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보낸 7일 (안기부에서 받은 대학 졸업장)

지옥에서 보낸 7일 (안기부에서 받은 대학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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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초등학교 졸업자인 우리땅걷기 신정일 이사장이
어떻게 안기부로부터 대학 졸업장을 받았을까?
- 그 충격적인 사연을 41년 만에 전격 공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걷기 열풍을 일으킨 선구자인
신정일(우리땅걷기 이사장)의 지난했던 삶!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간첩으로 끌려가 겪은 영화 같은 이야기, 숨기고, 숨겨온 그 비밀의 숲, 해파랑길, 소백산 자락길, 변산마실길, 전주 천년 고도 옛길을 기획했고, 수학여행을 현장체험학습으로, 11월 11일을 길의 날로 지정하는 운동을 펼쳤으며, 이중환이 지은 《택리지》를 《신 택리지》로 저술한 신정일!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천재 소리를 듣는 그가 지옥에 들어가 처음으로 천재 소리를 들었던 안기부 취조관과의 영화 같은 이야기와 영화 같은 만남이 41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펼쳐진다.
그 지옥에서 보낸 일주일을 통해 대학 졸업장을 받았고, 삶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

신정일

이책의지은이신정일(辛正一)은문화재청문화재위원이며문화사학자이자도보여행가이다.사단법인‘우리땅걷기’이사장으로우리나라에걷기열풍을가져온도보답사의선구자이기도하다.1980년대중반‘황토현문화연구소’를설립하여동학과동학농민혁명을재조명하기위한여러사업을펼쳤다.1989년부터문화유산답사프로그램을만들어현재까지‘길위의인문학’을진행하고있다.

또한한국10대강도보답사를기획하여금강·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5대강과압록강·두만강·대동강기슭을걸었고,우리나라옛길인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등을도보로답사했으며,400여곳의산을올랐다.부산에서통일전망대까지동해바닷길을걸은뒤문화체육관광부에최장거리도보답사길을제안하여‘해파랑길’이라는이름으로개발되었다.2010년9월에는관광의날을맞아소백산자락길,변산마실길,전주천년고도옛길등을만든공로로대통령표창을받았다.

그의저서로자전적이야기인《홀로피는꽃이어디있으랴》《모든것은지나가고또지나간다》와《가슴설레는걷기여행》《조선의천재허균》《길을걷다가문득떠오른것들》《왕릉가는길》《홀로서서길게통곡하니》《조선천재열전》《섬진강따라걷기》《대동여지도로사라진옛고을을가다》(전3권)《낙동강》《영산강》《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조선의천재들이벌인참혹한전쟁》《꽃의자술서시집》《신정일의신택리지(전11권)》《신정일의동학농민혁명답사기》《나는그곳에집을지어살고싶다-살아생전에살고싶은곳44/1권.강원경상제주편22곳》(2022년세종도서교양부문선정)등100권이넘는저서를펴냈다

목차

프롤로그_우연한만남뒤에돋아난상처

불현듯떠오르는사람들
인생의길에서아주낯선길을만나다.
사람이사람을만나고산다는것.
대한민국육군에입대를하다.
내운명을바꾸어준친구를만나다.
강원도철원에서보낸3년.
대중속으로들어가사회의구성원이되다
화려한휴가?쓸쓸한휴가?
유격장에서의추억
연애편지대필시대
그들에게말하지않은비밀
그어린날의방황
나는지금도그지하실에있고
신선생,대학졸업한것맞지요
양식주방장사촌여동생의정체
치욕의시간도세월속을흐르긴흐른다.
자의가아닌명령에의해내가나를추억하다
나의이상향,이어도신제주
나의이름은곰방
고백을해?간첩이라고?
행복과불행의이차방정식
제주에서나를살게했던음악들
작가에대한미련의끈을놓지않았다
그아름다웠던장송곡들
제주도에서출륙금지령이풀리다
어설프게,참으로어설프게사업을시작하다
말해도믿지않고,더큰진실만을요구하는사람들
내살아온삶을낱낱이되돌아보며자술서를쓰다
참고기다린고독했던세월들
드디어군제대를하다
자술서를마치고대학졸업장을취조관에게받다
중요한시대에태어나는저주를받으라
당신은지금안기부지하실을떠나고있습니다
세상의물음표(?)밖에있던사람.
말조차하지못하고참고참으며보낸그세월
슬리퍼와구두를짝짝이로신고걸었다
그해겨울의합창교향곡
유치환시비를보고마음을다스리다
마지막돌파구로느티다방을열다
욕심은시련을재촉하는길
양식주방장을다시만나면서숨겨진비밀이풀리다
〈그때그사람〉을길에서만나고내인생이새롭게시작되었다

에필로그_나는방외지사의삶을살았다

출판사 서평

■우리나라에걷기열풍을일으킨선구자‘우리땅걷기’이사장신정일!
그가전국방방곡곡을쉼없이걸을수밖에없었던걷기의비밀!

