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받을 권리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치료받을 권리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15.85
Description
미국을 이끄는 독보적인 역사학자의 최신작!
우리 의료 현실에 반드시 필요한 시선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독보적인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에 이르는 병상 생활을 계기로 완성시킨 인권 선언문과 같은 작품이다. 질병에 걸린 한 나약한 개인이 병원에서 겪은 온갖 부조리의 경험은 미국의 상업적 의료 체계가 지닌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는 일로 이어졌고, 팬데믹에 대처하는 미국 정부의 무능과 독선을 미국 국가 시스템의 병폐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병상일기와 사회 비판이 결합된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근본 관점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절대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의료보장이 선택적 권리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지위나 부의 정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건강하고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럴 때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휴머니즘의 가치야말로 이 책이 팬데믹 시대의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저자

티머시스나이더

역사학자.1969년미국오하이오주의데이턴에서태어났다.브라운대학교를졸업한뒤,1995년옥스퍼드대학에서유럽현대사,특히비서유럽지역사와나치즘의유대인학살을조명한선구적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예일대학교역사학과의석좌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오스트리아빈의인문과학연구소종신연구원을겸하고있다.나치즘과스탈린주의의참상을기록한『피에젖은땅』으로에머슨상과한나아렌트상을수상했으며,홀로코스트와20세기현대사의쟁점을다룬『블랙어스』,러시아와유럽및미국의관계를자유의관점에서새롭게조명한『가짜민주주의가온다』등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고독과연대·9
서문:우리의질병·22

첫번째교훈:의료보장은인권이다·31
두번째교훈:소생은아이들과더불어시작된다·85
세번째교훈:진실이우리를자유롭게할것이다·113
네번째교훈:의사들이권한을가져야한다·153

결론:회복을위하여·185
에필로그:분노와공감·195

감사의말·200
옮긴이의말·203
참고문헌·212

출판사 서평

개인의질병에서시작된사유와성찰,
미국이라는질병을진단하다

팬데믹이세계를강타하기직전인2019년말,병으로죽음의문턱을넘나들게된저자는간단한메모와스케치외에는아무것도할수없는상태로병상에누워있어야하는처지에놓인다.“식염수,알코올,그리고핏자국으로얼룩진병상일기”를쓰며저자는치명적인질병의고통한가운데서“외로운분노”를느낀다.

육체의고통이누구와도온전히나눌수없이오직개인에게고유한것이라는깨달음이불러일으키는본질적인외로움과,자신의의지와는상관없이병에짓눌려있어야만하는부자유에서비롯된분노가결합된그감정은그로하여금주위환경을,의료시스템의부조리한면면을속속들이관찰하게만들었다.눈앞에살아있는환자보다는병원지침이들어있는모니터만을들여다보고,격무에쫓기느라부주의를저지르고,환자개인의고유한이야기를들어줄시간이없는의료진을보며그의“외로운분노”는더욱커져간다.

그러나단순히그들을악마화하거나소비자의태도로해당병원을블랙리스트에올리는대신에,저자는자신의고통에서시작된사유와성찰을미국이라는한국가가안고있는병폐로확대한다.그리고자신의병상일기를바탕으로이책을집필해낸다.

팬데믹풍경속에서길어올린가장긴박한선언,
“건강은인권이다”

팬데믹상황은전세계로급속히확산되며이전에는보이지않던풍경들을낱낱이드러냈다.예측불가의바이러스앞에놓인우리의취약함만큼이나충격적이었던것은,질병과위기상황으로부터보호받으며삶을지속할권리가누구에게나평등하게주어져있지않다는사실이었다.장애인들은시설에격리된채집단감염되었지만적절한관리를받지못했고,바이러스로생긴돌봄공백은고스란히여성들의몫이되었으며,자영업자들은정치인과종교인들에비해생업의피해를보상받지못하고희생해야했다.이런맥락을고려해보면같은시기,다른공간에서팬데믹을함께경험한티머시스나이더가이책을통해소개하는네가지교훈들은국내독자들도충분히공감할만한시의적절한요청이자울림있는선언으로다가온다.

첫번째교훈“의료보장은인권이다”에서저자는인간이건강과자유를누리지못하게가로막는첫번째병폐로‘보편적인의료보장시스템의부재’를든다.완벽하지는않다해도국민의료보험제도가일찍부터자리잡아온한국과는달리,미국의의료보장시스템은민영화되어있다.이는곧치료가보편적인권이아니라경쟁의영역에속하며,치료받을권리에서배제된계층이광범위하게존재한다는뜻이다.다른국가들에서의료보장이보편적인권으로확립되는데기여해왔지만,정작자국국민들의건강은시장의상업논리에맡겨온미국의현실을저자는“집단사망에이르는고통의정치속으로끌려들어가고있다”고규정한다.저자는또무작정고통을감내하거나제약회사의이윤을늘려주면서약을복용하는선택이라는이분법외에도다양한대안이있어야한다고주장한다.즉,개인이병원을더쉽게찾을수있어야하고,건강을위한더간편한치료들을누릴수있어야하며,모두에게의료보험이있어야한다는뜻이다.

