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소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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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9 베스트 SF 1위’(『SF가 읽고 싶어!』 선정)에 오른 일본 SF 최고의 화제작.
사랑과 우정을 담아낸 서정적인 이야기들 속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감성 SF『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정식 출간 이전에 이미 중쇄가 결정되고 출간 2주 만에 5쇄라는 기록을 세운, 2019년 일본 SF 최고의 화제작이다. 평행세계, 인격이식, 싱귤래리티, 대체 역사, 신칸센 저속화 현상 등 SF만의 독특한 설정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탄탄하게 엮이며 고른 완성도를 갖춘 역작들을 선보인다.

“찌는 듯한 더위에 잠이 깨, 커튼을 열고 창밖으로 눈 풍경을 바라보았다”라는 이상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표제작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은 ‘무한대의 현실’에서 마음에 드는 현실을 선택하여 넘나들 수 있는 세계를 무대로, 평범하지만 특별한 소녀들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 아침이면 폭설이 내리는 세계로, 설교가 시작될 것 같으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세계로, 무한한 평행세계를 매끄럽게 넘나들 수 있는 세계라면 인간관계의 갈등은 제로에 가깝게 줄어들 것이고, 누군가에게 상처 줄 일도 누군가로부터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평화롭고 ‘매끄러운 세계’인 것이다.

여고생 하즈키는 불의의 사고로 이 세계의 ‘적’이 된 친구 마코토를 위해, 자신이 매끄럽게 살아가고 있던 그 세계의 적이 되기로 결심한다. ‘매끄러운 세계’는 그 누구도 상처주지 않을 수 있는 부드러운 세계인 한편 그 세계에 속하지 않은 이들을 절대 고독으로 내몰 수 있는 잔인한 세계이므로, 마코토에게 내미는 하즈키의 손은 고독한 세계로의 자발적인 연대를 뜻한다. 나와 대화를 하고 있는 상대가 다른 세계에서 온 누군가로 교체되는 건 아닐까, 나를 버리고 다른 내가 있는 세계로 가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리라는 것을 직감하면서도, 한 소녀는 다른 소녀를 향해 손을 내민다.
이 작품은 ‘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상상의 도피행을 거쳐 ‘이 세계’로 귀환하는 하야키의 실존적 모험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삼촌이 단순한 속물이 아니라 그의 세계관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기하라의 진정성 있는 현실주의적 태도를 접하면서, 사건의 진원이었던 하야키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행동하는 인간’으로 변화한다. 한나 렌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다른 나, 다른 세계라는 가능성에 안이하게 뛰어들어버릴 것 같으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지금의 나와 이 세계를 받아들이기로 단호하게 결심한다. 이런 결말은 무한한 가능성을 인간 앞에 제시하는 SF적 상상력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SF적 상상력을 통해 다른 나,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직면함으로써 그들은 자신과 이 세계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그것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저자

한나렌

교토대학문학부졸업.〈교토대학SF연구회〉에서활동했다.어린시절부터SF의세계에매료되어다양한국내외SF를섭렵하며성장했다.2010년대학재학중에「먼저주遠呪」로제17회일본호러소설대상단편소설상을수상했으며,같은해소설집『소녀금구少女禁?』를출간하며데뷔했다.『매끄러운세계와그적들』은그후9년만에발표한첫SF소설집이다.작품대부분을일년에한두편동인지에발표하는작가이기때문에,소설집출간소식은독자들에게큰기대감과화제를불러일으켰다.‘2010년대세계에서SF를가장사랑한작가’라고불릴정도로,방대한SF세계를자유자재로참조하고확장하며선보인『매끄러운세계와그적들』은많은독자들로부터사랑받아『SF가읽고싶어!』선정‘2019베스트SF1위’에올랐다.알만한사람은다아는숨은천재작가였던한나렌은마침내,SF팬이라면반드시알아야할SF의기수가되었다.한나렌은『매끄러운세계와그적들』5쇄까지의인세를〈교토애니메이션〉에기부했다.자신의상상력의토대가되어준그곳이2019년7월,방화라는불행을당했기때문이다.