김용택시인은《동학의산그산들을가다》의발문에서신정일을다음과같이얘기한다.

“그는다양한사람을찾아나서서겪어보고,배우고깨달아서한가지에능통하고세상을보는눈을키워왔다.
어떤사람은세상에태어나한가지것에매달려죽음을맞이하기도하고,어떤이는살면서온갖것들을겪어내며산다.어떤이는한가지것에능통함으로써한가지일을정확히이해함으로써만가지와통하는안목을갖고살기도한다.나는뒤쪽이다.인간이몇억년을산다고해도나는이작은마을의작은산,강,논,밭,나무,하늘,별,집,몇안되는사람들과충분한만족감을느끼며행복하게살자신이있다.그런데정일이는나와는다른인간임이분명하다.
그는다양한사람을찾아나서서겪어보고,배우고깨달아서한가지에능통하고세상을보는눈을키워왔다.그가앞으로무슨일을벌려얼마만큼의성과를거둘지나는모른다.아니신정일이저도모르고알려고하지도않을것이다.
그가그리고꿈꾸는높고푸른산맥들이김제만경평야에들어서지않는다고해도그는결코후회하지않을것이다.
그가일을벌이고,그가곳곳에많은사람들에게심어주고,심어준것이옳다고믿으면그는주저함이없이행함으로써행복한것이다.어느잘난사람이자기가뿌리고자기가당대에거두려하는어리석음을범하려하는가.역사가어디그런것인가.”

자전소설《지옥에서보낸7일-안기부에서받은대학졸업장》의지은이신정일(우리땅걷기이사장)은〈에필로그〉에서자신이‘방외지사의삶을살았다’라고말하면서다음과같이말한다.

‘나는방외지사(方外之士)의삶을살았다.’
죽어야할때죽지않고오래도살았다.그러다가보니내가사람들로부터여러별칭으로불리고있다.‘현대판김정호’,‘현대판이중환’,‘현대판신삿갓’,‘향토사학자’,‘걷기도사’라는별칭외에작고한박원순서울시장은‘강과길의철학자’라고했고,도종환시인은‘길의시인’,조용헌선생은‘방외지사’라고했으며,김지하시인은나를두고‘삼남일대를걸어다니는민족민중사상가’,‘제주올레의서명숙이사장은‘걸어다니는네이버’라는별칭을과하게붙여주었다.
그중내가살아가는방식만놓고보면거기에가장걸맞는말은아마도‘방외지사’라는말일것이다.강호동양학연구소장인조용헌선생이나에게붙인이름이다.그는자신의저서《방외지사》의서두에다음과같이실었다.
“방외지사(方外之士)는아무나하는게아니다.자격을갖추어야한다.첫번째자격은매일정해진시간에출퇴근을하지않아야한다.조직을위해서출퇴근을해야하는사람은방외지사가될수없다.월급쟁이치고자유롭게인생을사는사람은없기때문이다.두번째는여행을많이해야한다.
독만권서행만리로교만인우(讀萬卷書行萬里路交萬人友)라고하지않았던가!만권의책을읽었으면만리를가보아야한다.가고싶은곳이생각나면언제라도떠날수있는사람이어야한다.세번째는되도록많이걸어다닐수있는사람이어야한다.차를타고발통위에얹혀다니면주마간산에그치고만다.산천을두발로딛고다녀야만스파크가튄다.스파크가튀어야깊이가생기는것아닌가?이세가지조건을갖춘인물이전주에사는신정일이다.”

말이좋아서방외지사지,달리말하면할일이없어서이곳저곳을떠돌아다니는사람이다.그렇다고내세울만한직업도없고,비빌언덕도없었다.가족이든친구들이건그누구에게도조그마한금전적혜택을줄수없는무능력자가더맞는말일것이다.
어떤사람들은나를‘영혼이자유로운프리랜서’라고말한다.과연그럴까?하지만자유로운직업이라고모두가선망하는프리랜서의삶은고달프기만하다.소속이없으므로자유롭지만,글을쓰지않거나일을안하면,통장에는일원한푼들어오는법이없다.프리랜서의삶은,철저한자기관리외에는달리방법이없었다.