두번째교훈“소생은아이들과더불어시작된다”는육아에관한이야기다.한인간이세상을처음으로대면하는중대한순간임에도생명보다는기계적의료지침위주로만진행되는출산과정의삭막한풍경,부족한공공육아서비스와육아휴직제도는한국의양육자들에게도낯선이야기가아닐것이다.저자는2년동안유급육아휴직이제공되는오스트리아의사회복지제도와미국의현실을비교하면서,지위나재산과상관없이모든사람에게육아에관해똑같은선택지가주어져야하며,그선택지는한가정이온전히감당할수있는것이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또한신생아가성장해한명의성인이될때까지사회적차원에서보다많은보살핌과주의가필요하다고도말한다.

세번째교훈“진실이우리를자유롭게할것이다”와네번째교훈“의사들이권한을가져야한다”에서는질병을둘러싼미국의병폐를한층날카롭게파헤친다.2020년초반,미연방정부는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위한검사법을확보해미국전역에시행하는일에실패했고,감염병대책기관들을해체하거나예산을삭감했다.트럼프전대통령은“기적이일어나감염병이사라질것이다”라는거짓말로대중을현혹하면서무책임하게손을놓고있었다.또한확진자수가늘어나면“미국의모습이좋아보이지않을것”이라는이유로검사를제대로시행하지않았지만,실제로는다른나라들에질병의책임을돌림으로써자신들의정당성을잘못된방식으로확보했으며,환경오염을합리화했고,지역의투표를막는데팬데믹을이용했다.정부가실제로는병을통제하지않으면서통제하고있는척했던이기간에발생한막대한피해와고통은고스란히국민들의몫으로돌아왔다.저자는위협적인상황이발생했을때진실을제대로알리지않고,발생한고통을오히려정치적으로이용하는정치인들의무책임한행태를통렬하게비판한다.또한제대로된정보를제공하는지역언론의부재,중독성을부추기지만허위정보가난무하는소셜미디어,국민건강증진이아니라개개인을소비로이끄는일에만관심있는빅데이터의공허함을들며건강과자유로향하는데꼭필요한‘진실’을가로막은미디어현실전반을지적한다.

의사들이의료시스템속에서실질적으로별다른권한을갖고있지못하다는사실역시지적된다.기초의료에서대형병원이막대한비중을차지하지만정작급박한환자에게는달려갈지역의료진이부족하다는점,이윤의논리를따르느라신약투자에미온적인제약회사의태도,그리고비록각자의사명의식과선의는있을지언정이모든부조리속에서하나의기계부품처럼전락해버린의사들의현실을고발하는저자의목소리는팬데믹이여전히진행중인지금,절박한현재진행형의호소로다가온다.

외로운분노에서모두와의공감으로,
회복을갈망하는강렬한인권선언

결국인간을고통속에고립시키고“외로운분노”를불러일으키는원인은불평등이라는단어와긴밀하게연결되어있음이드러난다.저자는자신의“외로운분노”를분노에머무르게하는대신,끊임없이타인과의공감을갈망하며,함께시간을보내고,서로의얼굴을마주하고,개개인의이야기를듣는일이우리를병든상태에서벗어나게하고,회복으로,자유와건강이라는근본적인인권을되찾는일로이끌수있다고굳게믿는다.제도개선에대한구체적인해결책들도제시한다.인간존재에대한철학적인사유,현실에발붙인치밀한분석,그리고날카로우면서도종종서정적인필치로그일들하나하나를힘주어호명함으로써,저자는당연히주어져야하지만주어지지않았던인권들이이제는정말로여기에있어야한다고강렬하게선언한다.

질병의고통을감각하는티머시스나이더의사유는자신에게로수렴하는대신동시대를살아가는모든이를향해열려있다.가장고통스러운순간에도자신의상황과전인류의문제를연결짓고,비극적인풍경들을분석하면서도끝끝내회복과소생의경험을상상하는능력은저자가오랜시간탐구해온현대사의참상들속에서그럼에도발견했던인류애와낙관,‘우리는더나은삶을살아갈수있다’는믿음에서비롯되었음이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