목차

매끄러운세계와그적들7
제로연대의임계점63
미아하에게건네는권총95
홀리아이언메이든193
싱귤래리티소비에트233
빛보다빠르게,느리게301
감사의말430
옮긴이의말434

출판사 서평

‘2019베스트SF1위’(『SF가읽고싶어!』선정)에오른
일본SF최고의화제작.
정식출간이전부터중쇄결정!출간2주만에5쇄!
지금일본에서가장주목받는SF작가!

“도저히한명의작가가썼다는사실이믿기지않는다.탁월한필치와상상력으로엮어낸여섯편의작품은SF를향한끝없는동경이낳은기적적인재능과만반의준비가바탕이된놀라운걸작들이다.”-이영미(옮긴이)

“한나렌은알만한사람은다아는작가다.데뷔이래작품은중·단편에한정됐고발표는주로동인지를통해서였지만,그것이매번『연간일본SF걸작선』에수록되었으니그의글에대한평가가높은것은누구나알수있을것이다.SF에대한오마주가넘치는글들이,그럼에도불구하고장르의틀을뛰어넘어많은사람들의마음에꽂히는보편성을획득한다.최신작「빛보다빠르게,느리게」는부디극장용애니메이션으로만들어주었으면좋겠다.”-〈아사히신문〉

평범한소녀들의특별한연대!
또다른나,또다른우리
모든가능성의세계를그리는SF

“찌는듯한더위에잠이깨,커튼을열고창밖으로눈풍경을바라보았다”라는이상한문장으로시작되는표제작「매끄러운세계와그적들」은‘무한대의현실’에서마음에드는현실을선택하여넘나들수있는세계를무대로,평범하지만특별한소녀들의우정과연대를그린작품이다.무더운여름아침이면폭설이내리는세계로,설교가시작될것같으면이불을뒤집어쓰고게임을할수있는세계로,무한한평행세계를매끄럽게넘나들수있는세계라면인간관계의갈등은제로에가깝게줄어들것이고,누군가에게상처줄일도누군가로부터상처받을일도없을것이다.그야말로평화롭고‘매끄러운세계’인것이다.
여고생하즈키는불의의사고로이세계의‘적’이된친구마코토를위해,자신이매끄럽게살아가고있던그세계의적이되기로결심한다.‘매끄러운세계’는그누구도상처주지않을수있는부드러운세계인한편그세계에속하지않은이들을절대고독으로내몰수있는잔인한세계이므로,마코토에게내미는하즈키의손은고독한세계로의자발적인연대를뜻한다.나와대화를하고있는상대가다른세계에서온누군가로교체되는건아닐까,나를버리고다른내가있는세계로가버리는건아닐까하는공포를느끼며살아가야하리라는것을직감하면서도,한소녀는다른소녀를향해손을내민다.그들이마주잡은두손의온기로,선택지가없이고착된이세계에서꿋꿋이살아가주기를.

시간을테마로한SF성장소설!
‘이세계’에맞서는용기와‘다른세계’를꿈꾸는상상력을가진자만이
세계를바꿀수있는진정한기회를손에넣는다!

