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인형 (봉하창 시조집)

소금인형 (봉하창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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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평이한 말로 쓰는 가슴을 울리는 시조를 만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봉하창 시인이 5년 만에 제2 시조집
『소금인형』을 펴냈다. 이 시조집에는 자연, 인간과 삶, 사회와 역사, 사랑과 기도, 가족과 고향, 자아상과 지혜 터득 등에서 비롯되는 자연 표상과 자아상 표출이 빛을 발한다.
저자

봉하창

《시조생활》로등단
세계전통시인협회,동시조시인협회회원
2005년서울시교육청주관인성교육자료《시조야놀자》녹음및집필
2008년국정교과서국어집필,2009년3학년지역화교과서집필
전서울시교육청독서토론논술연수강사,현재서울남성초등학교교장
유튜브[봉하창힐링시조]채널운영
저서:제1시조2018년『그리움은꽃이되고』,제2시조집2023년『소금인형』
수상:2012장관상표창,2018시천문학상,2023황조근정훈장수상

목차

1부살다보면알게되는것들
기도

치유
오늘도
나는삐에로
반짇고리
살아내기
톡방에서
책의힘
아이들소리엔
출근길
휠체어가준선물
된장찌개
21세기
소나무
다운증후군화가
어느여름날
다르다는것
버티기연습
이비인후과에서
고향
품바인생
가족
알것같아
나는누구인가
친구와술
인생의겨울이란
산책길에서
자랑하지마라
인생

그겨울단상
신용카드
몰랐어!
자동차
나보고만참으래
다문화가뭐야
이정표
공감
그분의가르침
생각의꼬리
거울
욕심
부록
살아남기
비움과채움
비상사태
가을숲
잃어버린그림자
왜나는수시로넘어지나?
충고와잔소리
공감
스마트폰
초대받지않은손님
괜찮아
고향
두물머리의밤
용서
고백
새벽산행
시어머니밥그릇
늙음에대하여
밥의미학
겨자씨
우리서로
성장
살아있음에
기억
아무것도하기싫어진날
안부
그세월
실수
1막1장
나의봄

2부사랑은변하지않는다,사람이변할뿐
불혹에만나
마음얻기
재회그리고그후
몰랐어요
기다림
종이꽃순정
선택
뒤늦은고백
번호차단
어떻게살았니?
사진
그리움
치매
힘을빼라
그리움둘
닮음꼴
예순하나
쉼표ㆍ2
거짓말
거울
사람아
오랜친구
행복
시조사랑
귀울음
지정헌혈
불면증
소금
애쓰지마라
산책을하며
내딸
아픈아내
80세의후회
바벨탑
곡선
걱정
거리두기
향교풍경
묻고싶다
마음단식
천성대로
울타리
하루만
섭리ㆍ2
무제
나의멘토
은행나무
농담과진담사이
여행의관점
믿음과신앙인
당연한것은없어
묵黙
미친사랑
늙는다는착각
장수의비결
인연
때[時]
들어보렴
의혹
황새의사랑법
골골이백년
오래된농담
봄손님
고전의미학
우물가에서
일기
엇갈린사랑
말을아껴
병상에서
인도자
꼬부랑할머니
늙었다고
횡단보도에서
노년에는
유언이된일기
감사
봄비
소금인형
우정을버려야했던
카톡차단해요,어머니
사랑은‘동사’

■평설:관계와터득의시학또는사랑의변주곡__김봉군박사

출판사 서평

봉하창시인의시조에서‘자연’은보여주기기법으로감수성의현대적표상화에성공한제재다.자연이품은내적비의秘義를통하여인간과자연이동일시되는계기에서,그의시조는‘만남’의심미적윤리를표출하는낭보를전한다.이는현대사회의분리detachment의비극을해소하는언어미학의한‘기적’이다.그의자연시조에는‘유한적정幽閒寂靜’으로요약되는우리전통미가깃들여있고,이는마침내자연질서의섭리가한뿌리에서난것이라는형이상학적진리터득에이르러있다.
봉하창의‘인간시학’은뛰노는아이들의역동적에너지에서발원하여,장애인과노인등그늘진이들을향한짙은사랑에이른다.만남시학의감동적인상황이다.봉하창시학에서인간과인생의인식은찬류의식이나,구원救援을지향하기에무상無常치않다.
〈평설〉중에서

**

치유와사랑의미학

최순향
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이사장

상경尙褧봉하창奉夏昌시인이2018년에첫번째시조집『그리움은꽃이되고』이후5년만에상재하는두번째시조집『소금인형』의서문을부탁받았다.

교장선생님으로정년을앞두고펴내는시집이다.
봉시인의원고를받고처음에는가벼운기분으로읽기시작했는데,그냥내처읽었다.중간에그만둘수가없었다.몇번을읽었다.
시조로서작품이잘되었는지,어느부분의표현이절묘하다든지,문학적으로좌표가어떠하다든지하는문제가아니었다.한사람의깊은가슴속고백이자속울음이자팡세이자수상록이었다.
읽으면서내가쓴것같은착각에빠지기도했다.누군가의작품을읽고이런감동과전율과아픔과순수의감정에빠지기는흔치않은일이다.
이번시집에수록된총157편은모두하나같이인간에대한사색과탐구가주조를이루고있다.그런데이시편들에등장하는인물들이,흔히시의대상으로즐겨쓰이는영웅ㆍ위인ㆍ석학ㆍ예술가가아니라‘나(자신)’를비롯하여갑남을녀甲男乙女ㆍ장삼이사張三李四등평범한일상생활인들로,그들의희로애락애오욕을노래하고있다.나아가이들이얽히고설키어어울려살면서,온갖애증,갈등,싸움,은수恩讎등미묘복잡한감성작용이,가장가까운가족은물론친구ㆍ사제ㆍ사회각계의상하사이에서빚어내는인간관계가아주디테일하게표출되고있다.하지만그해결책이신통하다.다음단락에서후술한다.