신정일자전소설이작은위안과함께한줄기희망의빛이되기를소망한다.
이책의지은이신정일(辛正一)은문화재청문화재위원이며문화사학자이자도보여행가이다.사단법인‘우리땅걷기’이사장으로우리나라에걷기열풍을가져온도보답사의선구자이기도하다.1980년대중반‘황토현문화연구소’를설립하여동학과동학농민혁명을재조명하기위한여러사업을펼쳤다.1989년부터문화유산답사프로그램을만들어현재까지‘길위의인문학’을진행하고있으며,지금까지100권넘는책을펴냈다.

이번에펴낸신정일자전소설《지옥에서보낸7일》은41년전인1981년8월어느날,지옥같은안기부에인간이하의고문을받은7일간이기록이다.부제에서암시하듯최종학력국민(초등)학교졸업인그가어떻게‘안기부로부터대학졸업장’을받게되었는가를진솔하게그리고있다.
저자는어쩌면엄혹했던전두환정권이의해이유도모르게간첩죄로끌려가고초를겪었지만이름도없이살았던많은이들을대신해이책을쓰게된것인지도모른다.그때나지금이나어렵고힘든시절을보내고있다.삶이힘들고좌절하고있는이들에게이번에펴낸신정일자전소설이작은위안과함께한줄기희망의빛이되기를소망한다.
작가는〈에필로그〉에서‘지옥에서보낸7일’이후41년동안의삶을되돌아보면서앞으로삶에대해담담하게말하고있다.

어느날문득지상에서의삶을‘객사(客死)’로서마감할것을소원한다.
나는이것저것들을체험하기위해서가아니라,거부할수없는‘운명’에의해맞부딪칠수밖에없었고,그러다가보니지금에이르렀다.두려움,망설임,슬픔과고독,그것들이나의친구였고,그속에서내가나,‘진정한나’를만날수있었고,그러다가보니다른사람들보다자유롭게살수있었다.
“하루의3분의2를남을위해쓰는사람은노예고,하루의3분의2를나를위해쓰는사람은자유인이다.”라고니체는말했는데,나는그런의미에서보면자유인으로내가원하는삶을올곧게살았다고말할수있다.
‘길위에삶이있다.그삶의길로머뭇거리지말고나서라.그리고받아들여라.’
나의운명,나의지론이다.그곳이천국이건,지옥이건,그길을따라떠돌다가어느날문득지상에서의삶을‘객사(客死)’로서마감할것을소원한다.
왜그런가?길을좋아하는사람은길에서생(生)을마감하고왔던곳으로돌아가는것보다더좋은일이없고,산을좋아하는사람은산길을가다가생을마감하는것이좋을것이다.
그래서나는길을좋아하므로길에서죽는객사를꿈꾸었다.하지만‘산천을유람하는것은좋은책을읽는것과같다’는옛사람들의말을터득해서그런지몰라도이세상에살면서길보다더좋아한것이어쩌면책일지도모르겠다.
내가문자를알고서부터어느날문득문자중독증에걸려문자조립공에서헤어나지를못하는이것은병인가?기쁨인가?이렇게지금도헤매고헤매는나,나도어느날용재성현선생의말처럼최후를맞고싶다.

“산다는것은떠돈다는것이고,죽는다는것은쉰다는것이다.”