‘시간물’은SF의가장중요한제재중하나다.한나렌의최신작인「빛보다빠르게,느리게」는시간지연현상이발생한,다시말해저속화된신칸센을가정하고이를둘러싼두가지의문을풀어가는과정을그리고있다.첫번째의문은하야키는‘왜’저속화된신칸센에탑승하지않게되었는가.두번째의문은저속화된신칸센에갇힌사람들을‘어떻게’구해낼것인가.첫번째의문을해결하는과정에성장소설의요소가,두번째의문을해결하는과정에SF의요소가두드러진다.수학여행에가지않아신칸센에탑승하지않게된주인공하야키의심경과재난이후의사회의모습을그리면서,보도경쟁,국민의관심과풍화,사회의변화가몇번이고언급되는데,우리나라에서있었던실제재난을연상하는독자도많을것이다.
문제를해결하고세계를개혁하는주체는나기하라로대표되는단순한리얼리스트도,삼촌으로표현되는단순한로맨티스트도아니다.‘이세계’에맞서는용기와‘다른세계’를꿈꾸는상상력이라는두가지상반된태도를융합하는데성공한인물,즉하야키만이세계를바꿀진정한기회를손에넣는다.따라서이작품은‘다른세계’를갈망하는상상의도피행을거쳐‘이세계’로귀환하는하야키의실존적모험이라고도해석할수있다.삼촌이단순한속물이아니라그의세계관안에서문제를해결하고자최선을다했다는것을이해하고,나기하라의진정성있는현실주의적태도를접하면서,사건의진원이었던하야키는자신이무엇을해야할지명확하게인식하고‘행동하는인간’으로변화한다.
한나렌작품의등장인물들은때로는다른나,다른세계라는가능성에안이하게뛰어들어버릴것같으면서도최종적으로는지금의나와이세계를받아들이기로단호하게결심한다.이런결말은무한한가능성을인간앞에제시하는SF적상상력의의의를부정하는것이아니다.오히려SF적상상력을통해다른나,다른세계의가능성에직면함으로써그들은자신과이세계의소중함을자각하고,그것을사랑할수있는힘을얻는다.

〈여성3인방의SF문학사〉를그리는SF!
후지는그토록열망하던시간여행자의자격을갖추고,
도미에와오토라를다시만나게됐을까?

두번째단편인「제로연대의임계점」은‘일본SF문학’의원류를정리하는비평형식의소설이다.가공의일본SF역사를써내려가면서그선조를여성들로설정한다.
일본에서쥘베른의『80일간의세계일주』가번역출간된것이1879년,H.G.웰즈의『타임머신』과『투명인간』이소개된것이1913년이다.그사이해외SF에자극을받아오시카와?로가『해저군함』(1900)같은모험소설을발표하기시작한다.다시말해일본에서SF로분류되는소설이창작되고전문잡지까지만들어지면서SF의문단이형성된것은1900년대라할수있다.그러니이20세기의‘제로연대’를일본SF의제1세대라고보아도무방할것이다.다만그SF문학사를재조명하고작가와작품의영향관계를밝히기에는어려운점이너무나많다.만약그런논픽션이존재한다면얼마나흥미로울까.그지적호기심을상상력의힘을빌려만족시켜주는작품이바로「제로연대의임계점」이다.
그런데이작품의중심인물은오시카와?로가아니라,도미에,후지,오토라라는여학교동급생들이다.1902년에나카자이케도미에가〈여학동붕〉이라는잡지에『스이바시동반자살사건』을투고한것이일본SF의효시가되었고,도미에,후지,오토라가소설창작과비평이라는자극을주고받으며일본SF문단이싹을띄운다는설정이다.
그러나영향을받았다는서구소설들(예를들어어빙의「립밴윙클」,마크트웨인의『아서왕궁전의코네티컷양키』,너새니얼호손의『일곱박공의집』,뒤마의『몽테크리스토백작』등)을제외하고는,등장인물뿐만아니라소설의제목과줄거리,심지어후주로달린주석까지모두창작된내용이다.지극히사실적인글쓰기로무장한이세계는완벽한허구인것이다.
이완벽한‘가상문학사’는허구의‘문학사’로그치지않는다.시간여행자들의이야기를다룬『후지와라가문의비첩』을남기고,도미에와오토라는스이바시다리에서감쪽같이사라진다.시신이발견되지않은채끝나는이이야기의진짜엔딩은본문이아니라마지막주석이다.사라져버린두명의친구/SF작가들을“다시만나려면세계를앞당길수밖에없었기때문”이라며,홀로남아생애70편이상의SF를남긴후지의말에작품전체를해석할수있는단서가숨어있다.
간명하고분석적인문체로허구의SF문학사를그려내고,그문학사속에서실제로일어난어떤일들을암시함으로써이작품전체는SF가된다.후지는그토록열망하던시간여행자의자격을갖추고,도미에와오토라를다시만날수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