상경봉하창시인은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회원으로,인생을열정적으로최선을다해사시는분이다.남보다정도더많고그러기에몸속에새겨진통점痛點도더많다.그럼에도삶을사랑하고사람을사랑하고끊임없이도전하며그특유의휴머니즘과긍정적이고낙천적인인생관에의하여잘도치유하고예술화한다.요즘은시조의보급을위해낭송으로혼신의힘을다하고있다.상경시인의목소리에실려들려오는시조는또다른매력으로청각을행복하게한다.

이제작품을살펴본다.
상경시인은시를쓸때,이론에서배운대로틀을짜놓고기승전결이나기교ㆍ수사를생각하며머리로쓰는것이아니다.가장깨끗한마음으로,기발한시어를피하고우리가일상생활에서쓰는평범하고순수한어휘를골라시어로승화시켜기도하듯시를쓴다.그래서그의시는바로한편의고백이며가장간절한기도가된다.

엄청난이현실을인정하게하소서
당신께의지하되울지않게하소서
나보다당신이터아픔을깨닫게하소서
-「기도」전문

살면서지은죄가얼마나쌓였을까
미워하고원망하며분노로얼룩진삶
가장큰//죄가있다면//나자신을미워한것
-「죄」전문

위의두작품에서보듯,누가이보다더간절하게기도하며고백할수있을까.어려운단어도얄팍한기교도거부한,이단순한한편의작품이주는감동은말로다할수없다.문학은혼자하는작업이지만독자가있어감동해줄때비로소그가치를인정받는장르이다.


사는게땀이더라때로는눈물이여
강물에헹구어진곱상한모래톱이
해맑게//웃을수있는//밀물썰물품었기에
-「알것같아」전문

발끝에느껴지는//참흙과자갈모래
서로를엉겨안고숲길을만들었다
사람도//서로를껴안고용서하며가야하리
-「산책길에서」전문

어떻게살아야하는가를모래톱,밀물썰물,참흙과자갈모래그리고숲길을노래하며알려주고있다.고난도감내하며서로다른사람끼리껴안고사랑하며살아가는것이인생이라고.일상회화에서쓰는단어와소박한수사지만얼마나핍진하며함축적인가.

어려운질문이다무어라대답할까
사람을잃는것은골수에새긴고통
그래도//남은사람들사랑하며살았다
-「어떻게살았니?」전문

얼굴을감싸안고서녘을바라보다
노을로물들어진손가락틈사이로
서산을//넘지못하는//얼굴하나//보았다
-「그리움」전문

상경시인은개인사에아픔이많은사람이다.골수에고통으로새겨진이별도있었지만그래도시인은남은사람을사랑하며씩씩하게살아왔다.그러면서도노을앞에서얼굴을감싸안고손가락틈사이로보내지못한인연을추억하는이시인의속내는아주여리고도깊다.차라리아프다고,보고싶다고말하면좋을것을.

다향茶香이너울너울벽지에스며들고
오래된고서古書에는손때가녹아들고
창가에//비추던햇살흔들의자주인찾고
-「그겨울의단상」전문

말없이오랫동안함께여도좋은사람
어디를가는지가중요치않을친구
시계를//보지않아도지루하지않을이
-「벗」전문

위의작품을읽다가문득S대학K교수를떠올린다.봉시인을비롯하여우리모두와도가깝던...서로가서로에게벗이되어주던인연을떠올리는봉시인의심서가마음에집힌다.멀리떠난뒤에도추억해주는인연이있다는건얼마나따뜻한삶인가.

바다를바라보니//나와는달라보여
누군지알고싶어//널안아보려고해
너와나//하나였음을//깨닫는그날까지
-「소금인형」전문

이시집의표제이기도한작품이다.동화나동시처럼쓴작품이지만많은것을시사하는작품이다.인간관계에서겉모습만보고판단하고편향된사고로살아가는우리에게,어떻게서로이해하고사랑하며살아가야하는가를가르치고있다.완전히나를버리고상대방이될때우리는하나가될수있다고,그리고인내심을가지고그렇게될때까지노력하라는메시지를던지고있다.그럼으로상경의시는철학이다.시종인간을탐구하며긍정한다.시詩도처에서인간의선성을구가한다.이점『시경』3백편의근본은‘사무사思無邪’이며,『맹자』7편의핵심은‘인성은선’이라는성현의말과통한다.

봉시인의작품들은일상생활이모두가시의제재이다.그리고그것들을가장맑은눈으로바라보고쉬운단어들로노래하듯풀어낸다.그러기에그의작품에는현학적인시도나계획된기교가없다.어린아이처럼유순하고순수하다.마알갛게씻은순수한지성으로아름답게노래한다.그의작품은소박하지만가볍게대할수가없다.
나는감히이시집을힐링의시집이라고말하고싶다.일상에지친날은집가까운공원이나산책길에,어느한모퉁이빈의자에앉아이시집을읽는다면영혼이맑아지고행복해질것같은생각이든다.상경시인은‘실타래엉킨머리어떻게풀어볼까//조용히방에앉아책하나집어든다//그속에//풍덩빠지면//세상시름잊는다「책의힘」’이라고했지만나는이시집을자연속에서바람소리,새소리,나뭇잎소리,구름흐르는소리들으며읽으면독자들은더행복해지리라고,힐링되리라고얘기하고싶다.
미리원고를읽는행운을가지게해준상경시인에게감사를전한다.그리고제3의시집도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