■줄거리를대신할본문인용문

그런데그날,나를찾아왔던그사람이,나는그날이후로그를잊었고,한번도생각조차해본적이없는그사람이그림자처럼,아니저승사자처럼내앞에우뚝서있었다.
“이슬픈예감은틀린적이없어?”라는노래구절이있다.그런데그때그일이있은뒤,이런비극적인만남이예정되었다는것을나는꿈속에서도예감하지않았는데,어쩌다흐르는세월속에서저사람을다시만나게되었지?
“아~!”
신음처럼내뱉는나의한숨소리를들었는지.
“이새끼?신정일,너나하고이렇게만날줄몰랐지?”
“…….”
“신정일,내가네놈의뒤를8개월동안을쫓아다녔다.너,간첩이지?맞지?”
뭐라고해야하는데,대답할말이생각나지않았다.그런데다시낮게깔려오는무거운목소리.
“너간첩이맞잖아.”
이무슨청천벽력인가?놀라서여기저기를바라보자창문이없는것이지하실이분명했다.둘러보니사면이다하얗다.하얀방에오래된낡은여관과같이침대가하나놓여있고,나무로만든가리개사리로욕조와양변기가보였다.
견고한,누가망치로내려쳐도흔적도남을것같지않은철제책상과그앞에의자,그리고의자가두개가더있다.밝은형광등,눈이부시다.
‘이곳이대체어디란말인가?’
생각하는사이에그사내가의자에앉은채내게조용히말했다.
“신정일,옷부터벗어!”
*
“너,제주도에서북한을간것맞잖아?그때너에게북한사람들을소개한사람이그중누구야?”
황당하다못해어처구니가없다.나는자취방과공사장,그리고휴일에는제주시내나제주중산간(中山間)일대와제주도곳곳을쏘다닌것밖에없다.제주도에서만난사람이라야벽돌오야지,방수오야지,그리고공사판에서노동을했던벽돌을쌓는조적공을포함한노가다일꾼들만알았을뿐인데,저사람은나에게만나지도않은북한공작원을대라고말한다.
“그런일없었고,그런사람없습니다.”
“조금있으면다드러날건데,거짓말하지마.알았어?”
*
“다시한번묻겠는데,학교는어디까지나왔지?”
나는다시국민(초등)학교만졸업했다고대답했다.
“이새끼국민학교만졸업한것맞아?아니지?너대학졸업하고위장으로노동판에들어갔지?일부러숨긴것이지?거짓말했지?”
“아닙니다.”
“너,국민학교밖에안나온놈이어떻게그렇게어려운책을읽어?똑바로말해,이새끼야.”내가아무리혼자독학을했다고해도아니라고우기며바른대로말하라고했다.나는있는그대로바르게말하고있는데,취조관은더바른말을하라고한다.내말이나모습이진정성이결여되어보여서그런건아닐까?
*
“이새끼생각보다독하네.금방실토할줄알았는데,내가잠시나갔다가올테니김계장자네가저놈잘데리고놀아봐.”
“예,알았습니다.잘놀아보겠습니다.”
놀다니,이게바로그들의놀이라는말인가?나는숨이턱턱막히는공포속에서순간순간을겨우넘기고있는데,그들은나를취조하는것을논다고말한다.
잘논다.잘논다는것은스스로가즐거울때가아니면가능하지않다.어떠한장애도,어떠한경계도없는상태에서만잘놀수있다.잘논다는것은그렇게즐거울수가없고몸과마음이혼연일체가되어모든것으로벗어날수있다.그것이잘노는것이다.
그런데그들은아무거리낌도,어떤가책이나변명도없이타인의가장약한고리를찾아내서자백을받기위한취조를하거나고문을하는것을‘잘논다’고말한다.하긴알렉산더3세를모신필로타스도말했지않은가?
“어쨌든고문은약한인간이발명해낼수있었던가장효과적인방법이다.”
나를심문하던실장이라고불리는취조관이나가는소리들리고,나하고잘놀겠다는김계장을비롯한네명이나를둘러쌌다.
“이새끼,생각보다질기네.그래한판놀아볼까?”
*
“너참질기구나.”
“자,다시물맛좀볼래?”
그들은나의머리를약간세우고물에젖은수건을씌웠다.무슨일을하려고이러지?한참의시간이흐르더니,이마에물한방울이떨어졌다.참싱겁기는,이게무슨놀이지,조금있다가한방울,또한방울,처음에는시원하기도하고,장난처럼느껴지더니,시간이지날수록한방울한방울떨어지는물이공포감으로변했다.
이게무슨일이지,똑,똑,똑,일정한시간을두고떨어지는물소리가지옥의문을열고저승사자가나를향해달려오고있는것같아,소름이끼쳤다.떨어져콧등을적시고흐르는물이마치바늘로콕콕세부(細部)를찌르는듯했다.이러다가떨어지는물방울이낙숫물이바위를뚫듯내이마를뚫는것은아닐까?
다른사념이들어올사이를주지않고‘똑똑’소리를내며떨어지는물방울,문득쇼팽의〈빗방울전주곡〉이떠올랐다.천국에서내려오는천사가구원의꽃다발을한아름안고오며노래를부르듯내가슴에사뿐히스며들었던곡,감미로우면서수많은상상의나래를펴게했던그음악….그런데내가즐겨들었던그음악이저렇게공포감으로모골이송연하게하면서내육신을두드리면서지금내의식의가장깊숙한곳을후비고있다.구원의꽃다발을든천사가아니라,지옥의물길로끌어가는저승사자가되어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