157

일상에서사진을통해마음찾기
1)사진산책……168
2)숲에서놀기……170
3)숲,사진에담기……172
4)도심에핀희망……180
5)'오늘도수고했어'……196
6)일상속무의식발견……219
7)계절의변화……202
8)일상의작은변화……206

포토에세이
마음을움직이는포토에세이작성법……210

포노사피엔스
사진찍는인류,포노사피엔스……226
1)사진은'놀이'……228
2)일상속얼굴찾기……232
3)스마트폰하나면누구나사진작가……235
4)좋은사진이란?……243

출판사 서평

마음의눈,사진

카메라는내삶의동반자다.가족과함께한시간보다많았다.언론사사진기자로35년을지내는동안성수대교,삼풍백화점붕괴등안타까운사고현장과남북이산가족상봉등역사적현장에서도내손에는항상카메라가쥐어져있었다.그곳이어디든카메라와함께있으면심장이뛰는것을느낄수있었고렌즈로세상을들여다보는동안마음이편안해지고고단한현실에서자유를느낄수있었다.

사진은내삶의최고의선택이었다.살아펄떡이는날것의현장을빛으로낚아올릴때그짜릿한손맛은그어느것과도비교할수없었다.일촉즉발의팽팽한긴장감은나를늘깨어있게했고수백분의일초찰나의순간이지만사진을찍는동안몰입의즐거움을느낄수있었다.빛으로기록한내사진들이지면을통해수많은독자들에게전달되고역사의한페이지를장식할때큰자부심과보람을느꼈다.

그러나매일이어지는긴장과중요한순간을놓칠수있다는불안감은나의몸과마음을시들게했다.무거운장비를한쪽으로오래메고다니다보니허리디스크가발병해직업을바꾸어야한다는진단을받기도했다,어느순간내얼굴에서미소가사라져갔다.

살다보면삶의전환기가있다.우연한기회에내마음속으로날아든참새한마리가내가치관을흔들어놓았다.그동안멋지고화려한대상만을생각하고바라보던나에게그참새는더불어살아가는생명들이있다는것을깨닫게해주었다.그때부터작고보잘것없는것들이눈에들어오기시작했다.

체루가스가난무한데모현장에서눈물콧물쏟을때콘크리트사이로비집고나온민들레의노란햇살이얼마나큰위로가됐는지예전에는미처알지못했다.열악한상황에서도최선을다해살아가는생명들에눈을뜨면서내얼굴에다시미소가찾아들었다.그들의눈높이에서바라보고마음의주파수를맞추니그들도내게다가와미소짓고지친어깨를토닥여주었다.매순간최선을다해살아가는그들의모습을사진으로담으면서다시살아갈희망과세상을향해뚜벅뚜벅걸어갈수있는용기를얻을수있었다.그때부터사진은나에게놀이이고즐거움이었다.

돌이켜볼때사진기자로서지난시간들은현장에서보고배우고느끼며성찰하는‘성장’의시간이었다.사진을통해세상과교감하고소통하는법을배웠고세상을바라보며사물에깃든의미를발견하고,그순간의감정을사진에담아낼수있었다.무엇보다더불어살아가는생명을대상이아니라존재로바라봄으로써‘마음의눈’을뜨게되었다.작고미미한것이라도가까이다가가그들의눈높이에서보고있노라면내마음은한없이기뻤고그순간살아있음을느끼고감사할수있었다.짧은순간이긴해도피사체와마음의대화를통해감정을나눔으로써세상의일들을잠시잊고몰입의기쁨속에평화로울수있었다.

진실된마음은누구에게나전해지는법이다.즐거웠을때는그즐거움이,외로웠을때는그외로움이그대로스며든사진이좋은사진이라생각한다.카메라가스마트폰안으로들어오면서어린아이부터여든의어르신까지누구나사진을찍는시대가되었다.나의감정과마음을사진에담아표현할수있다면누구나사진작가가될수있다고확신한다.어느한순간나에게다가오는느낌을내몸의육감이된스마트폰으로담을수있다면그누구도따라할수없는세상에하나밖에없는나의작품을만들수있다.

이제그동안현장에서느끼고배우며기록한삶의지혜와깨달음을독자들과함께나누고싶다.사진에마음을담는방법과일상에서찾은소소한기쁨까지이책을통해삶이좀더즐겁고의미있다는것과자기다움을발견할수있기를희망하면서….

2023년가을의길목에서김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