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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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는 하루아침에 일상을 바꾸어버린 남편의 사고 이후, 아내가 그를 잃었다, 얻었다 했던 시간과 그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 2년여 동안 고비에 고비를 넘기는 이의 곁을 지키며 마주하게 된 상황과 감정, 그 마음들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기록했다. 아내의 곁을 지켜준 것은 오직 그 ‘기록’이었다. 생사의 고비는 지났지만, ‘그’는 완전히 달라졌고 이제 그들에겐 새롭게 헤쳐 나가야 할 ‘또 다른 일상’이 남았다. 그러나 그들은 울고 웃으며 삶을 겪어내고 있다. 이 책은 그들의 과거가 아니라 그들의 현재, 앞으로 살아나갈 미래를 위한 이야기다.

저자

이상희

사학을전공하고아이들에게역사를가르쳤다.남편이갑작스럽게사고를당한후로그의곁을지키며글을쓰기시작했고,그과정에서스스로를다시일으켜세울수있었다.
아침일찍글을쓰고오후에는남편과산책을하거나요가를한다.사람의마음에관심이많다.삶의슬픔과기쁨을공평하게바라보려한다.

목차


1부이토록연약한우리
그날당신의손을잡았을때
저벽너머에닿기를
중환자실
부서진조각들
혼자있잖아요
준중환자실
나는감히,당신의보호자
탕비실에서
슬픔의쓸모
복도의노을

2부아픈사람들,돌보는사람들
저희를받아주세요1
건너오다
먹고사는일의슬픔과기쁨
우리의노래
그얼굴을오래바라보았다
저희를받아주세요2
세상에서가장미운하품
나를좀봐달라고,나를좀알아달라고
슬픔에서건져올린것들
함께슬퍼할용기
조금만더기뻐하기로
상처를기억하는일
선물

3부깨진그대로와서편히있어요
익숙하고낯설게
환희는짧고,일상은길다
엉엉울어버렸다
남편탐구보고서
당신의정체성
어디에도없는사람
나를채우는말들
새로운우리
우리삶에요가가있다는것
어둠속을걷는기록

그의이야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사랑은자주시험에들었다.”

사랑하는이를잃었다,얻었다했던시간과
그마음에대한기록

홀로분투했던병원생활을지나
함께햇살을받으며산책에나서기까지,
차근히불러내고불러낸한시절의이야기

그날은결혼기념일이었다.그사실을제외하고는여느때와다름없었다.남편은회식자리가생겨밤늦게온다고했고,아내는그를기다렸다.그런데시간이흘러도그에게연락이오지않았다.아내의불안감은커지기시작했다.그때낯선전화를받았다.경찰이었다.남편이다쳤다고,응급실로빨리와달라고.두사람의앞날을축복했던그날은이제마냥기뻐할수없는날이되어버렸다.

『그얼굴을오래바라보았다』는하루아침에일상을바꾸어버린남편의사고이후,아내가그를돌보며적어내려간일기와그이후를살아가는두사람의이야기이다.저자는대학병원,요양병원,재활병원등다양한돌봄의현장에서2년여동안남편을돌보며,자신이마주한상황과감정을솔직하고생생하게기록했다.이를테면중환자실에서생사의고비를오가던날,고비를겨우넘기고준중환자실로배정된날,알수없는용어로가득한각종수술동의서에서명해야했던날을비롯해분주함과소란스러움이자신을휩쓸고지나간자리를응시하며그마음을마주한다.

“제눈앞에서어딘가로자꾸만사라지려는남편을보며뭔가를남겨야겠다는생각이간절했습니다.그가어떤주사를맞았는지,무슨검사를받았는지쓰기시작한메모는점차하루의감정들을기록하는일기로나아갔습니다.이전까지제기록안에는제이야기만살고있었는데,남편이아픈후로,제기록안에는남편의이야기가들어왔습니다.그기록안에서남편과저는함께살기시작했습니다.”_「작가의말」에서

당신을돌보는일,
내삶의주어가당신이되는일

“그때는몰랐어요.당신이항상내곁에있었다는사실을.내가기억도,인지도할수없던2년이넘는시간동안매일곁에있어주었다는걸전혀몰랐어요.그사실을알게된건바로이책의모태가되는간호일기덕분이죠.”_「그의이야기」에서

이책은남편을돌본아내의기록이면서남편의잃어버린시간을되찾아주는기억이기도하다.저자는오랜시간이흘러남편이의식을회복하자,그를보살피는동안틈틈이적어둔글들을녹음해그에게들려주었다.남편은매일밤녹음기로듣는아내의목소리를통해자신의잃어버린시간을알게되었다.

1부「이토록연약한우리」는“슬픔을그림으로그린다면병원복도일것이라고생각”했던날들에대한기록이다.사고이후응급실에서대학병원중환자실을거쳐준중환자실에이르기까지의생활과그곳에서겪은마음풍경을담았다.긴박한상황의연속,낯선환경이주는위압감,그리고깊은잠에빠져있는듯의식이없는남편앞에서속수무책일수밖에없었던자신의모습을말한다.

2부「아픈사람들,돌보는사람들」은CRE균검출이후부터요양병원,전문재활병원에서의치료,한차례실패했던션트수술을다시받기까지고군분투의과정이담겼다.전염성이강한균때문에9개월간입원했던대학병원을나와전원하기까지의과정,일상을나눴던간병인과의료진사이에서미안하고감사했던순간들,재활병원에서의회복기는개인의사적인기록이면서동시에돌봄현장의모습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

3부「깨진그대로와서편히있어요」는2년4개월만에집으로돌아온두사람이새롭게맞닥뜨린일상을전한다.보이지않게된남편과“하루하루가훈련의연속”인나날을보내는일,끝을알수없는재활과정과남아있는소송문제,간병인의도움없이홀로남편을돌보는일등병원밖현실에서접하는‘아프기전에는몰랐던일상’을밝힌다.그러나그들의달라진일상에슬픔과난관만이있는것은아니다.세상에는시각장애인의요가수련을마다않는요가원이있고,비로소들려오는새소리는삶의온전한기쁨이며,‘적응’이나‘극복’은아닐지라도새로이맞이한생에도‘또다른희망’이생겨난다.

살아간다는것,사랑한다는것은

이책은말한다.인생에갑작스러운사고가찾아왔을때아무일없었다는듯삶을다시시작할순없다고,살아가는일은여전히곤란하고때로는막막하다고,그러나현실에발을내디뎌부딪혀볼수밖에없다고,그러니우리서로위로하자고.우리슬픔의쓸모는그런것이라고.“만약‘인간이소중한것을잃고어떻게살아가느냐’묻는다면,그대답이‘적응’이나‘극복’일수는없다는걸우리는매일배워가는중이다.”_본문에서