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저자:박남준 시집『어린왕자로부터새드무비』,『중독자』,『적막』,『다만흘러가는것들을듣는다』,『그숲에새를묻지못한사람이있다』등과,산문집으로『스님,메리크리스마스』,『꽃이진다꽃이핀다』등이있다.섬진강이흐르는지리산자락에살고있다. <천상병시문학상>,<아름다운작가상>,<조태일문학상>,<임화문학예술상>을수상했다.
004펴내는글008“뭐라고?바오밥나무씨앗은위험한것이라고?도대체그게무슨말이야.어린이들에게바오밥나무를조심하라니.”017“그립다는말은누군가를향하여피워올린오랜날들의기다림이이윽고깊어졌다는것이다.”060“다시는발자국이모래바람에날리지않도록숲을만들어야겠어.반가운발자국들이푸른숲을향해걸어오도록풀씨를뿌리고나무를심어야겠어.”077“고통받는세상에손내미는따뜻한한편의동화책이되어줄것이다.유칼립투스나무가내게말했다.”098“눈을감았다.첫입맞춤을했다.나무의깊고오랜슬픔과사랑이내몸을물들였다.”113“울음은,눈물은,영혼의깊고깊은곳에서나오는보석같은것이어서소금보다빛나고.”131“그아이들이아프리카마다가스카르의어린왕자임이틀림없어.”157“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어.너의슬픔이나에게,너의외로움과쓸쓸함도나에게연결되어있지.내가너를얼마나사랑하는지도이내알게될거야.거봐그래.벌써알고있었던거지.바오!!!”
‘생텍쥐페리는왜,『어린왕자』에서바오밥나무를어린왕자의별을갉아먹는몹쓸나무로그렸을까?’이소소한질문에서시인은,바오밥나무를향한수십년오랜여정을시작한다.시인은우여곡절끝에,그립고그리던바오밥나무를찾기위해마다가스카르행비행기에몸을실었다.마침내바오밥나무숲을마주하고는,실제바오밥나무는생텍쥐페리가『어린왕자』에서그렸던‘별들을망가뜨리고파괴하는나쁜나무’와는다르다는것을확인한다.바오밥나무는키가크고몸통이굵지만,가지는짧다.다른식물들의일조를방해하지않으려는배려때문이다.시인은어린왕자처럼여행하면서사막을걸었고,보아뱀을만났다.바오밥나무에구멍을뚫어빗물을저장하는방법도알게되었다.바오밥나무는인간과동물에게물을내어주고,햇볕을가리지않기위해가지를짧게두는‘착한나무’였다.시인은자신의녹슬지않은안테나에강하게접속되는신호를찾아떠난다.그끌림,시인의유년으로부터기억을관통하는여행의기록이다이기록은시인자신유년의기억에,티베트어린이마을학교어린이들에,몇개의문학상상금과팬데믹,바오밥나무그림전시회에,몽골사막의모래언덕과닿아있다.시인은마다가스카르에서마주한다정한바오밥나무에매료되어,호텔에서만난프랑스할아버지로부터씨앗을얻어와지인들에게분양하며,지리산자락동매마을에서키우기시작했다.‘바오’라는이름을붙이고사계절을함께보낸다.키가훌쩍커진바오를큰화분으로옮겨새집을선물하고,겨울을지낼비닐하우스까지만든다.‘아이를낳고키우기는커녕,결혼도하지않고백발의나이가된내가마치아이를낳고키우는것같다.’때로는친구처럼이야기를들려주고,때로는자식처럼정성들여챙기면서‘바오’의성장과정을옮긴다.시인은‘바오’를키우면서와닿은영감을시로풀어내며깊은울림을남긴다.“반가워,우리는모두서로연결되어있구나.별과달과해와우주의모든생명있는존재들과…….”[펴내는글]바오밥나무에내려온별들이유혹했다사막이자욱한날들바오밥나무에내려온별들이유혹했다.앞마당에왕마사토를깔았다.그때부터였다.부르지않아도마땅히그랬을텐데꿈꾸었으며그꿈을같이한이들과마다가스카르바오밥나무를여행했다.바오밥나무가내안에메아리쳤다.이명을일으켰다.속절없구나.나는충분히바오밥나무의말씀에병들었으며이렇게나마쓰지않으면안되었다.딱여기까지다.원고를넘기며쓸개를뺀다.재주없는문장을탓한다.원고를넘긴후보낸원고가너덜거리도록퇴고를거듭했음에도따뜻하게지켜봐준,나살고있는지리산같은품안의인내심으로기다려준출판사에감사드린다.사진으로담을수없는풍경이있었다.불편한여행을완주한이들이바오밥나무에내려오는별들의은하수,그별빛초롱초롱한아이들을담아더불어책갈피를빛내주셨다.고맙습니다.또한,나눠드린바오밥나무씨앗을심고키우며아이들의일기를주신얼굴을떠올린다.야~박봉남,김태영,강재현,곽재환,이현주,박봉한,이이고마운이름들아~.2024년4월심원재에서박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